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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24. 16:14

크리스마스 전날의 오후 티타임 tasty and happy2017. 12. 24. 16:14

​​

 

 

몇주 만에 화정에 돌아와서 보내는 주말 + 크리스마스 이브.

 

 

그저께는 가족과, 어제는 쥬인과 만나 바쁘고 즐겁게 보냈고 정작 오늘과 내일은 집에서 푹 쉬려는 중이다. 이번주 많이 달려서 아직 피곤하다.

 

 

성탄절은 내일이지만 오늘 미리 크리스마스 티타임 세팅 :) 나무열매는 길거리에서 채취.... 테이블보 대용으로는 아끼는 빠블로빠사드스끼 쁠라똑 빨강이랑 녹색 두 장 크로스 :)

 

 

 

 

 

 

 

 

 

 

 

이건 작년엔가 샀던 스타벅스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컵. 여태 나온 별다방 크리스마스 컵 중 이게 제일 예쁜 것 같다. 뒷면엔 별다방 로고가 있어서 돌려놓음 ㅋㅋ

 

 

 

 

 

 

 

 

 

 

 

 

 

 

 

 

 

위풍당당 쿠마님 ㅇㅅㅇ ​

:
Posted by liontamer





으앙 벌써 금요일도 다 갔어... 주말 지나고 나면 돌아가야 한다 엉엉... 그런데 아직 햇빛을 못 봤어 엉엉 오늘도 하루종일 비가 왔어 으아아앙 ㅠㅠ



뭐 어쩌겠는가... 10월 초에 왔으니... 할 수 없지 ㅠㅠ 하여튼 그래서 오늘 사진도 전부 폰으로 찍었다. 비오고 무거워서 카메라 못 갖고 다닌다 엉엉....



어제 비오는 거리를 쏘다니며 수도원이랑 묘지랑 수퍼마켓 등등 돌아다니고 밤에 김릿 한잔 마신 결과 무지무지 피곤해서 엄청 늦게 일어났다. 아침 일찍 깨서 뒹굴다 도로 잠들어서 11시 넘어서 일어났음.



오늘도 종일 비가 왔다. 오늘이 어제보다 더 심했다... 주말에도 비가 온다고 한다. 떠나는 날까지 비오면 참 아쉬울 것 같구나.



한시 다 되어 방을 나섰다. 남은 날은 별로 없는데 계속 비가 오니 산책도 하기 어렵고... 아직 네바 강변 쏘다니지도 못했다. 춥고 비오고... 차라리 눈이 오면 패딩과 모자로 무장하고 눈맞으면서 걸을 수가 있는데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 하니 더욱 걷기가 힘들다. 그래서 겨울보다 오히려 지금 같은 계절이 산책하기는 더 힘들다. 난방도 어중간하고. 예전에 여기서 머물렀을 때도 10월이 제일 힘든 시즌이었다.



무척 배가 고팠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종일 비올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고스찌에서 런치 먹고 본치 카페에 가서 글이나 써야겠다 마음먹었다. 페테르부르크 한두번 와본 것도 아니니 이번 여행에서는 박물관이고 뭐고 다 포기. 바실리 섬에도 안 간다. 멀리 안 가기로 했다. 주변만 좀 돌아다니고 글이나 쓰고 공연 보고 료샤랑 레냐랑 좀 놀다 가는 걸로 족하다... (사실은 부족하지만 ㅜㅜ 어쩔 수 없지)



고스찌에 갔다. 런치 메뉴는 일주일 동안 동일하다. 월요일에 왔었으니까 그때랑 같다. 다만 메인만 비프 스트로가노프 대신 치킨커틀렛으로 바꾸었다. 여기서 말하는 커틀렛은 다진 고기를 구워주는 것이다. 따뜻한 수프를 먹고 치킨완자 커틀렛을 먹으니 몸이 좀 풀리는 것 같았다.


...





밥을 먹은 후 건너편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의 본치 카페로 갔다. 아쉽게도 테이블 두 개 붙은 창가 자리는 예약이 되어 있어서 테이블 하나짜리에 앉았다. 그래서 노트북 펼치기가 조금 좁았기 때문에 주로 아이패드에 스케치를 했고 글은 열줄 정도 썼다. 이 카페는 아늑하거나 우아한 맛은 없어서 '내 카페다' 하는 느낌은 아닌데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작업하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오른쪽 옆에 좀 나온 게 내 패딩임 흐흑... 패딩 입고 다녀 엉엉... 그나마도 이거 가져온 게 다행임. 깃털도 많이 빠지고 별로 안 예뻐서 여기서 대충 입고 버리려고 가져온 건데 안 가져왔음 큰일날뻔했다... 줄창 입고 다님... 안 예쁘지만 살고 봐야 한다... 근데 또 열심히 입고 다니다 보니 '버리기 아까운데 도로 가지고 가야겠다...'하고 측은지심 발동 중임)




...



