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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에 해당되는 글 66

  1. 2017.07.31 슈클랴로프 커튼 콜 :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 아주 짧은 메모 + 좀 아쉬운 오시포바 + 꽃 2
  2. 2017.07.30 극장과 꽃의 기억 4
  3. 2017.07.30 겨울 찻잔으로 더위 쫓아보려고 6
  4. 2017.07.30 잰더 패리쉬 마린스키 프린시펄 승급 관련 쓸모없는 투덜투덜 4
  5. 2017.07.29 예브게니 오네긴과 렌스키 결투 찻잔, 쿠마의 행복 4
  6. 2017.07.28 부활절 달걀 찻잔 개시, 비오는 날 아침 4
  7. 2017.07.27 아침 챙겨먹고 기차 타러 옴 4
  8. 2017.07.26 출근길 아침 먹는 중 4
  9. 2017.07.25 슈클랴로프 블라디보스톡 인터뷰(+ 영상클립 조금) : "저의 가장 중요한 스승은 바로 인생이죠" 6
  10. 2017.07.25 블라디보스톡 야경, 마린스키 분관 풍경 2
  11. 2017.07.24 슈클랴로프 Ne me quitte pas 커튼콜 사진 몇 장 4
  12. 2017.07.24 꽃무늬 이불 , 옛날 생각 4
  13. 2017.07.23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사진 몇 장 2
  14. 2017.07.23 슈클랴로프 '고팍' 커튼 콜 + 발레101 화보 2
  15. 2017.07.23 일요일 오후, 노동자는 붉은 깃발 찻잔 4
  16. 2017.07.22 슈클랴로프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사진 몇장 더(+ 샤키로바에게 꽃 바침) 4
  17. 2017.07.22 블라디보스톡 해변 풍경 6
  18. 2017.07.22 블라디보스톡 공연의 기억과 함께 오후 차 한 잔 6
  19. 2017.07.21 슈클랴로프 블라디보스톡 공연 커튼콜 사진 몇 장 4
  20. 2017.07.20 요냐, 널 사랑해 6
  21. 2017.07.19 슈클랴로프 화보 + 사인회 사진 두장 8
  22. 2017.07.19 7.19 수요일 밤 : 돌아옴,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 소회 4
  23. 2017.07.19 컴백. 화정 가는 중, 꽃의 행방은? 2
  24. 2017.07.19 블라디보스톡 공항에서 + 슈클랴로프 공연 짧은 소회
  25. 2017.07.19 한시간 후 공항으로 1





지난 7월 18일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극장에서 열린 An evening with Vladimir Shklyarov 공연. '발레 101', '고팍', '날 버리지 마'에 이어 휴식시간 후 프레드릭 애쉬튼의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공연. 파트너는 나탈리야 오시포바.



나는 슈클랴로프의 아르망을 2년 전 마린스키에서 보았는데 그때도 무척 좋았지만 이번 공연도 참 좋았다. 춤이 좀 더 원숙해졌고 예전보다 '로미오'보다 '아르망'에 더 가까웠다. 아름답고 정열적이고 격렬했다.



다만 마르그리트 역의 나탈리야 오시포바는... 뭐랄까, 그냥 내가 오시포바가 딱히 취향에 안 맞는 무용수라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아름다워야 할만큼 아름답지가' 않았다. 이게 외모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예전에 슈클랴로프와 춘 빅토리야 테료쉬키나 역시 흔히 말하는 '미인' 무용수는 아니지만 처연한 마르그리트였는데 오시포바는 마르그리트 배역의 춤도 꽤 잘 추고 드라마틱한 연기도 열심히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쩐지 '마르그리트 역을 연기하는 오시포바'란 느낌이 들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녀는 지젤을 출 때도 '처절한 지젤을 연기하는 오시포바' 느낌이긴 했다.



그리고... 사실 맨처음 마르그리트가 입고 나오는 어깨를 드러낸 드레스는 오시포바랑은 좀 안 어울렸다 ㅠㅠ 그 드레스는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이고 화려한, 그리고 산전수전 다 겪은 화류계와 사교계의 여왕에게 어울리는 의상인데 오시포바가 입자 '뭔가 우아하지 않다...' 란 느낌이 들어서 살짝 아쉬웠다.



뭐 오시포바가 우아한 스타일의 무용수는 아니니까... 그래도 설정상 마르그리트의 원숙한 아름다움 앞에 모두가 조아려야 하는데 처음 파티 장면을 보면 '안 예쁜데 다들 조아린다...' 란 생각이 들고, 새파란 프록코트 차림 아르망 역의 슈클랴로프가 나타나 공작새처럼 춤을 추기 시작하면 '진짜 예쁜 애는 여기 있네, 얘한테 다들 조아려야겠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드니 이것은 팬심도 물론 있었겠지만... 그만큼 오시포바가 좀 눈에 안 찼다. 오시포바 팬들 죄송합니다. 저는 테료쉬키나 마르그리트가 더 나았어요. 그래도 보금자리 장면과 마지막 죽음 장면에선 오시포바도 특유의 파워풀하고 드라마틱한 연기력으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여튼 커튼 콜 사진 몇 장. 이때도 맨앞 가운데 앉긴 했는데 플래쉬 안 터뜨렸더니 다 번져서 건진 사진 거의 없음 ㅠㅠ 그래도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는 관객들이 박수치면 나중에 따로 하늘색 커튼 앞으로 나와주기 때문에 그때 사진 많이 건지는데 여기는 그런게 없고 그냥 무대 위의 모습만 찍어야 해서... 솜씨없고 렌즈 나쁜 나는 그냥 망했음.



맨 위 사진은 흔들렸지만... 내가 바친 꽃을 안고 있어서 :) 저 꽃다발 중 새빨간 장미다발이 내가 바친 것이다~~



아래 커튼 콜 사진 몇 장 더. 화질은 기대하지 마세요 ㅠㅠ













와아 꽃다발 드리는 시간~~










꾸벅~~


저 새빨간 장미 꽃다발이 내가 바친 것 :)





하지만... 바가노바와 마린스키에서 트레이닝받은 기사도 넘치는 슈클랴로프님은 언제나처럼... 자기가 받은 꽃다발을 파트너 발레리나에게 바치고 ㅠㅠ 흐흑..



으앙 오시포바 좋겠당! 뽀뽀도 받고 :)


(실제로 둘이 절친한 사이이다. 사실 오시포바는 한두달 전에 로열발레단에서 처음으로 이 역으로 데뷔했는데 그때 원래 연인인 세르게이 폴루닌과 추기로 했다가 공연 직전에 폴루닌이 갑자기 부상당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연락해 슈클랴로프가 급하게 날아와 아르망을 춰주었다.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자체가 지금 로열발레단과 마린스키 정도에서만 공연하고 있어 이 배역을 출 수 있는 무용수들이 귀하고 특히 오시포바는 그때가 첫 무대라서 호흡이 맞는 파트너가 필요했는데 슈클랴로프가 선뜻 가서 춰준 것이다. 그래서 이번 슈클랴로프 무대에 오시포바가 보은으로 와서 춰준 것도 조금 있긴 한듯. 훈훈~~~ 기자간담회할 때랑 사인회할때도 둘이 꽤나 친하게 조잘거리며 얘기 나눴다)





그래도 내 꽃 오시포바에게 준 건 조금살짝 아깝긴 해 ㅎㅎㅎ








빼먹지 않는 손등 키스~~~





오시포바도 웃음 가득 :)))








마지막은 다시... 멋있게 절하시는 슈클랴로프님으로...



