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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17. 20:22

나메스티 미루, 12월 늦은 오후 2017-18 praha2019. 5. 17. 20:22





나메스티 미루. 비노흐라디 지역. 프라하, 작년 12월. 개인적으로 비노흐라디는 내 취향의 동네는 아니라서 여기는 보통 찻잔이나 접시 살때만 갔다. 이 광장 맞은편에 도자기 아울렛인 둠 포르첼라누가 있다. 쯔비벨 무스터를 비롯해 이것저것 많다. 거기서 거의 매년 오리 찻잔이나 오리 접시를 하나씩 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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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신시가지의 융만노바 광장. 오후 늦게 테스코 수퍼 가다가 찍음. 프라하에도 이런 풍경 있습니다)


..


어제 배가 고파서 동물성 단백질을 갈망하느라 믈레니체에 가서 잘 먹긴 했는데 역시 육류와 흑맥주는 나에게 잘 받지 않았다. 일찍 누웠다가 너무 어질어질하고 울렁거려서 도로 일어났음. 살짝 체한 느낌이어서 결국 일어나 소화제를 한 알 먹고 방 안을 돌아다니다가 좀 소화가 되기 시작했을 때 다시 누웠다. 그래서 새벽 1시쯤 잠들었다. 중간에 한두번 깼다.



욕실 세면대 마개 막힌 것 때문에 구글링을 좀 해서 영작을 하여 쪽지를 남겨놓음. 이게 뭐든 러시아어가 먼저 나오고 영어는 잘 생각이 안 나서 이번 프라하 와서는 계속 버벅거리고 있음. 그리고 ‘세면대 마개가 막혔어요 빼내 주세요’ 를 도대체 영어로 쓸 일이 언제 있었겠냐고... 자꾸 노어만 먼저 떠오르니... (열악하게 살아본 것도 러시아였고 논쟁하고 싸워본 것도 러시아라서 이런 생활의 자질구레함이나 투쟁적 회화는 노어가 더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어를 지금 잘 하는 것도 아님. 크흑 언어능력 퇴화, 망각!!!!) 하여튼 나중에 돌아와보니 마개는 깨끗이 고쳐져 있었다.



에벨에서 아침 먹을까 하다가 낮에 케익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다른 데 가기로 함. 전에 자주 가곤 하던 프랑스식 카페인 구르망에 갔다. 예전에 머무를 때 여기서 포레 느와 케익이나 크루아상, 뺑 오 쇼콜라를 사먹곤 했고 작년엔 아침으로 오믈렛을 먹기도 했다. 여행 왔으니 간만에 오믈렛 먹을까 하고 들어갔는데 조식 메뉴가 여럿 있었고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세트가 오믈렛, 베이컨, 에멘탈과 고다 치즈, 바게트, 오렌지 주스와 커피 혹은 티 로 꽤 괜찮은 구성이라 이거 주문함.


그런데 여기서 베이컨 빼달라고 했는데 점원이 계속 되묻고 심지어 나중엔 요리사도 나와서 재차 확인함. 흑, 그렇지... 여기는 소시지와 돼지고기의 천국인 프라하... 그런데 여기서 베이컨을 빼달라고 하는 토끼 한 마리... ‘대체 그 맛있는 것을 왜 뺀단 말인가 그것이 메인인데! 우리가 잘못 들은 거겠지?’ 하는 표정의 점원과 요리사... 요리사 아주머니까지 나와서 재확인한 게 좀 우스웠다.


