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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7. 17:44

고스찌에서 점심 먹는 중 russia2014. 4. 7. 17:44





내일 밤 비행기로 돌아간다. 내일은 에르미타주 들를 것 같고, 오늘이 온전히 머무는 마지막 날이다.

날씨가 매우 좋아 바실리예프스키 섬과 등대, 스트렐카 쪽 산책하고 점심 먹으러 옴. 내가 좋아하는 고스찌. 평일에 왔더니 저렴한 점심 메뉴가 있어 좋다 :) 샐러드, 수프, 메인 + 음료가 330루블.


시저 샐러드, 생선수프, 꼬치고기 커틀렛. 모르스(열매주스) 시킴. 사람도 적고 아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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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4. 6. 00:15

마치 레닌그라드를 걷듯 russia2014. 4. 6. 00:15

 

 

오늘 오전에는 날씨가 흐렸고 바람이 부는데다 꽤 습해서 한기가 들었다. 피곤해서 dslr 대신 후지 들고 나갔는데 날씨에 걸맞게 로모 필터를 넣어서 근처 예술광장과 그리보예도프 운하변 쪽 사진 몇 장 찍었다. 자본주의와 세계화로 세련된 메트로폴리스처럼 변모해버린 뻬쩨르부르그가 아니라 레닌그라드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뭐... 세피아색으로 바랜 사진을 찍어봐도 이제 이곳은 혁명도 공산주의도 체제 붕괴의 혼란도 사라진 21세기의 뻬쩨르부르그이지만... 그래도 2년 전부터 다시 쓰고 있는 글의 배경은 레닌그라드 시절이니 나 자신의 정서적 기만을 위해 필터 넣고 찍어봄.

 

예술광장. 사랑하는 푸시킨 동상. 오늘도 머리 위에 비둘기가 앉아 있구나..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이 표지판만 봐도 레닌그라드 아닌 거 딱 드러난다 :) 이 이름으로 돌아온 건 2007년이니까.

 

 

 

그리보예도프 운하변의 난간. 누군가가 낙서해놨다.

'슬픔'이란 뜻이다. 왜 이렇게 슬픈 낙서를 해놨니ㅠㅠ

 

 

 

 

그 당시엔 저렇게 '비즈니스 쩬뜨르'(비즈니스 센터)란 간판도 없었겠지.

하지만 저렇게 운하를 내려다보는 개구쟁이 소년은 그때도 있었을 것이다.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울타리. 저 비둘기는 엄청 컸다.

 

 

 

 

저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울타리와 기둥들이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은 언제나 좋다.

 

 

 

 

여러 번 올렸던 곳.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피의 구세주 사원.

 

 

 

 

 

그땐 저런 낙서도 없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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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4. 5. 01:15

찬란하고 싸늘한 아침, 판탄카 운하 russia2014. 4. 5. 01:15

 

 

오늘은 바람이 불고 꽤 싸늘했지만 대신 하늘은 새파랬고 변화무쌍한 구름들이 빠르게 밀려다녔다. 한쪽에서는 햇살이 쏟아지는데 먹구름이 눈발을 마구 흩뿌리는 등 전형적인 뻬쩨르부르그 식 날씨였다.

 

파란 하늘과 햇살이 너무 아까워서 오전에 잠깐 판탄카 운하 따라 산책했다. 네프스키 거리를 관통하는 세 개의 운하(모이카, 그리보예도프, 판탄카) 중 산책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사진 세 장만 올려본다.

 

 

 

 

원래 오늘은 여태 본 4개의 공연 후기도 정리하고 이것저것 해보려고 했지만 돌아와서는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뻗었다. 간신히 정신 차렸는데 이미 밤이 다 되었네... 공연은 이제 하나 남았다.

:
Posted by liontamer
2014. 4. 3. 04:31

네바 강변 산책 russia2014. 4. 3. 04:31

 

 

춥긴 했지만 아침엔 햇살이 눈부셨다. 이런 파란 하늘과 햇살을 거부할 수 없어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꽁꽁 싸매고 네바 강변을 산책했다. 사진 두 장만 올리고 자야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사원 첨탑 위로 황금 천사상이 보인다. 이 요새와 사원 역시 이 도시의 랜드마크.

 

 

 

그리고 네바 강변을 따라 주욱 늘어서 있는 저 가로등들.

:
Posted by liontamer

 

오늘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를 보고 좀전에 들어왔다.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가 추는 날이라 여기 온 첫날 극장에 가서 표 끊었었다.

 

리뷰는 나중에.. 마린스키 공연들과 함께.