아흑... 공연 볼 땐 너무 좋았는데 지금은 다시 시골에서 일하고 있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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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7. 30. 19:49

극장과 꽃의 기억 2017-19 vladivostok2017. 7. 30. 19:49

 

 

 

 

어느새 블라디보스톡에 다녀온지 열흘이 넘게 지났다. 원체 짧은 일정이라 그야말로 정말 공연만 본 거나 다름없는 여행이었다. 목표 자체가 그거였으니 만족한다. 좋아하는 무용수가 주역으로 나오는 두시간짜리 발레를 보고, 다음날은 그의 기자간담회에 갔다가 얘기나누고 화보에 사인받고, 그 다음날은 그의 이브닝 특별 무대를 본 후 또 사인을 받고 얘길 나누었으니 복 터진 여행이었음.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극장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시내 구경은 하루밖에 못 나간데다 숙소 있는 동네는 원체 구식이고 또 갈데가 없어서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딱 두개로 요약할 수 있다. 극장과 꽃.

 

 

위의 사진은 7.18 이브닝 무대 후 사인회 때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와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사인해준 프로그램. 이때 사진 두 장에 더 사인을 받았다. 슈클랴로프는 그때 내가 보여준 황금신상 사진에 깜짝 놀라 '이거 어디서 났어요?' 라고 되묻고는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며 진짜 오래전이라고 막 웃었다. 즐거운 기억이다. 그보다 더 근사한 기억은 그의 무대 자체였고. 나는 극장에서 그의 무대를 그래도 꽤 많이 본 편이지만 이번 무대는 손에 꼽힐만큼 좋았다.

 

 

 

 

역시 극장. 블라디보스톡의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분관 한쪽에 진열되어 있던 지젤 1막 의상. 시골 처녀 지젤이 이 옷 입고 종종종 등장해 (사기꾼) 알브레히트와 손잡고 춤을 추고 꽃을 따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꽃점을 치고... 흑흑 생각하니 또 불쌍한 지젤... 울컥!!

 

 

 

 

이건 18일 슈클랴로프 공연 때. 1막에선 소품 세개를 췄고 두번째 막에선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췄다. 누레예프와 폰테인을 위해 프레드릭 애쉬튼이 안무해준 이 작품은 리스트의 피아노곡 라이브에 맞춰 펼쳐진다. 그래서 피아니스트가 나와 두다다다당 하고 연주~ 나는 피아노도 리스트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이 작품엔 꽤 잘 어울린다. 누레예프도 과잉의 무용수였고 리스트도 과잉의 화려한 음악가이니.... 어쩐지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슈클랴로프는 두다당거리는 건반 멜로디에 맞춰 격렬한 아르망을 보여주었다.

 

 

 

블라디보스톡 가서 공연만 보러 다녔으니 극장은 알겠는데 꽃은 뭐냐고 하신다면..

 

 

블라디보스톡은 마을 여기저기 들꽃이 많았다. 특히 주거지에 가면 무성하게 들꽃들이 자라나 있었고 종류도 여러가지여서 그거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건 18일에 버스 잘못 타서 내렸을 때 돌아다녔던 동네에서 찍은 들꽃 사진. 아파트 건물 주변에 만발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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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7. 30. 14:28

겨울 찻잔으로 더위 쫓아보려고 tasty and happy2017. 7. 30. 14:28

 

 

 

 

이것으로 이번 블라디보스톡 로모노소프 가게에서 사온 찻잔 마지막.

 

 

트로이카 썰매 타고 눈길을 달리는 남녀가 그려진 '겨울' 찻잔이다. 찻잔이 꽤나 큼직하다. 더위 식혀보려고 골라왔다.

 

 

 

 

 

 

 

'그런데 분명히 오늘 아침 기차로 2집 내려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라고 하신다면..

 

크흑... 알람 잘못 맞춰서 기차 놓쳤다 엉엉... 망했음. 기차표도 날렸음 엉엉 나는 왜... 아흑흑...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다시 누워 두어시간 더 잤고 느지막하게 아점 먹고 좀전에 이렇게 차 우려 마심

 

 

 

 

 

 

 

 

 

 

 

전에 프라하에서 사와 토막내 냉동실에 보관하던 메도브닉. 마지막 토막 꺼내서 반으로 잘라 오늘 먹었다.

 

 

 

 

 

 

 

 

 

 

 

 

 

 

 

색깔이 시원해보인다. 러시아의 눈과 얼음 생각하며 더위 쫓아보려 했지만...

 

아우 오늘 덥네!!! 에어컨 틀어놔도 더워!!!

 

 

 

 

 

 

 

쿠마 : 딸기케익 어데 갔어!!!!

 

 

 

이건 아침에 밥이랑 같이 먹은 샐러드... 내가 만든 거 아님... 반찬가게에서 샀음. 솔직히 내가 만드는 게 더 맛있기도 하고 이런 정도로 돼먹지 않게 비싸서 돈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더워서 심지어 샐러드 만들 의지도 없으니 그냥 사서 먹었다. 요즘 풀떼기 섭취가 좀 줄어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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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 이 얘기는 어제(7.29) 밤 메모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무용 얘기라서 이 부분만 들어내서 dance 폴더로 옮김.

 

... 잰더 패리쉬 별로 안 좋아해서 사진은 안 올립니다 ㅠㅠ

 

 

그저께인가 어제 영국 출신 남성 무용수 잰더 패리쉬가 마린스키 프린시펄로 승급했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좀 황당했다. 흠... 하긴 지난번 티무르 아스케로프도 프린시펄로 만들었으니... 하지만 패리쉬의 무대를 여러 차례 본 나로서는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 뻣뻣하고 재미없고 매력없는 무용수인데.... 뭐 비율이야 좋지....

 

 

하지만 요즘 마린스키는 참... 울리야나 로파트키나 은퇴하는 것도 슬픈데... 물론 가뜩이나 남자 프린시펄들이 좀 모자라는데다 이반첸코나 코르순체프, 콜브 셋다 나이가 많고... 그중 제일 중심을 이루고 있었던 슈클랴로프는 바이에른으로 가버려서 마린스키에는 가끔 나올 뿐이고, 김기민씨는 한동안 부상 때문에 쉬다가 이제야 다시 나오기 시작하고... (티무르 아스케로프 얘긴 하기도 싫다)... 그러니 프린시펄 승급이 하나쯤 필요하긴 했겠지만...

 

 

이 인간들아!! 안드레이 예르마코프 있잖아아아아!!!! 알렉산드르 세르게예프도!!! 세르게예프가 너무 성격배우라 프린시펄이랑 안 맞는다 치자... 그래도 예르마코프 있잖아아아아!!! 잰더 패리쉬라니 너무하잖소!!!! 아 정말 별로야!!!!!

 

 

이제 마린스키 남성 프린시펄 라인업 중 내가 가급적 무대를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둘이나 있네... 티무르 아스케로프에 이어 잰더 패리쉬까지 -_-

 

아아... 슈클랴로프님이 독일로 떠나서 가뜩이나 빈곤하고 심심해져 버린 왕자/영웅/드라마틱한 연인 프린시펄 라인업에 이제 뻣뻣한 영국남자 잰더 패리쉬까지 가세했구나... 한숨 중...



 

**

 

 

추가 : 어제 이 소식에 좀 화딱지나서였는지 심지어 잰더 패리쉬인데(Parish) 잰더 패리스라고 계속 쓰고 있었네. 이름 다 고쳤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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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블라디보스톡 로모노소프 샵에서 사온 찻잔 네번째는 바로 푸쉬킨의 '예브게니 오네긴'의 유명한 결투 장면이 그려진 찻잔이다. 오네긴과 렌스키의 결투 ㅠㅠ 그래서 찻잔 이름도 '두엘'(결투)이다. 찻잔에는 총을 겨누고 있는 렌스키와 오네긴이 그려져 있고 예브게니 오네긴의 결투 장면 몇구절이 적혀 있다. 문학 작품의 한 장면을 이토록 근사하게 찻잔으로 구현해내다니..

 

 

흐흑... 그런데 나는 한결같이 렌스키 편이고 예브게니 오네긴이란 놈팽이를 매우 싫어하므로... 타치야나에게 뒤늦게 질척대는 것도 짜증나지만 무엇보다도 렌스키를 죽여서 용서가 안됨!!! 이 찻잔에 차를 따라 마시다가도 울컥하며 '오네긴 이 재수없는 놈!' 하고 투덜대게 되는 것이었다!!!!