본치에서 차 마시고 생 오노레 라는 초콜릿치즈무스 케익을 먹으며 스케치를 하고 글을 좀 쓰다가 나왔다. 와서 짐을 풀고 보니 챙겨온 옷이 전부 칙칙한 검정, 다크 그린, 카키색 뿐이었다. 원체 정신없이 대충대충 싸와서 그렇다. 날씨도 추우니 암거나 가져가서 껴입자고 생각했었고... 추우면 자라 같은 데 가서 사입지 뭐 했다. (여기 자라가 우리 나라 자라보다 싸다!) 좀 걸어서 자라에 가보았다. 네프스키에 꽤 큰 자라 매장이 있다. 근데 별로 맘에 드는 옷이 없었다. 화려한 러시아풍 꽃무늬 블라우스가 하나 맘에 들었는데 가격이 6~7만원 정도였다. 입어볼까 하다가 너무 얇아서 사봤자 비실용적이란 생각에 포기했다.



그리고는 그 옆에 있는 렌에뚜알 이라는 화장품가게(올리브영이랑 비슷한 곳인데 좀더 고급브랜드들이 많다)에 들어갔다. 묵고 있는 호텔에서 쓰는 페라가모의 그 향수가 있나 궁금해서 그 라인은 국내에는 들어와 있지 않았다. 여기에도 없었다. 있어도 비싸서 덜컥 지르기 힘들었을 것 같긴 하지만...



..



이번에 와서는 이것저것 많이 사지 않았다. 실은 사고픈 아이템이 하나 있는데 그게 꽤 비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살까말까 망설이고 있었지만 꼭 갖고 싶은 것으로 러시아 전통숄에 모피후드가 달린 놈이다. 예전에 기념품가게에서 발견했을때도 예뻐서 꼭 갖고팠지만 그때도 비싸서 안 샀었다. 대신 그냥 숄을 샀었다. 사진에서 많이들 보았을테지만 러시아 미녀들이나 할머니 아주머니 아가들이 머리에 마트료슈카처럼 두르고 있는 그 화려한 꽃무늬 숄이다. 이것은 만드는 곳의 이름을 따서 '빠블로보빠사드스꼬이 쁠라똑' 이라고 한다. 크기도 다양하고 질과 무늬에 따라 가격도 많이 다르다. 무늬가 화려하고 섬세할수록 당연히 비싸진다.



내 기억에 보송보송 검정색이나 흰색 털이 복슬복슬한 후드가 달린 숄이 있었다. 나는 본시 조금 추우면 머리에 뭔가를 뒤집어쓰고 다니므로 겨울에는 항상 후드 달린 코트를 입거나 따로 모자를 쓴다. 그러니 후드 달린 숄이 있으면(그러니까 케이프 같은 것이지...) 실용적으로 잘 두르고 다닐테니 비싸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전에 그 예쁜 숄을 보았던 기념품 가게에 갔다. 가는 내내 비가 왔다. 그 가게는 그랜드 호텔 유럽 근처에 있다. 이탈리얀스카야 거리에 있으니 꽤 걸어가야 한다. 전에 그 가게에서 숄도 사고 이쁜 마트료슈카도 사고 내가 좋아하는 목각천사도 샀었다(두 천사 중 첫번째인 녹색망토 가브리엘을 여기서 샀었다) 모피 달린 숄을 발견했는데... 잘 보니 이게 후드가 아니고 그냥 숄 가장자리를 모피로 쫙 둘러 놓은 거였다. 후드 달린 케이프 형태의 숄은 없었던 거였다.



그래도 모피 달린 숄을 사면 이쁘겠다 싶었는데 가격을 보고 곧 포기하였다 ㅠㅠ 젤 싼 게 우리돈으로 30만원이 넘어서... 그 돈을 주고 털달린 숄을 살 수는 없어 ㅠㅠ



대신 호텔 근방의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에 있는 빠블로보빠사드스꼬이 쁠라똑 샵에 갔다. 여기는 이 숄들만 모아놓고 파는 샵이고 기념품 가게보다 훨씬 저렴하다(원래 기념품 가게는 바가지임) 정품이고 종류도 많으니 여기서 사면 되는 건데 여기에는 털 달린 게 없었기 때문에 굳이 비싼 기념품 가게까지 갔던 것이다. 하여튼 이 샵에 갔고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이것저것 둘러본 후 맘에 들고 어울리는 밝은 빨간색의 커다란 숄을 샀다. 전에 기념품가게에서 샀던 숄도 아주 예쁜데 그건 파란색이라서... 빨간 숄 갖고파서. (그때 쥬인에게 빨간 숄 사다주고 나는 파란 숄을 샀었다. 그때는 내 머리색이 오렌지색에 가까운 밝은 갈색이라 그 파란 숄이 빨간색보다 더 잘 어울렸었음)