 

한 마디로 정리하면.. '사라파노프의 클래스는 역시..'

 

두 마디로 정리하면.. '얼굴이 안 예뻐도 춤을 잘 추면 무대를 지배한다. 사라파노프는 역시...'

 

 

최근 아주 빵빵한 스폰서 기업들 덕에 수퍼스타들(바실리예프, 오시포바, 사라파노프 등등)을 끌어모으고 극장 내부와 무대 미술, 의상 등에도 돈 쓴 티가 팍팍 나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내겐 그래도 옛날에 편하게 가던 말르이 극장, 아니 무소르그스키 극장으로 더 기억될 것 같다.

 

 

슬프게도 후지X 20도 무대 인사 장면 찍는 데는 쥐약임이 증명됨. 이렇게 되면 니콘과 별다를 게 없잖아 ㅠㅠ

 

다 번졌지만.. 어쨌든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마린스키랑 차별화하려고 솔로르 의상을 또 저렇게 만들었나 ㅠㅠ 솔로르에게 제발 탑을 입혀 주세요!!

 

 

:
Posted by liontamer

 

 

감기약을 먹고 나갔었는데 찬 바람을 쐬며 걸어서 그런지, 한국에서 걸려온 후두염이 악화되어 그런 건지 머리가 너무 무거워서 오후에는 쉬고 있다. 세베르에서 테이크아웃해 온 까르또슈까와 메도빅과 함께 :)

 

이제 뻬쩨르에도 근사한 카페와 디저트 샵들이 생겼지만 그래도 추억과 향수 때문인지 여전히 이곳에 오면 제일 먼저 가는 곳은 바로 오래된 세베르이다. 소련 시절부터 변함없이 사랑받아온 저 까르또슈까와 체코 메도브닉에 비하면 훨씬 달고 물컹하고 크리미한 메도빅을 입에 넣으면 아주 소박한 느낌이 든다.

 

오늘은 이거 먹고 지난주에 다 썼던 글 퇴고하다가 감기약 먹고 일찍 자야겠다...

 

 

메도빅은 이것보다 세배 정도 큰데 양이 많아서 잘랐다. 남은 거 냉장고에 넣어놔야 하는데 미니 바에 워낙 호텔쪽 음료가 꽉 차 있어서 들어갈 자리가 없네 ㅠ.ㅠ

 

까르또슈까는 언제나 그 맛. 까르또슈까 :)

 

 

이렇게 보잘것 없는 투명 박스에 넣어주는데 테이크 아웃을 하면 상자 값을 받는다. 무려 10루블 -_-; 우리 나라는 오히려 자리값 때문에 테이크아웃해 가면 5백원 깎아주는 카페도 많은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공산주의 시절 물자가 귀해서 그랬던 걸까 하고 혼자 맘대로 생각하며 나왔다. 생각해 보니 프라하에서도 테이크아웃해 가면 상자 값을 받았다. 유럽 다른 나라들도 그런가? 잘 모르겠네. 많이 가 본 것도 아니고 그나마 갔던 곳들은 거의가 출장 때문에 가서 뭔가 상자에 포장해 테이크아웃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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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전에 짬이 나서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에 다녀왔다. 여기는 네프스키 거리 끝에 있다. 이삭 성당과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쪽 말고 반대편 끝이다.

 

아침엔 날씨가 흐렸는데 참 신기하게도 지금껏 이 수도원에 갈 때마다 하늘이 파랬다. 오늘도 수도원 도착했더니 하늘이 파래지면서 햇살이 쨍 하고 비쳤다.

 

원래 경내에서는 사진 촬영을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여태 그걸 모르고 찍었었다. 오늘 들어갔다가 표지판 보고 크게 후회함. 그래서 여기 올린 사진들은 그 표지판 보기 전에 찍은 것들.

 

카메라를 집어넣고 나자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더욱 수도원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오늘은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러시아 정교 신자는 아니지만 어쨌든 기독교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날라리 신자다 -_-) 러시아 아주머니들처럼 스카프로 머리를 싸매고 들어갔다.

 

카톨릭도 정교도 아니라서 성호 그을 줄은 모르지만(방향이 서로 다른데 난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그래도 들어가서 수많은 이콘들도 보고 기도도 했다. 초를 몇 개 사서 가족들과 나를 위해 잠시 기도하고 났더니 한켠에서 정교 사제가 기도문을 외고 있었고 신자들이 찬송을 부르고 있었다.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이콘들을 보고 사원 안을 빙 돈 후 나왔다. 햇살은 여전히 찬란했다.

