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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에 해당되는 글 288

  1. 2016.08.09 펌) 슈클랴로프 인터뷰 Vladimir Shklyarov answers the Gramilano Questionnaire 6
  2. 2016.07.24 백조의 호수 슈클랴로프 & 카르다쉬 영상 클립 몇개(MAMT 공연) 2
  3. 2016.07.19 슈클랴로프 도쿄 공연 사진 몇장, 차이코프스키 파드두 솔로 클립 10
  4. 2016.07.18 마린스키 신관 내부 사진 몇장 2
  5. 2016.07.16 세베르 제과점, 그가 먹고 싶었던 모코 케익, 파트너들의 대화, 보위, 미샤의 아파트, 팬과 관객들 51
  6. 2016.07.16 슈클랴로프 : 미하일로프스키 2016/17 계약 취소 소식 2
  7. 2016.07.14 떠나던 날(6.8) 버스에서 공항, 모스크바행 첫번째 비행기까지 2
  8. 2016.07.13 레오니드 사라파노프 & 안젤리나 보론초바 돈키호테 짧은 메모와 커튼 콜 사진들(6.11,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4
  9. 2016.07.11 발레 청동기사상 - 슈클랴로프의 예브게니 광란 장면(유튜브 링크) 8
  10. 2016.07.10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Prix BALLET2000' 수상 소식(7.31)
  11. 2016.07.09 체리와 창문에 비친 그림자, 프로그램과 백조와 사진들의 연결 고리는... 2
  12. 2016.07.09 잠시) 미샤의 로미오와 이바누슈카, 정장에 샴페인 엎지르기 39
  13. 2016.07.03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2
  14. 2016.07.01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 콜(지젤, 청동기사상) 사진 몇장 더
  15. 2016.06.25 지젤 -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커튼 콜 사진 몇장.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에 대한 아주 짧은 메모(6.24, 마린스키)
  16. 2016.06.25 6.24 금 : 소포 성공, 마귀할멈 포진 우체국, 돔 끄니기, 카톨릭 성당, 아이스크림, 빛나는 운하, 방 또 옮김, 마린스키 지젤(슈클랴로프, 마트비옌코) 보고 옴
  17. 2016.06.22 나가기 전, 슈클랴로프 화보 몇장
  18. 2016.06.21 6.20 월요일 밤 : 지젤 득템, 멋진 예술가에겐 장미를, 텐동, 메도빅, 마린스키 젊은 안무가 갈라 공연, 슈클랴로프의 '나를 버리지 마' 짧은 메모와 사진 두세장, 또 비가 오네 2
  19. 2016.06.21 슈클랴로프 공연 보러 마린스키, 꽃 2
  20. 2016.06.17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커튼 콜 사진 몇 장(청동기사상, 돈키호테)
  21. 2016.06.16 청동기사상(스메칼로프 안무) - 슈클랴로프 & 테료쉬키나 아주 짧은 메모 먼저 2
  22. 2016.06.11 슈클랴로프 돈키호테 커튼 콜(6.9) with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4
  23. 2016.06.11 6.10 목요일 밤 : 그의 화보집 득템, 성당, 오후부터 밤까지 좋은 시간 보냄 -샤스찌예, 아스토리야 바, 서프라이즈, 백야의 밤 산책 4
  24. 2016.06.10 못 자고 일단 조식 먹으러 옴, 어제 슈클랴로프 사진 몇장(다른 분이 찍은 것) 4
  25. 2016.06.10 6.9 수요일 밤. 마린스키 돈키호테, 슈클랴로프는 역시 근사한 남자, 보고 싶었던 분과 조우, 자고 먹고 해야 살아난다.. 4

 

 

 

8월 7일에 www.gramilano.com에 올라온 인터뷰 내용인데 재미있다. 이 사람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할까. 원문 링크는 아래. 영어와 노어 버전이 있다.

 

제일 좋아하는 배역이 로미오란 건 알았지만 아직 못 춰서 꼭 추고 싶은 배역이 마농 남자주인공이란 건 처음 알았다. 하긴 초창기에 거기서 조역만 췄지.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도스토예프스키란 것도 처음 알았다. 이 녀석, 너 문학을 좀 아는구나.

그리고 타란티노를 좋아한다고 함 ㅋㅋ

제일 두려운 게 뭐냐니까 피루엣이요! 라고 하는데 농담도 섞여 있겠지만.. 나 왜 이게 이해되지.. 얘가 공중회전은 아주 잘하는데 사실 땅을 딛고 하는 피루엣은 가끔 좀 위태위태할 때가 있다고 맘속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인가... (왜 하늘에선 잘 돌면서 땅에선 위태한 거야!) 그래도 요즘은 다시 좋아진 것 같다.

 

http://www.gramilano.com/2016/08/vladimir-shklyarov-answers-the-gramilano-questionnaire-dancers-edition/

 

 

When did you start dancing?

Ive suffered since childhood my Mum wanted me to do it.

 

Why did you start dancing?

Because I was forced toI didnt want to!

 

Which performers inspired you most as a child?

Soviet cinema performers Yuri Nikulin and Andrei Mironov.

 

Which dancer do you most admire?

Vladimir Varnava.

 

Whats your favourite role?

Romeo.

 

What role have you never played but would like to?

Des Grieux in Manon.

 

Whats your favourite ballet to watch?

Don Quixote with Mikhail Baryshnikov.

 

Who is your favourite choreographer?

Yuri Smekalov.

 

Who is your favourite writer?

Fyodor Dostoyevsky.

 

Vladimir Shklyarov-04Who is your favourite theatre or cinema director?

For movies, Tarantino for the theatre, Lev Dodin.

 

Who is your favourite actor?

Danila Kozlovsky.

 

Who is your favourite singer?

Zemfira.

 

What is your favourite book?

The one Im reading.

 

What is your favourite film?

Django Unchained.

 

Which is your favourite city?

St Petersburg.

 

What do you like most about yourself?

Ill leave that for others to say

 

What do you dislike about yourself?

I am very impulsive.

 

What was your proudest moment?

Creating my family!

  

When and where were you happiest?

I am happy when I happen to make those close to me happy.

 

What or who is the greatest love of your life?

My wife and my son!

 

What is your greatest fear?

Pirouettes!

 

If you could change one thing about yourself, what would it be?

My lazinessIm bad at waking up in the morning!

 

What do you consider your greatest achievement?

I hope its still to come.

 

What is your most treasured possession?

Faith in God.

 

What is your greatest extravagance?

It is difficult to remember which one

 

What do you consider the most overrated virtue?

In this sense, I always agree with my friend Yura!

 

On what occasion do you lie?

I never lie.

 

Vladimir Shklyarov-08If you hadnt been a dancer what would you have liked to be?

A guard.

 

What is your most marked characteristic?

Stubbornness.

 

What quality do you most value in a friend?

Loyalty.

 

What quality do you most value in a colleague?

Diligence.

 

Which historical figure do you most admire?

Spartacus.

 

Which living person do you most admire?

My son Alec.

 

What do you most dislike?

Lies.

 

What talent would you most like to have?

To be able to fly.

 

Whats your idea of perfect happiness?

The health of my family

 

How would you like to die?

So that life was not lived in vain.

 

What is your motto?

A beetle crawls, a spider crawlsbut a hawk, flies!

 

 

 

  ....

 

 

이 사람이 마린스키에서 마지막으로 춘 공연인 7월말 청동기사상 사진들이 alex gouliaev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아내인 쉬린키나와 춘 사진들인데 지난번 무대의 감동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사진 몇두장만.

 

사진 모두 alex gouliaev.

 

 

  ..

 

아래는 노어 버전 인터뷰.

 

 

Вопросы и ответы

 

Когда вы начали танцевать?

Мама хотелаМучаюсь с самого детства

 

Почему вы начали танцевать?

Заставляли! Я не хотел

 

Кто из артистов повлиял на вас больше всего в детстве?

Юрий Никулин и Андрей Миронов

 

Кем из артистов (балета, современного танца) вы восхищаетесь?

Владимир Варнава

 

Ваша любимая роль?

Ромео

 

Какую роль вы никогда не исполняли, но хотели бы сыграть?

Де Грие ( Манон )

 

Какой балет вы смотрите с удовольствием?

Дон Кихот с Михаилом Барышниковым

 

Ваш любимый хореограф?

Юрий Смекалов

 

Ваш любимый писатель?

Достоевский Ф.М.

 

Ваш любимый кино- и театральный режиссёр?

Кино Тарантино, театр Лев Додин

 

Ваш любимый актёр (театра, кино)?

Данила Козловский

 

Vladimir Shklyarov-03Ваш любимый певец, певица?

Земфира

 

Ваша любимая книга?

Та, которую читаю

 

Ваш любимый фильм?

Джанго освобождённый

 

Ваш любимый город?

Санкт Петербург

 

Что вам нравится в себе больше всего?

Пусть об этом лучше говорят другие

 

Что вам не нравится в себе больше всего?

Я очень импульсивен

 

Ваш момент для гордости?

Моя семья!

 

Когда и где вы были самым счастливым?

Я счастлив тогда, когда у меня получается сидеть счастливым близких мне людей

 

Что или кто любовь всей вашей жизни?

Моя жена и мой сын!

 

Чего вы больше всего боитесь?

Пируэтов

 

Если бы вы могли изменить в себе что-то одно, что бы это было?

Мою лень! ( плохо просыпаюсь по утрам )

 

Ваше самое большое достижение?

Надеюсь, оно впереди

 

Самая большая ценность, которой вы обладаете?

Вера в Бога

 

Самая большое расточительство, которое вы совершили?

Сложно вспомнить какое из J

 

Какая добродетель, по вашему мнению, переоценена?

В этом смысле я всегда солидарен с моим другом Юрой! J

 

По какому случаю вы можете солгать?

Я никогда не вру

 

Если бы вы не были танцовщиком (балериной), кем бы вы хотели быть?

Охранником

 

Ваша самая характерная черта?

Упрямый

 

Vladimir Shklyarov-12Какое качество вы больше всего цените в друзьях?

Верность

 

Какое качество вы больше всего цените в коллегах?

Трудолюбие

 

Ваш любимый исторический персонаж?

Спартак

 

Ваш любимый герой в реальной жизни?

Мой сын Алекей

 

Что вы больше всего ненавидите?

Ложь

 

Каким талантом вы хотели бы обладать?

Летать

 

Что для вас счастье?

Здоровье моих близких

 

Как бы вы хотели умереть?

Так, чтобы жизнь была прожита не зря

 

Ваш девиз?

Жук ползёт, паук ползёт, а ястреб летит

 

 

 

:
Posted by liontamer

 

 

 

지난 4월 16일, 모스크바의 스타니슬라프스키 네미로비치 단첸코 극장, 혹은 МАМТ(Московский академический Музыкальный театр 모스크바 국립 음악 극장)의 백조의 호수에 옥사나 카르다쉬와 함께 출연했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당시 공연 클립 몇개 올려본다.

 

이 극장의 백조의 호수는 블라지미르 부르메이스테르 버전을 따르고 있다. 음악도 오리지널 차이코프스키 스코어를 혼용하고 있어 2막의 흑조 2인무에서 쓰는 음악도 요즘 마린스키 버전과는 다르다. (발란신의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를 생각하시면 될듯) 그리고 파이널도 마법에 걸린 백조가 실제 인간 아가씨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끝난다.

 

나는 사실 마린스키 버전처럼 지그프리드가 화끈하게 로트바르트 날개를 북 뜯어죽이는 게 속시원하고 좋긴 한데.. 아니면 아예 확 비극이 되어버리거나...

 

그래서 개인 취향에 따르자면 이 버전은 좀 지그프리드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허우적거리다 어찌어찌 잘되는 분위기라 딱히 좋아했던 적은 없지만... (파이널 클립 보시면 아실 거예요. 이게 뭐야 왕자 죽니? 어? 어? 하다가 이상하게 잘되는 분위기 ㅋㅋ) 그래도 허우적거리고 울고불고하는 슈클랴로프 지그프리드는 귀여우므로...

 

파트너는 옥사나 카르다쉬... 인데 나의 팬심으로 인해 여기 올리는 클립들은 파이널 빼곤 슈클랴로프 지그프리드 위주입니다(미안해요 ㅠㅠ 근데 이 백조의 호수는 지그프리드 분량이 별로 없음)

 

많이들 보시는 마린스키나 볼쇼이 버전과는 조금씩 다른 안무입니다~

 

 

 

1막의 지그프리드 솔로. 머리 말끔하게 빗어넘기고 '나는 왕자요~' 하고 나타나 으쓱으쓱 춤추는 지그프리드 슈클랴로프. 석궁 꼭 쥐고...

 

 

 

2막 무도회. 흑조 오딜에게 속아 헤벌레해서 좋다고 솔로 추고 있는 바보 라고 쓰고 귀엽다고 읽는다 지그프리드...

 

발란신은 이 음악을 뽑아내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를 안무했는데, 잘 보시면 발란신 안무와는 좀 다릅니다~ (http://tveye.tistory.com/4945 의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 솔로 클립 참조)

 

 

 

역시 2막. 바보 지그프리드, 오딜에게 청혼했다가 홀랑 속은 것을 알게 되어 두둥! 충격! 우왕좌왕... 엄마한테 달려가 울고불고 하다가 그래도 내 여자 내가 찾으리 하고 후다닥 달려나감. 이게 슈클랴로프니까 귀엽지 다른 지그프리드였으면 한대 패주고 싶었을지도 :)

 

나는 원래 백조의 호수에서 이 장면을 매우 좋아하는데 슈클랴로프 지그프리드의 귀여움과는 별개로 이 부르메이스테르의 안무 버전은 좀 맘에 안 든다. 극적인 효과도 너무 약하고 로트바르트도 안 무섭고 갑자기 진상이 확 밝혀져야 더 드라마틱한데 이건 중간에 너무 뜸을 들이는 경향이 있음...

 

 

 

 

이것이 파이널.

 

백조의 호수야 워낙 버전이 많긴 하지만 국내에서야 보통 두어가지 파이널을 많이 보시므로... 약간 다른 MAMT 파이널을 한번 보세요~

 

나의 불만은... 여기서 왕자가 너무 하는 일이 없다는 것임 -_- 아예 화끈하고 멋있게 죽든가... 아니면 멋있게 영웅이 되든가... 뭐야 이게... 뭐 했다고... 같이 죽고자 하여 진정한 사랑으로 마법을 물리쳤다..인 것 같다만...

 

(나는 그냥 백조 들어올리고 두다다 득달하고 로트바르트 날개 뜯는 네가 더 좋아 ㅠㅠ 아니면 장엄하게 전사해버리거나... 이건 뭐 전적으로 드라마틱한 걸 좋아하는 내 취향 탓입니다)

 

 

 

 

하여튼, 빵끗 웃으며 춤추는 지그프리드 슈클랴로프 사진으로 마무리.

 

:
Posted by liontamer

 

 

어제로 마무리된 도쿄 공연. 슈클랴로프와 사라파노프, 다닐 심킨을 비롯한 유명 남성 무용수 몇명 및 사라 램 등 발레리나 2명이 참여했고 주제는 무려 '왕자님'..과 '공주님'.

 

일본은 발레 애호가들이 많아서 부럽다. 국내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조합에 도저히 볼 수 없는 작품들.. 슈클랴로프는 발레101, 에튀드, 5탱고 등을 췄다... 아, 좋겠다... 심지어 사라파노프 심킨 슈클랴로프가 한자리에...

 

도쿄 쪽 무용수들과 다같이 찍은 사진. 제일 한가운데 왕자님처럼 서 있는 꽃돌이 슈클랴로프. 그리고 그 옆에 옆에 서 있는 사라파노프 ㅋ

 

 

사진사는 캡션대로 kionori hasegawa

맨 오른쪽 발레 101 숏팬츠 복장이 슈클랴로프.

 

 

이건 프로그램 중 슈클랴로프 페이지. 일본 팬이 캡처해 올린 사진.

 

 

 

아악, 오글오글... 이게 이 공연 제목... 아, 으.... 어어...

아무리 그래도 이거 좀 오글오글..

그와중에도 슈클랴로프는 왕자님 같긴 하다 ㅋㅋ 옆의 심킨이랑..

근데 이 포스터 정말 미치겠다...

 

 

꽃분홍 포스터의 환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연습실의 왕자와 공주들 ㅋㅋㅋ

빨간 덧신 신고 면도 안한 슈클랴로프, 맨 오른쪽.

 

이건 발레 101.

이 사람이 추는 무대로 보고 싶어 ㅠㅠ

 

 

사진만 올리면 아쉬우니..

얼마전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갈라 공연에서 차이코프스키 2인무를 춘 슈클랴로프의 솔로 영상 클립.

 

 

:
Posted by liontamer
2016. 7. 18. 19:04

마린스키 신관 내부 사진 몇장 2016 petersburg2016. 7. 18. 19:04

 

 

지난 6월 19일, 마린스키 신관.

이날은 스트라빈스키의 3악장교향곡과 봄의 제전 공연을 보러 갔었다. 슈클랴로프는 안 나왔지만 봄의 제전 때문에 간 거였다. 봄의 제전은 사샤 발츠 안무.