 

 

(사실 렌스키를 좋아하기 때문에, 예전에 본편 우주의 일부였던 트로이가 나오는 장편 전반부에서 미샤와 트로이 친구들이 흑해로 여름에 헤엄치러 놀러 갔을 때 그 동네에서 사귄 친구들이 미샤에게 '렌스키'란 별명을 붙이게 하기도 했음. 트로이는 내심 '렌스키 총맞아 죽잖아 -_-' 라고 생각하며 그 별명을 싫어했다)

 

 

 

 

 

 

 

 

 

이 찻잔은 조그맣지만 또 그렇게까지 작진 않아서 딱 내가 차 마시기엔 좋은 사이즈이다. 이번에 사온 로모노소프 찻잔 중에선 가장 도자기 질이 좋다. 제일 얇고 투명하다. 나머지는 그냥 질보단 양으로 골라서 아기자기 예쁘지만 그림이나 도자기 질은 살짝 떨어지는 편이다.

 

 

 

 

찻잔이 흑백과 금장으로 장식되어 있으므로 흑백 스트라이프 접시 꺼내서 딸기 케익 올림.

 

 

 

 

 

 

 

 

 

 

 

차 따르기 전의 빈 찻잔 모습은 이렇습니다.

 

 

 

 

 

 

 

 

 

 

 

 

 

 

 

 

 

쿠마님, 딸기 케익 드소서...

 

 

 

 

 

쿠마 : 으흠... 토끼 너의 죄를 용서하노라!!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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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쿠마 : 계속 방치하다 돌아오더니 딸기 없는 케익을 가져왔구나!!

 

토끼 : 쿠마야 내일 딸기케익 줄게 ㅠㅠ

 

 

 

 

이번 블라디보스톡 갔을 때 그 동네 딱 하나 있는 로모노소프 가게 찾아내서 사온 찻잔 중 하나. 찻잔 두개와 티포트 한개, 도자기 종 한개는 2집으로 가져갔고 화정 집에는 나머지 찻잔 세개를 남겨두었다. 이건 빨갛고 화려한 부활절 달걀이 그려진 찻잔 :)

 

 

 

 

 

첨엔 계란인 줄 모르고 빨간 말 무늬인 줄 알고 점원에게 '저기 왼쪽에 있는 빨간 말 그려진 찻잔 좀 보여주세요' 라고 했는데 점원 아주머니가 '하하 이건 계란이에요'라고 해서 자세히 보니 부활절 계란 그림이었다 :)

 

 

 

 

 

손잡이가 좀 특이하게 생겼다. 예쁘긴 한데 실제로 차를 따라 마셔보니 나에게는 좀 불편했다. 나는 손도 작고 손가락도 작아서 저렇게 손잡이가 처져 있고 구멍이 크면 손가락이랑 손목에 좀 무리가 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래쪽 공간이 더 넓다보니 손가락이 아래로 자꾸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그러면서 찻잔에 손가락이 닿아서 뜨겁다!

 

결론 : 나보다 손 큰 사람에게 어울리는 찻잔... (근데 뭐 웬만하면 다들 나보다는 손 크겠지 ㅠㅠ)

 

 

 

 

 

어제 행사 갔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백화점 지하에서 사온 도지마롤 한조각. 블루베리 몇알이랑 같이.

 

 

 

 

 

 

오늘은 진료 때문에 휴가를 내고 시내에 나갔다. 아침에 시간이 남아서 근처에서 간단하게 아침 먹고 갔다.

 

 

 

 

신메뉴 썸머 파인애플 블렌디드 라는 음료. 내 취향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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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7. 27. 10:25

아침 챙겨먹고 기차 타러 옴 tasty and happy2017. 7. 27. 10:25





서울 출장 가는 날인데 기차 시간이 약간 여유가 있어 체리와 치즈빵, 엄마의 살구잼과 시판용 밀크잼, 홍차로 아침 챙겨먹고 나옴













컵밥에 들어 있던 일회용 스푼들.. 잼이랑 버터 담는 용도로 활용. 설거지 안해도 되고 편하다!!!








주말에 샀던 하얀 장미들. 이제 많이 시들었다. 월요일에나 내려오니 물도 못 갈아주고 벌레 꼬일까봐 슬프지만 처리하고 나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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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7. 26. 08:24

출근길 아침 먹는 중 tasty and happy2017. 7. 26. 08:24





어제 조금 일찍 자서 오늘 삼십분 일찍 일어남. 그래서 벅세권 주민의 장점 활용하여 별다방에서 아침 먹는 중. 아아 나가기 싫어어... 여기서 일하고프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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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지난 7월 17일,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소극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마린스키 발레단의 유리 파테예프 예술감독,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나탈리야 오시포바가 참석. 나는 그의 화보집 사인회로 알고 갔었는데 그게 아니고 기자간담회여서 블라디보스톡 언론사들에서 많이 참석했다. 내가 찍은 사진들은 다 번져서... 마린스키 측에서 찍은 사진 몇장 올림.

 

 

아래 영상클립 두개는 기자간담회 중 내가 핸드폰으로 찍은 건데, 슬프지만 맨앞줄이 아니었던 관계로, 그리고 사실 내가 폰 영상을 찍어본 적이 없어서 좀 흔들린다. 처음 클립은 중간에 갑자기 줌을 당겨서 웃기기도 하다 ㅎㅎ 내가 찍은 클립은 그가 이번 18일의 이브닝 갈라 무대에서 고른 네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과 스타 무용수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인터뷰 영상클립 1.

 

 

인터뷰 영상클립 2.

 

 

... 

 

아래 내용은 블라디보스톡 신문사에서 게재한 그날의 인터뷰. 실제 인터뷰는 더 길었고 질의답변도 더 길었지만 요점들만 정리되어 있다. 일단 노어로 된 기사 그대로 발췌한다. 러시아어 아시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재밌어요. 나중에 시간나면 번역해보겠다. 기자간담회 재미있었다. 이 사람은 말을 참 잘한다. 유머도 넘치고 :)

 

 

(이 기자간담회 끝나고 그분에게 가서 화보집 사인 받고 얘기나눴음~~)

 

 

 

Владимир Шкляров: «Жизнь — мой самый главный учитель»

Премьер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 о балете, Владивостоке и семейной жизни

 

17 июля 2017 

 

 

 

 

 

 

Накануне творческого вечера Владимира Шклярова, который пройдет на Приморской сцене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в рамках II Международного дальневосточного фестиваля «Мариинский» 18 июля, корреспондент PRIMPRESS поговорил с премьером театра.

 

Звезда балета мирового уровня рассказала о своих любимых партиях, графике работы, семейной жизни и фестивале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 Большинство хореографов прошлого и настоящего ставили балеты на женщин, то есть в центре внимания, как правило, женские партии, мужскому же танцу отводится второстепенное значение. Какая роль ваша любимая и почему? И, конечно, какой балет вы любите более всего?

 

- Балет — это искусство для балерины, безусловно, я с этим соглашаюсь. Что касается любимого спектакля, мне очень важно, кто мои партнеры по сцене, будь то женщина или мужчина (например, в балете Григоровича «Спартак» партнерство заключается в противостоянии Спартака и Краса), от партнеров зависит «любимость» спектакля. Если я чувствую отдачу, импульс, вижу глаза, которые зажигаются и зажигают меня, то, безусловно, от этого поднимается градус спектакля и ты вдруг начинаешь быть способен на такие вещи, которых даже близко никто не видел на репетициях в зале.

 

– По какому критерию выбираете репертуар? Есть ли четкий план, расписанный по годам? Или беретесь за роли спонтанно, в зависимости от предложений хореографов?