아주머니에게 '빨강이랑 까망 같이 있는 건 없나요?' 하고 물었더니 아예 빨간 배경이나 아예 까만 배경에 무늬 있는 것만 있고 빨강까망이 어우러진 커다란 건 없다고 했다. 둘러보니 까만색도 잘 어울렸지만 비도 오고 꿀꿀하고 나는 요즘 열받는 일이 많으므로 빨간 숄을 택했다. 아주머니는 내게 빨간색이 더 잘 받는다며 '벌써 명절 준비하니? 어디 가려고?' 하고 웃었다. 여기서 말하는 명절-쁘라즈닉-은 새해이다 ㅋㅋ 새해 파티 가려고 화려한 숄을 사려는 거냔 뜻이다. 숄은 5만원을 약간 넘는 가격이었다. 울로 되어 있고 정품이고 무척 예쁘다. 모피 달린 30만원짜리 숄은 못 샀지만 빨갛고 화려한 숄을 사서 기분이 좋아졌다.



(호텔 방 조명 때문에 좀 노랗게 나왔다만... 실제 색깔은 좀더 밝은 빨강이다. 침대 위에 펼쳐놓으니 담요처럼 크다. 머리도 감싸야 하고 케이프처럼 둘러야 하니 큰 걸 사서 그렇다 ㅋㅋ 내 경우엔 큰 숄이 더 실용적이었다. 하도 머리에 뒤집어써서 그런가 ㅋㅋ)



근처에 있는 부끄보예드 서점에 가서 첫날 찍어두었던 해골과 장미가 그려진 폰케이스도 샀다. 그러니까... 값비쌀 게 틀림없는 털달린 숄을 사기 위해 딴 거 안 사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비싸서 포기하게 되었으니 딴것들 사자~ 이 모드가 된 것이다 ㅠㅠ 역시 조삼모사... 그래도 이것들 다 합쳐도 그 털달린 숄보다 훨씬 싸니까! 하면서 무한정당화 중...



그리고 비싼 모피숄 팔던 기념품 가게 옆에 있는 앤틱 가게 구경갔다가 맘에 드는 소련 시절 물건들 무지 많이 발견했지만 꾹 참고...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마스코트인 곰돌이 미슈카 조그만 도자기 인형 하나 샀음. 어릴때 각국 올림픽 포스터들 볼때마다 '이상해.. 소련 나쁜 나라인데 마스코트는 제일 귀여워... 저 곰둥이 귀여워..' 했던 기억이 난다 ㅋㅋ



(요 녀석 ㅇㅅㅇ)



..




이런 자질구레한 쇼핑을 하며 돌아다니는 내내 비가 주룩주룩주룩 계속 왔음. 기념품가게는 예술광장에 면해 있으므로... 드디어 광장에 가서 푸쉬킨 영접. 미안해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이번엔 너무 늦게 와서 ㅠㅠ 비와서 그랬어요...








오늘도 여전히 비오나 안오나 손을 들고 계신 푸쉬킨님. 비 주룩주룩 흑흑... (그래도 비둘기들은 언제나 그분과 함께~)



...



비 때문에 축축한데다 노트북이랑 아이패드 넣고 다녀서 무거운 가방 때문에 어깨가 무지 아파져서 호텔로 돌아왔다. 씻고 좀 쉬고 있자니 료샤가 레냐랑 같이 왔다. 같이 료샤네 집에 왔다. 위의 글은 료샤 기다리면서 호텔 방에서 쓴 것이다. 지금은 료샤네 집이다. 셰퍼드 네바가 나를 무척이나 반겨주었다. 레냐도 료샤도 나에게 빨간 숄이 잘 어울리고 예쁘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 레냐는 좀전에 잠들었다. 잊어버릴까봐 오늘 메모 올려둔다. 스케치랑 본편 발췌글도 방에서 기다릴 때 써두었는데 지금 같이 올려야겠다.



내일은 셋이 마린스키 낮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비만 그치면 얼마나 좋을까 ㅠㅠ 하지만 다 가질 수는 없다! 빨간 숄이랑 곰돌이 미슈카 인형이랑 해골 폰케이스, 그리고 친구랑 레냐가 있으니 행복한 하루이다. (회사도 안 가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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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