전에 공연 보고 메모 남겼지만 두 작품 모두 성에 차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이날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했고 연주가 좋았으니 그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날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4824)

 

신관에서 찍은 사진 몇장. 대부분 폰으로 찍었다.

 

 

 

 

프로코피예프 기념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오른쪽 제일 아래 슈클랴로프의 로미오 사진이..

 

 

 

그래서 꽃돌이의 팬은 그의 사진만 확대하여 이렇게 찍어놓음

 

 

2층에 있는 카페.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렇다.

 

 

나는 보통 일찍 가서 입장해 카페 열자마자 들어가 자리를 잡는 편이다. 안 그러면 자리 없음..

 

이날은 몸이 좋지 않아 녹차 마셨다.

 

 

지하에 있는 코트 보관소. 이때도 일찍 왔기 때문에 텅텅... 그리고 여름이라 별로 여기 사람이 없다. 그러나 겨울이면... 터져나간다.

 

:
Posted by liontamer

 

 

 

지금 구상하는 글은 미샤가 등장하는 본편이나 외전 우주에 속해 있지 않으니 크게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어떤 면에서는 약간은 연관되는 것 같기도 해서... 사진과 메모들 뒤지다가...

 

종종 발췌해 올렸던 본편 우주 장편(미샤의 친구이자 애인인 트로이가 심리적 화자로 나옴) 중반부에는 당시 레닌그라드에서 아주 인기많았던 제과점(..이자 지금도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이 사랑하는 옛날식 제과점) 세베르와 그곳에서 파는 케익에 대한 얘기를 두어번 썼다.

 

세베르랑 거기서 내가 좋아하던 까르또슈까(위의 저 초콜릿 경단 같은 디저트)에 대해 떠올리다가... 아래 부분을 발췌해본다. 세베르와 케익에 대한 얘기만 있는 건 아니고... 미샤와 파트너 발레리나 지나이다의 티격태격 메모도 있고 미샤의 아파트 묘사도 있다. 그리고 미샤도 물론 등장한다.

 

미샤는 단 걸 안 먹지만... 그러나 그 역시 좋아하는 케익이 있긴 있었으니... ㅠㅠ

 

그리고 파트너이자 한 아파트 동거인인 지나이다와의 관계는 이러했으니...

 

소설 중반부. 배경은 1975년 말. 미샤는 스무살이고 키로프 수석무용수로 잘 나가고 있으며 지나이다와는 최고의 파트너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알리나 소모바의 연습실 장면. 파트너들의 연습실 느낌이 좋아서 여기 올려본다. 사진은 alex gouliaev.

 

..

 

 

'세도바'는 지나이다의 성, 맨앞에 나오는 '크류코바'는 당시 키로프 최고의 발레리나로 신입이었던 미샤를 전격 자기 파트너로 발탁했던 인물이다(두딘스카야 같은 존재였음. 물론 내가 만들어낸 인물)

'코무날카'는 공동아파트이다.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12월 하순부터 미샤는 한동안 극장 근처의 자기 아파트에 머물렀다. 크류코바의 부상으로 지나이다가 비엔나와 프라하, 바르샤바 투어에도 투입되었기 때문에 집이 비었고 호두까기 인형에 캐스팅되어 연습 때문에 바빴기 때문이다. 미샤는 그 작품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역을 추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언제나처럼 열심이었다.

 

 

그날은 공연이 없는 월요일이었다. 미샤가 아침에 극장에서 트로이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침이라는 것과 전화를 했다는 것 둘 다 드문 일이었다. 그는 혹시 아파트에 자신의 노트와 파란 케이스 안에 들어 있는 필름,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초기 단편집이 있느냐고 물었다. 트로이는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부엌 식탁과 책장을 재빨리 둘러보았다.

 

 

노트랑 케이스는 찾았고, 책은 없어. 너 그 책은 우리 집에 가져온 적 없었던 것 같은데? ”

 

“ 너 혹시 ‘백야’ 있어? ”

 

“ 아, 그건 있어. 극장으로 가져다줄까? ”

 

“ 아니, 괜찮아. 금방 집에 들어갈 거라서. 저녁에 들를게. ”

 

급하게 필요한 거라면 집으로 갖다 줄게. 어차피 강의 때문에 나가야 해. ”

 

“ 아, 그럼 부탁해. 고마워. ”

 

 

트로이는 책장 구석에서 ‘백야’가 수록되어 있는 19세기 단편 모음집을 찾아냈다. 오래된 책이라 먼지가 뿌옇게 피어올랐다. 뜬금없이 왜 그 소설을 찾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미샤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좋아해서 학창 시절에도 종종 트로이와 열띤 토론을 벌이곤 했지만 그 대상은 주로 유형 이후 발표한 작품들이었다. 백야는 그의 취향에 비해 지나치게 감상적이었다.

 

 

그는 가방에 책과 필름 케이스, 그리고 표지가 반쯤 접힌 노트를 챙겼다. 미샤는 항상 노트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리허설 중인 춤의 동선을 짜고 리브레토를 재구성하는가 하면 오선도 생략한 채 음표와 기호를 휘갈겨 놓았다. 소설이나 시의 구절 몇 개를 불쑥 적어 놓을 때도 있었고 가끔은 오로지 숫자들만 써내려갔다. 트로이의 눈에 그 노트들은 2차 대전 암호 해독서나 이사악의 물리학 강의 메모보다도 더 복잡하게 보였다.

 

 

가방에 집어넣기 전에 노트를 넘겨보니 춤과 관련된 예의 그 수수께끼 같은 수많은 메모들이 빽빽했지만 중간 중간에 녹색 볼펜으로 휘갈긴 다른 사람의 글씨도 등장했다. 필체와 색깔이 계속해서 같은 것을 보니 동일인이었다. 내용을 보니 파트너인 지나이다가 분명했다. 그녀는 미샤의 메모에 동그라미를 쳐놓기도 하고 커다랗게 가위표를 슥슥 그어놓기도 했다.

 

 

이건 진짜 말도 안 돼,네가 계속 포앙트를 고집하면 아사예프가 혈압으로 쓰러질 거야,그 잘난 앙트르샤 횟수 좀 줄이시지! 따위의 메모가 힘찬 필체로 따라나왔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춤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메모도 등장했다.

 

 

 아까 누가 세베르에서 모코를 한판 사다줬어. 빨리 끝내고 먹자 라는 어쩐지 간절하게 느껴지는 녹색 글씨 아래 평소와는 달리 인쇄체로 또박또박 적어 놓은한조각도 아니고 한판! 몸매 관리 안하시나, 여왕님? 이 이어졌다. 미샤의 반짝거리는 까만 눈이 그대로 보이는 것 같았다.

 

물론 녹색 글씨가 다시 이어졌다. 한판 다 해치우고 10킬로 쪄서 누구 허리를 분질러버릴 테야!

 

메모의 마지막은 다 먹지 말고 나도 한조각만 줘라는 하소연으로 끝났다.

 

 

 

파트너들의 대화에 매료된 트로이는 페이지를 더 넘겨보았다. 평소에 별로 장난기도 없고 애교는 더욱 없는 미샤가 지나이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새롭고 신기했다. 어쩌면 10여 년 동안 쌓여온 친밀감 때문일지도 몰랐다.

 

 

생리 첫날이니까 알아서 잘해.

 

내가 피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다른데 피나게 해주겠어!

 

 

 

 

제발 넥타이 매고 와, 파리에 가고 싶으면 내 말 들어 !

 

타이 잃어버렸어

 

나가서 사와, 정 안되면 레냐 거 빌려.

 

정장 싫어

 

.. 들어.

 

 

마지막 페이지에는 아주 짧게 휘갈겨 쓴 메모가 있었다.

 

 

일린 오는 걸로 결정. 기뻐?

 

아주!

 

 

 

또 다시 그 이름이 있었다. 일린. 짧고 명료하게 울리는 이름.

 

 

 

그는 강의 자료도 함께 챙겨서 집을 나섰다. 극장 거리까지는 가까웠으므로 걸어갈까 했지만 다시 눈보라가 치고 있었으므로 버스를 탔다.

 

 

잠시 그는 네프스키로 나가 세베르에서 모코를 한조각 살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미샤는 케익이나 초콜릿을 기피하는 편이었지만 트로이는 라리사의 집에 가서야 그가 단 것을 정말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을 제어하는 것뿐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모코는 별로 달지도 않았다, 버터크림과 견과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케익 한조각이 아니라 한판을 그 자리에서 다 해치워도 전혀 문제가 없을 몸을 가진 애가 그렇게 자신을 몰아세운다는 게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어릴 때부터 그랬을 것이다. 여섯 살 이후로는 썰매도 타러 간 적이 없고 스케이트나 스키는 더더욱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축구를 해보기는커녕 제니트와 스파르탁조차 구분 못할 것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정해진 스트레칭을 마치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지 않고 음식이 싱겁더라도 결코 소금을 더 치지 않았다. 그처럼 자기 제어에 뛰어난 사람이 어째서 규율이 관련된 일이나 애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렇게 무모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긴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미샤 야스민을 샅샅이 이해해 본 적이 거의 없었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   *   *

 

 

 

 

미샤는 아직 극장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아파트 문은 잠겨 있었지만 트로이는 예비 열쇠를 한 벌 가지고 있었다. 미샤가 어머니도 아니고 자신에게 그 열쇠를 건네줬다는 데 트로이는 남몰래 깊은 자부심을 느꼈다.

 

 

미샤와 지나이다의 아파트는 19세기 건물이었지만 내부는 완전히 최신식으로 수리되어 있었다. 그 정도로 넓은 집이라면 적어도 서너 가구가 들어와 사는 코무날카여야 정상이었다. 다닐로프가 주택관리국에 수완을 발휘한 것인지, 지나이다의 막강한 부모가 실력을 행사한 것인지, 아니면 드미트리 마로조프가 배후에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원래 스타들에게는 그 정도 대접을 해주는 건지도 몰랐다. 널찍한 거실 벽에는 바와 거울이 설치되어 있었고 나무 마루가 깔려 있었다. 지나이다가 가져온 소형 피아노도 한 대 있었다.

 

 

잠시 트로이는 몇 년 전 타냐의 생일에 미샤가 늦게 도착한 벌로 노래를 불러야 했던 때를 떠올렸다. 아마 72년이었던 것 같았다, 미샤가 학교에 다닐 때였으니까. 그때 그는 지겨운 생일 축하곡 대신 타냐가 좋아하는 데이빗 보위의 불경스러운 노래를 불렀는데 기억은 흐릿하지만 ‘The man who sold the world’ 였던 것 같았다. 기타 대신 피아노를 치면서 불렀는데 그때 트로이는 그 애가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노래를 하는 것도 처음 들었다. 학교에서 배웠는지 피아노를 꽤 잘 쳤다. 노래는 말투와 똑같았다, 나직하고 또렷하고 시를 읊는 것처럼 근사하게 불렀다. 타냐는 좋아서 반쯤 울었고 다른 친구들은 반주자를 찾아낸 게 기뻐서 족히 한 시간 가까이 미샤에게 각종 로큰롤 연주를 시켰다. 그때 트로이는 그 애를 향한 은밀한 갈망으로 몸을 태우고 있었고 한동안 보위 노래만 들으면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타냐의 집에 들르면 피아노 쪽은 쳐다볼 수도 없었다.

 

 

미샤와 지나이다는 양쪽 끝에 있는 침실을 쓰고 있었다. 호화스런 아파트답게 각각 욕실이 딸려 있었다. 두 침실 사이에도 방이 하나 더 있었는데 손님용 침실로 쓸 때도 있었지만 보통은 지나이다의 의상과 각종 물품들을 보관하고 있었다. 미샤는 현관에서 제일 가까운 쪽에 있는 방을 그런 용도로 썼다. 그는 기사도를 발휘해 지나이다에게 남향의 넓은 방들을 내주고 아파트 내부도 그녀의 강렬하고 화려한 취향대로 꾸미도록 내버려두었다. 하긴 집에 제대로 머무는 적이 없으니 신사답게 행동한 거라기보다는 그저 귀찮았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천정이 매우 높은 집이었는데 나선계단을 따라 조그맣게 복층 구조로 되어 있었고 평소에는 비워두는 손님용 침실이 하나 있었다.

 

 

부엌은 넓고 밝았으며 거실 한쪽에는 조그만 방이 하나 더 있었다. 거실의 바를 제외하고는 둘이 유일하게 공동으로 쓰는 공간이었는데 일종의 서재였다. 세 개의 책장에 발레와 음악, 미술, 극장 관련 서적들과 레코드, 테이프들이 잔뜩 꽂혀 있었다. 등받이 없는 의자가 두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에는 장식 술이 달린 꽃무늬 숄이 아무렇게나 걸쳐져 있었고 나머지 의자에는 낯익은 노트 두 권이 놓여 있었다. 지나이다와 미샤가 그 조그만 의자에 앉아 머리를 맞대고 열띠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하자 이해할 수 없는 질투심이 솟아올랐다. 그 둘 사이에는 아무런 연애 감정이나 성적 긴장감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하긴 그는 지나이다의 마음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으므로 속단할 수도 없었다.

 

 

 

거실의 티 테이블 위에 노트와 필름 케이스, 책을 내려놓고 막 나가려고 했을 때 문이 열리고 미샤가 들어왔다. 극장에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온통 하얗게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는 현관에서 모자와 코트를 벗어 눈을 대충 털어냈다. 눈썹과 속눈썹, 입술 위에도 눈과 얼음이 붙어 반짝거렸다. 뺨과 턱에는 붉은색 얼룩이 있었다.

 

 

“ 목도리는 어쨌어? ”

 

“ 극장 나오는데 처음 보는 여자애들이 달려들어서 벗겨갔어. ”

 

“ 그나마 모자는 지켰네. ”

 

“ 머리 뜯길 뻔 했어. 단추는 몇 개 뜯겼어. ”

 

“ 얼굴에 묻은 건 뭐야, 립스틱이야? ”

 

 

미샤가 현관에 붙어 있는 거울을 힐끗 보더니 짜증도 내지 않고 손등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 다닐로프가 차 줬을 때 그냥 받지 그랬어. 얼굴 다 알려졌는데 그렇게 걸어 다니다간 팬들한테 진짜로 봉변당한다. ”

 

“ 그래, 차를 사긴 해야겠다. ”

 

 

순순히 동조하면서 미샤가 하품을 했다. 욕실 쪽으로 걸어가면서 스웨터를 벗고 나머지 옷들을 하나하나 벗어 떨어뜨렸다. 왼쪽 어깨와 등 사이에 달걀만한 멍이 들어 있었다. 색깔을 보니 새것이었다.

 

 

“ 등은 왜 그래? ”

 

“ 아까 스텝이 꼬여서 자빠졌어. ”

 

“ 호두까기가 그렇게 어려워? ”

 

“ 아니, 그거 말고. 나 혼자 뭐 좀 연습하다가. ”

 

“ 너도 그렇게 넘어지는구나. ”

 

연습할 땐 많이 넘어져. 그래도 지나를 떨어뜨린 적은 없어서 다행이야. ”

 

“ 지나 말고 다른 여자들은 떨어뜨린 적 있어? ”

 

음, 그때 이바누슈카 리허설 하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옥사나를 제대로 놓친 적이 있어. 안 다쳐서 정말 다행이었지. 그래서 옥사나가 날 별로 안 좋아해. ”

 

의외네, 그 여잔 지나보다 더 조그맣잖아. 난 폴리나일 거라고 생각했어. ”

 

“ 폴리나는 테크닉이 좋다니까 왜 아무도 안 믿는지 모르겠네. 키가 180센티인 건 그 사람 잘못이 아닌데. ”

 

“ 어쨌든 어깨 다쳤잖아. ”

 

“ 폴리나 때문이 아냐, 연습할 때 내가 균형을 잃어서 그랬어. ”

 

 

어깨를 한쪽으로 돌리면서 미샤가 욕실로 들어가려다 트로이 쪽을 돌아보았다.

 

 

“ 강의 언제야? ”

 

“ 아, 지금 가야 해. 티 테이블 위에 책이랑 다 놔뒀어. ”

 

“ 고마워. ”

 

“ 넌? 다시 극장에 갈 거야? ”

 

“ 아니, 연구해볼 게 있어. 좀 자고 나서. ”

 

“ 그래, 눈 좀 붙여라. 며칠 못 잔 얼굴이네. ”

 

“ 얼굴은 그 아가씨들이 쥐어뜯어서 그런 거야. ”

 

“ 그래도 다 네 관객들이니 받아들여. 네 무대를 좋아하잖아. ”

 

“ 글쎄, 그건 그냥 가수나 배우 사진을 모으는 것 같은 거야. 대부분의 관객들은 극장에 꿈을 꾸러 와. 환각을 보러 오는 거지. 원하는 걸 주지 않으면 돌변할 거야. ”

 

“ 설마 무대에 불이라도 지르겠냐. ”

 

“ 괜찮은 관객들이라면 배우를 찢어죽이겠지. ”

 

“ 그런 말 하지 마. 관객들 무시하지 말고. 어쨌든 널 보러 오는 거니까. ”

 

“ 무시하지 않아. 내가 그랬잖아, ‘괜찮은’ 관객들이라고. ”

 

 

이제 옆으로 번져버린 붉은 얼룩과 눈 아래 깊게 패인 그림자 너머 아직도 그 황폐하고 어두운 표정이 남아 있었다. 잠시 그는 강의를 빼먹고 이곳에 남아 있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미샤가 너무 피곤해 보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자도록 내버려두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공연 목요일이지? 타냐랑 보러 갈게. ”

 

“ 응, 그때 봐. ”

 

 

미샤가 욕실로 들어간 후 트로이는 무의식적으로 바닥에 점점이 떨어져 있는 옷가지들과 가방을 주워서 소파에 올려놓았다. 지퍼가 열린 가방에서 리본 달린 곰 인형과 캔디 상자들과 향수를 뿌린 예쁜 편지 봉투 몇 개가 쏟아졌다. 봉투에 들어 있지 않은 카드도 한 장 있었는데 호기심에 펼쳐보니 피처럼 새빨간 잉크로 무시무시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세도바와 당장 헤어져요!