 

나와서 수도원 묘지들 사이사이를 거닐었다. 이곳에 올 때마다 마음이 무척 평온해진다. 가을에 오면 마가목 열매들이 빨갛게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지금은 아직 겨울 끝자락이라 나무는 온통 헐벗었고 잔디가 깔려 있던 묘지는 검고 비옥한 흙들로 뒤덮여 있었다. 운동화 밑창에 보슬보슬 뭉쳐지고 달라붙는 검은 흙이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이래서 러시아인들이 '어머니 대지'라고 하는 거겠지.

 

한동안 산책을 한 후 수도원 카페에 갔다.

 

 

 

이건 입구에서 찍은 수도원 전경.

 

 

수도원 입구. 그리스도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위의 간판은 '우체국'. 수도원 내에도 우체국이 있나 보다. 들어가보진 않았다. 그 아래 녹색 간판에 수도원 찻집과 빵집 안내문이 씌어 있다. 올 때마다 여기 궁금했는데 어쩐지 신자도 아니고 해서 머뭇거리며 안 가봤다가 오늘은 사원에서 기도도 했고 예배 드리는 것도 봤으니 어쩐지 마음이 편해서 가봤다.

 

 

 ㅣ

이렇게 반지하의 문으로 내려가면 통로를 따라 지하 카페로 들어가게 된다. 아래층은 카페. 위는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난 카페에 갔다. 카페라기보단 찻집이란 말이 더 어울린다. 실지로 외래어인 '카페'가 아니라 '차이나야'라고 되어 있음.

 

찻집은 아주 작았고 내부에는 이콘과 수도원 채색접시들이 걸려 있었다. 좁은 카운터에는 여자 하나가 서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가격은 아주 착했다. 빵은 수도원에서 직접 구운 것들이었다. 빵과 차를 먹을까 했는데 수도원에서 직접 담근 월귤 주스 라고 씌어 있어 그걸 골랐다. 일종의 크랜베리 주스인데 맛은 아주 달콤하면서도 끝맛이 쌉쌀했다. 그리고 빵은 아주 조그만 사과 파이를 골랐다. 사과 파이 25루블(약 8백원 정도), 월귤 주스 35루블(약 1천2백원). 2천원만 주면 이 맛있는 것들을 먹을 수 있다.

 

이렇게...

 

 

저 사과 파이가 정말 맛있었다. 아주 조그마한 것이 반으로 가르면 잘게 다진 사과가 가득 들어 있는데 별로 달지도 않고 진짜 맛있었다. 원래 수도원 음식들이 맛있다는 건 알지만.. 두 개 주문할 걸 후회했다. 저 파이 크기는 내 주먹 한 개 정도밖에 안됐다. (손이 매우 작음^^;)

 

사진 찍으면 안되는데 살짝 한 컷 찍었다...

 

다 먹고 나오면서 카운터에서 부활절 차를 한 캔 샀다. 실론 티와 오렌지, 허브와 오렌지 껍질을 배합한 차였는데 깡통도 예쁘고 어쩐지 기념하고 싶어서 샀다. 150그램. 가격은 270루블. 만원 안되는 금액인데 숙소에 와서 열어보니 정말 깡통이 터질 정도로 차가 꽉 차 있었다 :) 수도원이라 정직하게 꽉꽉 채워 주나보다 하고 혼자 웃었다. 집에 돌아가면 이곳 생각하면서 우려 마셔야지...

 

아래는 그 부활절 차 깡통. 러시아 정교 색채가 물씬...

 

 

 

'수도원의 부활절 차' 라고 씌어 있다. 저 그림을 잘 보면 러시아 정교의 부활절 식탁을 엿볼 수 있다. 찻주전자가 올려진 사모바르가 있고 부활절 달걀과 부활절 케익도 있고... 원체 음식문화에 대한 얘기들을 좋아해서 관련 책들을 틈틈이 보는 편인데. 전에 러시아 정교와 음식 문화에 대한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이 깡통을 보니 그 책이 생각나네. 도저히 팔리지 않을 게 분명한 그런 책을 번역 출간해 주셨던 그 교수님과(이름 까먹음) 출판사에 새삼 감사를 :)

 

* 태그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을 클릭하면 그간 올렸던 이곳에 대한 게시물들을 볼 수 있다. 그땐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걸 몰랐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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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3. 31. 22:59

궁전 광장 russia2014. 3. 31. 22:59

 

 

토요일 오전에 제일 먼저 간 곳은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궁전 광장이었다. 숙소가 네프스키 거리의 예술 광장 근처에 있어서 산책 코스가 거의 항상 저렇게 된다.