 

– Если говорить про текущий сезон, который мы вместе с моей женой (Мария Ширинкина— солистка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провели как бы между Санкт-Петербургом и Мюнхеном — Валерий Абисалович Гергиев дал такую возможность, — я могу сказать, что, конечно, это было здорово — потанцевать новый репертуар, поработать с новыми хореографами. Могу сказать, что в этом сезоне я уже станцевал 10 премьер: абсолютно новых спектаклей и новых редакций — это очень много для артиста балета, огромная работа и колоссальный труд. Прекрасно, когда известно расписание на год вперед, но не всегда так получается, есть и спонтанные решения.

 

На сегодняшний день осталось не так много спектаклей, которые я хотел бы станцевать. Конечно, мечты есть! Мне бы очень хотелось познакомиться со спектаклями Кеннета Макмиллана «Манон», «Майрленг», конечно, «Ромео и Джульетта» в его хореографии. Также Джон Крэнко, в этом сезоне нам выпала возможность станцевать его балет «Ромео и Джульетта», конечно, хочется дальше станцевать и «Онегина», и «Укрощение строптивой». Также очень надеюсь, что все сложится и мы станцуем «Анну Каренину» Кристиана Шпука, поработаем с Уэйном Макгрегором. Следующий год – 15-летие моей творческой деятельности в Мариинском театре, планов много, пока раскрывать не буду. Надеюсь сделать новую интересную программу и показать ее не только в Санкт-Петербурге, а, возможно, привезти и во Владивосток.

 

 

– Кто ваши учителя? Имеется в виду Учителя с большой буквы.

 

–Жизнь – это самый главный учитель

 

– Вас называют баловнем судьбы, почему? Согласны ли вы с этим утверждением?

 

– Мне сложно с этим согласиться, поскольку за всей этой легкостью стоит огромная работа в зале, просто так ничего не бывает. Это задача артистов — выходить на сцену и давать зрителю ощущение легкости, вызывать восхищение.

 

– Опишите кратко ваш обычный рабочий день. Наверное, большая часть каждого дня отводится занятиям и репетициям?

 

– Бывают разные периоды, бывает много спектаклей, бывают более спокойные периоды. Вообще не люблю рано просыпаться, потому что я – «сова». Дни строю по-разному: либо иду на репетицию, либо к массажисту, либо к доктору, либо бегу покупать любимой жене цветы и подарки для сына Лешки. Очень люблю делать приятные сюрпризы своим любимым, своей семье.

 

– Есть довольно известные танцовщики, которые говорят, что репетировать и заниматься нужно минимально, есть и другие, они говорят, что нужно заниматься 8-10 часов ежедневно. Сколько часов и как часто нужно заниматься, чтобы достичь вершин в профессии балетного танцовщика, исходя из вашего успешного опыта?

 

– Я отношусь к той категории танцовщиков, которые ленятся. (Смеется.) Конечно, хотелось бы работать еще более усердно, но порой занимаюсь в зале не так активно, как хотелось бы педагогам, моим балеринам. Однако я всегда отвечаю за свои танцы, все люди разные, кому-то нужно десять репетиций, кому-то две. Самое важное – это результат на сцене. Ну, ленюсь, ленюсь, что тут говорить – ленивый! (Смеется.)

 

 

 

– Каких выступлений вы ждете больше всего, на каких площадках вам нравится выступать самому? Есть ли разница в публике, в том, как и где вас принимают, в чем она?

 

– Не имеет никакого значения, на каких площадках выступать, я считаю, что нужно об этом поменьше думать, а больше заниматься своей работой и стараться быть честным перед зрителями. Выходя на сцену, нужно показывать то, на что ты способен, не объяснять, что у тебя что-то болит, что ты не выспался и вообще прилетел накануне и прочее. Важно быть в форме и быть честным перед самим собой, зритель в любом уголке земли это чувствует.

 

– Вы являетесь премьером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и Баварской оперы. Это положение подразумевает сложнейший график, множество перелетов. Как удается сохранить гармонию в семье, силы на спектакли и ваш совершенно солнечный позитивный настрой?

 

– Действительно, у меня сложный график работы, но я могу сказать однозначно, что у меня золотая жена и у нас прекрасный ребенок, моя семья дает мне силы и энергию, чтобы двигаться дальше. Я стараюсь максимально, насколько возможно, проводить время с семьей. Моя жена – балерина, весь сезон мы танцуем вместе, уже сложился устойчивый дуэт. Мне грех жаловаться! Могу сказать, что это здорово. В таком ритме мне жить гораздо проще. Сложно, когда этого нет. (Смеется.)

 

– Ваша программа, которая заявлена на ll Международном дальневосточном фестивале «Мариинский»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довольно разнообразна. Что вы хотите рассказать приморской публике в свой первый приезд на Приморскую сцену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 Мне очень хочется привлечь как можно больше людей в театр и популяризировать балет как самостоятельный вид искусства. Я станцую три соло в дивертисменте и выйду в премьерном спектакле «Маргарита и Арман», в котором мы с Наташей (прима-балерина Лондонского королевского балета Наталия Осипова) буквально месяц назад станцевали в RoyalOperaHouse в Лондоне, была очень хорошая критика. Спасибо огромное Наташе за то, что она откликнулась и поддержала меня и Мариинский театр.

 

– Да, на фестивале вы представите дальневосточную премьеру балета «Маргарита и Арман» в рамках творческого вечера 18 июля, и вашей Маргаритой будет прима-балерина Лондонского королевского балета, мировая звезда балета Наталия Осипова. Расскажите немного о предстоящем событии, о вашем партнерстве в этом спектакле и в целом о творческом вечере.

 

– Что касается соло – это наиболее яркие номера, которые я исполняю: это балет «101» Эрика Готье – очень веселый номер, который всегда публика принимает на ура, «Гопак» - это шлягер уже многие годы! И композиция под музыку очень известного французского барда Жака Бреля, которую будет исполнять оперная певица Приморской сцены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я пока не знаю, кто это. Номер очень глубокий, непростой, и сам синтез оперного голоса и балетного танца – это интересно, плюс Юра Смекалов (артист и хореограф Мариинского театра) поставил очень талантливо! Надеюсь, что этот номер позволит зрителям посмотреть на балет другими глазами. Собственно, это неклассические номера в исполнении классического танцовщика. Ну а спектакль «Маргарита и Арман» Аштона, который был поставлен для Марго Фонтейн, балерины, которой было уже довольно много лет по балетным меркам, и молодого эмоционального и яркого танцовщика Рудольфа Нуреева. Конечно, прикоснуться к этому шедевру мечтает каждый артист, и я не исключение. Я безумно счастлив, что удастся показать этот спектакль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 Что для вас участие в фестивале «Мариинский»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 Мне это безумно интересно. Когда Валерий Абисалович предложил мне участие в фестивале «Мариинский» во Владивостоке, то я не раздумывал и даже отменил два концерта в Мексике, чтобы прилететь и станцевать в спектакле «Конек-Горбунок», затем возникла идея творческого вечера – это очень здорово. Для меня счастье привлекать небалетную публику и быть полезным для театра и Дальнего Востока в целом.

 

Отдельное спасибо хочу сказать Александру Злотникову, который очень помог состояться этой поездке во Владивосто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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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에서 공연 보고 나와 찍은 야경 사진 몇장.

 

마린스키 분관은 시내에서 저 다리(골든 브릿지. 졸로또이 모스뜨)를 건너 들어오면 루스키 섬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극장 발코니에서 골든 브릿지와 야경을 볼수 있다.

 

 

 

 

 

 

 

 

 

 

 

 

 

슈클랴로프님의 곱사등이 망아지 보고 나와서. 극장 앞 풍경도 한 장.

 

 

 

 

이날 낮은 엄청나게 뜨겁고 쨍했다. 저 하늘 색깔은 리얼 하늘 색깔이었음. 오른편이 마린스키 분관 건물.

 

 

 

요렇게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극장 건물에 들어갈 수 있다. 1층은 말르이 잘(소극장)이고 2층이 볼쇼이 잘(대극장)이다. 발레 공연은 대극장, 17일의 슈클랴로프님 기자간담회는 소극장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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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클랴로프 이브닝 공연. 7월 18일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분관.


