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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바쁘게 일하고 귀가했다. 다음주 연휴가 되기 전에 마쳐야 할 일들이 있어 오늘 그 준비를 하느라 머리를 많이 썼더니 몹시 피곤했다.


귀가하니 택배가 여럿 와 있었다. 두개는 내가 주문한 거고 하나는 엄마가 보내주신 것이었다. 예전엔 내가 직접 부모님 댁으로 갔으니 별 문제가 없었지만 부모님이 이사가신 후 집에 놀러오시면 이제 주무시고 가셔야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혼자 살다 보니 식기도 1인 가구에 맞춰져 있어서 부모님과 같이 식사를 하면 그릇이 마구 들쭉날쭉이고 동생네까지 오면 더더욱 그릇이 모자란다. 그래서 마침 애용하는 사이트에서 할인하여 싸게 파는 그릇이 있어(한개에 만원 안팎) 밥그릇과 국그릇 4개씩 주문했더니 그거 뽁뽁이와 종이 포장 다 풀어내는 것도 일이었다. 찻잔은 이쁘고 좋은 것을 모으는 편이지만 식기류에는 별다른 애착이 없어 약간의 흠과 얼룩이 있어 싸게 파는 b급 상품을 구입했는데 다들 나쁘지 않았지만 두어개는 바닥의 이가 좀 나가 있어서 그건 기분이 나빴다. 얼룩은 괜찮지만 이가 나간 건 팔면 안되는 거 아닌가 -_- 극소의 얼룩이나 흠이 있어서 할인해 파는 거라는 문구를 보고 살 때는 이가 나간 그릇이라고는 생각 안하는데 ㅠㅠ 역시 아울렛에서 직접 고르는게 아닌 이상 주문 상품은 믿을 수가 없다. 그냥 민자 하얀 식기들이라 이쁜거고 나발이고 하나도 생각 안하고 샀는데 바닥 이가 약간 나가 있거나 귀퉁이가 떨어진 녀석 두어개는 아무리 싸게 샀어도 쫌 기분 안 좋음. 근데 또 이거 두개만 반품시키기도 애매하고 어차피 식탁 위에 얹어놓으면 밑바닥은 안보이니까 하고 걍 쓰기로 했다.


하여튼 그릇 풀어헤치는데 한참 걸리고,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 푸는데 또 낑낑대고, 하이라이트는 엄마의 택배임.


부모님이 다음주에 오셔서 아버지는 이틀 정도 주무시고 엄마는 설까지 계시다 가시기로 했다. 그래서 엄마가 어차피 명절 음식 겸이라며 잔뜩 음식을 보내심. 그 내용물이란 온갖 조미료 등속('너는 어떻게 집에 소금도 설탕도 없냐!' 하고 엄마가 지난번에 어이없어하시더니 소금 한통, 설탕 한통, 참깨 한통, 파래가루로 추정되는 초록색 가루 한통을 보내심 ㅜㅜ)과 야채(무 한 개, 양파와 파 : 전에 오셨을 때 우리집 냉장고에 채소가 없는 것에 또 아연실색하시더니 아예 보내는 김에 담주에 오셔서 꽃게탕 끓일 때 쓰시려고 같이 보내셨다 함 ㅜㅜ), 꽃게와 갈치, 양념에 재운 갈비, 내 입맛엔 안 맞지만 담주에 오셔서 설까지 계시며 엄마가 드실 거라고 챙겨보내신 젓갈 많이 든 김치와 갓김치, 내가 좋아하는 동치미, 내 입맛에 맞춰 소금을 아주 적게 뿌린 구운 김, 전에 엄마가 해오셨는데 내가 무지 좋아했던 양태 무침, 카무트 한 팩(전에 엄마가 사주셔서 먹어본 후 나도 한 팩 샀는데 그것을 모르시고 또 보내심), 마른 오징어 한 팩(이건 난 잘 안 먹는데ㅜㅜ), 여기에 이모네 닭이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계란 열댓 알을 하나하나 정성들여 신문지로 싸서 보내심. 그러나 역시 신문지는 뽁뽁이가 아니어서 계란은 몇알은 깨졌다, 아까워 ㅠㅠ 유정란인데...


엄마가 보내신 택배 다 풀어서 하나하나 넣는데도 한참 시간이 걸려서 결국 귀가 후 한시간 반이 지나서야 늦게 저녁을 먹었다. 어무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나는 계란 열개들이 한 팩 사면 그거 다 먹는데도 한참 걸린다(계란은 좋아하는데 요즘은 그냥 반찬도 주문해서 먹는터라 심지어 계란말이도 직접 안 해먹음. 만사가 귀찮아서 요리를 안하게 된지 오래 되어 이따금 라면에 넣어 먹거나 최후의 보루인 김국 끓일 때 외엔 계란을 잘 안먹게 됨) 게다가 마침 지난주에 열 개를 샀고... 거기에 엄마가 보내신 유정란이 열 개 이상 추가되어 정말 큰일이다. 담주에 부모님이 오시니 저 계란들 몇개는 그래도 먹게 되겠지?


계속 잠이 좀 모자란다. 아침에 한참 꿈꾸다 깨서 너무 피곤하다. 내일 하루만 버티면 주말이니까 조금만 기운을 내야겠다. 그리고 내일 할 일이 많아서 이미 바쁘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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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