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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28. 22:19

쓰는 중 - 의자, 부채와 스카프 about writing2020. 3. 28. 22:19

 

 

 

 

계속 쓰는 중이다. 아마 대여섯 페이지 정도 더 쓰면 끝나지 않을까 싶다.

 

 

발췌한 문단은 후반부의 일부. 화자는 미샤. 자신과 지나가 함께 살았던 시절에 대해 얘기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문장에서 언급되는 책들과 등받이 없는 의자에 대한 에피소드가 앞에 따로 나온다. 여기서는 뒷부분만.  

 

 

..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우리는 서재에 그 책들을 꽂아두었지. 등받이 없는 나무 의자는 생각보다 유용했어. 책이 갈수록 늘어나서 그 방에 큰 의자를 놓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야. 우린 그 둥근 의자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했지. 친구들이 많이 놀러 오면 그 의자들도 꺼내서 거실로 가져갔어. 내 친구들은 바닥에 앉거나 드러눕는 것도 개의치 않았지만 그래도 의자가 있으면 더 좋아했거든. 때로 난 바를 붙잡고 연습하다 흥이 나면 방과 방을 돌아다니며 춤을 췄고 의자를 계단처럼 딛고 뛰어올랐지. 지나는 나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하지 마라 밥 먹어라 넥타이 좀 매라 매일같이 야단을 쳤지만 춤추는 건 꾸짖지 않았지. 보통은 자기도 같이 췄으니까. 우리 빨간 머리 공주님은 푸에테를 추다 숨이 차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키트리처럼 부채를 펼쳐 바람을 파닥거렸고 난 옆에서 투우사 춤을 췄어. 망토 대신 스카프를 펄럭이면서. 이런 내 스카프들을 굼 백화점에 보내겠다고 하다니.

 

 

..

 

 

부채 이미지는 러시아 웹에서 가져옴. 이미지에 캡션이 좀 희미하게 달려 있다.

 

 

 

 

 

미샤와 지나의 서재에 있던 의자는 등받이가 없다만... 하여튼 그냥 지나가기 아쉬워서 의자 두개 있는 사진 한장. 작년 여름 뻬쩨르, 내가 좋아하는 뽀드삐스니예 이즈다니야 서점 앞의 의자. 이건 내가 찍은 사진. 마침 서점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면 책들도 가득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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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