 

그래서 궁전 광장 쪽으로 걸어가 아틀라스들과 알렉산드르 기념 원주 꼭대기에 서 있는 천사에게 인사를 했다. 물론 광장의 돌바닥에도.

 

내가 페테르부르크, 아니, 입에 붙은 대로 하면 뻬쩨르에 오면 항상 인사하러 가는 장소가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가장 먼저 들르는 대상이 예술 광장의 푸시킨 동상, 뾰뜨르 대제의 청동기마상, 그리고 이 궁전 광장의 천사상이다. 참 일관적이기도 하지.

 

 

저 원주와 천사상 역시 이 도시의 랜드 마크 중 하나. 십여 년 전 이 광장과 저 천사상을 배경으로 짧은 글을 한 편 썼다. 그땐 다시 뻬쩨르에 돌아올 수 있을지 모호한 시절이었고 이 도시에 대한 연서처럼 글을 썼다. 그 글에서 나의 주인공은 소비에트 권력자들의 별장 초청을 무시하고 백야의 뻬쩨르를 쏘다니다가 이 광장의 저 원주, 천사상 아래에서 춤을 춘다.

 

그 이후 나는 그 주인공을 오랫동안 침묵 속에 묻어두었다. 그리고 2012년, 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애를 살려냈다. 가을이 되었을 때 이곳을 거닐며 그 순간을 생각했다. 그래서 이곳은 내게, 그리고 지금의 그 인물에게 매우 중요한 곳 중 하나이다.

 

 

천사상.

 

 

 

안녕, 궁전 광장.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황금빛 돔의 이삭 성당.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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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3. 31. 22:34

역시 여기는 뻬쩨르, 눈이 펄펄 russia2014. 3. 31. 22:34

 

 

러시아 박물관 갔다가 나온 순간 깜짝 놀랐다. 분명 들어가기 전까진 파랗고 맑은 하늘이었지만 나와보니 눈이 펄펄 흩날리고 있었던 것이다. 박물관 뜰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비행기 타는 날 서울은 22도였나... 여긴 겨울. 역시 뻬쩨르. 변화무쌍한 날씨.

 

다행히 코트 안에 후드 짚업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잽싸게 후드를 뒤집어쓰고 장갑을 꼈다. 이럴 줄 알았지. 모자와 장갑과 우산 없이는 나다닐 수 없는 뻬쩨르의 3월.

 

춥긴 했지만 우중충한 이 날씨를 보니 어쩐지 다시 뻬쩨르에 와 있다는 생각에 조금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러시아 미술관에서 좋아하는 그림들을 실컷 보고 나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러시아 미술관은 워낙 기다랗고 미로처럼 되어 있어서 그만 반대편 출구로 나와버렸다. 정문 쪽 출구로 나왔어야 했는데 미하일로프스키 정원 쪽으로 나와서 하는 수 없이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쪽으로 나와 빙 돌아서 가야 했다.

 

 

파릇파릇한 풀포기가 자라기 시작한 땅바닥 위로 사정없이 눈이 펄펄..

 

그러나 아주 추운 날씨가 아니어서 눈은 곧 녹아버렸다.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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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3. 30. 19:02

카페에서 잠시 쉬는 중 russia2014. 3. 30. 19:02





어제는 마린스키에서 공연 보고 늦게 들어왔는데 역시나 시차 때문에 잠을 많이 못 자서 지금도 졸려 죽겠다.


심지어 어젠 쇼피니아나 보다가 쇼팽과 함께 유체이탈까지 했다. 어제는 미하일 포킨의 밤이었는데 자세한 리뷰는 이후에.. 어제 다닐라 코르순체프가 황금노예를 춰서 무지 반가웠다(그러나 이 멋있는 남자는 너무 남성적으로 멋진 나머지 황금노예의 양성성과 섹시함은 좀 모자라서 아쉬웠다)

지금은 잠시 호텔 카페에 앉아 있다. 저녁에 마린스키 신관에서 '곱사등이 망아지' 공연이 있어 오후에 좀 쉬다가 가려고 했는데 아직 방 청소를 안해줘서 좀 있다 가려고...

