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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마린스키에서 공연된 발레 돈키호테의 1막과 3막 동영상 클립. 바질은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키트리는 옐레나 옙세예바. 투우사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 내가 좋아하는 조합이다. 오늘 너무 피곤하고 지치는 하루를 보냈으니 기분 업을 위해 영상 올려본다.



원래 이날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키트리를 추게 되어 있었는데 런던 공연과 스케줄이 엉켰는지 공연 전날쯤 취소가 되어 옙세예바가 대타로 나왔다. 오시포바가 마린스키 인스타에 나와서 팬들에게 사과도 하고 그랬다. 아무래도 오시포바가 키트리 역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스타 파워가 있고 또 슈클랴로프와도 절친이고 케미도 잘 맞는터라 이 공연을 기대한 팬들이 많았었다. 그러니 대타로 나온 옙세예바가 많이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원래 키트리를 잘 추는 무용수인데다 슈클랴로프님도 잘 받쳐줘서 이날 공연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내 개인적으로는 오시포바 키트리보다 옙세예바 키트리를 더 좋아한다. 전자가 더 파워풀하고 재미있지만 후자가 좀더 마린스키 키트리 느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발로쟈님은 뒷머리를 포니테일로 살짝 묶고 나와서 영상과 사진만 보고도 나는 심쿵... (꽁지머리에 쫌 약함 ㅋㅋ)



2막 영상도 있긴 한데 2막엔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춤을 안 추시므로 여기에는 1막, 3막만 올려봄. 궁금하신 분은 유튜브를 찾아보세요~ (나는.... 돈키호테에서 요정왕국 씬 안 좋아하는 자....)



마린스키 돈키호테는 원체 좋아하는 발레라 뻬쩨르에 가게 될때 만일 일정이 맞으면 꼭 본다. 옛날부터 정말 여러번 봤는데, 아주 옛날 전성기 시절 뱌체슬라프 사모두로프의 바질이 여전히 최고로 남아 있고, 요즘은 팬심이 가미되어 역시 발로쟈 슈클랴로프의 바질을 제일 좋아한다. 물론 기민님 바질도 좋았다. 지금이야 파워나 체공시간 등은 당연히 젊은 피인 기민님이 좀더 뛰어나다. 하지만 발로쟈에게는 노련함과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연기력이 있다. 이 사람이 추는 바질을 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모든 발레 무대가 당연히 영상보다는 실제 무대가 훨씬 좋지만 이 사람의 바질은 특히 더 그렇다. 



위의 클립은 1막. 바질 등장부터 시작. 난 돈키호테에서 1막을 가장 좋아한다. 그 이유는... 바질과 키트리의 춤도 좋고(3막의 결혼식 춤은 너무 정형화된 클래식 안무라 오히려 신나는 1막의 춤을 더 좋아한다) 투우사! 투우사 망토춤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 투우사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입니다 :)



맨 위의 사진은 옙세예바의 키트리를 번쩍 들고 있는 슈클랴로프님의 바질. 출처는 슈클랴로프님 인스타. 사진사는 Alex Gouliaev. 이때 사진과 함께 발로쟈가 남긴 멘트가 귀여웠다. 옛날부터 항상 딱 이 순간 이 포즈의 사진을 원했다고 한다. 어릴때 돈키호테 무대를 보면서 엄마에게 '엄마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어~' 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그 약속을 지켰다~ 하고 좋아하다가 사실 그 얘기 후 이미 20년 넘게 흘렀지만 그래도 뭐 어때~ 하고 마무리하는 멘트였다. 너무 귀여움. 



 



그리고 3막. 여기서는 선술집 씬을 좋아한다. 바질이랑 키트리가 신나게 추는 씬도 좋고 투우사의 으쓱대는 춤도, 그리고 바질의 자살쇼도 정말 좋아한다. 아무리 봐도 키트리 아빠 이해 안됨! 저렇게 이쁘고 귀여운 바질에게 왜 딸을 안 주려 한단 말이오!!!! 



결혼식 춤도 당연히 좋고... 이 3막 클립의 즐거움은 커튼 콜의 꽃 전달 장면이다. 발로쟈 슈클랴로프님이 언제나처럼 기사도를 발휘해 자기가 받은 꽃들을 몽땅 파트너 발레리나에게 바치는데... 꽃다발이 워낙 크고 무거운 관계로 옙세예바가 휘청거리다 꽃다발들을 바닥에 다 내려놓고 활짝 웃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 :) 파트너에게 자기 꽃을 바치는 슈클랴로프님의 기사도는 역시나 항상 멋있고 귀엽고~



그냥 이렇게 끝내기 아쉬우니 역시 Alex Gouliaev가 찍어준 슈클랴로프님의 바질 화보 두 장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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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