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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1. 02:49

도브라 차요브나, 다시 2022-23 praha2022. 11. 21. 02:49





내가 프라하에서 가장 좋아했던 카페가 세 곳 있는데, 카페 에벨, 카피치코, 그리고 이 도브라 차요브나이다. 여기는 엄밀히 말하면 카페가 아니라 티룸, 전문 찻집이다. 예전부터 매우 좋아했던 곳으로, 제대로 우린 차를 마실 수 있다. 레슬러나 헤비메탈 가수 같은 풍채에 금발 지푸라기 머리와 수염을 땋은 아저씨들이 히피와 무슨 승려를 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스타일로 가게를 운영한다. 불상, 향, 각종 동양화에 도자기 티포트, 잔, 온갖 차들이 널려 있어 얼핏 보면 ‘오우 오리엔탈리즘!’ 하는 기분이 들지만 차 종류도 많고 제대로 우려서 내오기 때문에 앉아 있다 보면 ‘아니 나보다 더 잘 아는 거 같은데 오리엔탈리즘 취소’ 란 생각이 절로 든다.



4년만에 다시 갔다. 여기도 문 닫았을까봐 노심초사했으나 다행히 성업 중이었고 일요일이라 그런지 체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현지인들이 많이 오니 다행이다, 문 안 닫겠다...








메뉴판이 바뀌었고 차 값은 좀 올랐다. 프라하 물가가 많이 올라서(대부분 원화 대비 코루나 환율이 올라서이긴 하지만) 이제 여기가 더 이상 저렴한 도시가 아니다 ㅠㅠ 오늘 나는 NEPAL ILAM 이란 차를 처음 시켜보고 여기에 바클라바를 디저트로, 할바는 테이크아웃으로 주문. 이 두 가지 디저트는 언제나 시키는 것. 여기 바클라바가 맛있다.









네팔 일람은 찐한 다즐링의 맛이었다. 다즐링 다원 근처에서 수확한다고 하는데 한 봉지 사고픈 향이었다.








바클라바 역시 여기서 주는 게 기름에 절지 않고 적당히 달고 맛있음.




너무 추워서 떨다 들어왔고 눈도 맞고 먹은 것도 없어 정신없었는데 낯익은 등나무 의자에 기대 앉아 차 한 모금, 바클라바 한 입 먹자 몸이 풀리며 잠시 천국의 기쁨이 찾아왔다. 잘 우린 향긋한 차와 카페인이 온몸으로 스며드는 그 기분.



그런데 이곳이 예전보다 훨씬 힙한 곳이 되었는지 꾾임없이 손님들이 왔고 모두들 행복하게 체코어로 소리높여 대화하는데다 여기도 내부가 추워서 차 다 마신 후 한시간만에 나오긴 했다.  




또 가야지. 있어줘서 고마워요 도브라 차요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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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