바게트 대신 토스트한 베이글이 나왔다.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니까 베이글이 나오는 게 더 어울리긴 하지만 오믈렛이랑 버터, 진짜 치즈들이랑 먹기엔 사실 바게트가 더 잘 어울리는데 ㅠㅠ 프랑스 빵집인데 왜 바게트 안 주고 베이글 주시나요 엉엉... 하여튼 치즈도 많이 줘서 좀 남기긴 했지만 잘 먹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시켰는데 찻잎을 빼낼 수가 없어서 막판엔 넘 진해진 게 옥의 티긴 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구르망은 들로우하와 리브나 거리 쪽에 있다. 예전에 쥬인이랑 묵었던 아스토리아 프라하 호텔 근처이다. 몇년 전 지낼 때에 이쪽 동네도 원체 많이 돌아다닌 곳이고 꼬불꼬불하긴 해도 새끼치지 않고 쭉 이어지는 거리라서 숙소랑 구시가지 광장 쪽보단 훨씬 지리도 쉽고 길 잃을 일도 없다(나 아직도 후소바랑 질스카 등등 숙소 근방의 좁디좁은 골목들이 헷갈린다 릴리오바 골목 아파트에 살 때 그렇게도 많이 다녔는데도!!!!!)


천천히 그쪽 거리 걷다가 새로운 teashop 발견. 프라하에선 원래 신시가지 쪽의 티숍에 자주 가서 찻잎을 사곤 했는데 여기 티숍은 전에도 스쳐 보기만 하고 막상 들어가본 적은 없었다. 오늘 들어가보니 전에 가던 데보다 구색이 더 다양해서 다즐링만 10가지 이상 있었다 :) 무게를 달아서 파는 전형적인 티숍이다. 여기서 다즐링 3종(하나는 디카페인) 쥬인 주려고 애플티 한 봉지 샀다.


그리고는 돈 찾으려고 근처의 코트바 백화점에 갔다. 여기는 사회주의 시절의 백화점으로 건물도 우중충하고 좀 촌스러운 곳이었는데 예전에 쥬인이랑 간 적이 있다(그때가 여름이라 숏팬츠 잠옷만 챙겨갔는데 밤에 추워서 파자마 사려고 갔었음. 그 파자마 한동안 잘 입었는데 지금은 뚱그래져서 못 입는다 ㅠㅠ)


돈 찾은 김에, 그리고 홍차로 물꼬를 튼 마당에 오늘 지름신 영접. 건너편의 팔라디움 백화점에 가서 다시 세포라 매장에 감. 여기 세포라가 어제 갔던 나로드니 트르지다 쪽 매장보다 컸다. 내년에 우리 나라에도 세포라가 들어온다고도 하고 다른 브랜드들이 딱히 싸지도 않아서 세포라 자체 브랜드인 세포라 콜렉션의 하이라이터/블러셔/브론저 팔레트와 새빨간 매트 립틴트, 그리고 별 모양의 조그만 샤워 젤리를 샀다. 여기 립틴트가 의외로 가성비가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사본 건데 발라보니 지워지지도 않고 발색도 잘 되어 만족함. 나중에 핑크 계열로 하나 더 살지도... 아, 안돼애애... 게다가 종종 잘 이용하고 있는 이브 로셰 매장에서 우리 나라에 안 들어온 사과 핸드크림과 립밤을...


그리고는 쫌 돌아다니다가 마뉴팍투라 매장에 가서 카를로비 바리 장미 목욕소금과 조그만 배스밤 두개를 샀습니다... 아, 아아.... 아아...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으니 중간에 잠깐 카페 에벨 가서 케익 먹으며 쉬다가 숙소에 이 물건들을 내려놓고는 ‘그래, 지름신은 하루에 다 해치우자!’ 하며 지하철을 타고 나메스티 미루 역까지 가서 둠 포르첼라누(쯔비벨 무스터 등 체코 도자기들을 왕창 파는 곳이다. 관광지보단 좀더 저렴하다) 갔음. 여기서 체코 공화국 100주년 기념접시가 한정판인데다 색과 무늬가 이쁘다는 이유로 지르고 그외 찻잔과 접시를 하나씩 더.... 꾸아...


