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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내렸다. 어쩐지 어제까지 날씨가 멀쩡하다 했지.

 

 

조식 먹고 와서 소파에 기대어 조금 게으름 피우다가 창 밖을 보니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나가보니 눈보라 수준이어서 금세 눈이 두텁게 쌓였다. 함박눈이라 푹신푹신했지만 내일 기온이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간다고 하니 이제 저 눈은 몽창 빙판으로 변할 것이다. 숙소가 오르막에 있으니 조심조심해서 걸어야 함. 블라디보스톡은 스베틀란스카야나 알레우츠카야 거리 외엔 시내 거리들도 경사가 꽤 있는 편이라 이렇게 눈 오는 겨울엔 걷기가 좀 힘들다.

 

 

오늘은 좋아하는 카페에 가고, 새로운 카페를 하나 발굴하고, 새로운 곳에서 점심을 먹어보는 아주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 나갔다. 날씨가 아주 안 좋았지만 세개 다 성공했음. 거기에 더해 눈보라 치는 바닷가에도 잠깐 들렀음 ㅋㅋ

 

 

카페마에 가서 잠시 앉아 라떼를 마시고 글쓰기 메모를 조금 했다. 이 카페에서는 커피 원두뿐만 아니라 다양한 찻잎도 팔고 있어서 홍차를 세 팩 샀다 :)

 

 

 

 

카페마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서 찍은 중앙광장과 스베틀란스카야 거리 풍경. 이때도 물론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배가 슬슬 고파져서 아드미랄 포킨 거리에 있는 새로운 식당에 가보았다. 식당이야 예전부터 있었고 내가 처음 가보는 곳인데 우하를 먹고 싶어서 간 것이었다. 약간 뻬쩨르의 고스찌를 연상시키는 아늑한 인테리어였다. 킹크랩 살을 얹어주는 올리비에 샐러드와 맑은 우하(생선수프), 그리고 오렌지와 애플민트 에이드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음식이 맛있었다. 좀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우하가 무척 맛있었고 해산물도 많이 들어있는데다 특히 두툼한 관자는 은은한 단맛마저 나서 국물 한방울까지 다 먹음. 역시 크림 든 핀란드 우하보다는 정통 맑은 우하가 내 취향~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후 눈보라 치는 바다를 쫌 보고 싶어서(대체 왜 ㅠㅠ) 약간 걸어서 바닷가로 나가보았다. 으악 정말이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눈발이 몰아쳤다. 그래서 잠깐 바다를 본 후 돌아서 나왔다.

 

 

카페마에 앉아 새로운 글에 대한 메모를 좀 했기 때문에 빨리 방에 돌아가 뭔가 적고 싶어졌다. 그래서 숙소로 방향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에 들르려고 찍어둔 베이커리 카페에 갔다. 흘롑 이 말라꼬라는 이름의 체인인데 여기가 라꼼까보다 백배 나았다! 자리는 간소하고 평범했지만 딸기 타르트가 무척 맛있었다. 가게 이름이 '빵과 우유'이고 아이스크림 가게도 따로 가지고 있어서인지 우유맛 크림이 무척 맛있었다. 카페마에서 라떼를 마시느라 홍차를 안 마셨기 때문에 차 한 잔과 딸기 타르트를 시켜서 먹고 몸을 좀 녹였다.

 

 

 

차와 타르트를 해치운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여기는 돌아가기 전날 시간이 되면 들러서 흑빵이랑 쿠키 류를 좀 사갈까 싶은데 과연 1월 1일에 영업을 할지 잘 모르겠음.

 

 

근처 편의점에 들러 생수, 초콜릿과 티백홍차 등 자질구레한 것들을 좀 샀다. 여기가 가격이 비싼 편인데 이런 날씨엔 그래도 제일 가까우니까... 그리고는 다시 언덕 등반.... 아아아 눈보라를 맞으며 등반...

 

 

 

방에 돌아와서는 욕조에 들어가 거품목욕을 했다. 그러자 너무너무 온몸이 노곤해져서 침대로 기어들어가 잠깐 졸았고 이후에도 좀 누워서 게으름 피웠다. 이렇게 게으름 피운 결과 카페마에서 구상한 글은 한 줄도 시작 못했고, 대충 저녁거리 때운 후 이제서야 노트북 켜서 오늘의 메모 적고 있음. 자기 전에 조금이라도 써보면 좋겠는데....

 

 

이제 올해도 딱 하루 남았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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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