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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의 고된 노동과 아홉시간 비행의 여파로 무지 피곤하게 잠들었다가 새벽에 시차 때문에 깨어나 뒤척거리다 간신히 다시 잠들었다.



조식 먹어보려고 끙끙대며 아홉시에 일어남. 주말은 그래도 11시까지 조식이라 머리감고 욕조에 몸 좀 담가서 근육통 풀고 나서 부스스한 몰골로 우아한 아르누보식 식당에 내려가 밥 먹음. 보르쉬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ㅠㅠ 뜨끈한 보르쉬 반접시 퍼먹으니 몸이 노곤해졌음.



방에 돌아와 짐을 조금 풀고 화장을 하고 등등, 열두시 반 정도에 나섰다. 레냐랑 료샤가 호텔 로비로 왔다.



간밤에 료샤가 공항 픽업을 나와줘서 무지 고마웠다. 전엔 비행 직후의 초췌한 몰골이 쫌 그래서 숙소에 별도픽업을 신청했는데 이제 같이 노화하는 처지에 뭐 어때. 하여튼 료샤가 와줘서 호텔 픽업은 취소하고 돈을 좀 아낌 ㅋ



어젯밤엔 너무 지친 상태라 료샤랑 얘기도 별로 못했다. 료샤는 내가 방전상태인 걸 보고 방까지 데려다 준 후 집에 갔다. 그래도 나 그 피곤한 상태에서도 트렁크 열어서 료샤를 위한 맥심모카골드 100개들이는 챙겨줬었음!




레냐 보고 깜놀놀! 진짜 나보다 더 큰 거 아닌가 했으나 키 대보니 아직 나보다 작다. 하지만 하지만 곧 커질 거야아 ㅠㅠ



근데 레냐 머리가 밤송이가 되어 있었다. 레냐는 엄마가 미용실 데려가서 짧게 잘라달라 해서 그렇다고 울상이었다 ㅋㅋ 근데 귀여웠음. 그렇게 보송보송 짧은 머리 레냐 본 적이 없어서. 금색 밤송이 ㅋㅋㅋ



같이 예술광장에 가서 푸쉬킨 동상에게 인사하고,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걷다가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산책하고 그늘 벤치에 앉아 좀 쉬며 얘기 나눔.



레냐는 확실히 크긴 했는데 여전히 귀염폭발. 료샤는 어젯밤엔 분명히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면도를 해서 멀끔해졌다. 레냐가 아빠 수염 안 어울린다고 돌직구 던져서 아침에 깎았다 함 ㅋㅋㅋ 그래 맞아 너 수염 안 어울려 ㅋㅋㅋ



쭉 걸어가 말라야 모르스까야 거리까지 갔다. 거기 있는 러시아 숄 가게에서 까만 숄을 샀다. 파랑과 빨강이 있으니 이제 까망 차례였음. 화려한 것이 꽤 잘 어울렸다.



그리고 고스찌에 가서 차 마시며 쉬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었음.



호텔로 돌아왔다. 이번 방은 업그레이드 안해줘서 싱글 수페리어라 조그맣기 때문에 셋이 앉기엔 의자도 모자랐지만 나는 침대에 앉아서 어찌저찌 둘러앉아서.. 우리는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ㅋㅋ 료샤는 사랑하는 볶음너구리, 나랑 레냐는 유부유동 먹음. 레냐가 이게 일식집 우동보다 더 맛있다 함!






시차 때문에 내가 넘 피곤해해서 료샤와 레냐는 나에게 쉬라고 하고 조금 전에 돌아갔다. 오늘 비온댔다가 안와서 사실 내 컨디션 괜찮았음 뻬쩨르고프 가려 했는데 무리하지 않는게 나을거 같았음.. 오늘은 비는 안왔고 끈적하고 쫌 더운 날씨였다. 내일도 비 안오게 해주세요, 쫌만 선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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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