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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많이 피곤해서 아침에 깼다가 안대 쓰고 도로 자고 11시 다 되어 일어났다. 있는 거 대충 긁어서 아점 먹고 청소를 하고 천천히 차를 우려 마셨다.  

 

간밤에 여전히 마음이 산란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오랜만에 피천득의 '인연'을 다시 읽다 잤다. 무척 좋아하는 수필집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읽고 또 읽어도 항상 좋다. 마음이 맑아지고 또 가벼운 위안도 얻는다. 이 책은 벌써 3번째 산 것이다. 외국으로 여행이나 출장 갈 때 챙겨가곤 하는 책인데 현지에서 짐이 너무 많으면 거기 있는 사람에게 주고 오곤 해서, 결국 앞의 두권은 그렇게 놓고 오고 이게 세번째이다.

 

 

 

오랜만에 꺼낸 '겨울' 찻잔. 이건 아마 작년에 블라디보스톡의 로모노소프 상점에서 샀던 듯. 크기가 좀 커서 자주 쓰지는 않는데 오늘은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꺼내봄.

 

 

 

 

 

선반의 목각 천사. 나에게 위안을 주곤 하는 천사이다. 그 뒤는 프라하에서 샀던 오르간 치는 천사 엽서 :)

 

 

 

 

이미 십여년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로조치카.

 

 

 

 

토요일 오후가 이렇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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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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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러시아 정교 성탄절이다. 그래서 살짝 그런 풍으로 티타임 세팅.



새벽에 깨서 잠설치고 7시 기차 타고 2집에 내려왔다. 낮에 두어시간 자고 좀 늦게 오후의 차 마시고 있음. 날이 매우 흐리다.






왼편의 천사 오나먼트랑 가운데 보이는 목각천사는 이번에 블라디보스톡에서 데려옴.







정교 성탄절이니 러시아 미니쟁반이랑 도자기 종, 천사들과 함께 (막상 성모와 예수가 없어 ㅎㅎ)








아래 도자기 토끼는 블라디보스톡 로모노소프 가게에서 데려옴 :) 너무나 산토끼, 너무나 토끼다워서 ㅋㅋ



그래서 2집에 있는 도자기 짐승들도 한자리에. 원래 성탄때 육축이 모두 찬양했다 했음 ㅎㅎ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노변의 피크닉’, 아직 시간 없어 못 읽음. 그래서 가지고 내려왔다. 오늘부터 읽어야지.



아악 일요일 벌써 저물고 있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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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집 근처에서 꽃집을 발견해 조그만 개운죽과 프리지아 한 단을 사왔다. 화정 집에 있는 개운죽의 이름이 소죽이니까 얘 이름은 양죽이로 정했다.


프리지아는 아직 봉오리 상태였다. 2집에는 꽃병이 없어서 두유 병과 생수 병에 반 단씩 나누어 꽂았다. 양죽이도 일단은 에르미타주에서 사왔던 컵에 꽂아 두었다. 어제 집에 오면서 근처 문구센터에 가보았는데 예쁜 유리병도, 꽃병도 없었다. 화정 집에 가면 겨울에 로모노소프 가게에서 사왔던 예쁜 꽃병이 있으니 다음주에 가져와야겠다.




아직 작고 어린 양죽이. 무럭무럭 자라렴.


2집은 남향이라 빛이 너무 잘 들어서 살짝 걱정이긴 한데(개운죽은 직사광선 맞으면 안됨) 빛이 살짝 비껴가는 쪽에 놓기로 했다. (이 사진은 그래도 광합성도 좀 하라고 아주 잠깐 빛 가운데 놓았던 것)




프리지아를 사면 기분이 좋다. 봄이 오는 것 같아서. 봄에는 항상 프리지아를 사고 여름에는 장미를, 가을에는 소국을 사곤 한다. 겨울에는... 꽃집에 있는 것들 중 그나마 저렴한 꽃을 고름....





저녁에 스타벅스에서 마셨던 페리에 병을 가져왔다. 그래서 좀전에 맨뒤의 생수병 대신 페리에 병으로 교체해 주었다.




