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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많이 피곤해서 아침에 깼다가 안대 쓰고 도로 자고 11시 다 되어 일어났다. 있는 거 대충 긁어서 아점 먹고 청소를 하고 천천히 차를 우려 마셨다.  

 

간밤에 여전히 마음이 산란하고 불안하기도 해서 오랜만에 피천득의 '인연'을 다시 읽다 잤다. 무척 좋아하는 수필집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읽고 또 읽어도 항상 좋다. 마음이 맑아지고 또 가벼운 위안도 얻는다. 이 책은 벌써 3번째 산 것이다. 외국으로 여행이나 출장 갈 때 챙겨가곤 하는 책인데 현지에서 짐이 너무 많으면 거기 있는 사람에게 주고 오곤 해서, 결국 앞의 두권은 그렇게 놓고 오고 이게 세번째이다.

 

 

 

오랜만에 꺼낸 '겨울' 찻잔. 이건 아마 작년에 블라디보스톡의 로모노소프 상점에서 샀던 듯. 크기가 좀 커서 자주 쓰지는 않는데 오늘은 기분 전환하고 싶어서 꺼내봄.

 

 

 

 

 

선반의 목각 천사. 나에게 위안을 주곤 하는 천사이다. 그 뒤는 프라하에서 샀던 오르간 치는 천사 엽서 :)

 

 

 

 

이미 십여년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로조치카.

 

 

 

 

토요일 오후가 이렇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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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