세번째 레퍼토리였던 Ne me quitte pas (날 버리지 마). 유리 스메칼로프가 작년에 이 사람을 위해 안무해준 작품이다. 커튼 콜.



이날 이 공연 특히 아주 좋았음. 작년 이맘때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에서 봤을 때보다 이번 무대가 더욱 절절하고 심금을 울렸다.



하얀 의상 때문에 빛이 너무 번져서 내가 찍은 커튼 콜 사진은 건지고 건진게 이것들 뿐이다 흐흐흑.....





















이 작품까지 보여준 후 1막이 끝났다. 막간 후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공연했기 때문에 1막 마친 후 앞에 나왔던 다른 무용수들도 같이 나와서 인사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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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진 화질이 너무 안 좋으니...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측에서 찍어서 올린 사진 세 장 추가.











왼편 여인이 노래를 부른 소프라노 성악가. (이 작품은 여성 소프라노가 무대 왼편에서 ne me quitte pas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슈클랴로프가 무대를 가로지르며 춤을 춘다) 오른편 좀 잘렸지만... 이 작품의 안무가이자 슈클랴로프의 절친한 친구인 유리 스메칼로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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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4. 21:12

꽃무늬 이불 , 옛날 생각 2017-19 vladivostok2017. 7. 24. 21:12





7월 18일. 원래 오전에 블라디보스톡 시내 중심가에 다시 나가려고 했는데 버스를 잘못 탔다. 그래서 중간의 '블라디보스톡 100주년 대로'라는 곳에서 내렸다. 그 동네는 옛날 러시아 첨 갔을 때 살았던 동네랑 분위기가 많이 비슷했다. 신기했다. 시간을 거슬러올라간 기분이었다. 건물들도, 가판대도, 길거리에 나와 허름한 물건 몇점을 파는 할머니들도 비슷했다. 색채조차도 비슷했다.



그래서 시내에 가는 대신 그 동네 좀 돌아다니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 공연 보러 갈 준비를 했다. 이 동네에는 꽃 파는 곳도 많아서 슈클랴로프님에게 바칠 꽃다발도 여기 근방에서 사갔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주거용 아파트들이 나왔다. 전형적인 흐루쇼프카였다. 5~60년대 소련에서 주택난 해소를 위해 마구 찍어내 보급한 5층짜리 투박한 건물들. 그리고 어느 집 창문에 저렇게 너무나도 촌스러워서 오히려 새로워보이는 분홍색 꽃무늬 이불과 시트가 펄럭이고 있었다. 보통 식탁 위에 리놀륨이나 비닐로 된 저런 무늬 테이블보를 깔아놓곤 했었지... 그런데 이불은 또 색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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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관한 블라디보스톡의 마린스키 분관. 프리모르스키 마린스키 극장이라고 부른다. 프리모르스키는 바닷가의 라는 뜻의 형용사이다.




전체적 구조는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신관이랑 좀 비슷하다. 현대적 극장이다. 그리고 유리창과 파이프 구조로 되어 있어 바다와 졸로또이 모스뜨(골든 브릿지)가 보인다. 석양 보면 근사하다.







7.15부터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이 개최되었고 슈클랴로프의 공연도 그 일환이었다. 게르기예프 사진이 어마어마하게 크게 떡 버티고 있다. 나는 뭐... 게르기예프를 지휘나 음악 쪽으로야 좋아하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마린스키에 있어 오페라에는 플러스이지만 발레 쪽은 이 사람 이후 많이 죽었다고 생각해서 좀 아깝긴 하고.... 게르기예프가 너무 스타 지휘자이다 보니 이 사람 명성을 너무 울궈먹는다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마린스키에 가서 발레 공연 볼 때는 게르기예프 말고 다른 지휘자가 지휘할 때가 더 집중이 잘 되는 편이기도 하다.







한중일 러 극동 페스티벌이라 한국어 중국어 일어가 다 적혀 있었다.



프로그램 팔던 저 데스크. 7.18에는 공연 끝나고 슈클랴로프랑 오시포바가 저기 앉아서 사인회 했었다.












첨엔 극장이 아담하다 생각했는데 들어가보니 꽤 규모가 있었다. 3야루스(5층)까지 있으니 갖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설비도 괜찮았고 음향도 의외로 괜찮아서 곱사등이 망아지 연주는 심지어 마린스키 신관에서 들었을 때보다 여기서 들었을 때가 더 신났다.






슈클랴로프님의 미모가 빛나는 LED 모니터 :) 18일의 이브닝 공연 홍보.






이것도 슈클랴로프님. 이건 곱사등이 망아지.






극장 밖에도 이렇게 플래카드 펄럭펄럭.... 뉘집 아들내미인지 참으로 잘생겼구나!!!














지휘대에 놓여 있는 곱사등이 망아지 악보. 막간에 찍음.







창 밖으로 이렇게 바다랑 대교 풍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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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3. 21:06

슈클랴로프 '고팍' 커튼 콜 + 발레101 화보 dance2017. 7. 23. 21:06






7월 18일 화요일, An evening with Vladimir Shklyarov 공연. 이 사람은 여기서 발레 101, 고팍, 날 버리지 마,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을 추었고 중간중간에 마린스키 동료들의 잠자는 미녀 그랑 파, 돈키호테 그랑 파, 러시안 댄스 갈라가 들어갔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서 연속으로 네개의 넘버를 쭈루룩 소화하는 건 육체적으로 너무 어렵기도 하고, 의상도 갈아입어야 하고 집중도 해야 하니까.



발레 101은 흰 셔츠에 검은 숏팬츠 차림이라 빛이 너무 번져서 커튼 콜 사진 한장도 못 건지고, 고팍도 건진 거 이거 한장이다. 그나마도 흐리게 나옴 ㅠㅠ 흐흑.....



고팍 정말 끝내줬다. 이거야말로 도약이 훌륭한 남자 무용수를 위한 테크닉 뽐내기용이기 때문이다. 사람들 환호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게다가 흰 루바슈카에 펄럭이는 빨간 바지의 슈클랴로프는 정말이지 근사하게 공중을 훨훨 날아다녔다. 전에 찍은 고팍 화보를 보면 굉장히 소년 같았는데 이때 무대에서는 제대로 된 성숙하고 강인한 남자의 춤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하나 더 건진 것. 이건 더 흔들렸어 흐흑...







그래서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측에서 제공한 화보 한장 추가. 저렇게 계속 폴짝폴짝 뛰고 날아오르시는데 어찌 환호하지 않으리오.






아쉬우니까 역시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쪽에서 제공한 발레 101 무대 사진 한 장 더. 영상으로 볼때도 즐거웠지만 정말이지 무대는 더 끝내줬다. 이 사람의 유머가 얼마나 빛을 발하는지 :) 발레 101은 테크닉 위주의 소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무용수로서의 자신감과 무대 장악력과 여유가 필요한 작품이다. 다른 무용수들의 무대를 몇번 보았는데 그런 여유와 유머와 자신감을 드러내는 게 사실 그리 쉽지 않다. 스텝 하나하나를 클리어하기에 바쁜 것이다. 이 사람은 그런 면에서는 도가 텄다!!!! 그리고 댄서의 육체 하나와 스피커, 마네킹(이건 스포일러인가)만 있으면 되니 무대 준비하기도 쉽고 이 사람의 매력이 팡팡 터지는 작품이라 해외 투어 때 종종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발로쟈, 당신은 최고에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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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블라디보스톡 시내에 로모노소프 도자기 매장이 딱 하나 있어 엄청 더웠던 날 거기 찾아가 찻잔 몇개 사왔었다. 이건 그 중 하나. 무려 '붉은 깃발' 찻잔!!



