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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내내 지속된 과로에 출장까지 겹쳐 매우 피곤한 상태였는데 오후에 상자가 하나 도착했다. 택배 주문한 게 없는데 뭐지 하고 보니 소중한 이웃이자 벗인 영원한 휴가님께서 멀리멀리서 보내주신 선물이었다. 크리스마스랑 새해랑 생일이 다 합쳐진 기분이었다. 감동의 물결!!! 어쩌면 이렇게도 세심하게 차곡차곡 따뜻하고 아기자기하게 모아모아 보내주셨는지 하나하나 보면서 감동의 눈물 ㅠㅠ 피로가 가시는 기분...


예세닌 시집이랑 리투아니아 과자, 정교 달력, 파제르 초콜릿과 말린 딸기(이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참 해독하다가 그림을 보고 깨달았음 ㅎㅎ), 빼곡하고 정성들여 적어주신 엽서 등등... 그리고 저 츄바카 :) 맨날 '츄바카 못생기고 소리만 질러서 시러요' 라고 했던 저의 미모지상주의를 '악의 무리 처단'을 위한 주문으로 순화시켜주신 글귀에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 그런데 이 츄바카는 조그만 미니어처라서 은근 귀엽다. 그래서 마트료슈카들 곁에 놓고 클로즈업을 잡아 주었음 ㅎㅎ


그리고 저 정교 미니달력이 들어있던 저 얇은 비닐봉지에 예상치않은 추억의 코드 발동. 저렇게 극도로 얄팍하고 미끌미끌한 비닐봉지는 오로지 러시아에서만 보던 거라서(주로 빵이나 계란, 책 같은 걸 살때 싸주는 엄청 얇은 비닐) 보자마자 무지무지 러시아 생각이 났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에서도 저런 비닐봉지를 쓰는군요. ㅎㅎ 비닐봉지 차마 못버리고 초콜릿 캔디들 넣어서 묶어 두었다. 무엇보다도 따뜻한 마음과 유머가 가득 담긴 엽서 글(명문!) 읽는 게 가장 즐겁고 행복했다. 영원한 휴가님 너무너무 감사해요 흑흑.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어디에서든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출장 다녀온 후 온몸이 쑤시고 걷잡을 수 없이 졸리고 몸을 가누기 어려울만큼 피곤했다. 새벽 알람에 깨어나 욕실에 가려는데 너무 어지러워서 휘청거리다 도로 침대에 누웠다. 아마 잠이 덜 깼거나 너무 힘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한동안 누워 있었더니 현기증은 좀 가셨지만 '아니 대체 내가 누구를 위해 이렇게까지 일해야 하는가' 하며 배째라 모드가 되었다. 일단 급한 일들은 다 해결했으므로 오늘은 좀 쉬기로 하고 휴가를 낸 후 자고 또 잤다.


그런데 정말 피곤했던 건지 깨어나서 또 자고, 또 자고 반복... 열한시 넘어서까지 잤다. 더 무서운 건 계속 누워 있으면 더 잘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였다. 억지로 일어나서 목욕을 하고 밥을 챙겨먹었다. 그리고 차를 마시고 쉬었다.


아침 마지막 꿈에 뻬쩨르에 갔는데 그랜드 호텔 유럽의 방에 이틀 동안 틀어박혀 바깥 구경도 하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는 장면이 나왔다. 그런데 꿈에선 항상 그렇듯 좋은 호텔에 가도 그 방은 원래처럼 좋은 방이 아니고 어딘가 이상하고 허름하다. 이 꿈에 더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좀 비슷한 배경 설정으로 국경을 넘어 가족들을 데리고 도망가는 이야기가 좀 나왔다. 꿈속에선 내가 권총자살을 하는 척 하고는 애들 데리고 도망갈 시간을 버는 대령 아빠로 나왔다(그 영화 본지 넘 오래돼서 그 남자주인공이 대령이었는지 뭐였는지 기억도 안남) 이렇게 온갖 꿈을 꾸면서 자니까 자도 자도 피곤하고 또 자고 싶었던 게 분명하다.


일요일 밤에 글을 한 페이지 가량 쓰고 잤었다. 오늘 예기치 않게 휴가를 내고 쉬는 중이니 자기 전에 좀더 쓰고 싶긴 한데 오른팔 근육이 좀 심하게 뭉쳤음. 어깨도 아니고 팔은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이 글에서 주인공이 그랜드 호텔 유럽과 아스토리야, 그외 다른 호텔에 대해 종알거리는 장면이 맨앞에 나오는데 아마 이것 때문에 꿈을 꾼 것 같음.


오늘은 밤이 되기 전에 메모를 마친다. 내일은 다시 출근, 노동의 한가운데로!



꽃과 티타임 사진 몇 장 접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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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