안 그러면 그년한테 황산을 끼얹을 거야!

 

 

 

그 끔찍한 카드를 내려놓은 후 그는 코트를 입었다. 왜 그 메시지를 읽었는데도 지나이다가 아니라 미샤가 걱정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마 지나이다는 그런 협박을 두려워하기에는 너무나 당당한 여왕님처럼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니콜카 이후 그는 미샤가 어디선가 칼에 찔리거나 총에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내밀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었다. 물론 그런 무서운 일이 생긴다면 정부들 중 하나의 짓이겠지만 카드를 보고 나니 극성팬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

 

 

파트너들의 연습실 사진 두 장 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디아나 비슈뇨바. 신데렐라 리허설. alex gouliaev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도로테 질베르의 라 바야데르 리허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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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가 트로이에게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야'를 가져다달라고 하는 이유는 다음 챕터에서 볼쇼이에서 온 안무가 일린이 미샤를 위해 이 작품을 안무해주기 때문이다. 일린에 대한 이야기는 이 writing 폴더에서 여러번 발췌했으므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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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에서 인용되는 극성팬의 카드 협박에 대한 얘기는, 사실 세르게이 필린 황산투척 사건보다 이전에 쓴 것이다. 광팬들이 많은 미샤의 특성상 저런 협박편지를 많이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볼쇼이에서 필린 황산 테러 사건이 일어나서 깜짝 놀랐다. 심지어 황산까지 똑같다. 역시 저 동네 무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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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트는 페테르부르크 축구팀, 스파르탁은 모스크바 축구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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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가 '라리사의 집'에 대해 생각하는 장면은 전에 발췌한 이야기와 관계가 있다. 라리사는 트로이의 아버지가 재혼한 리가의 여인이다. 트로이와 미샤는 그 집에 가서 저녁을 얻어먹는다.

그 이야기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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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이다와 미샤가 주고받은 메모와 트로이의 상념 속에 등장하는 세베르와 모코에 대한 메모는 아래... 몇년 전 따로 글에 등장하는 장소나 주요 소재에 대해 정리할때 개인용 블로그에 썼던 메모이다.

 

 

 

<'세베르'와 '모코'에 대한 메모 : 2013년 9월>

 

 

 

 

 

 

 

러시아어로 세베르(СЕВЕР), 즉 북쪽이라는 뜻의 유명한 디저트 카페이다. 올해 110년이 되었으니 소련 전환 이전에 생긴 곳인데 지금도 유명하다.
 

네프스키 대로 한복판의 어느 건물 반지하에 위치한 세베르는 딱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디저트들과 빵, 케익, 쿠키가 가득한 곳이다.


 

지금은 리모델링을 해서 널찍하고 쾌적한 카페로 바뀌었지만 내 기억 속 90년대말 세베르는 어두컴컴한 조명과 불친절한 점원들, 높은 원탁을 둘러싸고 선 채 종이접시에 얹힌 조각 케익(삐로즈노예)이나 파이, 까르또슈까를 먹고 종이컵에 담긴 싸구려 티백 홍차나 진한 커피에 설탕을 부어먹는 러시아인들로 득실거리던 아주 소련답고 러시아다운 카페였다.
 


 

지금은 페테르부르크에도 워낙 세련되고 현대적인 카페들이 많기 때문에 아무리 리모델링을 했어도 세베르는 좀 아날로그 풍이고 '옛날 카페'란 느낌이 난다. 파는 케익이나 과자도 그렇고. 그래서인지 여전히 중년 부인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찾는다. 


 

나는 이 소설의 중반부에서 세베르를 한번 등장시켰다. 트로이가 할머니를 위해 까르또슈까를 사러 갔다가 카페 구석 원탁에 모여 차를 마시며 얘기 중이던 미샤와 그의 극장 동료들과 마주치는 장면이었다. 물론 트로이와 미샤는 레닌그라드 토박이였으므로 세베르는 아주 친숙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세베르에서 미샤는 트로이를 자기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그가 좋아하는 메도빅과 커피를 권해준다. 이곳에서 트로이는 그에게 아주 불편한 존재로 각인되는 볼쇼이 출신 안무가 스타니슬라프 일린을 소개받는다.

 

 

 

 

 

 

 

 

요즘은 이렇게 환하고 널찍한 카페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절대 이렇지 않았다. 훨씬 좁고 어두웠으며 의자도 없이 둥글고 높은 테이블들만 몇개 늘어서 있어서 사람들이 그걸 둘러싸고 와글거리며 케익과 차를 먹었다.

 



이 사진은 작년(2012년)에 내가 갔을 때. 까르또슈까랑 홍차 먹는 중. 이젠 종이접시도 종이컵도 아니다!

 

 

 

 



이것은 모코. 세베르에서 유명한 케익 중 하나. Mokko(모코)라는 케익으로 버터크림, 커피, 코냑, 초콜릿 등이 들어간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꽤 투박하고 촌스러운 옛날 아날로그 풍 케익인데 의외로 아주 맛있다. 90년대 페테르부르크에 살 때 가끔 조각케익으로 사먹었고 생일날에는 통 크게 조그만 케익을 한 판 사기도 했다.


 
이번에도 사와보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더 이상 모코는 조각 케익으로는 팔지 않고 저렇게 한 판 단위로만 팔고 있었다 ㅠㅠ

 

소설에서 미샤와 지나이다는 둘 다 이 케익을 좋아하는데 단 것을 일단 먹고 보자 주의의 지나이다와 달리 미샤는 스파르타식으로 '단거 안먹어!' 하고 끝끝내 안 먹고 버티는 타입이다. (하지만 저 모코를 매우 먹고 싶어하는 약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이 사진들은 지금 세베르에서 팔고 있는 케익들.


 
물론 티라미수 같은 '서구식', '요즘' 케익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련 시절부터 팔던 전통적 케익들이다. 모양도 그렇고 맛도 꽤나 소박하고 달콤한데 먹을수록 정감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버터크림이 주종을 이룬다.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고 딱 '옛날; '아날로그' 맛이 난다.

 

 

 

 

** 위의 메모에서 언급되는 세베르에서 트로이가 미샤의 친구들과 일린을 만나는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발췌해 보겠다 **

 

 

...

 

 

** 미샤가 타냐의 생일에 불렀던 데이빗 보위의 노래 'The man who sold the world’ 실제 노래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4681

 

 

:
Posted by liontamer

 

 

며칠 전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트윗과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가을 새 시즌에 슈클랴로프가 게스트 프린시펄로 합류해 9월 잠자는 미녀 등 몇가지 공연에 출연한다는 기사가 실렸었다.

 

솔직히 말해서 좀 걱정스럽긴 했다. 바이에른으로 가는 건 가는거고, 어쨌든 마린스키에 적을 둔 상태인데 같은 페테르부르크의 라이벌 극장(당연히 마린스키야 여길 라이벌로 생각하진 않겠지만)에 동시에 출연한다니.. 내가 마린스키 측이라도 탐탁치 않게 여길 것 같았다. 잘 해결했으니까 그러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역시 좀 문제가 있었던 듯하다. 3~4일 전 미하일로프스키 홈페이지에 아래와 같이 다시 기사가 떴다. 읽어보면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도 은근히 무용수를 비난하고 있음 ㅠㅠ

 

개인적 문제라고는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마린스키 쪽에서 안 좋아했을 것 같아... 이게 외국 극장들에 나가는 것과는 좀 다른 문제일 것 같고... 하여튼 이 사람에게 별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ㅠㅠ 이 사람이 미하일로프스키에 보낸 레터에 쓴 단어들도 그렇고 좀 걱정스럽네. 책임감이 강한 사람인데 괜히 신뢰를 잃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ㅠㅠ 폴루닌처럼 평가받으면 안되는데...

 

아래는 그 기사. 위가 노어 버전, 아래가 영어 버전...

 

 

http://mikhailovsky.ru/press/news/vladimir_shklyarov_performances_cancelled/

Выступления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отменены

Уважаемые зрители!

С большим сожалением вынуждены сообщить, что ранее анонсированные выступления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отменены. 30 июня артист подписал документы, где зафиксированы даты и количество его выступлений в Михайловском театре в предстоящем сезоне, а 9 июля в личном письме от этих договоренностей отказался, сославшись на «ряд личных обстоятельств». Также в письме содержится фраза «любые слова будут пусты и нелепы» — и с этим тезисом артиста невозможно не согласиться. Желаем Владимиру Шклярову творческих успехов и выражаем надежду, что в будущем он сумеет более уверенно управлять своими личными обстоятельствами и более ответственно относиться к своим словам.

 

http://mikhailovsky.ru/en/press/news/vladimir_shklyarov_performances_cancelled/


It is with great regret that the Mikhailovsky Theatre is obliged to inform theatregoers that the previously announced performances by Vladimir Shklyarov have been cancelled. On 30 June, the artist signed documents confirming the dates of his performances at the Mikhailovsky Theatre for the upcoming season, but on 9 July, he wrote a letter cancelling these commitments, citing “a number of personal complications.” His letter contains the following phrase: “Any further words would be empty and inappropriate”. It is difficult to disagree with the artist on this point. We wish Vladimir Shklyarov all the best in his career and hope that in future he will be better equipped to manage his personal circumstances and better able to keep to his commitments.

..

 

 

내 개인적으로는 이 사람이 마린스키에 적을 두고 있는 이상 미하일로프스키에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볼쇼이야 모스크바에 있으니 또 다른 문제고... 그렇지만 무용수의 신뢰도나 명성에 해를 끼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하여튼 별 문제 없이 이 사람이 잘 헤쳐가기를 바란다. 뭐 오늘도 도쿄에서 '왕자님들'이란 주제로 갈라 공연하고 있다만...

 

하여튼 저 «ряд личных обстоятельств», «любые слова будут пусты и нелепы»란 문구들 때문에 맘이 좀 안 좋음. 저런 내용을 기사에 그대로 올린 걸 보면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쪽에선 많이 열받은 듯...ㅠㅠ

 

무슨 문제이든 잘 해결되길, 발로쟈!

 

..

 

좀 우울한 소식이었으니.. 그래도 이 사람 사진 두어장으로 마무리

 

 

 

지금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갈라 공연 프로그램북에 실린 사진인 듯.

사진은 캡션대로 kiyonoru hasegawa

 

 

 

역시 동 갈라에서의 한스 반 마넨의 5탱고 공연 사진으로 보임. 사진은 캡션대로 kiyonoru hasegawa

 

 

 

발레 101

 

이건 지난번에 춘 고팍

 

 

:
Posted by liontamer

 

 

이 메모는 내가 6월 8일에 갑자기 페테르부르크로 떠나면서 모스크바 공항에서 환승을 기다릴 때 폰에 남긴 것이다. 그날 아침부터 공항에서 아에로플롯 모스크바행 탑승해 모스크바 쉐레메티예보 공항에 내렸을 때까지. 사진도 전부 폰으로 찍은 것이다. 경유를 해서 페테르부르크엔 밤중에 도착했고 한국 시각으론 다음날 새벽이었던 터라 완전히 녹초가 되어 쓰러졌기 때문에 그날 메모는 제대로 남기지 못했다.

 

오늘 폰으로 찍었던 사진들 보다가 이 메모를 발견했다. 그때 기분이라든지 황망함 등이 여전히 느껴진다. 그때 메모와 사진들, 추가 메모 좀 올려본다.

 

위의 사진은 동네에서 인천공항 가는 버스 타고 그 안에서 찍은 것.

 

..

 

 

6.8 수요일

 



간밤에 가방 끌고 기차로 올라와 자정 다 되어 귀가. 빨래를 하고 가방을 꾸리고 자리에 눕자 새벽 두시 반이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1시 10분 비행기였지만 아에로플롯이라 사전좌석 지정이 안돼서 할수 없이 일찍 나섰다. 멀미와 비행공포가 있다보니 가급적 앞자리를 얻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7시 40분쯤 나왔는데 리무진 정류장까진 15분쯤 걸어야 한다. 가방이 무거워서 힘들다. 여름인데, 코트도 없고 먹을것도 거의 안챙겼는데 왜 이리 무겁나 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여름이니 어차피 옷이 얇고 껴입으면 되지!' 하면서 옷을 여러벌 챙기고 기분전환을 위해 극장용 꽃무늬 원피스를 세벌이나 쑤셔넣고 올 6월 뻬쩨르 춥고 비온다 해서(작년 7월에도 고생했다) 트렌치코트도 넣었다..

 

그리고 급한 업무를 처리해주기 위해(나는 영원한 노예인가..) 노트북과 외장하드도 챙겨옴 ㅠㅠ




이와 관련해 매우 화나고 기분나쁜 일들도 있었고 어제까지 각종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건 마음이 좀 정리돼야 글로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오늘 아침에도 현지 연락처와 주소까지 내놓으라는 톡이 왔다(더 웃긴 건 어제 이미 인수인계서에 넣어달라해서 넣어줬음)




책임감이나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결국 나에게는 전부 해가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가방이 무거워서 그거 끌고 오다 횡단보도 앞에서 리무진 놓침. 가방 없었으면 뛰어서 탔겠지.. (나중에 짐 부칠때 재보니 20킬로나 나옴. 이건 대체 다 어디에서 온 무게냐ㅠㅠ 딱히 버리고 갈 것도 없는데 집에 갈때 어쩌지)



30분 기다려 리무진 버스 타고 공항 갔다. 내가 너무 멍하게 앉아 있느라 하마터면 두번째 온 버스도 놓칠 뻔 했다. 다행히 내 가방을 본 기사 아저씨가 버스를 세웠고 나에게 '그렇게 넋빼고 있으면 버스 놓치지!' 하고 한 마디 들었다. 세워줘서 고마워요... ㅠㅠ

 

 4시간쯤 자고 와서 너무 피곤했다. 돌이켜보면 일주일 이상 매일 3~4시간밖에 못 잤고 그나마도 자다깨다 했다. 휴일에도 내내 일했고 며칠마다 기차로 서울과 지방을 오갔고 무엇보다 심적으로 너무 큰 괴로움과 분노를 겪었다. 나도 사실 내가 무슨 힘으로 이렇게 가방을 꾸려서 삽시간에 떠나왔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건 '진짜로' 그만두고 떠날 용기는 없고 잠깐 그런 척 하는 치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혹은 도피. 그런데 정말 너무 괴로웠다.

공항 도착했는데 여태 항상 대한항공 타다 너무 급하게 끊어 표도 없고 해서 할수 없이 아에로플롯 끊었더니 카운터 열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심지어 모스크바 경유) 너무 배도 아프고 힘들었다. 기다렸다가 체크인을 했는데 이미 앞자리는 거의 없어서 중간에서 조금 앞줄, 중간열 통로를 받았다. 비행기가 흔들리지 않기만을 빌었다.




그리고는 배아파서 고생하고.. 대체 먹은 것도 별로 없고 항생제 때문에 배 아픈 거라 해서 약도 안 먹는데 왜 계속 아픈거야 ㅠㅠ

 

 

 

하여튼 수속을 마치고. 너무 속이 빈 상태라 어지러워서 푸드코트에 가서 새우완탕면이란 게 있길래 주문을 했다. 면에서 밀가루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새우만두만 건져먹고 국물만 좀 마셨다.

 

면세에서 그만 빨간 가죽 운동화를 지르고.. 어차피 가죽 해져서 버려야 하는 구두 가져왔으니 돌아올땐 그거 버리고 이거 신으면 된다고 정당화하며...

 

 

 

아에로플롯은 셔틀트레인을 타고 신탑승동으로 가야 했다. 인터넷 면세도 콩알만한거 세개 주문했는데 그거 찾으려고 면세품 인도장에 가니 너무너무 중국 관광객들이 많았다. 보따리보따리로 물건을 찾아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나중엔 토할 것 같았다. 어질어질...

 

 

 

힘든 상태로 비행기 탑승.




