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2018. 9. 21. 03:55

떠나는 날 뻬쩨르 산책 2017-19 petersburg2018. 9. 21. 03:55





간밤 9시 반쯤 너무 졸려서 쓰러져 잤다가 시차 때매 새벽에 깨서 한시간반째 뒤척이는 중. 다시 자 봐야지...



화요일. 떠나는 날 낮의 산책 사진 몇장.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연이 끝나고  (0) 2018.09.22
비에 젖은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  (0) 2018.09.21
모이카 운하  (0) 2018.09.20
탑승 기다리는 중  (2) 2018.09.19
또 만나요 뻬쩨르 ㅠㅠ  (0) 2018.09.19
:
Posted by liontamer
2018. 9. 20. 18:07

모이카 운하 2017-19 petersburg2018. 9. 20. 18:07





떠나던 날 오후. 모이카 운하 따라 걸으며 찍음







이건 반대방향으로 찍어서 역광이긴 하지만 수면에 부서지는 빛이 이뻐서 :)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에 젖은 발샤야 모르스카야 거리  (0) 2018.09.21
떠나는 날 뻬쩨르 산책  (0) 2018.09.21
탑승 기다리는 중  (2) 2018.09.19
또 만나요 뻬쩨르 ㅠㅠ  (0) 2018.09.19
청동기사상, 네바 강  (0) 2018.09.18
:
Posted by liontamer
2018. 9. 19. 04:03

탑승 기다리는 중 2017-19 petersburg2018. 9. 19. 04:03




공항 카페에 앉아 탑승 기다리는 중. 삼사십분 후 탑승한다.


수욜 오후에 인천 도착, 화정 집 가서 짐 풀고 잠깐 쉬다가 밤 기차로 2집 내려가 자정 넘어 도착, 목욜 출근, 금욜 밤 기차로 다시 화정 올라오고 토욜엔 부천 부모님댁 가는 빡센 여정.



이번 휴가가 생각보다 좀 길어서 부서에 좀 눈치보이는게 있다. 하긴 내가 너무 노예처럼 일했는데 이 정도 휴가가 대수냐 ㅠㅠ 사실 눈치라기보단 파트너 후배에게 미안하다ㅠㅠ 면세에서 후배 주려고 보드카 샀음 ㅠㅠ




뱅기 안 흔들리게 해주세요.. 피곤하니까 뱅기에서 잠 잘수 있게 해주세요.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나는 날 뻬쩨르 산책  (0) 2018.09.21
모이카 운하  (0) 2018.09.20
또 만나요 뻬쩨르 ㅠㅠ  (0) 2018.09.19
청동기사상, 네바 강  (0) 2018.09.18
잘 쉬다 가요, 아스토리야  (0) 2018.09.18
:
Posted by liontamer
2018. 9. 18. 23:12

청동기사상, 네바 강 2017-19 petersburg2018. 9. 18. 23:12






첫날은 시인에게, 마지막 날은 황제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차르. 또 만나요.







날이 흐려서 네바 강물도 어두운 코발트색으로 넘실거렸다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탑승 기다리는 중  (2) 2018.09.19
또 만나요 뻬쩨르 ㅠㅠ  (0) 2018.09.19
잘 쉬다 가요, 아스토리야  (0) 2018.09.18
역시 뻬쩨르 날씨  (0) 2018.09.18
극장과 아이스크림  (0) 2018.09.18
:
Posted by liontamer
2018. 9. 18. 04:30

극장과 아이스크림 2017-19 petersburg2018. 9. 18. 04:30




바르나바 안무의 페트루슈카 보러 갔을때. 마린스키 신관 카페. 이날 차를 많이 마시고 와서 아이스크림 먹었다. 맛있었다. 오랜 옛날 마린스키 첨 갔을때, 그때도 아이스크림 먹었다. 인생 최고의 아이스크림이었다. 잘게 부스러진 초콜릿과 사탕가루를 뿌려준 아이스크림.

:
Posted by liontamer




쓰던 메모가 날아가서 다시 씀 ㅠㅠ 모바일 티스토리 앱 넘 안 좋음. 특히 해외에선 진짜 잘 끊김 ㅠㅠ



계속 날씨 운이 좋았었다. 비가 오더라도 금방 그쳤다. 작년 10월에 비하면 엄청 괜찮은 날씨였다. 역시 3-4월과 10월이 최악이다.



하지만 오늘은 종일 비가 대차게 주룩주룩 쏟아지고 있고 바람도 씽씽.. 백화점 갔다가 정류장에서 버스 오래 기다렸는데 바람 때매 우산 썼는데도 바지 젖음. 돌아갈때가 되니 뻬쩨르도 슬퍼해주나보다 흑...