어제 돔 끄니기에서 볼쇼이 극장 최근 10년간의 역사(주로 스캔들과 권력싸움 관련)에 대한 책을 발견. 읽으려고 갖고 내려왔다. 이 책의 절정은 역시 세르게이 필린 황산투척 사건인 듯. 재밌을 것 같긴 한데, 과연 술술 읽히려나. 요즘은 노어 읽기가 힘들어서 ㅠㅠ 사실 볼쇼이를 그리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극장 내 암투에 대한 얘기들이 좀 필요해서 자료삼아 샀다. 근데 기분 나쁘게 표지에 치스카리제 얼굴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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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3. 29. 22:04

만국 공통의 게임? russia2014. 3. 29. 22:04

 

 

아까 돔 끄니기 갔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네프스키 거리에 있는 카톨릭 성당에 잠깐 들렀다. 이 성당 앞에는 초상화가들과 그림 좌판들이 있다.

 

그런데.. 성당 계단을 걸어내려오다가 신기한 장면 목격.

 

저 두 아저씨(초상화가로 추정)가 네모난 판을 두고 진지하게 놀이에 몰입해 있었다. 처음에는 체스인가 했는데 잘 보니 그게 아니었다. 아저씨들은 돌아가며 돌을 튕기고 있었다!!

 

알까기!!!!

 

아니, 이것은 만국 공통의 게임이란 말인가!!!!!

 

신기해서 좀 구경하다 왔다. 그런데 너무 진지하게 하니까 오히려 알까기의 스릴이 반감되는 것 같았다.

 

.. 좀 있다 공연 보러 가야 해서 잠시 쉬고 있는데 후두염이 기침으로 변환되고 있다. 역시나 페테르부르크, 음습하고 꽤나 춥다. 패딩 가져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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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4. 3. 29. 18:46

보르쉬와 펠메니로 점심 중 russia2014. 3. 29. 18:46









시차 때문에 잠 설치고 후두염 약에 취해 오전에 잠깐 운하와 궁전광장 따라 산책하고 돔 끄니기 왔다가 2층 카페에서 늦은 점심 먹는 중.

의도한 건 아니지만 보르쉬와 펠메니, 아주 러시아적인 식사.

목이 아팠는데 따뜻한 수프 먹으니 좋긴 하다. 펠메니는 딱 러시아 펠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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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작년 러시아에서 묵었던 호텔 방에서 발견한 것.

 

손님, 가방 무게를 달아보시려면 리셉션으로 전화해주세요~~ 번호는 6611. 감사합니다.

 

비싼 호텔이라 그런지 친절하구나. 러시아에서 찾아보기 힘든 친절함. 분명 저곳 인수한 체인이 러시아 호텔 체인이 아니기 때문일 거야.

 

저거 보니 생각났다. 옛날에 호텔도 아니고 기숙사에서 살던 무렵엔 돌아갈 때가 되면 가방 무게를 잴 방도가 없어 골치를 썩였다. 당시 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에는 무료로 무게를 잴 수 있는 저울이 하나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 가서 달아보고 초과된다 싶으면 무거운 것들을 꺼내 기내에 메고 갈 배낭에 쑤셔넣었다. 물론 대부분은 책이었고.. 특히 사전 ㅠ.ㅠ 그래서 사전을 부쳐본 적이 거의 없었다.

 

요즘은 러시아 갈 때 사전도 안 들고 간다. '노어를 너무너무 잘하게 되어 사전이 필요없어서!' 라면 참 좋겠지만 그게 아니고, '이제 공부하러 가는 것도 아니니 대충 노어랑 영어랑 섞어서 버티자..' 인 것이다. '사전은 너무 무거우니 그냥 손바닥만한 옥스퍼드 영노 사전이나 들고 가자~' 이렇게 타락해 버렸다.

 

그리고 매년 갈 때마다 느낀다. 점점 노어가 안된다 ㅠㅠ 퇴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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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27. 22:08

에르미타주 입구 난간에 앉아 russia2014. 1. 27. 22:08

 

 

작년 9월. 페테르부르크 궁전 광장.

아침에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쭉 걸어나와 궁전 광장에 이른 후 에르미타주 박물관 입구 난간에 앉아 잠시 쉬었다. 광장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저 멀리 보이는 이삭 성당의 황금빛 돔과 가로등 램프들도 바라보고...

 

 

 

물론 광장 한가운데의 알렉산드르 기념 원주도...

 

그립네, 궁전 광장. 다시 가고 싶다. 페테르부르크엔 잠시 살기도 했고 1~2년에 한번씩은 가는 곳인데도, 갈 때마다 저 궁전 광장에 제일 먼저 가는데도 사진 보면 그립고 종종 생각난다. 마음의 고향이라 그런가보다.