난 공산주의 시절 미술이든 문학이든 별로 취향이 아니지만 이 찻잔은 또 은근히 매력 있어서 사왔다. 착취당하는 노동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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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곱사등이 망아지 슈클랴로프, 소모바가 나온 사진은 내가 2년 전 마린스키에서 커튼콜때 찍은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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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흔들리고 번져서...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사진들 중 그나마 슈클랴로프님의 얼굴을 좀 알아볼만하게 나온 사진들은 이제 이게 전부... 크흑...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 찍지 말고 그분의 미모나 그냥 집중해서 보며 박수나 더 쳐주고 브라보나 더 외쳐줄 것을 ㅠ




미녀 여왕 역의 레나타 샤키로바랑 손 잡고 인사 중. 샤키로바는 마냥 신났음 :))











자리에 앉아서 줌 당겨 찍었더니 구도가 기울어짐.













자기가 받은 꽃다발을 파트너인 샤키로바에게 바치려는 발로쟈.






몽땅 다 샤키로바에게 바침...



너 근데 작년인가 재작년에 라 바야데르 췄을 땐 파트너인 마트비옌코 말고 망령 중 하나로 나온 아내 쉬린키나한테 꽃다발 다 바쳤지!!!!! (파트너의 기사도보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우선하는 사랑꾼 ㅋㅋㅋ)










슈클랴로프 옆에서 빙긋 웃고 있는 스메칼로프 표정이 너무 우습다.



시종장 역의 스메칼로프는 엄청나게 귀엽고 매력적이었다. 이 시종장 배역을 추는 건 이고르 콜브, 이슬롬 바이무라도프 무대도 전부 직접 봤지만 역시 나는 스메칼로프 시종장이 딱 취향이다. 특히 슈클랴로프 이바누슈카랑 스메칼로프 시종장의 케미가 좋다.





아아. 볼때마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발레야... 근데 맨첨에 막심 쥬진이 이바누슈카 춘 무대로 봤을 땐 이만큼 임팩트가 없었던 걸 떠올려본다면 역시 이것은 슈클랴로프의 매력 때문일지도... 이바누슈카 역에 너무 잘 어울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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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2. 22:05

블라디보스톡 해변 풍경 2017-19 vladivostok2017. 7. 22. 22:05





지난 일요일. 블라디보스톡.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갔다. 어마어마하게 더웠다. 습하고 뜨거워서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날씨였다. 그런데 다들 나에게 '이렇게 더울 때 러시아에 가니 시원하겠다..'라고 부러워했었지 ㅠㅠ 이날은 정말정말 더워서 완전 토끼찜이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영복이라도 챙겨갈 걸 그랬지!!!



(하지만 다음날 오후부터 비가 왔고 기온이 내려가서 싸늘해지긴 했음)



블라디보스톡은 작은 항구도시이다. 부산을 많이 연상시켰다. 실은 부산보다 훨씬 시골 같긴 했지만... 시내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저렇게 해변이 짠 하고 나타나는데 추위와 습기에 질린 블라디보스톡 사람들은 저 찜통더위에 '날씨 넘 좋다! 여름이다!' 하면서 너무 신이 나서 너도나도 해변으로.... 나 혼자 끙끙대며 괴로워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진짜 쨍하고 더운 날이었다. 그런데 사진을 보니 또 바닷가는 엄청 좋아보이네.... 사실 그다지 물이 깨끗해보이진 않았다만.... 워낙 햇살이 쨍한 날이라 파아랗게 나와서 사진 보니 기분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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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화정에 올라가지 않고 집2에서 보내고 있다. 무지무지 더워서 종일 에어컨 틀어놓고 있음. 아침부터 폭염경보 재난문자 오고 난리났다.



찻잔은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의 기념품 샵에서 산 것이다. 블라디보스톡 분관은 의외로 이런 물품이나 sns 홍보를 좀 섬세하게 하고 있다. 오히려 오리지널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보다 더. 물론 아무래도 샵의 물건들은 무척 적지만, 마린스키 극장 샵에는 이런 예쁜 찻잔은 없고 그냥 로고 인쇄된 머그컵 정도만 있는데 말이다. 이건 기념찻잔치고는 꽤 예쁘게 뽑혀 나왔다. 그래서 냉큼 사왔음. 그립감도 좋고 접시 모양도 예쁘다.









이 새로운 테이블보는... 사실 테이블보가 아니고 블라디보스톡 시내에 있는 다이소 비슷한 잡화점에서 산 주방 타월이다. 되게 싸게 샀다. 천원인가 이천원 주고 샀음. 면으로 되어 있는데 천도 얇고 무늬도 자세히 보면 조잡하지만, 테이블에 깔아놓고 유리로 눌러놓으면 그럴듯한 테이블 러너가 될 것 같아 샀는데 성공이다 :) 여름이니까 시원해보이고 맘에도 든다.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기념 찻잔 사진 몇 장. 극장 로고와 이름이 노어와 영어로 인쇄되어 있고 받침접시 한쪽은 근사한 곡선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그리고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가 보통 푸른색이나 금색을 쓰고 있는 것과는 달리 블라디보스톡 분관은 은색을 쓰고 있다.






받침 접시의 곡선 마무리 반대편엔 역시 마린스키 로고.










어제 귀가하다 사온 장미. 조그만 흰장미 네 송이 샀더니 끼워준 저 커다란 분홍 장미 두 송이 :) 꽃병이 작아서 한쪽에는 분홍 장미 2송이랑 흰장미 한송이, 페리에 병에 작은 흰장미 세송이 꽂아두었다. 러시아 습관 때문에 나도 보통은 꽃을 홀수로 사는 편인데 어제는 어쩌다보니 짝수로 사고 짝수 덤을 받았다. 하지만 꽃병과 페리에 병에 나눠 꽂으니 홀수, 홀수가 되었다 :)







책상 위에 이렇게... 슈클랴로프님 사인이랑 꽃병을 두었다.






이것도 마린스키 블라디보스톡 분관 샵에서 산 배지. 원래 마린스키 로고 아래에 배를 형상화한 모양이 추가되어 있다. 블라디보스톡이 항구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것도 은근히 예쁘다. 근데 막상 난 예전에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에 가면 배지 살까말까 하다가 별 쓸모 없을 거 같아 안 사곤 했는데 블라디보스톡에서 이걸 살줄이야... 근데 사놓고 보니 예뻐서 나중에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다시 가게 되면 거기 배지를 사야 할거 같....







예쁜 금색과 흰색의 도자기 종. 이건 로모노소프 샵에서 건진 것. 칼라풀한 종들도 여러개 있었는데 고르다가 그냥 우아한 녀석을 선택했음.









차 마실 땐 창가 테이블로 슈클랴로프님 사인 액자 이동해 옴 :))













아아.... 돌아온지 며칠 안됐는데 또 떠나고 싶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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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분명히 맨앞줄 앉아서 찍었는데 ㅠㅠ 이번 사진 다 망했다 흐흑.... 조명이 오케스트라 핏 바로 아래에서 올라오면서 다 번져버렸음. 그래서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너무 아깝다. 이번 곱사등이 망아지랑 이브닝 특별무대의 슈클랴로프님은 정말 미의 결정체였거늘...




하여튼.. 흔들렸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건진 사진 몇 장 올려봄.



곱사등이 망아지 커튼 콜. 절친인 유리 스메칼로프랑 같이 :)






아름다운 여왕님 역은 레나타 샤키로바. 나는 이미 알리나 소모바의 여왕을 보아 버렸기에 솔직히 좀 비교가 많이 되긴 했다. 샤키로바는 아직 연륜이 부족하고 상체가 좀 구부정하고 뻣뻣한 편이라 생기발랄하긴 한데 아무리 봐도 여왕님이라기보단 그냥 말괄량이 아가씨 같은 느낌이었음.






꽃 받으신 발로쟈... 그러나 저 꽃다발도 역시 파트너인 샤키로바에게 넙죽 다 바쳤음 :)







이건 화요일,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이브닝 공연. 세번째 레퍼토리였던 '날 버리지 마' 커튼 콜. 스메칼로프 안무의 소품인데 이 작품 꽤 좋다. 개인적으론 작년에 무대로 봤을 때보다 이번 무대가 더 좋았다. 훨씬 우아하고 원숙하고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작품 출때 이 사람의 육체의 유연함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정말 극에 달한다.






