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3. 22:56
료샤가 유일하게 찍어간 낙서 2016 praha2016. 11. 13. 22:56
사진 찍을 때 내 취미 중 하나가 길거리 낙서나 스티커 찍는 건데, 료샤는 매일 이것을 가지고 놀려댔다. 길거리에 널려있는 술병 찍는 것과 낙서 찍는 것이 특히 웃기다는 것이다. 창문이나 동물, 메뉴판도 웃기지만 그래도 그건 좀 이해가 되는데 도대체 낙서와 스티커와 술병은 왜 찍는 것인가, 악취미다 등등...
그러나 이런 그의 눈을 빛내게 하고 나한테 '야, 저거 찍어!'도 모자라 스스로 폰을 들이대고 찍은 낙서 스티커 사진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 산책하다가 전봇대에 붙어 있던 스티커 발견.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갔는데 그때 료샤가 환호했다.
료샤 : 그렇지!! 이거야! 이거 찍어!
나 : 제니트...
료샤 : 제니트!! 만세!!!
... '우리의 이름은 제니트' 라고 씌어 있다...
제니트는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축구팀이다. 료샤는 페테르부르크 토박이 아니랄까봐 제니트에 껌벅 죽는다.
이 사진을 찍은 후...
나 : 너 앞으로 내가 낙서랑 스티커 찍는다고 놀리기만 해봐!
료샤 : 야! 이건 낙서도 스티커도 아니야! 이건, 이건 신성한 거야!
나 : 신성!!!!!!!!! 너무한거 아니냐!!!
료샤 : 제니트!!!!!
나 : 그래... 나도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이름 스티커 붙어 있었음 그렇게 할게...
료샤 : 타이즈 입은 놈하고 축구하고 같냐!!
나 : 타이즈를 모독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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