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늦지 않게 깨어나 게으름피우다가 도로 새잠이 들어서 결국 정오가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오늘은 컨디션이 매우 안 좋을 수밖에 없는 날이라 진통제를 먹고 그냥 쉬었다. 내일은 출근을 해야 하니 아픈 게 가시기를 바랄 수밖에. 그나마도 내일은 덜 춥고 또 눈도 안 오니까 다행이다. 

 

 

그냥 쉬면서 보낸 하루라 딱히 쓸 내용이 없다. 간밤에 글을 반 페이지 가량 쓰고 잤다. 더 쓰고 싶었는데 요즘 내 pc가 문제인지 한글이 문제인지 자꾸 응답없음이 뜨고 파일이 닫혀서 포기했다. 블루투스 키보드의 문제일 수도 있고(우리 집이 이상하게 폰도 잘 안 터지고 통신에 문제가 있음), 한글의 문제일 수도 있다. 정품 한글인데 ㅠㅠ 

 

 

글을 쓰면서 혼자 겪고 있는 딜레마. 가급적이면 외국어의 경우 우리 표기법에 맞춰서 쓰려고 애쓰는 편인데(블로그는 그냥 편하게 막 쓰는 공간이니 제외이지만), 노어는 실제 발음과 표기법 사이의 간극이 꽤 큰 언어다. 원체 센소리가 많고 연음화도 많기 때문이다. 가장 적나라한 예가 바로 페테르부르크인데, 이것은 노어 발음대로 쓰면 뻬쩨르부르그이다. 내가 좋아하는 무용수인 Vladimir Shklyarov 같은 이름도 마찬가지. 표기법대로 하면 블라디미르 쉬클리아로프 정도일테지만, 진짜 발음은 '블라지미르 슈끌랴로프'에 가깝고... 이런 경우가 많다. 드미트리의 애칭은 Dima인데 표기법으로는 디마이지만 실제 발음은 '지마'에 가깝다. 웬만하면 전부 좀 간극이 느껴지더라도 표기법대로 쓴다만 이 블라디미르와 블라지미르만은 타협이 잘 안돼서 후자로 적는다. 그래서 내 블로그의 꽃돌이님 포스팅은 항상 블라지미르로 적고 있고, 이 사람의 애칭은 Volodya인데 이것도 표기법대로라면 '볼로댜'가 맞겠지만 원 발음은 '발로쟈'에 훨씬 가까워서 이것도 후자로 적는다. 

 

 

이런 얘길 늘어놓는 이유는 지금 쓰는 글의 배경이 되는 곳 중 하나가 페테르부르크 바실리예프스키 섬에 있는 프리발티스카야 호텔인데 이것도 원발음대로 하면 '쁘리발찌스까야'이고... 프리발티스카야와 쁘리발찌스까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서 전자대로 표기는 하고 있다만 너무 간질거려서 '아악 왜 쁘리발찌스까야를 쁘리발찌스까야라고 할 수 없단 말이냐!' 하고 공연히 짜증이 솟구치는 것이다. 어차피 나 혼자 쓰는 글인데 걍 '쁘리발찌스까야'라고 쓰고 싶다가도 그러면 다른 인명들과 명사들 모두 저렇게 발음대로 써서 균형을 맞춰야 하고 전체가 이상해지므로 그럴 수도 없다. 지금 글에서 이 유혹을 느끼며 짜증내고 있는 장소 명칭이 두갠데 하나는 이 프리발티스카야/쁘리발찌스까야 이고 다른 하나는 에브로파 호텔/에브로빠 호텔이다. 후자는 심지어 영어식 명칭은 유럽 호텔이라서(지금은 벨몽드 그랜드 호텔 유럽으로 이름이 좀 바뀜) 예전에 쓴 글들에서는 그냥 유럽 호텔이라고 썼다만 여러 이유로 지금의 글에는 '에브로파'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애초에 소련 때도 그렇고 지금의 러시아에서도 여기는 그냥 에브로빠라고 편하게 불리는 곳임), 이것도 너무너무 에브로빠라고 쓰고 싶은 것이다... 아악... 그러면 표트르 대신 뾰뜨르, 페테르부르크 대신 뻬쩨르부르그, 네프스키 대신 네프스끼, 블라디미르 푸틴 대신 블라지미르 뿌찐이라고...

 

 

 

하여튼 전체의 톤을 맞추기 위해 그냥 프리발티스카야 호텔, 에브로파 호텔로 쓰고는 있다만 그 단어 타이핑할때마다 속으로 스멀스멀 '으윽 간지러워, 으윽 노어 같지 않아' 란 생각이 든다 ㅋㅋ 이 글은 '페테르부르크 바실리예프스키 섬의 코라블레스트로이텔레이 거리에 있는 프리발티스카야 호텔'에서 시작되는데(실제로 오랜 옛날 내가 지냈던 기숙사가 있는 동네이고 저 호텔도 차 마시러 이따금 드나들었다), 원 발음에 가깝게 하자면 '뻬쩨르부르그 바실리예프스끼 섬의 까라블레스뜨로이쩰레이 거리에 있는 쁘리발찌스까야 호텔'임. 이렇게 써놓아도 노어 아는 사람들만 이 답답한 간지러움이 뭔지 이해하시리라... 흑흑 발음과 표기의 간극!

 

 

 

... 오늘 티타임 사진은 몇 장 안 찍어서 그냥 아래 접어두고 마무리.

 

 

 

 

더보기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