 

태그의 '궁전광장'을 클릭하면 전에 올렸던 많은 포스팅들을 볼 수 있다. 띄어쓰기 안한 버전으로 태그를 더 많이 올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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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7. 23:52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을 따라 russia2014. 1. 17. 23:52

 

 

작년 가을. 페테르부르크에 일주일 머무르고 떠나는 날 오전. 호텔이 예술 광장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에 푸시킨 동상을 지나 루스키 무제이(러시아 미술관)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을 한 바퀴 돈 후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모이카 운하 쪽으로 산책을 갔다.

표지판에 '예술광장'이라고 씌어 있다. 이곳이 예술광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러시아 미술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을 비롯해 바로 앞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연주홀까지 모여 있기 때문이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전에 몇번 얘기한 것 같지만 이 극장 이름도 페테르부르크나 마린스키 극장과 마찬가지로 파란만장하다. 제정 시대엔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었지만 소련 시절엔 무소르그스키 극장으로 불렸고 '말르이' 극장이라고도 불렸다. ('말르이'는 '볼쇼이'의 반대말로 '작은'이란 뜻이다. 드라마 극장으로 유명한 말르이-우리 나라엔 '말리'라고 소개됐을듯-와는 또 다른 극장임)  하지만 나중에 다시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란 이름을 되찾았다. 내가 처음 머물렀던 90년대 후반만 해도 무소르그스키 극장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이름이 입에 익긴 하다.

내가 고전 발레를 가장 처음 본 극장이다. 첫 발레는 마린스키에서 봤던 예브게니 판필로프 안무의 '봄의 제전'과 '결혼'이었지만 고전 발레는 여기서 본 '잠자는 미녀'였다.

다들 지루하다고 했지만(사실 잠자는 미녀는 다른 레퍼토리들에 비하면 재미나 춤 자체의 아름다움은 좀 떨어지는 편이지만-나는 정통 고전 발레보다는 드라마틱한 쪽을 더 좋아해서) 그래도 처음 본 고전 발레라 그런지 너무 재미있게 봐서 지금도 잠자는 미녀에 대해서는 애정이 있다.

왼쪽 석판에는 '이 건물에 유명 화가 이사악 브로드스키가 살았었다' 라고 새겨져 있음.

 

 

10월 1~4일에 '파리의 불꽃' 프리미어가 있다는 거대 광고판. 일정이 안 맞아 못 봤다. 사실 나는 프로파간다 색채가 묻어나는 발레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쉽진 않았다.

 

 

이건 나초 두아토가 그때 새롭게 선보인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 광고판. 매진 띠가 붙어 있다. 이 공연 봤다. 폴리나 세미오노바와 이반 자이체프가 췄다.

훌륭한 무용수들이었고 무대 미술도 좋았지만... 지나치게 무용수들의 테크닉과 화려한 움직임에 포커스가 맞춰진 나머지 이 발레의 가장 중요한 점.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타오르는 케미스트리가 너무 약했다. 그냥 로미오와 줄리엣이 계속해서 열심히 뛰어오르고 격렬히 춤추다 후다닥 죽는 것이다. 감정 이입할 여지가 너무 없었다. 프로코피예프 음악조차 도움이 안 됐다. 세미오노바가 추는 걸 본 건 좋았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웠다.

 

 

내가 좋아하는 이 곳 가로등 램프.

 

 

극장 창문. 옛날 생각난다. 공연 보러 왔다가 막간에 나오면 저 창가 쪽에 놓인 긴 테이블 위에 엽서와 발레 잡지, 포스터, 심지어 마트료슈카와 파블로프스크 숄이 늘어서 있었지. 에이프만의 까라마조프와 돈키호테 보러 갔을 때 거기서 잡지랑 포스터 샀던 기억이 난다.

 

 

이것도 극장 뒷편 창문. 이건 왜 찍었냐면... 아마 여기가 연습실인 듯. 지나가는데 성악가가 열심히 아리아 연습을 하고 있어 창문 사이로 우렁찬 노랫소리와 피아노 소리가 새어나왔다.잠시 창문 곁에 서서 노래 들었다.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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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4. 21:30

그리보예도프 운하 russia2014. 1. 14. 21:30

 

 

작년 가을, 페테르부르크. 그리보예도프 운하변 따라 산책했을 때 찍은 사진 몇 장. 사진 보니 다시 가고 싶다..

작년 12월초까지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주에 마일리지 항공권으로 페테르부르크에 다시 가서 슈클랴로프 돈키호테도 보고 겨울 추위를 실컷 느끼고 있었겠지만.. 일+일+일+일.... 때문에 포기했다. 

그래서 사진이라도 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 태그의 그리보예도프 운하 를 클릭하면 이쪽 사진들 많이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운하라 많이 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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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이라 예배 드리러 온 사람들도 있고, 산책 나온 주민들도 있고 관광객들도 있고..

