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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9. 21:01

여행의 작은 조각들 2023 warsaw2023. 10. 9. 21:01

 

 

 

나에게 있어 만족스러운 여행은 수많은 파편들과 반짝이는 빛들, 나직한 소음과 부드러운 바람의 기억들로 남는다. 아픈 다리, 갈증, 혼란, 허기, 짜증 등의 기억들은 쉽사리 녹아 없어진다. 대체로 좋은 것들이 남는다. 정말 나쁜 것들은 각인되어 잊혀지지 않지만 웬만한 것들은 흐려지고 약해진다. 

 

 

오랫동안 남는 아주 작은 조각들은 의외로 숙소에서 온다. 아마도 내게 여행은 무엇보다도 휴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노력과 돌봄으로 방에서 쉴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에서 찍은 호텔 방의 작은 순간들을 좋아한다. 그런 사진들에는 물론 예쁘거나 근사하거나 새로운 뭔가는 없다. 하지만 약간의 안락함과 또 약간의 불편함이 공존하는 그 순간들을 떠올리면 다시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나는 비행기나 공항보다는 호텔에서 온전한 여행자의 기분을 맛보는 것 같다. 

 

 

사진은 바르샤바 두번째 숙소. 첫 숙소에서는 사진을 많이 못 찍어서 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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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