이건 이날의 하이라이트 공연인 마르그리트와 아르망 끝나고. 파트너는 나탈리야 오시포바. 오시포바의 마르그리트는후반부가 더 좋았다. 그리고 임팩트 있긴 했지만 나에겐 작년에 본 테료쉬키나 버전 마르그리트가 더 처연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나에게 오시포바는 너무 힘차고 과잉의 무용수로 느껴지나보다. 볼때마다 그런 느낌이 드니.... 어쩐지 허리가 끊어져라 기침을 하며 나뒹굴어도 맘만 먹으면 슈클랴로프든 누구든 한주먹으로 해치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도 돈다발 뿌리는 슈클랴로프의 박력은 장난 아니었음) 아니면 오시포바가 모스크바 스타일 무용수라 그럴지도 모르겠음. 아무래도 나는 모스크바보단 페테르부르크 스타일 무용수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하얀 타이츠와 검은 프록코트 의상의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는 미의 결정체 중 결정체!!!






사인회할 때. 잘 보면 슈클랴로프가 펜을 쥔 손 아래에 황금신상 사진이 있다. 저 사진 보여주자 슈클랴로프가 '우와 이거 어디서 났어요?' 하고 물었었다.



저 록시땅 쇼핑백은 내 앞에 있던 일본 여성 팬이 주고 간 선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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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이 좀 더 있긴 한데 다들 화질이 별로임. 흐흑... 주말에 좀더 뒤져보고 건질만한 거 있음 더 올려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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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0. 22:14

요냐, 널 사랑해 2017-19 vladivostok2017. 7. 20. 22:14






그렇게 적혀 있다.



시내 나가려다 버스 잘못 타서 '블라디보스톡 100주년 기념대로'란 곳에서 내려서 그쪽 동네 걷다가 발견한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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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19. 22:32

슈클랴로프 화보 + 사인회 사진 두장 dance2017. 7. 19. 22:32

 

 

 

 

슬프지만 이번에 내가 찍은 사진들은 거의 다 망했다. 앞줄 앉아 커튼콜때 열심히 찍었지만 플래쉬 안 터뜨렸더니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보다 훨씬 더 조명이 번져버렸다. 집에 와서 사진들 확인해보니 다 망했음

 

 

그럼 위의 저 아름답고 화질 좋은 사진은 뭐냐고 하신다면. 이건 프로페셔널 사진가가 찍은 화보랍니다^^; 이번 블라디보스톡 극동페스티벌 프로그램북에 실린 슈클랴로프의 사진. 곱사등이 망아지의 바보 이반 역. 정말 이 역 너무 잘 어울린다. (1막에서 셔츠 안 입고 나와서 더 좋다고... 차마 말할 수 없지만 말하고 있어어어...)

 

 

 

 

 

이건 스메칼로프가 안무해준 '날 버리지 마'. 일년 전 페테르부르크에서 봤을때보다 이번에 봤을 때가 훨씬 더 절절했다. 그리고 몸의 움직임 자체가 더욱 유연해져서 마치 빛과 물이 육체로 변해 흐르는 것 같았다. 드라마틱한 연기력이야 타의추종을 불허하니...

 

 

사진은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측에서 이번 공연 때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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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제 공연 끝나고 사인회 때. 줄서서 기다리다 사람들 사이로 찍은 사진. 나 이거 분명 dsrl로 찍은 건데 다 망했음 흐흑... 엉엉... 사인받는 관객들 잘라내니 더욱 구도는 이상해지고... 그저 그의 완벽한 옆얼굴을 보소서...

 

 

바로 앞에서 마주 대하고 느꼈다. 아니 이럴수가, 무대 위에서도 그렇고 영상으로도 그렇고 완벽하게 무대용, 영상용 미모, 타고난 배우로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실물이 훨씬 더 아름답다니!!!! 실물에 비해 사진발이 덜 받는 거였다는 사실에 크나큰 충격을 받음 ㅋㅋ

 

 

 

 

 

 

이건... 나한테 사인해주면서 얘기나눌때 직원이 찍어준 것이다. 이때 프로그램이랑 사진 내밀면서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한국 넘버원 팬이요' 라고 하지 막 웃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 귀여워 :))

 

 

왼편에 조금 나온 건 내 손이랑 프로그램임.... 블러 처리했습니다 ㅎㅎ 그의 미모에 오점을 남길 수는 없어요!!!

 

옆은 나탈리야 오시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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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4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짐 찾고 버스 기다리느라 결국 6시 반 정도에 화정 집에 돌아왔다. 그래도 블라디보스톡은 비행기로 2~3시간 내의 거리인데다 시차가 거의 없어(심지어 그쪽이 한시간 빠르다) 예전의 여행들과는 달리 여독이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아 그래도 다행이다.

 

 

공항에 내려서 폰으로 업무메일을 확인해보니 수십통이 쌓여 있었고 전부 빨리 답변해줘야 하는 것들 뿐..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이번에 갈땐 노트북을 안 들고 갔고 모바일로는 외국에서 회사메일 접속이 되지 않아 확인하고 싶어도 불가능했다! 몰라 다 내일로 미룬다... 내일이랑 모레는 작성해서 내야 하는 꽤 까다로운 보고서도 있다. 업무분장이 바뀌어서 나의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크흑.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딱 두가지로 요약된다.

 

1. 블라지미르 슈클랴로프.

2. 처음 러시아 갔을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1이야 뭐... 이 사람 공연 보러 간 거였으니 관광 같은 거 못하고 숙소가 너무 더웠어도 다 괜찮았다. 게다가 슈클랴로프와 얘기도 나누고 사인도 받고.... 다시 생각해도 꿈같네 :))

 

 

그와 이야기 나누고 포옹받은 것도 너무나 벅차고 좋았지만 무대가 더욱 좋았다. 나에게 있어 이 사람은 무엇보다도 먼저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년 전보다 훨씬 원숙해지고 무대를 훨씬 더 편안하고 자유자재로 오가는 모습에 놀랐다. 원래부터 드라마틱하고 연기력도 뛰어나고 점프나 테크닉 등도 훌륭한 무용수였는데 곱사등이 망아지도 그렇고 어제 무대도 그렇고 두번 이상 보는 작품이 여럿이었기 때문에 확연하게 그 차이가 느껴졌다. 그는 더욱 훌륭해졌다. 그래서 기쁘고 괜히 벅찼다. 인간의 육체가 어디까지 아름다워질수 있는지, 어디까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유연하고 근사한지 그대로 보여주는 무대였다. 무척 고마웠다.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다.

 

 2는... 내가 묵었던 동네가 그야말로 옛날옛날 맨첨 러시아 갔을때 당시 동네 풍경이랑 너무 비슷해서.... 역시 대도시와는 다르구나 싶었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톡이 중소도시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골은 아닌데 러시아 시골로 들어가면 장난아니겠구나, 그래서 러시아에서 만난 교수나 지인들이 러시아는 모스크바, 페테르부르크, 그리고 시골로 나뉜다고 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몸은 좀 피곤했고 관광은 거의 못했고 식생활은 엄청나게 부실했지만(동네에 뭔가 먹을 데가 하나도 없었음. 그래서 아이스크림, 체리 따위로 저녁 때우고 그랬음. 오늘 아침에도 도시락 컵라면 끓여먹고 공항 갔음-참고로 아침에 라면 절대 안 먹는 스타일임) 그래도 무척 행복한 여행이었다.

 

 

..

 

 

자신도 모르게 2년 전이 생각났다. 2015년 11월. 그때 나는 갑작스런 인사이동과 지방 발령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외 다른 이유들로 너무나 힘들어서 매일 울고 있었다. 발령 전에 미리 끊어놨던 마린스키 일본 공연이 있어 아주 힘들게 이틀 휴가를 내어 주말 끼고 도쿄로 혼자 갔다. 벽장 같이 좁은 비즈니스 호텔방에 처박혔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내 눈앞에서 슈클랴로프가 사랑의 전설을 추다가 부상당하는 걸 목격 ㅠㅠ 결국 로미오와 줄리엣은 못 추고 그는 돌아가버렸다.