그래도 오늘은 질보단 양으로 다들 하나하나 따져보면 비싼 건 없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정당화함. 차는 다 마실 거고, 찻잔과 접시는 주말마다 티타임에 쓸 거고! 화장품은 다 쓰는 거고, 다라이 장만 후 화정 집에 가면 항상 목욕이 힐링타임이니 배스솔트나 밤은 심신을 위한 것이고 등등등.... (아아 아아 나는나는 지름토끼 아아 아아 유리지갑 아아 아아)


하여튼 오늘 중간중간 많이 거닐고 쏘다녔지만 기본적으론 전부 쇼핑에서 쇼핑으로 이어지는 동선이었다. 오늘 메모를 적고 있자니 역시 그랬다. 7킬로 가까이 걸어서 다리랑 발바닥이 빠져 달아나는 것처럼 아프다. 내일은 좀 살살...


..



... 둠 포르첼라누는 나메스티 미루 쪽에 있는데 앞의 바구니 가게 포스팅에서 적은 것처럼 여기는 관광지는 아니어서 로컬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선지 나메스티 미루 광장의 크리스마스 노점들엔 로컬들이 많았고 먹을 것들보단 물건들이 더 많아서 훨씬 재밌었다. 좀 밝을 때 왔으면 나도 이것저것 좀 샀을지도 모르겠는데 짐이 무겁고 또 어두워져서 그냥 좀 구경만 했다. 주민들도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엄청 사갔다. 내 생각에 이런 좌판에서 파는 것들은 비싸지 않을까 했는데 주민들이 사가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나도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조그만 거 두어개 살까 했지만 여태 돌아다니며 본 것들 중 딱히 맘에 드는 게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하철 타고 무스텍 역에서 내려 테스코에 갔다.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내리면 바로 옆이라 편한데 호선이 달라서 환승 귀찮아서 그냥 걷고 말지 했는데 지금 쫌 후회 중. 다리 넘 아프다. 테스코 지하 수퍼에 가서 생수와 딸기 등 먹을 걸 좀 사서 걸어 돌아옴. 예전에 거의 2-3일마다 여기 수퍼에 장 보러 가던게 떠올랐다. 여기 마트가 꽤 커서 애용했었다. 특히 야채와 과일 코너에 가니 더욱 그랬다. 프라하도 내륙이라 야채와 과일이 부실한데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 하여튼 딸기 한팩을 샀다. 예전에 여기서 감자랑 물이랑 잔뜩 사서 낑낑거리며 걸어 돌아가는데 료샤가 감자 들어주며 자기 힘 자랑하던 게 문득 떠올라서 슬며시 미소가 나왔다. 료샤 보고프다.


그건 그렇고 쇼핑 얘기 마친 후 추가로 더 적은 건데 적고 보니 이것도 다 쇼핑이랑 이어지는 얘기네.


방에 돌아오니 완전 녹초가 되었다. 학학.... 동물성 단백질이고 뭐고 나는 김치와 국물과 밥이 필요하다... 이 방은 레지던스 아파트라 전자렌지랑 가스렌지가 있다. 컵라면이랑 햇반이랑 볶음김치랑 참치통조림으로 저녁 먹음. 흑, 한국에 있을땐 컵라면 먹지도 않지만(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또 좀 비참한 기분이 들어서) 오늘은 국물을 먹으니 정말 살 것 같았음 ㅋㅋ 내일 아침은 테스코 수퍼에서 사온 딸기랑, paul 빵집에서 사온 뺑 오 쇼콜라, 오늘 티숍에서 산 다즐링으로 먹고 나가야겠다. 그리고 오늘은 좀 일찍 자야겠음.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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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8. 03:56

쥬인을 위한 바구니 노점 :) 2017-18 praha2018. 12. 18. 03:56





오후에 지하철 타고 비셰흐라드 구역의 나메스티 미루 역에 갔다. 둠 포르첼라누 가서 찻잔이랑 접시 사려고. 근데 나메스티 미루 광장에도 크리스마스 시장이 쫙 열렸다. 여기는 관광지와는 좀 떨어져 있어서 노점마다 로컬들이 바글바글.



구경하다 바구니들 쌓아놓고 파는 노점 발견! 바구니를 좋아해서 일본이랑 헬싱키에서도 바구니를 샀던 쥬인을 위해 서비스 샷 ㅋㅋ 쥬인아 여기 바구니가 많아!!!





한 컷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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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