아에로플롯은 옛날에 탔을 때 너무 고생을 해서 경유 국내선 아니면 진짜 안 타려는 편인데 어쩔수 없이 처음으로 국제선 아에로플롯을 탔다. 국제선은 유럽인 사이즈인지 좌석이 대한항공보다 넓었다. 그러나 연착이 무려 1시간 30분이나 되었다... 모스크바에서 경유를 해야 하니 좀 걱정이었고 너무 피곤하니 차라리 빨리 좀 갔으면 싶었다.

 


 

 

 

나는 언제나 비행기를 탈때 생수 한병과 읽을 책 한권, 아이패드와 아이팟 겸용 폰을 꺼내놓고 나머지는 선반에 올려버린다.

 

 

 

 

아에로플롯 담요는 역시 보풀투성이...

 

하지만 슬리퍼와 안대는 의외로 쓸만했다. 슬리퍼는 대한항공 슬리퍼보다 조금 더 두꺼웠고 안대는 나중에 페테르부르크 숙소에서 백야 때문에 잠이 안 올때 유용하게 썼다. ktx 안대도 챙겨왔는데 이게 더 편했다.

 

 

 

 

늦게 이륙한 비행기 안에서 한시간쯤 음악 들으며 잤고 이후엔 깨서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를 다시 읽었다. 다시금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짐을 줄이기 위해 이 책 그냥 기내에 놓고 내렸다 ㅠㅠ 아, 이 책 다시 사야 하나...)

 

 

 

 

연착해서 한시간 반이나 늦게 출발한데다 기류 때문에 음료와 기내식 서비스도 늦게 시작되었다. 먹은 것도 별로 없고 피곤해서 너무 어지러웠다. 사과주스를 마셨는데 러시아인 스튜어디스에게 러시아어로 '사과주스 주세요'라고 하자 반가워하더니 나중에 따로 와서 내 이름을 부르며 아에로플롯을 이용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으음, 러시아가 변했나...

 

 

 

 

원래 기내식이라면 좋아해본 역사가 없고 아에로플롯이라 기대도 안했다. 게다가 저 끔찍한 비주얼이라니... 우웩.. 했으나, 의외로 맛있게 먹었다. 이제는 저게 고기였는지 생선이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만... 하여튼 토마토 소스와 감자퓨레가 들어 있는 뭔가였는데 열심히 먹었다.

 

잘 생각해보니 나는 이미 몇주째 제대로 된 식생활을 한 적이 없었다. 회사에선 항상 급하게 옆회사 구내식당에서 식판밥으로 때웠고 늦게 들어가면서 집근처 한솥 도시락으로 때웠다. 주말에 화정 집에 와도 힘드니까 햇반이나 데워먹고 말았다. 그리고는 몸이 아파서 거의 못먹고 맛밤이니 뭐니 그런 거나 먹었고 바쁘거나 스트레스로 아예 먹지 못할때도 많았다. 그러니 저 끔찍한 기내식이 심지어 맛있게 느껴졌던 것이다.

 

고백하자면 저 기내식은 내가 몇주만에 먹은 제일 맛있는 음식이었다. 놀라운 일이다.

 

 

 

두번째 기내식으로는 더 끔찍해보이는 무슨 데리야키 치킨 누들 같은 것이 나왔다. 그런데 나는 심지어 이것도 맛있게 먹었다. 참 놀랍다... (내 식성이나 기내식 안좋아하는 거 아는 지인들이라면 깜짝 놀랄 듯)

 

아에로플롯 기내식으로 오예스가 나온다는 얘긴 들었는데 정말이었다. 저건 챙겨가서 다음날 너무 힘들때 먹었다.

 

 

 

 

아에로플롯에 기내 영화가 아주 많아서 좀 놀랐다. 여태 보고 싶었지만 못본것도 많았고(하긴 영화관과 담쌓고 지낸지 오래 됐으니...) 구비된 영화 숫자도 대한항공보다 많았다.



게다가 쥬랜더 2가 있었다! 이거 개봉했었구나 ㅠㅠ 우리 나라 왜 안들어왔니.. 보려고 했는데 영어 노어만 지원이 되었다. 너무 피곤해서 내용 모르는 영화를 외국어로 들으며 볼 여력이 없어 나중에 보기로 포기하고 대신 쥬랜더 1을 다시 봤다.




쥬랜더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우울할때 이 영화 보면 맘이 풀린다. 그 누가 데릭 쥬랜더의 블루스틸+좌회전+매그넘 콤보를 거부할수 있으리오.. 그리고 여기 명장면 중 하나에 데이빗 보위가 카메오로 나오셨다. 진짜 웃기고 재밌는 장면이다.

 

 

 

보위님...

 

 

 

그리고는 한시간 반 가량 졸았고 기내 잡지를 읽었다. 그러다 문화예술면에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기사 한 단을 발견하고 기뻐함. 인증샷. 그리스에 가서 마스터클래스 진행하고 공연했다는 기사와 함께 슈클랴로프가 바가노바 시절 사사했던 선생님 이야기, 당시의 힘들었던 수업이 지금 생각하니 다 필요했던 거라는 모범적인(ㅋㅋ) 인터뷰가 짤막하게 실려 있었다.

 

 

팬심을 발휘해 잡지를 찢지는... 못하고 인증샷만 찍어놓음

 

 

잡지 맨 뒷면에는 별자리 운세가 있었다. 이 달의 나의 운세를 읽었다. 나는 전갈자리이다. 운세를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와서 이것도 찍어놨다. 정확하네... 대충대충 번역하면 이렇다.

 

<전갈자리>

 

이번 달에 당신은 자주 말문이 막히고 대신 감정이 북받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충돌 상황으로 몰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타인이 끝까지 얘기하도록 놔두고 결론을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 평온 유지를 위해 명상이 도움이 될 것이다.

 

... 흠, 하지만 난 이미 충돌을 일으켰고... 타인이 끝까지 얘기하게 놔두는 것은, 이건 완전히 반대 상황으로 그 상대방이 내 말을 아예 막았고 피했고... 결론이라기보단 행동을 급하게 해버렸지. 하지만 여기에 명상은 도움이 되지 않았지. 더이상 생각하거나 명상하거나 고민했다간 아마 안과 밖이 다 퍽 터져버렸을 테니까.

 

하여튼 전갈자리 얘긴 그랬다.

 

..

 

그리고 나는 예정 시각보다 한시간 늦게 모스크바 쉐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다.

 

 

** 모스크바에서 페테르부르크 간 얘기는 내일이나 모레쯤 이어서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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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1일에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사라파노프가 바질, 보론초바가 키트리로 나오는 돈키호테를 보고 왔었다. 보고 온 날 리뷰를 썼지만 티스토리가 먹통이 되면서 글을 다 날리는 바람에... 그날도 대충 몇줄만 남겼다(http://tveye.tistory.com/4802) 다시 못 쓸것 같아 ㅠㅠ

 

그래서 그냥 사라파노프 바질에 대한 메모만 다시...

 

원래 6월 9일에 그것도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의 돈키호테를 봤는데 연달아 미하일로프스키 돈키호테를 볼 이유는 없었다. 작년에 바실리예프가 춘 돈키호테를 여기서 봤었고... 그때도 느꼈지만 바실리예프 하나 덕에 볼만했고 원래 미하일로프스키야 고전발레 쪽은 마린스키보다 딸리니까.. (특히 군무...)

 

그러니까 내가 연달아 이걸 끊은 유일한 이유는 사라파노프 때문이었다!!!! 여기 라 바야데르를 전에 끊어서 본 것도 첫번째는 사라파노프, 두번째 봤을땐 레베제프 때문이었지(이때 레베제프의 발연기에 너무 열받아서 니키야 차라리 해독제 먹고 브라만에게 가라! 하고 소리쳤음)

 

라 바야데르의 사라파노프는 괜찮았었다. 그리고 워낙 이 사람이 옛날부터 바질을 잘 추던 사람이니 난 당연히! '사라파노프=바질=최고'로 생각하고 간 것이다. 그나마도 슈클랴로프만큼 좋아하는 무용수가 아니라서 이건 1야루스(3층) 앞줄을 끊었는데 이 극장은 작으니 나름 잘 보이는 편이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나마 3층 끊어 다행. 1층 앞줄 끊었음 돈아까웠을뻔...

 

이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아니면 나이 때문인지(그렇다고 별로 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슈클랴로프랑 두어살 차이밖에 안남) 별로여서 나를 충격에 빠뜨림 ㅜㅜ 원래 보론초바야 기대를 안하니 '얼굴 예쁜 키트리'로 그냥 넘어간다지만..

 

앗, 사라파노프! 너 어찌 이럴수가!! 어떻게 키트리를 한손 번쩍 드는 데서 약한 모습을 보인단 말이냐... 저 가냘픈 보론초바를 한손으로 들자마자 급하게 내려놓다니... 슈클랴로프조차도 근육질 마트비옌코를 한손으로 번쩍번쩍 들고 흔들어줬건만... 바질의 그 여유는 어디로!!!

 

게다가 선술집에서 키트리가 달려오는 걸 확 잡아채 안아주는 리프팅 때도.. 원래 능청스런 바질은 딴 여자들이랑 수작부리는 척 하다가 키트리가 달려오면 순간 홱 돌아서서 잡아주는 것이 백미이거늘... 사라파노프 옛날에 안 그랬는데, 보론초바가 달려오는 걸 매의 눈으로 계속 관찰하다 확 잡고 그나마도 금방 놔줌...

 

파트너 리프팅부터 시작해 이것저것 좀 '으잉? 내가 아는 사라파노프 맞아?' 였다. 심지어 솔로들조차 그냥 그랬다... 이 사람이야 워낙 피루엣이 깔끔하니 그건 여전했지만 그 나머지는...

 

팬심 다 떠나서 난 솔직히 사라파노프를 슈클랴로프보다 무용 테크닉이나 파트너쉽으로는 더 윗급으로 치고 있었는데(발로쟈 미안해 ㅠㅠ) 이날 바질 보고 너무 실망했다... 이틀 전 본 슈클랴로프 바질이 어느 모로 보나 훨씬 나았다.

 

아직도 안 믿어짐... 분명 저날 사라파노프가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일 거야... 라고 믿고 싶음 ㅠㅠ

 

... 그리고 저 바질은 역시 안 귀여워... 내가 키트리 아빠라도 저 바질 대신 가마쉬한테 딸 시집보낼라 할 거 같아...

안 귀엽지만 춤을 너무 잘 추니까 보러 간 건데... 사라파노프 이러기야 엉엉...

 

오히려 투우사가 생각보다 괜찮았음 -_-

 

안젤리나 보론초바는... 으음... 파워가 딸린다. 이틀 전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의 키트리 보면서 좀 아쉬웠는데 보론초바 키트리를 보니 갑자기 마트비옌코 키트리가 엄청 괜찮았다는 후광효과마저...

 

사진은..

 

내가 이날 3층 앞줄에 앉았기에 줌 당긴 최대가 이 정도..

 

그리고 슈클랴로프가 아니라서... 오케스트라 핏 앞으로 뛰쳐나가 사진 찍는 정성은 들이지 않았습니다 ㅠㅠ 춤이라도 잘 췄으면 그래도 사라파노프니까 커튼콜 할때 1층으로 내려가 찍어볼까 했다만... 빈정 상했음... 너 이러기냐... 돈키호테의 백미는 투우사 망토돌리기 & 바질의 키트리 한손 번쩍들기 이거늘.. (이건 전적으로 내 개인적 취향에서 나온 겁니다... 마린스키 백조의 호수 백미를 지그프리드 허벅지에 오데트 올려놓기와 로트바르트 날개 멋있게 뜯기로 우기는 것처럼... ㅎㅎ)

 

그냥 그런 화려한 기술을 차치하고라도... 이날 사라파노프는 전반적으로 별로였다. 그냥 이날만 그런 거였다면 좋겠다 ㅠㅠ 옛날에 본 사라파노프 바질 무대 좋았었는데... 세월무상인 거니ㅠㅠ

 

하여튼 그래서.. 별 성의 없는 커튼 콜 사진 몇 장 투척. 위에서 내려다보고 찍은 거라 감안하시길...

 

 

 

 

 

 

 

 

 

... 다시 생각해도 아쉬워서..

 

슈클랴로프 바질과 마트비옌코 키트리 커튼 콜 사진 마지막으로 보너스 한 컷!!!

 

 

 

아 이뿌다...

 

근육질 키트리 들어주느라 수고했어 발로쟈... ㅠㅠ

 

이것은 진정 콩깍지 때문이 아님... 이때 바질은 얘가 사라파노프보다 나았음 흐헝..

 

(슈클랴로프 돈키호테 본 날 메모 여기 : http://tveye.tistory.com/4798. 이것도 그냥 짧은 메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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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오는 새벽. 유튜브에 지난 6.15 슈클랴로프가 춘 청동기마상 중 3막 클라이막스인 광란씬이 올라와서 유튜브 링크 걸어본다. 홍수로 연인 파라샤를 잃은 후 그녀의 환영 속에서 미쳐가는 예브게니의 춤인데 실제 무대 봤을때 다들 숨도 못쉬고 봤다. 중간에 브라보를 할수도 없었다.


예브게니 역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연인 파라샤는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안무는 유리 스메칼로프. 원작은 푸쉬킨의 청동기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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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페이스북 슈클랴로프 팬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 https://www.facebook.com/VladimirShklyarov1985


Vladimir Shklyarov has been chosen to be the awardee of the BALLET2000 Prize. He will also dance at the gala on July 31st, just one day after his performance in "The Bronze Horseman" at Mariinsky Theatre. Here is the information in the flyer, I will write it down here, since the photo is too small to read.

"Cannes, Palais des Festivals, July 31st 2016.
In 2004, the first edition of the Prix established by BALLET2000 (at the time called "Les Etoiles de Ballet2000), the "Life-time Achievement Prize" went to Maya Plisetskaya. Not content with merely receiving the award on stage, the great artist (who was 79 at the time) dance the "Ave Maya" solo created for her by Maurice Béjart. Her husband Rodion Schedrin (one of the greatest Russian composers of his generation) had accompanied her to Cannes. A grand piano for Schedrin was found at the Palais des Festivals and he played the notes of Gounod's Ave Maria on stage (with cellist Luis Felipe Serrano) while Maya, extremely elegant in a coustume designed for her by Pierre Cardin, danced simple steps adorned by her magnificent ports de bras as she waved two Japanese-like fans.

On the very same stage at the Palais des Festivals in Cannes on 31 July this year, the Prix Ballet2000 will be dedicated to the memory of Maya Plisetskaya who passed away last year. Rodion Schedrin will be the guest of honour at the event.
The Prizes are given out to artists chosen from nominees which is made up to some of the world's most famous dance critics and specialists, all of whom contributors to BALLET2000.

The focus is on the "Prix a la Carriere" (Life-time Achievement Prize) that goes to a celebrity who has had an extraordinary significant career. This year in Cannes it is to be given to Hans van Manen, the great Dutch choreographer, whose vast and varied oeuvre, rigorous and open at the same time, has had a deep influent on European ballet during recent decades.

Three special "Prix MAYA" will be handed out this year, respectively to: Diana Vishneva, star of Mariinsky Ballet, St. Petersburg and of American Ballet Theatre, New York; Aurélie Dupont, etoile of the Ballet de l'Opéra de Paris and the new director of the company (by a strange coincident, July 31 will be her last day as a freelance ballerina, while the following will be her first as director); Friedemann Vogel, principal dancer of the Stuttgart Ballet as well as guest star of major companies around the world.

The BALLET2000 Prizes are however essential for dancers who have shone with major international companies during recent seasons. This year awardees are: Oscar Chacon and Kateryna Shalkina (Béjart Ballet Lausanne), Victoria Tereshkina and VLADIMIR SHKLYAROV (Mariinsky Theatre, St. Petersburg), Osiel Gouneo (English National Ballet, with his partner Jem Choi), Virna Toppi and Jacopo Tissi (Teatro alla Scala), Sergio Bernal Alonso (Ballet Nacional de España), Davide Dato (Wiener Staatsballett), Maëva Contion and Alessio Passaquindici (Ballet Nice Méditerranée, Opéra de Nice), Anjara Ballesteros (Les Ballets Trockadero de Monte Carlo, with her partner Lucien Postlewaite).
Furthermore, a specia medal will be awarded to Forceful Feelings, an unusual all-male group of American dancers, all of whom principals with international trouples but committed to raising an awareness, around the world, of ballet in their country. They will be performing in Cannes with partners of various origins. Their names are: Sarah-Jane Brodbeck, Arman Grigoryan, Vahe Martirosyan, Arsen Nehrabyan, Galina Mikhaylova, Tigran Mikayelyan, Mia Rudic

The aforementioned artists will all dance at a gala performance (under the artistic director of former Mariinsky principal Irma Nioradze, on stage at the Palais des Festivals (Grand Auditorium), Cannes, the climax of which will be the prize-giving."


..


축하, 발로쟈!


근데 7.30 밤에 마린스키에서 청동기사상 추고(아마 이게 이번 시즌 마지막 공연, 한동안 마린스키 마지막 공연)일텐데 다음날 프랑스로 날아가 곧장 갈라 공연이라니 피곤하겠다..





이쁜 발로쟈 사진 한컷. 얼마전. 보석디자이너 악쇼노프, 아내 쉬린키나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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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거 없다. 같은 날 점심, 저녁, 밤에 찍은 사진들이라는 것이다.