 

 

그때 너무 힘들었다. 여행들 중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작년 여름 페테르부르크로 도망치듯 날아갔을때도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그때는 '아예 그만둬야지'란 맘이 들기도 했고 곁에 료샤가 있어 주었고 좋은 분들도 만났다. 그러나 그때, 2년전 도쿄 우에노에서 나는 완전히 혼자였다. 그리고 보고 싶은 무용수의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는 부상을 당했었다. 그때도 4일인가 묵었던 것 같다. 그때는 밤마다 울고, 혼자 우에노 고가를 걸어가다 울고, 지하철역에 딸린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다가도 울었다. 돌아오는 공항에서도 주저앉아 울다가 비행기 타지 말고 공항에 남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일년 정도 지난 후, 작년 여름에 슈클랴로프가 페테르부르크 잡지와 인터뷰를 했다. 바이에른으로 떠나는 시점이었다. 그 역시 그때 부상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대체 왜, 자신이 그때 무슨 실수를 했기에 그런 부상을 당했을까 하고 계속해서 되뇌었다. 작년에 도쿄 그 극장 무대에 다시 섰을때도 맘속으로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한다. 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경우나 내용이야 전혀 다르지만 내가 지방 본사가 있는 동네 기차역에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웠던 것과 조금 비슷하다. 작년 여름에 나는 그 기차역에 거의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작년에 나와 트러블이 있었던 상사 때문이었다. 그 충격과 상처가 너무나 큰 나머지 나는 한동안 그 기차역 자체를 떠올릴 수가 없었다. 그곳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 자체가 뱀들이 우글거리는 진흙탕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지로는 그 기차역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저 장소일 뿐이다. 진짜 두려움과 진짜 상처는 다른 것이다. 그저 하나의 물적 장소로 형상화되었을 뿐이다. 아마 슈클랴로프에게도 도쿄의 그 극장이 그런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부상으로 도쿄를 떠나 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슈클랴로프는 이고르 젤렌스키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바이에른으로 오라고. 그때 그는 인생의 전환점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당연히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작은 상징들이나 연관성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글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부상당해 도쿄에서 고향 도시로 돌아가는 그의 절망과 새로운 선택에 대한 고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사실 그런 것들에 대해 묻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 개인적이고 내밀한 질문이었고, 게다가 나는 기자가 아니었다.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해서(ㅋㅋ) 약간 이 바닥과 관계있는 업무를 내세워 질문을 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난 얼어버렸고(눈앞에 천사가 내려와 앉아 있으니 ㅋㅋ), 다들 너무나 유창한 러시아어로 얘기하고 있었는데 저런 내용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유창하게 얘기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톡 마린스키 측에서 그걸 다 영상으로 찍고 있었고 그 동네 방송사들도 와있었기 때문에 너무 창피해서 도저히 마이크를 달라 할 수가 없었다. 으악, 더듬거리며 버벅대는 노어로 질문을!!

 

 

근데 지금은 또 후회됨 ㅋㅋ 물어볼 걸. 물론 물어봤다 해도 저런 질문이 아니라 아주 포멀하고 가벼운 질문을 했겠지만. 예를 들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역은 뭔가요 라든가... 실은 이번 볼쇼이의 '누레예프' 취소 사태에 대한 생각을 묻고도 싶었지만 그건 너무 민감한 주제였지

 

 

그래봤자!!! 백스테이지 따라들어가선 얼어붙어서 엄청나게 노어 버벅거리고 바보짓을.... 지금 생각해도 창피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여튼, 그는 그때 선택을 했고 나는 하지 않았다. 아니, 나는 남는 것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년까지의 어려움과 괴로움을 겪으면서. 하지만 온전히 남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떠나는 것을 체득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는 바이에른으로 갔다. 그때 나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추고 싶어하는 것도, 그리고 아내에게도 프린시펄이 될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도 알지만 그래도 바이에른으로 가기에는 그 실력과 스타성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에게는 '마린스키=우리 극장' 이라는 웃기는 페테르부르크식 마인드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일년만에 그의 무대를 보니(작년에 그가 떠나기 직전 무대를 여러개 봤었다) 그의 선택은 괜찮은 것이었고 또 필요한 거였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발로쟈, 당신은 멋있는 사람이에요. 용기 있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뛰어난 예술가로군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모습보다 지금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고마워요 :)

 

..

 

 

으악, 지금 잠자리에 들어도 여섯시간 반 정도밖에 못 잘 것 같아... 그런데 잠이 아직 안와... 블라디보스톡보다 한시간 느리긴 하지만 거기 있을때 맨날 공연 보고 새벽에 자다 보니... 안돼, 난 내일 새벽에 일어나 기차를 타야 한다아아...

 

 

이번 주말은 힘드니까 2집에서 보낼 것 같다. 아까 가방 풀면서 짐의 절반쯤은 작은 캐리어에 다시 쑤셔넣었다. 그거 끌고 내일 내려간다.

 

 

짧은 여행 동안 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해요. 내일이나 주말쯤 답글도 달고 블로그들에도 찾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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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ㅠㅠ



블라디보스톡엔 비가 많이 왔고 비행기도 처음 30여분은 엄청나게 흔들려서 좀 무섭기까지 했지만 잘 도착. 가까운데다 시차가 거의 없으니 여독이 덜할거 같아 다행이다. 낼은 새벽 기차로 일하러 내려가야 한다. 공항에서 폰으로 확인해보니 업무멜 몇십통 와 있네ㅠㅠ







숙소나 환경 등은 별로였지만 공연 보고 슈클랴로프도 만나고 무척 행복한 며칠이었다.



저 아피샤(공연광고판) 맨 윗줄 사진들 중 꽃돌이가 계심 ㅋㅋ






이건 어제 슈클랴로프에게 주려고 산 꽃다발. 마르그리트와 아르망이라 흰 타이츠 검정프록코트 의상에 정열적 연인이므로 빨간 장미 선택 :)



그런데 역시 이 기사도 청년은 오시포바에게 꽃 다 바침 ㅋㅋ 야! 너 주려고 샀는데 왜 오시포바 주니!!! ㅎㅎㅎ (근데 파트너에게 꽃 바치는 네가 더 멋있어)



사인회할때 '근데 파트너에게 꽃 바친 담에 백스테이지에선 돌려받니?' 하고 오랫동안 품어온 궁금증을 물어보고팠지만 꼭 '내가 꽃 줬는데..' 라고 하는 느낌이라 안 물어봄 ㅋ 대신 한국 꼭 오라고 했음 :))



아마 이렇게 투어를 오면 극장에 두고 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 사람은 오늘 아침 비행기로 떠났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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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30분쯤 있으면 탑승. 공항에서 떠나기 직전에 이번 여행 첨으로 메도빅 먹고 있음 :)









이번에 슈클랴로프를 보니 뮌헨으로 간게 그에게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추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어떤 돌파구가 된것 같았다.



원래 멋진 무용수였지만 이제 모든 역이 전보다 훨씬 원숙했고 소년다운 매력은 이제 성숙하고 우아한 남자의 매력으로 바뀌었다. 로미오 같던 그의 아르망은 좀더 성숙했다. 매우 근사했다. 그리고 그 육체의 유연함은 끝이 없었다.







어제 사인회. 팬들 잘라내느라 안그래도 폰카라 안좋은 화질 더 나쁘네.. 카메라로 찍은 건 집에 가서...






저런 야자수머리를 해도 흠하나 없는 미의 화신님(미안합니다 나탈리야 ㅠㅠ 저는 당신이 안 보여요ㅠㅠ 그래도 사인받고 인사는 나눴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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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19. 09:44

한시간 후 공항으로 2017-19 vladivostok2017. 7. 1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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