수요일에 회사 친구가 나를 집으로 데려가 파스타와 샐러드를 만들어 주었었다. 친구는 그저께 출장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면서 무지개 방울토마토와 치즈, 샐러드 상추 남은 걸 전부 나에게 주었다. 나보고 잘 좀 챙겨먹으라고...


그래서 고마운 친구를 생각하며 오늘은 진짜 오랜만에 샐러드 브런치를 만들어 먹었다. 한동안 주말마다 이렇게 잘 만들어 먹었었는데 작년부턴 너무 심신이 힘들어서 이런 것도 거의 안 했었다. 무지개 토마토, 치즈, 상추는 친구가 기부한 것들, 어린잎과 견과는 2집에 있던 것. 간만에 아침에 풀을 잔뜩 먹었더니 기분이 좋았다.

 



예쁜 오믈렛이나 스크램블드 에그를 만들고 싶었지만... 2집에는 오래되고 바닥이 얇은 아주 작은 사각 계란말이 팬 하나밖에 없다. 원체 이 집에선 뭘 안해먹다 보니 예전에 가져다 놨던 이 팬이 전부이다. 프라이팬 하나 사긴 해야 하는데... 그래서 그 사각 계란말이 팬으로 오믈렛을 만들자 이렇게 계란말이 형태가 되어버림 ㅠㅠ 뭐 맛있기만 하면 되지...




노란 프리지아랑 같이 차려놓으니 병아리색 아점 식탁이 되었다. 조금이나마 봄 느낌이 들었다.




늦은 아점 먹은 후 오후에 이렇게 차도 한 잔 마셨다. 이 동네 유일의 타르트 가게에 들렀더니 망고와 자몽이 올라간 타르트가 새로 나와서 시도해봄. 망고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파이는 맛있었다. 신기하게 망고에서 살며시 단호박 맛이 났다.



작년 12월에 복직하면서 2집에 내려왔을 때 심신의 수호를 위해 데려온 목각천사 미하일. 복직 직전에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돌아오기 전날 기념품 가게에서 발견했던 천사이다. 이것과 흡사하지만 녹색망토를 걸친 목각천사 가브리엘은 화정 집에 있다. 녹색망토는 가브리엘, 푸른색망토는 미하일(미카엘)이다.




천사 동동 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죽이에게 살짝 걸어 놓았음 :) 원래 벽걸이용 조그만 끈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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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9월에 프라하 갔을 때 친구 쥬인의 부탁으로 도자기 가게에서 새알종을 사다 주었었다. 도자기 새와 계란과 종이라서 세트로 새알종이라 부른 것이다. 쥬인에게는 하얀 새(쥬인이 지어준 이름 : 새돌이), 파란 알, 파란 종을 사다 주었다.

(그 새알종에 대한 얘긴 여기 : http://tveye.tistory.com/5188)

 

사실은 우리 집에도 새알종이 있다. 새와 종은 3년 전에 사왔던 것이고 알은 이번에 사온 것이다. 그중 새와 알만. 종은 부엌 창문에 달려 있는데 커튼 대용 스카프로 가려져 있어서 귀찮아서 안 찍음. 종은 흰색과 하늘색이다.

 

쥬인에겐 파란 알을 사다주었지만 내가 산건 노랑초록 무늬 알.

 

거실 선반에 새랑 알 걸어두었다. 우리 집 새는 쥬인에게 사다줬던 새돌이만큼 순해보이지 않는다 ㅠㅠ 글고 나는 얘들한테 이름도 안 붙여줌. 그냥 새랑 계란이다 ㅋㅋ

 

 

 

울집 새는 얼굴이 좀 갸름함... 나는 동그랗고 얼띠게 생긴 애가 좋던데 ㅋㅋ

 

 

톡 깨면 맛있는 흰자 노른자가 나올 것 같은 이쁜 도자기 달걀~

 

 

이건 6월에 페테르부르크에서 샀던 수호천사 미니 접이액자.

 

그리고 선반의 천사들 + 마트료슈카 + bravebird님이 전에 선물해주신 프란시스코 주르바란의 그림 엽서 :)

(잘 보면 선반 오른편 아래에 주황색 줄이 보인다... 도자기 달걀에 달려 있는 줄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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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