아점으로 체리랑 견과, 수도원 빵을 먹었던 날인데 저 체리가 너무너무 '체리'처럼 생겨서 찍어놨다.

두번째 사진은 마린스키까지 걸어가다 근처 건물 창문에 비친 것.

마지막 사진은 공연 보고 돌아와서. 극장에서 사온 '청동기사상' 프로그램 책자, 백조 브로치, 슈클랴로프 사진 두장(사랑의 전설과 le parc)

 

이 날 스메칼로프가 안무하고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가 춤춘 '청동기사상'을 보고 온 날이었다. 이번에 가서 본 여덟개의 공연 중 가장 마음에 남았다. 다시 보고 싶은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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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공연을 여러 차례 봤다. 마린스키에서 5회, 미하일로프스키에서 2회, 알렉산드린스키에서 에이프만 발레까지 총 8번을 봤는데 아주 좋았던 것도 있고 그럭저럭이었던 공연도 있었다.

 

극장에 가면 종종 나는 쓰고 있는 글에 대해 생각하거나 인물들에 대해 생각한다. 특히 마린스키에 가면 더 그렇다. 내가 데리고 쓰는 주인공이 그곳 출신이기 때문이다. 근 10년만에 에이프만의 공연을 보았을 때는 내가 왜 이 인물을 만들어내게 되었는지 오랜 옛날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었다.

 

발췌한 부분은 3년 전에 쓴 장편의 중반부이다. 배경은 1974년에서 1975년 초. 주인공 미샤가 키로프 극장에 입단해서 두번째 시즌을 맞이했을 때이다. 이 부분에서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 그리고 곱사등이 망아지의 이바누슈카를 춘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라브로프스키 버전. 여기의 곱사등이 망아지는 요즘 마린스키에 올라가는 라트만스키 버전이 아니고 나의 본편 우주에서 당시 키로프 예술감독(허구의 인물) 보리스 아사예프가 새롭게 안무한 버전이다. 둘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고 배역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서 미샤는 조금 다른 식으로 춤춘다.

 

하지만 이 글을 쓸때 나는 춤에 대해서만 쓰지는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이 글의 진짜 화자는 트로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샤가 정장에 샴페인을 엎지르는 얘기도 나왔다. 그 얘기는 아래...

 

 

(... 글에 언급되는 보리스 아사예프는 키로프 예술감독, 다닐로프는 행정감독이다. 물론 이것은 내가 허구로 만들어낸 극장 구조와 인물들이다)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두번째로 맞이한 가을 시즌에서 미샤는 지나이다와 짝을 이루어 춤추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더 이상 크류코바나 다른 인민예술가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았다. 관객들은 그 젊은 무용수가 무대 위에 꼼짝도 않고 두 시간 동안 앉아 있기만 해도 극장에 찾아올 기세였다. 그와 지나이다는 첫해에 미처 추지 못했던 주요 레퍼토리들의 배역을 거의 모두 섭렵했다. 키로프 무대에서 채 보여주지 못한 것들 중 몇 가지는 연방과 해외 투어에서 췄다.

 

 발레단의 예술감독인 보리스 아사예프는 미샤에게서 몸을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는 능력과 음악에 대한 타고난 감각을 발견했다. 혹독한 교육과 훈련으로 다져져 고전 발레의 테크닉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무용수였지만 미샤 야스민에게는 끊임없이 새로운 움직임을 추구하고 전통적 방식을 훌쩍 뛰어넘으려는 성향이 있었다. 그건 자칫 잘못하면 천박하고 지저분한 스타일로 전락할 수도 있었지만 미샤는 휘파람을 불 듯 가볍고 우아하게 그런 시도를 계속했고 대부분 성공했다. 관객들은 그가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렇다고 키로프의 전통을 박살내며 야만인처럼 무대를 더럽히고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전통주의자에 가까운 아사예프는 미샤의 그런 특질 때문에 분노에 사로잡힐 때도 많았지만 보통은 매료되거나 고민에 빠졌다. 당에서 박아 넣은 밋밋한 예술감독이라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그는 나름대로의 심미안을 갖추고 있었고 재능에 대한 감별력도 뛰어났다. 아사예프는 미샤와 새 배역을 놓고 리허설을 할 때마다 그의 새로운 해석과 놀라운 움직임에 감탄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 반항적이며 타협하지 않으려 드는 태도를 들어 역을 빼앗아버려야 할지 골치를 썩여야 했다.

 

 울리얀 세레브랴코프를 축으로 한 남성 무용수들 다수는 그런 미샤를 미워했다. 그건 순식간에 톱스타가 된 후배에 대한 질시 뿐만은 아니었다. 미샤는 선천적으로 집단에 포함되거나 질서에 순응하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바깥에서는 예의도 제법 지키고 차분한 편이었지만 춤과 관련된 일에서는 연공서열이나 소모적인 명령 따위를 경멸하고 무시하기 일쑤였다. 새 시즌에도 선배들과 미샤 사이에는 일촉즉발의 험악한 분위기가 여러 번 생겨났다. 미샤는 별 말을 하지 않았지만 트로이는 꽤 친해진 발레단 코디네이터 타마라로부터 가끔 그런 이야기들을 전해 들었고 걱정에 사로잡히곤 했다.

 

 여자 파트너들은 미샤에게 별로 불만을 갖지 않았다. 존재감이 강력해서 어디서나 훌쩍 튀어버리는 경향은 있었지만 미샤는 기본이 잘 되어 있는 파트너였고 상대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면서 움직임이나 포즈를 아름답게 뽑아내 주는 기량이 탁월했다. 미샤와 춤을 췄던 여자 무용수들은 한결같이 그의 음악적 감각과 무대 장악력에 대해 얘기했고 다시 파트너가 되고 싶어했다. 그는 자신의 존재감으로 상대를 압살하기보다는 파트너를 그 경이로움 속으로 함께 데려갈 때가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떠나갈 듯한 갈채와 기록적인 커튼콜 앞에서 무심할 수 있는 무용수들은 별로 없었다.

 

 

 12월 중순에 그는 지나이다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췄다. 부다페스트에서 춘 이래 두 번째였지만 레닌그라드에서는 처음이었다. 발레단에서 가장 젊고 아름다운 커플인데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란 배역의 상징성 때문에 공연 당일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다들 미샤 야스민과 지나이다 세도바의 테라스 장면을 보고 싶어 몸이 달았다.

 

 그 날은 극장과 관련된 기념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당 중앙위원들과 정부 관료들이 좋은 자리를 모두 차지했고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극장 바깥에 모여 발을 동동 굴렀다. 대담한 몇몇은 몰래 칸막이 자리로 숨어들기도 했다. 방송사에서도 취재를 왔고 렌필름에서도 무대를 녹화하러 왔다.

 

 후끈 달아오른 관객들의 기대와는 달리 극장 내부와 몇몇 전문가들로부터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둘 다 사랑스럽고 달콤한 연인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고 가냘프고 섬세하다기보다는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스타일의 배우들이었기 때문이다. 아사예프는 한때 미샤와 지나이다에게 부드러운 이미지를 위해 금발로 염색할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지만 둘 다 거부했다. 트로이는 세레브랴코프가 스페이싱 리허설을 마치고 내려오던 지나이다에게 기껏해야 머큐시오에나 어울리는 파트너를 얻어서 참 안됐다고 비아냥거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타마라는 두 손을 마구 휘저으며 과장된 어조로 외쳤다.

 

 

 “ 오오, 난 지나가 울어버릴 줄 알았어, 트로이! 울리얀은 본성이 못된 건 아니지만 원하기만 하면 엄청 기분 나쁘게 말할 수 있거든. 그 사람 독설 때문에 신입 남자애들도 여럿 우는 거 봤어. ”

 

 “ 그런데? ”

 

 “ 와, 지나가 그렇게 성깔 있는 앤 줄 상상도 못했지. 눈을 똑바로 뜨면서 나이 값 못하는 선배와 추느니 머큐시오 따위와 추는 게 백배 낫다고 쏘아붙이던데. 너도 그때 지나를 봤어야 해. 눈이 이글거리는 게 미샤랑 똑같았어. 무섭기는 걔보다 훨씬 무서웠지. 역시 빨간 머리는 달라. 둘이 정말 딱 어울려. ”

 

 

 그래서 트로이는 성깔 넘치는 반항아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게 되리라고 생각하며 극장에 갔다. 촬영에 여념이 없는 이고리 옆에 앉아 타냐와 갈랴, 료카와 함께 공연을 봤다. 갈랴는 우리 로미오가 진짜 로미오를 추는 걸 어떻게 보지 않을 수가 있느냐며 아기도 어머니에게 맡기고는 새 옷을 차려입고 왔다. 그들 모두 미샤가 발레학교 시절 췄던 짧은 2인무를 떠올리며 감개무량해 하고 있었다.

 

 

 이고리가 막이 드리워져 있는 무대를 향해 카메라를 길게 빼며 말했다.

 

 

 “ 이봐, 저 앞자리에 쿨리마코프가 앉아 있어. 스비제르스키도. ”

 

 “ 그래, 돔브로프스키와 불리첸코도 같이 들어가더라. 아까 기념식 했잖아. 오늘 다닐로프 완전 긴장 타겠는데. 높으신 분들이 대체 몇 명이야. ”

 

 “ 더 장난 아닌 거 얘기해줄까? 마로조프도 왔어. 그 드미트리 마로조프. ”

 

 “ 그 도살자? 추기경? 젠장, 우리 저쪽 줄에 폭탄이라도 하나 던져버리자, 구국영웅이 되는 거야! ”

 

 “ 안되지, 우리 로미오가 다치잖아. 폭탄은 커튼 콜 끝난 다음이야. ”

 

 

 그때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주변에 앉아 있던 관객들이 그들에게 쉿 하며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현대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셰익스피어를 좋아했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서는 언제나 보석 같은 언어로 교묘하게 치장된 섬세한 포르노라고 생각했다. 그는 대학 초년생 시절 셰익스피어 연구회 친구들과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 그 발레를 보러 갔었다. 발레는 떠들썩하고 장황한 음악과 호화스런 볼거리로 가득 차 있었지만 셰익스피어의 에로틱한 언어를 형상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미샤는 로미오 역을 준비하면서 트로이에게 그 희곡의 영어 낭송 테이프를 구해달라고 했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밤마다 그 대사를 들으며 잤다. 트로이는 그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보다도 그 영어 테이프를 더 많이 들은 건 아닌지 궁금했다.

 

 

 미샤와 지나이다가 테라스에 등장해 춤을 추기 시작했을 때 극장 안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우려와는 달리 그들은 전혀 타타르 전사나 그루지야 미녀처럼 춤추지 않았다. 그건 정말로 사춘기 연인들의 춤이었다. 미샤와 지나이다는 첫 번째 아다지오를 청순하고 조심스러운 아이들처럼 시작했다. 하지만 순수함과 건전함으로 표백된 피오네르 소년소녀들의 춤은 아니었다. 음악이 고조됨에 따라 그들은 성에 눈뜨는 사춘기 연인들의 경이와 탐색을 거의 짐승과도 같은 예민한 감각으로 점점 생생하게 형상화해냈다. 그건 셰익스피어의 언어와 마찬가지로 섬세하게 정련된 우아한 포르노였다.

 

 트로이는 미샤가 어떻게 섹스를 무대 위로 가지고 올라와 저토록 소년답고 사랑스러운 방식으로 천연덕스럽게 춤출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어떤 관객들과 전문가들도 그 무대를 외설적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트로이는 알았다. 관객들 대부분도 알았을 것이다. 미샤와 지나이다는 어린 연인들의 섹스와 욕망을 얘기하고 있었다.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문화예술계 인사들 앞에서 당과 소비에트의 명예를 드높이는 키로프 극장의 스타 커플이 섹스를 형상화한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젊은 연인들의 풋풋하고 애처로운 사랑과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성의 쾌락에 대한 노골적이며 호기심 넘치는 탐색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미샤와 지나이다는 관객들을 유사 오르가즘으로 몰고 갔다.

 

 

 침실에서 미샤는 대담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애인이었다. 당과 사회의 지탄을 받는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죄책감이나 두려움 따위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소심하고 폐쇄적인 안드레이 트로이츠키는 그에 비하면 경험이 일천한 풋내기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랑을 나누는 도중, 드문 순간이면 트로이는 그에게서 길 잃은 아이처럼 쓸쓸하고 순진한 모습을 보았다. 경이로움과 공포. 그리고 무대 위의 로미오에게도 그 모습이 있었다. 그 모습은 드라마틱하게 극대화되었고 관객들을 무방비 상태로 만들었다. 사랑에 빠뜨렸다. 미샤의 로미오와 지나이다의 줄리엣이 종말을 맞았을 때 관객들은 진심으로 슬퍼하며 자기 첫사랑이 죽은 것처럼 눈물을 쏟았다. 아사예프의 선택이 성공했던 것이다. 세레브랴코프조차도 더 이상 미샤를 머큐시오 역에나 어울리는 풋내기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였다.

 

 

 이고리와 영화사 동료들이 촬영한 필름은 연말에 국영채널에서 방영되었다. 미샤는 호두까기인형을 추지는 못했지만 대신 아사예프가 야심차게 리메이크한 ‘곱사등이 망아지’의 새해 초연에서 이바누슈카를 췄다. 파트너인 공주 역을 춘 것은 지나이다가 아니라 코펠리아 역으로 유명했던 옥사나 셰먀코바였다. 그 공연에서 미샤는 드라마와 비극 뿐만이 아니라 희극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돈키호테를 췄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방법을 알았다. 그건 축복받은 재능이었다.

 

 

 이바누슈카를 출 때 미샤는 머리색을 금발로 물들였다. 아사예프는 자기가 제안했을 때는 무시해놓고 왜 이제 와서 그런 짓을 하느냐고 짜증을 냈지만 미샤에게는 자기 나름대로의 배역 해석 방법이 있었고 감독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려 들지도 않았다. 트로이가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미샤는 욕조에 앉아서 직접 머리칼을 자르고 블론드로 염색을 시도하고 있었다. 트로이는 뒷머리에 약을 바르는 것을 도와주었다.

 

 

 “ 이거 너무 밝은 거 아냐? ”

 

 “ 아주 밝아야 해. 색이 빠지려면 한참 기다려야 할 거야. ”

 

 

 미샤는 참을성 있게 탈색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색을 덧입혀서 아주 엷고 밝은 꿀 색깔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그 와중에 뒷목덜미에 잠깐 두드러기가 일어나서 트로이는 얼음을 가져와야 했다. 미샤는 따끔거리는 것도 개의치 않고 눈썹까지 물을 들였다.

 

 

 “ 그냥 스프레이로 물들이면 안돼? 분장사한테 해달라고 하면 되잖아. ”

 

 “ 머리가 너무 까매서 스프레이는 잘 안 들어, 분장사도 포기했어. ”

 

 

 미샤는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에도 몇 주 정도 머리색을 되돌리지 않고 다녔다. 키로프에서 새로 제작하는 화보집 촬영 작가가 블론드의 이바누슈카 사진을 넣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엷은 꿀 빛깔의 머리와 금빛 눈썹의 미샤는 완전히 낯선 존재로 보였다. 트로이는 길게 흐트러진 검은 머리의 미샤가 더 좋다고 생각했지만 학생처럼 짧은 금발 머리로 열쇠를 따고 들어와 현관에서부터 수트 재킷과 드레스 셔츠와 타이를 벗어 내팽개치는 미샤를 볼 때마다 갈랴의 집에서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제어하기 힘들만큼 격한 욕망을 느꼈다.

 

 

 미샤는 정장을 싫어했지만 연초부터 각종 행사에 불려 다니느라 어쩔 수가 없었다. 그가 정장이 없다는 거짓말을 하며 고집을 부리자 다닐로프는 새해 선물로 그에게 새 수트를 한 벌 떠안긴 후 무조건 입고 나오라고 엄포를 놨다. 미샤는 당 지역위원회 서기가 주최한 파티에서 고의로 자기 옷에 샴페인을 엎지르고는 다음날 비슷한 행사에 전혀 얌전하지 않은 스웨이드 재킷을 입고 나갔다. 화가 난 다닐로프는 타마라를 시켜서 서로 다른 디자인의 수트를 세 벌이나 사오게 한 후 옷들을 말 그대로 미샤의 얼굴에 냅다 집어던졌다.

 

 

 “ 그래서, 또 샴페인을 엎질러야 하는 거야? 아니면 와인? ”

 

내 급료에서 제할 줄 알았는데 공금으로 지출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입기로 했어. 스타일은 후졌지만 소비에트에서 무려 공금으로 하사하신 거니까. ”

 

 

 패션에 대해 잘 모르는 트로이는 그 정장들의 스타일이 어디가 어떻게 후졌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가 알 수 있는 거라곤 짧은 금발을 하고 나타나 재킷과 드레스 셔츠와 넥타이를 기록적인 속도로 벗어던지는 미샤의 앞에서 도저히 태연하게 견딜 수 없다는 것 뿐이었다. 그는 사춘기 줄리엣처럼 몸이 달았고 가끔은 침실이나 소파까지 가지도 못했다.