오른편으로 수도원 공동묘지가 보인다. 왼편은 수도원 예배당.

태그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을 클릭하면 이곳 사진들을 여러 장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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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7. 20:21

지금 내게 필요한 것 russia2013. 12. 17. 20:21

 

 

.. 바로 휴식!!!!

아무도 방해 안 하고, 회의도 없고 관계자도 없고 아는 사람 하나도 없고 일은 하나도 안 해도 되는 곳!!!

이렇게... 아무도 못 쫓아오는 곳에 가서 호텔 방에 틀어박혀 일주일만 뒹굴었으면 좋겠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사진은 지난 9월 페테르부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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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9. 19:16

수도원으로 향하는 사람들 russia2013. 11. 29. 19:16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입구.

마음의 위안을 위해 수도원 가는 사람들 사진 한 장. 저 날 하늘이 참 파랬다.

 

*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다른 사진들은 아래를..

http://tveye.tistory.com/2398
http://tveye.tistory.com/1564
http://tveye.tistory.com/691
http://tveye.tistory.com/688
http://tveye.tistory.com/687
http://tveye.tistory.com/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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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0. 21:49

선데이 브런치는 먹지 못했지만.. russia2013. 11. 20. 21:49

 

 

지난 추석 연휴, 페테르부르크 갔을 때.

토요일에 페테르고프 갔다가 돌아와보니 호텔 방 테이블 위에 이렇게 선데이 브런치 리플렛과 초콜렛이 놓여 있었다. 시간도 안맞고 이 호텔 선데이 브런치는 꽤 비싸서 그냥 조식으로 만족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쩐지 기분 좋아서 저 종이도 기념으로 가져옴 :)

오늘 너무 피로하고 지쳐서 저 당시의 한적한 즐거움을 되새기며 올려본다.

언젠가 다시 가서 저 선데이 브런치를 먹어볼 기회가 올지 모르겠다.

 

 

선데이 브런치는 비싸서 못 먹었지만.. 세베르에서 사온 까르또슈까와 호텔 방에 비치된 로네펠트 홍차 티백으로 늦은 오후에 차 마시며 페테르고프 다녀온 피로를 달랬었다.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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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12. 21:46

마린스키 극장 신관 외부 전경 russia2013. 11. 12. 21:46

 

 

지난 9월 페테르부르크에 다시 갔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마린스키 신관에 대한 궁금증도 아주 큰 이유였다. 일주일 간의 짧은 기간 중 구 마린스키 극장에서 바흐치사라이의 분수,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마린스키 신관에서 신데렐라, 이렇게 3개의 발레를 봤다.

마린스키 신관 다녀온 후기를 자세히 올리려 했는데 돌아와서는 너무 바빠서 못 올렸다. 극장 간 당일에만 잠깐 메모를 올렸었다. (http://tveye.tistory.com/2343)

저 3개의 발레 후기도 올리려고 했는데 이미 11월이 되어버렸다...

마린스키 신관 외부 전경만 먼저 올려본다. 이날은 마린스키 구 극장 간 날이었지만 조그만 운하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바깥 구경 갔었다.

신관은 꽤나 엄격해서 공연 시간 1시간 전쯤에야 입구를 통과할 수가 있다.

 

 

왼편은 구 마린스키, 오른편이 신관. 오리지널 마린스키 극장이 이름 그대로 푸른빛 도는 녹색의 고풍스러운 건물이라면 신관의 시그니처 컬러는 호박색이다. 내부도 호박색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다 좋은데... 마린스키란 뜻 자체가 바다색 푸른빛이란 뜻이잖아 ㅠㅠ 어쩐지 아쉬웠다. 마린스키의 시그니처 컬러는 푸른색이거늘.. 볼쇼이는 붉은색, 마린스키는 푸른색. 모스크바는 붉은색, 페테르부르크는 푸른색...

 

 

 

 

이게 입구. 구관과는 달리 현관부터 검색대가 있다.

그리고 구관과는 달리 신관은 안내원과 코트보관소 직원들도 모두 아주 젊고 예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음. 남자고 여자고 모두 모델처럼 예뻤다. 구관 안내원들은 극장에서 오래 일하신 할머니들이 많은데..

 

 

꽤나 현대적인 스타일로 지어진 마린스키 신관. 그러나 까다롭고 고집세고 자신들의 문화예술 전통에 대해 자부심이 강한 페테르부르크 시민들 중에는 '신관은 극장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하긴 나도 신관은 멋지고 호화롭고 근사한데다 무대도 공연 보기 좋게 되어 있긴 하지만 어쩐지 '마린스키'는 아닌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나의 마린스키는 이렇지 않아'란 느낌일까.

