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형이지만 이름은 마숙이 ㅠㅠ russia2013. 9. 21. 23:49
저녁 늦게 친구 만나러 근처 스타벅스에 나갔다 옴. 예전에 러시아에서 같이 살았던 친구다. 친구가 러시아 가는 김에 마트료슈카 사다 달라고 부탁해서 기념품 시장에서 한 마리 사왔기 때문이다. 사다 줬더니 좋아하면서 '마숙이'라는 이름을 붙임. 전에 이 친구가 시장에서 샀던 건 '마순이'였는데 그건 다른 사람 선물용이라 막상 자기 것이 없었던 것이다.
마숙아.. 먼 이국 땅에 와서 그런 이름을 얻을 줄은 상상도 못했지?
마숙이와 마숙이의 아기들 :)
친구에게 어떤 스타일로 사다줄까 하고 물었더니 이렇게 채색 안된 나무 질감의 얼굴 착하게 생긴 애를 부탁했다. 내가 막 골라도 되냐고 했더니 '너의 안목을 믿는다'고 함. 아 부담돼!!
기념품 시장 가서 아저씨에게 그런 스타일 달라고 했더니 아저씨가 몇 개를 보여주었다.
아저씨 : 음, 시베리아 스타일을 원하는군.
나 : 시베리아 스타일이 어떤 거예요? 모스크바는 빨강, 페테르부르크는 파랑이란 얘긴 옛날에 들었는데.
아저씨 : 보통 마트료슈카들은 락카를 칠해서 반질반질하지만 이건 그 작업을 안 하고 나무 질감을 그대로 살려놓지.
나 : 아하, 그렇군요.
아저씨 : 이거 어때? 10개짜리. 짱 이뻐.
나 : (진짜 이쁘다..) 너무 비싸요. 크고. 5개짜리면 딱 족해요.
아저씨 : (저런 스타일로 세 개 정도 보여줌) 이게 젤 이쁘네.
나 : 그게 젤 이쁘긴 한데 눈이 째져서 못되게 보여요. 못된 미녀 말고 착하게 생긴 애가 필요해요.
아저씨 : 그럼 이게 젤 착해보이네 (그래서 저 마숙이 낙착)
나 : 좋아요, 착해 보인당. 이제 가격 깎아주세요~~
..
실제로는 사이즈가 조그매서 저 제일 작은 놈은 진짜 콩알만하다.
* 예전에 페테르부르크 다이어리에 썼던 '러시아 인형'에 대한 글과 내가 데리고 있는 마트료슈카 얘긴 여기. 나한테 있는 건 분홍색과(로조치카) 녹색 인형(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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