 

 

 마침내 그는 미샤에게 머리색을 되돌리라고 종용했다. 화보 촬영도 다 끝났으므로 미샤는 순순히 검은 머리로 돌아왔는데 그때서야 트로이는 머리색이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계속해서 사랑에 빠져 있을 뿐이었다. 충족되지 않는 갈망으로 불타고 있을 뿐이었다. 검은 머리의 미샤 야스민과 갈색 머리의 미샤 야스민, 금빛 머리의 미샤 야스민, 심지어 붉은 머리와 푸른 머리, 자주색 머리의 미샤 야스민조차도 모두 그의 곁에 존재하는 동시에 다른 무수한 남자들의 곁에 존재할 것이다. 그 무수한 남자들에게도 미지의 이름이 주어져 있고 미지의 욕망이 타오르고 있을 것이다. 트로이는 그 사실을 오랫동안 무시하려고 노력했다.

 

 

 

..

 

 

 

글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

그리고 제 글은 여기서만 읽어주세요. 절대로 복사하거나 가져가시거나 인용/도용하지 말아주세요.

 

 


예전에 미샤가 키로프에 데뷔해 해적의 알리와 지젤의 알브레히트를 추는 장면을 발췌한 적이 있다. 그 글은 여기 : http://tveye.tistory.com/3128

 

 

 

 

그냥 지나가면 아쉬우니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의 로미오와 곱사등이 망아지의 이바누슈카 사진 몇 장. 사진은 alex gouliaev.

 

 

 

 

 

상대역은 디아나 비슈뇨바

 

 

 

이것부터 세장은 상대역이 알리나 소모바

 

 

 

 

 

마지막은 곱사등이 망아지에서 이바누슈카를 추는 슈클랴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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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7. 3. 17:08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 장 dance2016. 7. 3. 17:08

 

자리 비운 동안 넷에 올라온 슈클랴로프 화보들 몇 장.

나도 저렇게 잘 찍고 싶다 ㅠㅠ 흰 옷 입어 번져버린 커튼 콜 사진들이 눈앞에 어른어른..

 

최근 글린카 극장에서 고팍과 발레101을 춘 슈클랴로프. 먼저 고팍.

아아, 루바슈카와 빨간 바지 입고 고팍 추는 슈클랴로프를 보고 싶다!!! 얼마나 훨훨 날아다닐 것인가. 얼마나 경쾌하고 생기 넘칠 것인가...

 

 

저 헐렁한 루바슈카와 빨간 바지를 보니 너무 귀엽다.. 애 아빠 맞느냐..

 

 

발레 101.

7월에 도쿄에 와서 에튀드와 이 발레101을 춘다는데 이제 나는 파산이라 도저히 도쿄까지는 못 가겠네..

이 사람이 추는 발레 101 진짜 무대에서 보고프다. 영상만 봐도 유머와 생기가 철철 넘치는데..

 

 

 

 

이건 스메칼로프의 '녜 빠끼다이 미냐"(나를 버리지 마)

사진은 Jack Devant

아아, 내가 이번에 가서 찍은 커튼 콜 사진은 흰옷 입은 유령으로 나왔건만..

좋은 작품이었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 싶을 정도로...

어떤 면에서는 스메칼로프의 초기 안무작이자 역시 슈클랴로프가 나왔던(그땐 오브라초바와 췄지) parting의 보다 원숙하고 고통스러운 버전 같은 느낌도 드는 작품이었다. 아마 둘다 이별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적의 알리를 춘 슈클랴로프

아무리 봐도 콘라드가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예쁜 알리...

 

 

악, 그렇게 웃으면 관객들 다 쓰러진다...

 

 

얼마전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와 함께 춘 라 바야데르. 사진은 캡션대로 elena lekhova

 

 

이 사진 보니 다시 이 사람의 라 바야데르 무대를 보고 싶다. 이 사람은 1막부터 3막까지 점점 사람을 휘어잡는 솔로르로 변해간다. 그러니까, 1막은 좀 철딱서니 없지만 사랑스러운 연인, 2막은 안절부절 못하는 비겁한 배반자, 3막은 참회와 회한으로 몸부림치는 알브레히트 같은 남자인데 이 사람의 연기와 춤은 3막에서 가장 빛을 발하곤 한다.

 

3막에서 이 사람이 스카프를 휘날리며 무대로 뛰어나와 선회하고 망령들의 그림자 앞에서 니키야를 향해 뛰어오를 때면 간혹 숨을 죽이게 된다. 그만큼 사람을 매료시킨다. 2막 결혼식의 화려한 2인무보다는 이 3막의 2인무와 솔로가 훨씬 잘 어울린다.

 

 

청동기사상.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와 함께

 

최근 내가 본 공연들 중 가장 마음을 사로잡는 연기와 춤과 무대였다.. 비단 슈클랴로프 뿐만 아니고 스메칼로프와 무대 미술, 음악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분명 광란의 예브게니를 혼신을 바쳐 연기해낸 이 사람이 있었다. 아직도 3막에서 이 사람이 테료쉬키나의 환영을 보며 허우적거리고 미쳐 웃고 청동기사상을 향해 손가락질하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당신은 좋은 무용수이고 동시에 좋은 배우예요.

 

 

 

백조의 호수.

사진은 natalya knyazeva

만일 내가 오데트인데 지그프리드가 저런 표정으로 달려와 '오데트야 미안해 오딜한테 깜박 속아버렸어...' 라고 하면 나는 용서해줄 것 같아... ㅠㅠ

 

잠자는 미녀. 테료쉬키나와 함께.

사진은 두 장 모두 karina edwards

내가 딱히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 사람은 데지레 왕자 역에 맞춤이나 다름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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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아직 여독도 안 풀리고 정신이 없어서 이번에 가서 본 8개 공연의 리뷰는 언제 쓸지 모르겠다. 안 쓸지도 ㅠㅠ

 

슈클랴로프 무대를 운좋게 4번 봤다. 돈키호테, 청동기사상, 날 버리지 마, 그리고 지젤이었다. 러시아에 있는 동안 틈틈이 커튼콜 사진 몇장과 짧은 메모는 올렸었는데... 오늘은 지젤과 청동기사상 커튼콜 사진 몇장 더 올려본다. 그나마 지젤은 의상 덕을 봤는데 청동기사상은 흰 의상과 조명 때문에 제대로 사진을 못 건짐 ㅠㅠ 내가 보러 간 날 방송 녹화했는데 청동기사상 제발 방영하거나 dvd 나와줬으면 좋겠다..

 

사진 속 지젤의 파트너는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청동기사상은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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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리뷰는 따로 써야 할 것 같고... 앞선 6.24 메모에서 아주 짧은 글은 남겼었다(http://tveye.tistory.com/4834)

 

슈클랴로프는 역시 알브레히트나 솔로르, 로미오 같은 역이 몸에 딱 맞는 사람이다. 타고난 기품과 열정적이고 호감을 자아내는 연인의 로맨틱함을 갖췄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알브레히트는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그의 솔로르와 마찬가지로 내가 미르타라도 좀 용서해주고 싶을 것 같았다(원래는 절대 그런거 없음! 원래 나는 항상 미르타 대왕이입, 힐라리온 왜 죽이냐, 알브레히트 저 못된 놈을 없애라! 모드임...)

 

그리고... 이 사람 클라이막스에서 원래 제자리 앙트르샤 안 추는데 오늘은 앙트르샤 스페셜이었음... 어머나 너 웬일이니... 눈호강...

 

나는 알브레히트가 윌리들 앞에서 춤출때 테크닉을 과시하며 멋있고 근사하게만 추는 걸 보면 좀 이입이 안되는데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는 정말 격렬하게 추다가 헐떡거리고 힘들어하고 '나 이러다 죽을 거 같아요 ㅠㅠ 더 못 추겠어요' 라는 상태가 너무나도 명확하고 역력히 드러나서 좋다. 앙트르샤 열심히 추다가 갑자기 음악이 약간 남았는데 생각지 않게 가슴 움켜쥐고 고꾸라진다든지... '나 춤추다 죽어요 ㅠㅠ' 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생각하는 알브레히트의 처절함과 공포, 그리고 완전한 소진 상태를 그대로 표현해줘서 좋았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끝까지 기품있는 알브레히트, 끝까지 왕자처럼 잘 추는 알브레히트를 좋아할 것이다. (이고리 콜브가 좀 그런 타입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편이 더 좋다.

 

 

 

역시나 윌리들과 함께 있을떈 흰옷 때문에 다 번짐... ㅠㅠ 이땐 건진 사진 거의 없다...

그래도 무대 사진이니까 한 장만 올려봄.

 

커튼 콜 후 둘이 나와서 무대 인사.

 

아아, 브라보~~

 

알브레히트의 여운 탓인지 슈클랴로프는 한동안 좀 넋빠져 있는 모습이었는데 근사했다.

마트비옌코가 아니라 다른 파트너였다면 좀더 좋았겠지만... ㅠㅠ 마트비옌코는 그래도 1막은 더 괜찮았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진 많이 찍긴 했는데 몇장만 골라서 올려본다. 나중에 리뷰와 함께 더... (근데 언제 ㅠㅠ)

 

 

 

 

 

 

 

..

 

 * 예전의 슈클랴로프-지젤-알브레히트 관련 포스팅과 내가 미샤의 알브레히트에 대해 썼던 발췌글은 아래..

 

알브레히트 - 루지마토프(리허설), 슈클랴로프 + 오시포바, 쉬린키나 영상 클립 : http://tveye.tistory.com/3127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 사진 몇 장 + 살려주고 싶은 알브레히트의 요건 등 : http://tveye.tistory.com/2898 

알브레히트로 데뷔한 미샤에 대해 썼던 본편 발췌 : http://tveye.tistory.com/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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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모이카 운하)

 

 

늦잠 자고 싶었지만 9시 알람을 맞췄다. 그 이유는 우체국 소포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_- 오전까지 머문 숙소가 중앙우체국 근처라 소포를 부치려면 오늘 오전밖에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어제 가방을 싸보니 무게보다도 부피 때문에 그 망할 소포를 부쳐야 했다. 여름이고 홍차랑 책 몇권 외엔 별로 산 것도 없는데 왜 가방이 터져나가는 것일까 허헝,,,

 

10시 반쯤 중앙우체국에 다시 갔다. 어제의 그 마귀할멈 대신 다른 창구로 가서 물어봤는데 거기도 제2의 마귀할멈이 앉아 있었다. 딸론칙을 가져오라며 화를 냈다. 대체 딸론칙이 무엇인가 한참 고민했는데(보통 종이쪽지, 버스표 등을 가리킨다) 알고보니 번호표였다. 러시아도 그동안 기술발전이 물론 있었고... 번호표를 뽑아오면 스크린에 몇번 창구로 가라고 뜨는 것이다. 중앙우체국이라 워낙 크고 창구가 많으니 그런 거였다. 흠, 몰랐던 내 잘못도 있구나. 그건 그렇다치고 엄청 신경질냄. 손님도 하나도 없었는데!

 

번호표 기계로 갔는데 뭔가 엄청 복잡했다. 소포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나는 저렴한 소포를 부치고 싶었으나 도대체 몇번을 눌러야 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마침 내앞에서 번호표 뽑는 나이든 아저씨가 계셔서 물어보니 너무나 친절하게 '이건 비싼거고 저건 싼건데 어떤걸로 할거니?' 라고 물어봐줘서 '싼거요~' 했더니 그럼 이 메뉴를 누르라고 알려주심. 아저씨 복받으실 거에요 흐흑... 그래, 시민들은 친절한데 관료들만 불친절한 것이야 허헝...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창구에 번호가 떠서 상자를 가져갔더니 새로운 마귀할멈 3이 막 화를 냈다, 왜 상자를 봉해왔냐는 것이다. 원래 여기는 소포 포장을 할때 안의 내용물을 모두 검사한다. (예전엔 CD 같은 건 반출 못했는데 아마 지금도 그러려나..) 그래서 '어제 다 검사해서 저쪽 창구 아주머니가 봉해준 거에요. 근데 쉬는 시간이라 다 놀아서 난 시간이 없어 오늘 다시 온 거에요' 라고 설명하고 다행히 어제 상자 포장해준 아줌마가 한쪽에 있어서 그분이 '응, 그거 어제 내가 다 봤어' 라고 확인해 주었다(유일하게 약간 친절했던, 마귀할멈 아닌 사람이었음 ㅠㅠ)

 

그리하여 1700루블을 내고(3만원 정도) 선박 운송을 선택하여 망할 소포를 부쳐버리니 살 것 같았다. 기껏 4킬로 더 쑤셔넣고 오버차지 내지 그랬냐고 하신다면... 가방에 자리가 없었습니다 ㅠㅠ 그리고 근력 따위 없는 나에게 4킬로 추가란 엄청난 짐!!!

 

 

 

(보기에는 아주 웅장하고 아름다운 중앙우체국. 그러나 오랜 옛날부터 나에게는 고생과 원망의 장소 -_-)

 

 

..

 

소포를 해결한 후 방에 돌아와 가방을 마저 싸고 체크아웃을 했다. 2시 반 택시 예약을 한 후 이제야 가벼운 맘으로 부셰에 가서 오믈렛 아점을 먹었다. 맛있어서 기분이 나아졌다

 

오늘도 엄청나게 날씨가 좋았고 하늘이 파랬고 햇살은 따가울 지경이었다. 진짜 눈부셨다. 돔 끄니기에나 갈까 하고 쭈욱 걸어올라갔다. 원래 목표는 돔 끄니기에서 책을 한권 사서 카잔 성당 분수 앞 벤치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책 읽는 거였다. (내가 좋아하는 코스라서 옛날에 미샤를 초창기에 등장시켰던 illuminated wall 에서도 미샤는 처음에 카잔 성당 앞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근데 잠깐 와이파이 연결이 필요해서 유럽호텔 로비로 가서 폰을 좀 봤다.

 

그리고는 카톨릭 성당에 들러 다시 초를 켜고 기도를 했다.

 

 

 

..

 

 

돔 끄니기에 가서 새 지도를 샀다. 구글이나 앱이 있어도 나는 아날로그라 옛날부터 보던 종이 지도가 편한데 한 2~3년 쓴 지도가 너무 헐어서 찢어지고 말았다. 새 지도를 산 후 글쓰기에 필요해서 7~80년대 레닌그라드 시절 도시 현황과 거리 이름 등이 기재된 책이 필요하다고 점원에게 물었으나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책장을 뒤져 페테르부르크 거리 이름 유래에 대한 책을 샀다. 이건 제정시대부터 지금까지를 다 아우르는 거라 사실 내가 원하는 건 아닌데 ㅠㅠ 나중에 구글링으로 찾는 게 빠르겠다.

 

(이게 오늘 산 책과 지도 두 종)

 

 

별거 안 했는데도 카잔 성당 분수 앞 벤치에 앉아 책 읽을 시간이 없어졌다. 호텔까지 걸어내려가는 시간이 있으니(버스는 밀림) 그냥 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돔 끄니기 앞 아이스크림 수레에서 에스키모 플롬비르 초콜릿 아이스크림 바를 사서 먹으면서 혼잡한 네프스키 대로와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대신 모이카 운하를 따라 안쪽으로 걸어갔다. 햇살이 눈부셔서 운하의 수면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붉은 다리와 푸른 다리를 건너 호텔로 돌아왔다. 택시를 타고 네번째 호텔(하루 묵었었으므로 실제로는 3개째의 호텔)로 와서 체크인을 했다. 근데 저번보다 방이 안 좋네... 하긴 급하게 방을 예약했고 제일 저렴한 방으로 했으니... 그때보다 좁고 침대도 트윈을 두개 붙여놓은 것이다. 그리고 지난번 방은 거리를 내다보고 있었는데 이번 방은 안쪽 마당인 중정 방향이네. 그래도 뭐...

 

이 호텔은 그래도 프린트를 공짜로 할수 있어서 오늘 지젤 티켓과 새로 끊은 항공권 이티켓을 프린트했다. 그리고는 피곤해서 좀 늘어져 있다가 컵라면 대충 먹고 원피스로 갈아입은 후 마린스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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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연이 이곳에서 머무는 3주 동안의 마지막 공연이다. 원래 매진이었는데 우연히 표가 몇개 나와서 급히 득템했던 것으로, 바로 슈클랴로프가 알브레히트를 추는 지젤이었다. 오오...

 

공연은... 사실 내가 지젤을 진짜 좋아하는데 이번 공연은 작품 자체보다는 슈클랴로프 보느라 넋을 놓아서 ㅠㅠ 지젤 보면서 안 울었던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가 지젤로 나와서 좀 이입이 덜 되기도 했다만...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는 완벽했다... 이 남자의 타고난 기품과 동정심을 자아내는 눈빛과 애절한 춤. 10년 전 그의 알브레히트가 생각났다. 이반첸코 대신 나와서 '저거 누구야!' 하고 짜증냈던 걸 떠올리니 참 놀랍기도 하고 어쩐지 감개무량 ㅋ

 

사진은 따로 올려보겠다. 리뷰도 따로 써보겠다. 근데 이걸로 총 8개의 공연을 봤는데 제대로 리뷰 쓴 건 거의 없네 어헝...