그래도 공연을 올리는 극장으로서는 괜찮았다. 신데렐라처럼 현대적 발레에는 어울렸다. 그러나 이 극장 무대에서 백조의 호수나 지젤을 보면 뭔가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

 

 

이건 안쪽의 아티스트 출입구.

 

 

이건 신관에서 공연 보고 나오면서, 맞은편 구 마린스키 극장.

 

 

공연 보고 나와서, 신관 창문 너머로 들여다본 내부. 관객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나중에 내부 사진 제대로 올려보겠다. 아주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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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7. 20:56

페테르부르크의 표지판들 russia2013. 11. 7. 20:56

 

 

이건 궁전광장 근처에 있는 표지판. 에르미타주와 궁전광장 방향을 가리키고 있네.

사진도 있고..

 

 

이건 영어도 병기되어 있다. 정말 관광 친화적으로 바뀌었단 말이야.. 옛날 생각하면 이 동네 진짜 많이 변했다.

 

 

 

오스트로프스키 광장이라고 씌어 있다.

 

 

이건 그리보예도프와 모이카 운하 사이에 있는 표지판. 영어가 병기되어 있다. 파란색은 푸시킨 박물관 방향.

 

 

이건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돔 크니기가 만나는 모퉁이에 있었던 표지판. 위에서부터 네프스키 거리, 바스따니야 광장, 궁전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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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6. 22:59

색이 예뻐서 russia2013. 11. 6. 22:59

 

 

지난 9월, 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광장의 어느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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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3. 13:42

왜 그렇게 우울한 표정인가요 russia2013. 11. 3. 13:42

 

 

그리보예도프 운하에 놓여 있는 조그만 다리. 이 다리 이름이 지금 생각이 안 나는데, 돔 크니기에서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놓여 있는 교각이다. 관광객들이 아주 많은 곳.

왼편의 저 녹색 옷 입은 남자분 주목. 너무나 우울한 표정...

누굴 기다리고 있는 모양인지 종종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곤 하셨음.

왜 그렇게 우울한 표정인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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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 15:21

그리운 에르미타주 russia2013. 11. 2. 15:21

 

 

이번에 갔을 때는 에르미타주를 떠나는 날 오전에 들렀다.

전시실 말고 홀과 창문 사진 몇 장.

원래 겨울 궁전이었기 때문에 내부가 무척 화려하다.

 

 

에르미타주는 워낙 크고 넓기 때문에 전시실과 복도들을 따라 걷다 보면 이렇게 창 너머로 네바 강과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등 바깥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이 날은 날씨가 흐려서 좀 우중충하게 나오긴 했지만..

박물관 안이라 조그만 똑딱이를 썼더니 더 그럴지도..

 

 

예전에 페테르부르크에서 지낼 때 에르미타주 왔다가 이쪽 창가에 서서 바깥의 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 첨탑 구경하고 있는데 누가 말을 건 적이 있다. 멋있는 미중년의 영국 아저씨였는데 내게 도스토예프스키가 저기 갇혀 있었다는 걸 아느냐고 물었다. 아저씨, 도씨는 저의 (문학적) 첫사랑이라니까요! (http://tveye.tistory.com/10)

그래서 페트라셰프스키 사건을 비롯해 죽음의 집의 기록 등 도씨에 대한 몇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 점심을 같이 먹은 적이 있다. 그때 명함도 받았는데 돌아와서는 연락하는 걸 잊고 흐지부지됐다.

다시 저 창가에 서자 그때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 아저씬 잘 지내고 있으려나, 이름이 윌리엄이었나 해리였나 가물가물. (분명 영국 왕자 이름 중 하나였다는 것만 기억나고 둘 중 뭐였는지는 모르겠다!)

 

 

 

렘브란트 전시실 너머에서 찍은 사진. 내가 에르미타주에서 제일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인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그림이 보인다. 저 그림 볼 때마다 눈물이 핑..

에르미타주 갈 때마다 두근거리는 그림이 두 점 있는데 하나는 저 돌아온 탕자, 나머지 하나는 마티스의 '춤'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내가 변해갈 수록 마티스의 '춤'에 대한 옛 설레임은 조금씩 퇴색되어가는 반면 렘브란트의 저 그림은 볼 때마다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마티스의 춤에 대한 글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8)

(돌아온 탕자 이미지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150)

 

 

천정의 아름다운 장식 문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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