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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알고 보니 태풍 영향권에 들어서 기온이 오르고 비가 내리는 거라고 함. 어쩐지 오늘 패딩 입고 나갔다가 덥고 습해서 힘들었다.



목욜 한밤중에 도착해 금토 연속 밤 공연 보느라 피곤했다. 어제는 잠자는 미녀가 4막짜리라 11시 넘어 끝난데다 돌아와서는 마샤랑 잠시 얘기 나누느라 두시 넘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시차 적응이 안되어 일곱시 좀 넘어 깬 후 결국 도로 자는데 실패했다. 포기하고 조식 먹은 후 오전에 기어나갔는데 비가 주룩주룩 왔다. 이런 날은 원래 박물관이다. 아니면 백화점에 갈까 하다 일단 러시아 박물관 근처에 내렸다.



그러나... 이미 습하고 덥고 다리 아프고 졸리고 피곤하고... 도저히 드넓고 기다란 그 박물관을 돌아다닐 상태가 아니었음. 그래서 사랑해마지 않는 금발의 가브리엘 이콘과 브루벨의 악마들을 좀 미뤄놓고(매년 보러 가긴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안 갔었다. 돌아가기 전에 가야지) 근처 예카테리나 카톨릭 성당에 들어가 기도를 좀 했다.








나와서는 길을 건너서 카잔 성당 맞은편의 부셰에 갔다. 2층 가장 좋아하는 창가 자리는 못 잡았지만 그래도 그 옆 테이블을 잡아 차 마시며 잠시 책 읽고 늘어져 있었다.



나오니 비가 거의 안와서 그리보예도프 운하를 따라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근데 운하 옆 좁은 보도는 여기저기 패여 있어 웅덩이들이 많았고 결국 신발과 발이 좀 젖음. 흑...




그래도 방에 돌아오니 이럭저럭 네시가 다 되어 있었다. 거품목욕을 좀 한 후 멍때리다가 들어오는 길에 사온 도시락 컵라면에 누룽지 말아서 간단히 저녁 먹었다. 나가서 먹기도 귀찮다.



료샤랑 레냐는 오늘 친척집에 가서 못 봤다. 내일 볼 듯하다.



료샤랑은 금욜 저녁에 만나 젊은이와 죽음을 같이 봤었다. 끝나고 내 방에 들렀는데 물론 흑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그의 영원한 사랑 노란 맥심 커피믹스 ㅋㅋ


맥심 백개들이 안겨주니 료샤넘은 좋아하면서도 '야, 넌 그 슈클랴로프넘한텐 꽃도 주고 또 뭔가 훨 좋은 거 주라고 안내원한테 맡기더라, 근데 소중한 친구한텐 기껏 믹스커피...' 하고 꿍얼꿍얼.



'야 임마 질투나면 그분처럼 엄청나게 춤을 잘 추란 말이야!' 라고 했더니 '쳇. 엄청나게 잘생기란 말이겠지. 얼굴밝힘...' 하고 또 꿍얼꿍얼. 그런데 뭔가 곰곰 생각해보니 발로쟈님은 절대미모이기 때문에 또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어려워서 걍 가만히 있었다 ㅋㅋㅋ



원래 오늘은 방에 일찍 돌아왔으니 발로쟈가 춘 젊은이와 죽음 다시 본 후기랑 어제 잠자는 미녀 1890년 버전 후기 를 써보려 했는데 수면부족으로 너무너무 졸려온다.



오늘 후기를 남길지 내일이든 모레일지 모르겠어서 짧게 요약하면 젊은이와 죽음은 몇년만에 다시 슈클랴로프님 무대를 본 거였는데, 훨씬 성숙했고 또 강약과 완급을 조절하게 되었고 좀더 물흐르듯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후반부로 가서는 불처럼 로켓처럼 폭발하고 또 폭발했다. 관객들이 숨도 못 쉬고 봤다. 아아아 발로쟈, 당신 너무 근사하오... 흐흑...



아 피곤하다. 저녁 먹은 거 소화만 되면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헉헉... 근데 벌써 사흘이나 휙 갔어 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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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