(커튼 콜 사진과 또 짧은 메모는 여기 : http://tveye.tistory.com/4835)

 

내 자리가 간신히 득템한것까진 좋은데 1층 베누아르 완전 사이드의 게다가 2열이었다. 앞사람 머리에 너무 가리고 왼쪽 무대는 잘 안보여서 진짜 괴로웠다. 슈클랴로프가 출땐 반쯤 엉거주춤하게 서서 봤다(내 뒤에는 사람이 없어 다행...) 나중엔 꼭 기합받는 듯.. 허벅지 쥐나는 줄 알았다. 흐흑... 내 앞에 앉은 사람들 다 키 크고 머리 컸어 엉엉...

 

샵에서 파루흐 루지마토프의 희귀한 옛 사진 세장(아마 베자르 작품 췄을 때인듯)과 테미르카노프가 지휘한 호두까기 CD를 샀다. 그리고 내친김에 CD 파는 아저씨에게 레인골드 글리에르의 청동기사상 음악 있느냐 물었다. 이번 마린스키에서 올린 그 발레. 아저씨는 안타까워하며 다른 작품들만 있다고 했다. 그 음악 정확한 제목이 뭐냐 물으니 청동기사상 맞다고 한다. 하긴 발레음악으로 만든 곡이니... 네프스키의 다른 샵에 한번 가보라 한다. 그 음악 구하고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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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클랴로프의 우아하고 애절한 알브레히트 춤과 사랑스러운 커튼 콜 인사 때문에, 그리고 마린스키 구관의 지젤이라는 것 때문에, 또 마지막 공연이란 생각 때문에 좀 감정적으로 고양되어 나왔는데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이럴줄 알고 우산 가져왔다!!!!! 요 며칠 너무 날씨가 좋았어!

 

근데 진짜 엽님 운 좋으셨습니다~ 가시자마자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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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쓰고 호텔까지 15분 정도 걸어야했다. 오다가 수퍼에 들러 자두 세알과 체리 300그램, 새로 나와서 궁금해진 구운 고기맛 감자칩(ㅋㅋ), 물 1.5리터를 샀다. 방에 와서는 배고파서 체리와 감자칩을 조금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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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제 4일 남았어...

 

돌아가고 싶지 않아...

 

우울함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하다...

 

그래도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는 아름다웠다. 외모 얘기가 아니고(외모도 뭐 예쁘지만) 그의 춤과 표현력, 무대 자체가 아름다웠고 때로는 그런 아름다움이 마음을 뒤흔들고 감동시키고 또 위안과 평온을 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도스토예프스키 말이 맞다. 때로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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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6. 22. 19:22

나가기 전, 슈클랴로프 화보 몇장 dance2016. 6. 22. 19:22



내가 찍은 사진은 다 번져 아쉬우니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화보 몇장 올려본다. 이건 그저께 본 '날 버리지 마'

아무도 너 못 버려 흐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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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전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이 예쁜 사진은.. 그의 아내 마리야 쉬린키나 maria shirinkina가 instagram에 며칠전 아버지의 날이라고 올린 사진. 아아, 애기 많이 컸네. 이제 한살 반쯤 됐을텐데. 애기 알렉세이가 아빠랑 닮았고 코는 엄마 닮았다.. 크면 여럿 울리겠고만.. 너무 이쁜 아빠와 아들!!






이건 내가 마린스키 신관에서 찍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사진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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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무대 인사하는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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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메모가 늦은 이유는, 어젯밤 돌아왔더니 호텔 와이파이에 문제가 있어 연결이 안됐기 때문이다. 간밤 늦게 노트북에 메모 남겨놓았던 내용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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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쯤 잠들었는데 4시에 깨고, 역시나 7시 안되어 깬 후 계속 1~2시간마다 깼다. 그래도 너무 피곤했는지 눈 감을 때마다 다시 잤다.

   

계속계속 잠만 자고 싶었다. 억지로 정오쯤 일어났고 씻은 후 어제 부셰에서 사온 플레이따 빵과 체리, 디카페인 티로 방에서 아점 먹었다. 어제 고생한 거 생각해서 차 마시기 전에 먼저 약 먹었고 아침엔 디카페인 티 마셨다.

 

나가려다 혹시나 마린스키 홈페이지 봤더니 지젤 베누아르 구석 자리가 갑자기 몇 개 나와서 급하게 그나마 제일 나은 자리 1개를 예매했다! 분명 내가 봤을땐 1열 자리였던 거 같은데 끊고 보니 2번이라 아마 두 번째 줄인 것 같다 ㅜㅜ 첫줄이면 좋을텐데. 그래도 지젤 표 얻은 게 어딘가... 슈클랴로프의 알브레히트를 볼 수 있구나... 사이드라서 한쪽이 많이 가리겠지만 할 수 없지 ㅠㅠ 뜻하지 않은 선물 같았다. 

 

4시 좀 안되어 나왔고 아드미랄쩨이스까야 지하철역 맞은편 꽃집에서 꽃을 샀다. 앞으로 슈클랴로프를 마린스키에서 볼 일이 드물어질 것 같아 아쉬워서... 이 사람이 오늘은 흰옷 입고 나오니 색깔 있는 꽃을 주고 싶었다. 빨간 장미를 주고팠지만 너무 활짝 피어서 곧 시들 것 같았다. 그래서 약간 오렌지빛 도는 분홍장미 꽃다발을 샀다. 짧은 카드를 동봉했음.

 

옆의 하늘색 꽃무늬는 내 원피스 ㅋㅋ 꽃돌이에게 줄 꽃과 내 꽃옷. 꽃의 3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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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야 모르스까야에 생긴 라멘집에 가서 텐동과 오렌지주스 먹음. 사과주스를 잘못 갖다줬다며 미안하다고 오렌지주스를 또 가져다줘서 주스가 두 개가 되었다. (근데 오렌지주스도 남기고 사과주스는 거의 못 마심. 아까버...) 간만에 간장에 비벼진 밥 먹으니 좋았다. 일본 점원들이 일을 했는데 그래선지 여기는 요상망측한 퓨전 맛이 아니어서 좋았다. 난 우동국물이 먹고팠지만 라멘집이라 국물은 라멘만 있었다. 라멘은 짜고 기름져서 안 좋아하는 편이라...

 

그리고는 고스찌에 가서 메도빅을 먹고 차를 마셨다. 역시 여기 메도빅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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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쯤 나섰다. 날씨가 매우 좋았다. 버스 타면 꽃 구겨질 것 같아서 꽃다발 안고 운하 따라 극장까지 걸어갔는데 은근히 무거웠다 ㅠㅠ 그리고 더웠다.

 

6시 반에 도착해 입장. 꽃을 맡겼다. 첨엔 예르마코프에게 주는 꽃다발 하나만 꽂혀 있었지만 나중엔 꽃이 가득 찼다. 오늘 젊은 안무가들 공연이고 무용수들도 많이 나오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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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젊은 안무가 갈라 공연이었다. 오케스트라는 없었다.

 

3막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1막은 일리야 쥐보이의 ‘SeasonS', 2막은 막심 페트로프의 ’파블로프스크‘, 유리 스메칼로프의 ’Ne me quitte pas'(녜 빠끼다이 미냐, 날 버리지 마), 블라지미르 바르나바의 ‘Glina’, 크세니야 즈베레바의 ‘엘레지, 오필리아’였고 3막은 막심 페트로프의 ‘왕의 디베르티스망’이었다. 제일 마지막 것만 전에 이고리 콜브가 춘 영상을 봤었다.

 

사실 난 오늘 슈클랴로프의 ‘날 버리지 마’를 보러 온 거나 다름없었다. 이것도 마린스키 공고는 늦게 나왔지만 나는 슈클랴로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사람이 20일 이 공연에 나온다는 것을 미리 알고 끊은 것이다. 제일 앞줄 가운데자리를 득템하면서도 혹시나 안 나오면 어쩌지 하고 전전긍긍했다. 그나마도 이게 모던발레들 갈라라서 자리가 있었던 거지 딴 작품들은 자리 구하기 힘들었고 앞자리는 못 구했었다.

 

워낙 여러 작품들이라 리뷰는 나중에... 일단 간단한 인상만 적자면.

 

일리야 쥐보이의 ‘SeasonS'가 의외로 좋았다. 막스 리히터가 비발디 사계를 변주해 쓴 음악 자체가 워낙 좋기도 했거니와 콘다우로바와 즈베레프를 필두로 무용수들의 춤도 서정적이고 의외로 가슴에 와닿았다. 솔직히 어제 봤던 스트라빈스키 두 작품들보다 이게 더 좋아서 놀랐다.

 

막심 페트로프의 ‘파블로프스크’는 유머러스했고 포킨의 장미의 정령에 대한 윙크 같기도 했다. 깜박 잠든 근위병이 귀족들의 춤에 대한 환상을 본다는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블라지미르 바르나바의 ‘글리나’는 사실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움직임은 다채로웠으나 별다른 감흥이 없어 아쉬웠다.

 

크세니야 즈베레바의 ‘엘러지, 오필리야’는 고만고만한 작품이었지만 빅토리야 테료쉬키나의 존재감이 강렬해서 그녀가 무대를 살렸다. 예르마코프는 매력적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테료쉬키나에게 묻히는 느낌이었다.

 

막심 페트로프의 ‘왕의 디베르티스망’은 영상으로 볼때보다 훨씬 좋았고 재미있었다. 프로그램을 자세히 읽어보니 처음에 내가 영상을 봤을 때 놓쳤던 부분들도 많았다. 필립 스쵸핀이 왕 역으로 첫 데뷔했는데 여태 내가 본 스쵸핀 무대 중 제일 깔끔하고 멋있게 나왔다. 이 사람은 무대 분장을 연하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왕을 춘 스쵸핀의 춤은 좋았는데 아무래도 초연을 이고리 콜브가 췄다보니 비교가 되었다. 콜브는 성격배우 특성이 있고 연륜이 있어서 그런지 왕을 코믹하면서도 어딘가 서글프게 표현했는데 스쵸핀은 좀더 반듯하고 젊어서 전자가 ‘왕’같다면 후자는 좀 ‘왕자’같았다. 그리고 스쵸핀이 팔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싶긴 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나를 버리지 마’.

 

이 공연 너무 짧다 ㅠㅠ 6~7분 정도 되려나. 아쉬워라...

 

마린스키 오페라 소프라노 가수인 겔레나 가스카로바가 동명의 노래를 부르는 동안 흰 재킷과 바지의 수트를 차려입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가 의자에 앉아 괴롭게 몸을 움직이다 점차 무대를 선회하며 춤을 춘다.

 

조명은 책상 앞에 앉아 노래하는 가스카로바와 홀로 춤추는 슈클랴로프 양쪽에만 비춰지는데 흰옷을 입은 슈클랴로프는 어둠 속에서 하얀 불꽃처럼 춤췄다. 스메칼로프 안무 특유의 움직임들, 그리고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다운 애절하고 격렬한 감정 표출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심금을 울렸다. 본시 소프라노를 못 견디는데도 슈클랴로프의 춤과 잘 어울렸다.

 

흰 옷을 입고 격하게 몸부림치고 얼굴 전체로 고통과 열망을 표현하는 슈클랴로프를 보고 있자니 ‘그 어느 누가 어떻게 이런 널 버리고 떠나겠니!’ 란 생각마저 들었다.

 

감정 북받치는 짧은 공연 후, 엄청난 브라보를 받았고 꽃도 많이 받았다. 아마 오늘 얘가 꽃 제일 많이 받은 듯... 내 꽃도 받았다 :) 뿌듯...

 

사진은 다 번졌다 ㅠㅠ 마린스키 신관 조명 미워.. 게다가 흰옷이니 망할 줄 알긴 했다만 아깝다. 정말 아름답고 근사했다.

 

 

이게 그나마 덜 번진 사진이다 허헝헝..

 

이건 번지긴 했지만... 꽃다발 잔뜩 받은 모습... 저기 내 꽃도 있어어어 ㅠㅠ 근데 번져서 분간도 잘 안돼 ㅋㅋ

 

 

그래서 아쉬우니... 함께 무대에 올랐던 겔레나 가스카로바(Gelena Gaskarova)가 백스테이지에서 찍어 인스타그램 올린 사진 한장. 스메칼로프, 가스카로바, 슈클랴로프 :)

 

아아, 녜 빠끼다이 미냐, 녜 빠끼다이 나스, 발로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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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원래 석양보며 걸어가려 했는데 세상에,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오늘 비온다는 얘기 없었는데 ㅠㅠ 역시 뻬쩨르..

 

그래서 샵에서 산 마린스키 후드 티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급하게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27번이 와서 탔고 앉았다.

 

내려서도 후드 티를 머리에 쓰고 급하게 호텔로 달려들어옴. 제일 작은 사이즈만 있어 긴가민가 하다 그냥 샀는데 요긴하게 우비 대용으로 개시함 ㅠㅠ (입어보니 지금은 여유 있게 잘 맞는데 좀만 살찌면 살짝 타이트해질 것 같다 ㅠㅠ 살찌면 안되겠고만...) 흑흑, 중국 찻잔은 누룽지랑 된장국으로 개시하고 마린스키 후드 티는 우비로 개시했어... 돌아와서 빨아서 옷걸이에 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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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방에 왔더니 청소부가 창문 열어놓고 간게 안 닫혔다. 어제도 안 열리더라니.. 리셉션에 전화하자 여직원이 왔는데 이 방이 전에도 창문이 그랬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2년전에도 내 방 창문이 이랬었다. 앙글레떼르는 창문이 좀 문제인가보다 ㅠㅠ 오래된 호텔이라 그런가. 결국 다른 남자직원도 와서 힘으로 눌러서 닫았다. 앞으로 열면 안되냐 했더니 안 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다. 힝...

 

그리고 와이파이가 안돼서 내방만 이러나 싶어 내려가 물었더니 지금 호텔 와이파이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나마 나만 그런게 아니니 다행인가. 그래서 여기 메모 쓰고 있음.

 

내일은 날씨가 좋으면 k갤러리에 가서 바리쉬니코프 전시를 보고, 화장품을 사려는 중이다. 수분크림 똑 떨어짐... ㅠㅠ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어서 그렇다.

 

무지 배고픈데 먹을게 없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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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6. 21. 01:21

슈클랴로프 공연 보러 마린스키, 꽃 dance2016. 6. 21. 01:21





마린스키 신관. 오늘은 젊은 안무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갈라 공연이다. 슈클랴로프가 스메칼로프 안무의 'Ne me quitte pas' (날 버리지 마)에 나온다.


꽃돌이 주려고 꽃 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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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이번에 본 청동기사상과 돈키호테 커튼 콜의 슈클랴로프 사진 찍은 거 몇 장.

 

하얀 옷 입고 나온 슈클랴로프는 매우 근사하고 아름답긴 했으나.. 찍사로서의 내 능력부족으로 인해(ㅜㅜ) 그 흰 옷과 조명이 너무 번져서 제대로 건진 사진이 거의 없다... 아쉬워라..

 

먼저 어제의 청동기사상 커튼 콜 몇장 더. 이건 진짜 많이 못 건짐. 둘다 흰옷에다 마린스키 신관 무대 조명도 원체 밝아야지 ㅠㅠ

 

 

 

페테르부르크와 푸쉬킨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무대배경에 가슴 뛰지 않을 수 없으리라..

 

제정 러시아와 푸쉬킨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주인공 예브게니 역의 슈클랴로프도 프록코트와 조끼를 차려입고 심지어 귀 옆으로 조그맣게 구레나룻까지 붙이고 나와서 깨알같았다. (근데 그거 붙이고 나와도 예쁠 수가 있다니!)

 

 

 

 

아아, 어디 가... 왜 이렇게 빨리 들어가 ㅠㅠ

 

마린스키 신관은 구관보다 커튼 콜이 항상 짧아서 아쉽다. 여기는 막 앞으로 나오지만 구관은 얇은 하늘색 커튼이 드리워지고 그 앞으로 무용수들이 뛰어나오기 때문에 팬들이 계속계속 소리치고 박수치면 몇번이고 나와주는데 ㅠㅠ

 

 

그래도 9일 돈키호테 때 찍은 사진은 화질이 좀 낫다. 여긴 마린스키 구관이라서...

 

하지만 이때도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랑 슈클랴로프 둘다 흰옷이라 빛은 번지고 ㅠㅠ

 

흰옷이 예쁘긴 하지만... 사진을 위해선 제발 짙은 옷을 입어다오 흐흑...

 

 

 

 

이제 들어가려면서 우아하게 인사 중.

 

어머나 참 우아하고 근사하기도 하지... 무슨 이발사 청년이 이렇게 품위있고 멋있단 말이냐... 이발사로 변장한 왕자... 귀족... (ㅋㅋ) 저런 바질이 딸 달라고 하는데 안 주겠다는 키트리 아빠는 이상한 사람~

 

 

발로쟈 : 나 이제 들어갈게요~ 마지막으로 나의 미모를 감상하시라~

팬들 : 아아... 들어가지 마...

 

 

 

잉,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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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지젤에 갑자기 얘가 나온다고 공지가 떴다. 이럴수가 ㅠㅠ 진작 알았으면.. 이미 표가 없다. 엉엉... 하긴 며칠 전까지만 해도 24일에 돌아가려 했으니 저날 공연은 생각도 안했지. 며칠 더 있을거라 생각했으면 누가 나오든 끊긴 했을텐데. 지젤을 원체 좋아하니까... 아쉽다.

 

이제 내가 끊은 이 사람 공연은 20일의 젊은 안무가 공연의 '나를 버리지 마' 만 남았다. 10분 이내의 짧은 작품인데다 또 흰옷 입고 나온다. 내겐 이게 이 사람을 마린스키 무대에서 보는 마지막 기회가 되겠구나, 최소 1~2년은...

 

7월 초에도 차이코프스키 파 드 두에 나오긴 하지만 도저히 그때까진 못 있는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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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마린스키 신관에서 유리 스메칼로프가 재안무한 소비에트 시절 드라마틱 발레인 청동기사상 보고 옴.

 

푸쉬킨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1막은 표트르 대제의 페테르부르크 건설과 그의 무도회, 2막은 소박한 연인 예브게니와 파라샤의 사랑, 3막은 홍수로 인해 파라샤를 잃은 예브게니가 슬픔으로 광란하여 최후를 맞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시간이 늦었으니 자세한 감상은 나중에 따로 쓰기로 하고.. 오늘은 자기 전에 간략한 메모만 먼저 남긴다.

 

 

슈클랴로프는 정말 몸에 맞는 옷을 입고 훨훨 날아다닌다. 사실 2막에서 얘가 좀 삐끗했다. 서정적 아다지오는 참 잘 소화했는데 솔로 바리아시옹을 할때 두세번 헛디디거나 균형을 잃었다. 좀처럼 안 그러는 앤데 안타까웠고 쟤가 몸이 덜 풀렸나 싶었다. 그러나... 3막에서 그는 왜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인지! 왜 스메칼로프가 바로 그를 예브게니 역 타이틀 롤로 점찍었는지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2막에서는 테료쉬키나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빛을 발했다면 3막은 온전히 슈클랴로프의 몫이었다. 이것은... 아아, 남자 지젤... 사랑과 광란의 모습을 너무나 가슴 절절하게 표현했다. 격렬한 움직임이 계속되어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을텐데 광기어린 춤과 더욱 광기어리고 슬픈 표정 탓에 가슴이 정말 찢어졌다...

 

게다가 이 사람은 정말 프록코트가 잘 어울리는구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때 이미 알아봤지만... 청초하고 로맨틱한 예브게니라니.. 푸쉬킨 원작 서사시의 예브게니는 그냥 불쌍하고 작은 인간이었는데 대체 이 사람의 예브게니는 이렇게 청순할 수가 있는가... 어흑...

 

발레 자체는, 음, 내 개인적 취향으론 1막은 맞지 않았지만 러시아 사람들, 특히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아마 소비에트 시절 내용에 제일 가깝게 리메이크한 것도 이 1막일 것이다. 나는 2~3막이 좋았고 특히 3막의 예브게니 광란 씬이 좋았는데 딱 하나 아쉬웠던 건 에필로그에서 다시 한번 예브게니와 파라샤가 등장하는 것. 이게 좀 사족인데... 사실 스메칼로프 안무 작품들 대부분이 꼭 맨끝에 그런 덧칠을 한번씩 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ㅠㅠ 하여튼 3막은 에이프만을 떠올리게 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스펙터클이었다. 스메칼로프에게 이정도 대작을 맡기다니, 마린스키에서 꽤 신망을 쌓은 것 같다.

 

오늘 보니 방송국 카메라들이 설치되어 있었는데(그래서 늦게 시작함),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직접 지휘도 하는 등 아마 나중에 영화 상영이나 방송으로 나올 모양이다. 대왕기대... 이거 진짜 dvd 사고픈데.. 2막에서 슈클랴로프가 삐끗한 건 프리미어 때 찍어놓은 걸로 대체 안될려나 ㅠㅠ

 

하여튼 자세한 감상은 내일이나 모레..  슈클랴로프의 예브게니가 미쳐서 하하하 웃던 게 아직 기억에 남는다. 전에 초연 기사에서 누군가가 연기는 좋았지만 발성은 좀 더 연습해야 할거라 했는데 이 사람은 무용수지 연극배우가 아니지 않나. 그리고 그 기사 때문에 기대 안했는데 난 좋았다. 생각보다 훨씬 가슴을 울리는 웃음소리였다.

 

앞에서 사진 찍었지만.. 망했다. 원래 마린스키 신관은 조명 때문에 의외로 사진이 잘 안나오는데... 게다가 이 발레는 다들 흰옷을 입고 나오고 슈클랴로프와 테료쉬키나도 순백 의상을 입어서 빛이 다 번지는 바람에 건진 사진 거의 없다 어흑흑... 디뷔디 내주세요..

 

그나마 건진 거 두장... 나머지는 좀 더 뒤져봐서 내일...

 

 

 

 

아흑.. 역시 이 사람들은 춤도 잘 추고 호흡도 잘 맞고 너무 아름다운 페어인데... 강한 언니 스타일의 테료쉬키나도 이 작품에선 어찌나 하늘하늘하고 안타까운지 ㅠㅠ 그리고 저 청순한 슈클랴로프의 예브게니는 로미오 더하기 지젤이야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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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호텔 와이파이가 부실해서 사진 몇장만 올려본다.

 

목요일, 마린스키 극장 돈키호테. 바질 역을 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키트리 역의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사진 몇 장.

나의 미진한 사진 실력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그의 우아함과 생기와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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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엄청 잠 설침. 두시간 자고 깨고 일본/중국 단체관광객들 소리에 깨서 또 설치다 한시간 반 자고, 조식 먹고 올라와 또 한시간쯤 잤나보다.


2시 좀 넘어서 나왔고 리쩨이느이 대로 쪽 이즈다니야 서점을 찾아갔다. 슈클랴로프 화보집이 남아 있기를 고대하며.. 많이 안 찍어서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있었고 그의 화보집을 거금을 주고 득템(비싸다ㅠㅠ)






유리지갑 뽀샤지든말든 행복해진 토끼는 좋아하며 네프스키 가는 버스를 탔고 예카테리나 카톨릭 성당앞에서 내렸다. 가족과 나를 위해 초를 켰고 오랫동안 기도를 했다. 회의주의자인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그런 식으로 대답없는 절대자에게 이야기를 하고 그가 실재하기를 원했던 것은 처음이었다.






성당 정문을 밀고 나오며 맑아진 하늘과 구름, 초상화가들을 보았다.



어제 너무 떨어서 어제 엄청 껴입고 나왔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았고 오후엔 햇볕도 났다.


bravebird님과 돔 끄니기 앞에서 만나 말라야 모르스까야 방면 네프스키에 들러 기념품을 사고 소련 포스터들 구경.


그리곤 고골에서 보르쉬를 먹고자했으나 만석이라 실패해서(ㅠㅠ) 이삭 성당이 보이는 샤스찌예 카페로 가서 파스타와 치킨 커틀릿을 각각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옆의 아스토리야 호텔 바에 가서 차를 마시고 케익을 먹었다.





커틀릿과 카르보나라 파스타.






아스토리야의 바에서.. 오랜만에 왔다.


네시간 가까이 bravebird 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서프라이즈 선물도 받았다. 그건 나중에 따로... 완전 감동 ㅠㅠ





테이블엔 생화가 놓여 있어 좋았다.






.. 나오자 10시 반 즈음, 해가 지고 있었고 우리는 청동기사상을 지나 황제에게 인사를 하고 해지는 네바 강변을 걷고, 궁전광장에서 거리 가수의 노래를 좀 듣고 이후 카잔성당 앞에서 헤어져 숙소로 돌아왔다. 무척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감사해요 bravebird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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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사진들은 나중에 따로..


너무 졸려온다. 부디 오늘은 깨지 않기를.. 최근 몇달동안 가장 즐거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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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너무 피곤한데 두시간 자고 깨고 한참후 다시 한시간반쯤 잤다가 복도에서 울려퍼지는 중국어와 일어에 깨버림. 방음이 너무 안되고 여긴 중국, 일본 단체 관광객 지정 호텔인가보다. 아아..


먹은게 너무 없어 못자나 싶어서 일단 세수만 하고 조식 먹으러 내려옴. 초라한 조식 ㅋ


소화잘되게 우유 안든 오트밀 먹자 하고 퍼왔는데 왝! 설탕 엄청 들어 있음. 계란 뒤에 숨어 있는 당근도 설탕물로 조린거였다 허헝


너무 힘도 없고 볼살도 쭉빠지니 급속당분이 필요한거 같아 탄수화물 가득. 생각해보니 어제 단백질, 지방(생선크림수프), 단백질(닭가슴살구이), 매쉬드포테이토 약간만 먹음. 탄수화물이 필요했다!


근데 역시 여긴 밥도 맛이 없어ㅠ 그치만 급하게 잡은데고 어차피 조식 많이 안좋아하니 괜찮아..






대충 먹고 과일과 비상식량용 삶은 계란, 그리고 꿀과 레몬 넣어 조제한 레몬꿀물 가져옴. 홍차에 넣고픈데 속쓰려서 아침엔 자제. 아까도 녹차 연하게 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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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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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바질을 춘 슈클랴로프. 내가 찍은 건 아니고 다른 관객이 찍은 것




(찍사 : maxim beketov)


너무나 사랑스러운 바질이었음. 키트리보다 더 귀염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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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의 주된 사건


1. 마린스키에서 슈클랴로프가 주역을 춘 돈키호테를 보았고 (그의 아름다움에 다시금 감탄하고 치유받음)


사진은 마린스키 좌석 앉아서 기다릴때, 프로그램과. 슈클랴로프 이름 찍어놓음. 이제 곧 떠날 사람이니 ㅠ

급하게 나가느라 내 오페라글라스 챙긴다는 걸 잊고 트렁크에 두고 왔다. 그래서 그냥 150루블 주고 빌림... 꽥 ㅠㅠ

근데 난 세월의 흔적 역력한 여기 오페라글라스 빌리면 옛 생각들 나서 또 좋다.. (메이드 인 소련 제품임!)

2. 그전 오후 늦게는 bravebird님과 아스토리야 호텔 앞에서 조우해 고스찌에서 저녁 먹고 시간이 모자라 정신없이 뛰듯 걸어 극장에 갔었다.


그런데!! bravebird님은 하나도 안 독수리같고! 수프 비노의 알렉세이 얘기처럼 아차로바쩰나야한 이쁜 분이었다 :) 난 별명대로 토끼의 화신인데!! 뭔가 이거 아니잖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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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 힘들어서 끙끙대며 앓고 잤는데 역시 세시간만에 깼다. 시차 때문이 아니고 요즘 계속 수면부족에 중간 깸 현상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한시간마다깼는데 그럴때마다 회사꿈을 꿨고 그간 맺혔던 부분들과 화났던 부분들을 여과없이 분출하기도 했다.


그러다 아침 언제는 꿈속에서 너무 큰 전화벨을 들었는데 그때 진짜로 문이 덜컥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마 옆방 문 닫히는 소리였을 거다. 근데 이 호텔은 급하게 잡아서 그냥 비즈니스호텔 같고 방음이 너무 안되다보니 잠결에 난 내 방문을 누가 확 열고 들어오는 거라 착각, 너무 놀라 얼어붙는 듯한 비명으로 '크또!!'하고 소리쳤고 헉헉거리며 깼다. 잠결에도 노어로 누구냐고 소리친 걸 보니 깊은 잠을 못 자고 있는 것이다..


너무 힘들어서 조식도 거르고 잤다.


나중에 나갔는데 아무것도 안먹어서 엄청 어지러웠다. 그리고.. 너무 추웠다. 오후 늦게부터는 10도~13도 정도였는데 차고 습한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10월 을씨년스런 날씨같았고 체감온도도 낮았다.. 얇은 블라우스에 트렌치코트 걸치고 나왔다가 얼어죽을 뻔 했다. 체면불구 스카프로 머리 싸고 걸어감. 좀 웃기지만 어차피 러시안데 뭐 어때. 그리고 아줌마 할머니들 머리 많이 스카프로 싸고 다니심.


bravebird님 만나서 엄청 반가웠는데 고스찌에서 수프랑 메인 시켰다가 시간이 모자라서 음식도 남기고 둘이 엄청 빠르게 걸음.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가며ㅠ


bravebird님과 나는 서로 다른 공연이라 극장 앞에서 헤어졌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고대하던 슈클랴로프의 바질을 보러 마린스키 구관에 갔다. 딱 한장 남은 표를 득템해서..



그의 바질은 표현력이 풍부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점프로 유명한 무용수이지만 사실 내가 보기에 결혼식 코다의 반응은 전에 김기민씨 췄을때가 좀더 열광적이었는데 아무래도 30대로 접어든 슈클랴로프는 (얼굴이야 그렇게 안보이지만) 이제 원숙미가 더 두드러지고 점프나 피루엣의 파워는 기민씨가 더 화려해뵌다(키가 더 커서 그럴지도 몰라)


그러나 슈클랴로프에겐 뛰어난 연기력과 사랑스러움이 있었으니.. 사실 요즘 제일 핫한 기민씨랑 비교해서 화려함이 좀 덜했다는 거고 이 남자의 연기력과 표현력은 역시 마린스키 톱이고 테크닉과 동작의 깨끗한 우아함도 톱에 든다. 아, 저런 아리땁고 귀여운 바질에게 딸을 안주려 하다니 키트리 아빠 돌았소?


결혼식 코다는 첫번째 솔로가 제일 좋았고 역시 이사람의 점프, 특히 스플릿 점프는 명불허전임을 다시금 증명.


근데 코다 전 아다지오에서 삐끗한건지 인사할때 왼쪽 늑골 부위를 자꾸 누르고 있어 엄청 걱정됐다. 코다는 잘췄지만 제일 화려하고 박수 많이 나오는 두번째 솔로애선 그랑주테가 전보다 좀 약했고 나중에 인사할때도 자꾸 늑골을 누르는 거였다.. 아아, 도쿄에서도 사랑의 전설 때 다치는 걸 봐서 트라우마 생기겠다. 꽃돌아 아프지 마


아무래도 좀 삐끗했나 싶은데 프로답게 끝까지 잘췄고 커튼콜에도 계속 나와서 눈웃음과 미소와 우아한 인사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역시 그는 아름다움의 결정체..


키트리는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옌코. 주테가 뛰어나고 좀 운동선수 같은데 항상 그녀의 무대를 볼때마다 우아함이 모자라고 점프 외엔 다리 동작이 좀 어색하다 생각했다. 굉장한 미인이지만 의외로 근육질이라 난 이 사람이 슈클랴로프 파트너가 되면 조마조마하다.


작년에 본 슈클랴로프 주역 라 바야데르에서 니키야로 나왔는데 그때도 그렇고 돈키호테도 남자가 한손으로 드는 동작도 여러번에 달려오는거 확 잡아안는 리프팅도 두번이나 있어 둘다 까다로운 리프팅이 많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바야데르고 돈키호테고 이둘 무대 볼때마다 근육질의 마트비옌코 들어주다 슈클랴로프 허리 나가겠다고 걱정이 막 됨. 애가 무용수치고 별로 큰 키도 아니고 우람하자도 않으니 ㅠㅠ 하여튼 키트리의 간드러지는 느낌이 부족했고 엄청 열심히 추지만 음악과 동작을 하나하나 수행한다는 느낌이 강해 좀 아쉬웠다. 다른 무대도 거의 그랬었다. 여러 모로 테료쉬키나가 그리웠다.


하지만 돈키호텐 바질과 투우사만 잘추면 되니까! 투우사 춤 역시나 다시 봐도 두근두근.. 망토춤 최고~


바질 자살쇼의 슈클랴로프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코믹해서 전에 기민씨 바질에서 아쉬웠던 딱 그 부분을 채워주었다. 그러니까.. 난 기민씨 춤이 너무 좋은데 무대 위에서 아직 '진짜 연인'처럼 보이진 않는 거랑 좀 비슷한 얘기다. 슈클랴로프는 '진짜 왕자', '진짜 연인'이 되는데. 하지만 기민씨도 연기력 일취월장 중이니 더 멋져지겠지.






일년만에 온 마린스키..

다음 공연들은 다 신관이다..










지난 봄 발레축제 프로그램북, 돈키호테 프로그램(게르기예프 얼굴 박힌 것), 그리고 루지마토프 엽서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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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버스 기다리는데 한대는 사람 많아 놓침. 엄청 추워서 덜덜 떨며 돌아와 업무관련 정리 조금 하고 이제 누우려는 중.


내일은 조식을 먹어야겠다. 너무 뭘 안먹어서 그런가 어지럽고, 부대낄까봐 약도 못먹겠다. 오늘은 고스찌에서 딱 한끼 먹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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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클랴로프 커튼콜 사진은 나중에 따로.. 그건 dslr로 찍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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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