아직 그날이 시작 안되었다. 날짜를 좀 넘겼음. 이 망할넘 패턴 상 아무래도 뱅기 타야 하는 내일 떡하니 시작되어 ‘너 한번 아파죽어보렴~’ 할거 같다 흑흑... 붉은 군대 징크스... 졸리고 배아프고 머리아프고 온갖 징후는 다 있는데 시작은 안하고 엉엉...



하여튼 비오고 마지막 날이고 해서 남은 쇼핑 겸 버스 타고 리고프스키 거리에 있는 갈레레야 백화점 다녀옴.



뻬쩨르에서 젤 큰 백화점인데 사실 내가 리고프스키 대로와 모스크바 기차역, 봉기광장(쁠로샤지 보스따니야) 있는 이쪽 동네를 안 좋아해서 웬만하면 안가는 편이다. 너무 혼잡하고 사거리인지 오거리인지 하여튼 도시 교통의 정중앙이라 항상 엄청 밀린다. 어수선하기도 하고... 이 백화점도 크고 현대적이긴 한데 항상 숙소 돌아가는 버스를 많이 기다려야 하는 지점이고.,




그래도 리브 고쉬, 레에뚜왈 등(울나라 시코르 비슷한 곳)이 같이 있고 이것저것 매장들이 모여 있으므로 간만에(거의 3-4년만에 감) 가보기로 함.



4층 부끄보예드 서점(이 체인 여러군데 있는데 여기 매장은 작긴 하지만 진열을 보기 편하게 해놓았다)에서 소련 아이스크림들과 레시피 담긴 책 발견해 좋아하며 득템. 와아 이런 책을 발견하다니 스스로 기특!







그리고 레에뚜왈 매장에서 잘 모르는 브랜드이긴 한데 색감이 예쁘고 은은한 반짝이핑크 블러셔랑 또 다른 브랜드의 코랄핑크 립밤 크레용 득템했다 :) 난 코랄이 잘 안어울리는 편인데 의외로 이건 잘 받음. 나.. 유럽사람들이 쓰는 코랄을 찾아야 하는걸까??? (립밤 이름이 아예 ‘코랄’이었음!!)



백화점 수퍼는 페레크료스톡이란 체인으로 그리 고급브랜드도 아니고 크기도 좀 작다. 내가 선호하는곳은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철역에 붙어 있는 쇼핑몰의 랜드 수퍼마켓인데 거기는 꽤 걸어야 해서 료샤 차 얻어타지 않는 한 가기에 쫌 피곤하다. 식품들은 거기 질이 좋은데.. 하여튼 페레크료스톡에서 쥬인 줄 흑빵이랑 초코, 회사 사람들 줄 초코캔디 등속을 좀 샀다.


그 중간에 푸드코트 맥도날드에서 점심 먹었는데 폭망함. 웬만하면 러샤 맥도날드 맛있는데 오늘 신메뉴 골랐다 망함. 치킨 구르메 엑조틱 이란게 있었는데 이 엑조틱은.. 커리 소스가 가득 ㅠㅠ 그리고 뭔가 시큼한 소스도.. 자극적이고 맛없어서 슬펐다. 러샤 맥은 케첩도 유료인데ㅠㅠ (20루블) 절반도 넘게 남김 엉엉 그냥 실패없는 맥치킨 먹을걸.. 왜 도전을 해가지고 ㅠㅠ





(버거 사진 찍긴 했는데 맛없어 빈정상해서 안올림. 사진도 맛없게 나옴)



여기도 주문기계가 들어와 있어서 해봤는데 다 잘했으나 카드 넣는 구멍을 못찾아 버벅대는 중 주문 취소됨. 울상짓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친절한 청년이 무심한듯 시크하게 ‘브니주’ 라고 말하고 손으로 가리켜줌. 아래에 있단 얘기임. 나도 몇번 봤는데 진짜 안 보였었음 ㅠㅠ 고마워요 시크하지만 친절한 뻬쩨르 청년아.. ( 이런거에 감동하는 이유는 쥬인이 알리라.. 러샤와 친절은 좀 거리가 멀어서..)




백화점애서 나와 버스 기다리는데 너무 안왔다. 여기서 숙소 쪽으로 가는 버스는 딱 하나뿐이다. 비바람 불어서 진짜 딱 전형적인 비오는 뻬쩨르 가을 날씨였다... 쫌 추웠고 축축했다.



숙소 근처에서 내려 비오는걸 무릅쓰고 미니수퍼 가서 에스키모 아이스크림 한개 삼. 방에 돌아와 아이스크림 먹은 후 비가 계속 와서 다 포기하고 로비 카페 내려와 차 마시고 있음. 료샤랑 저녁 먹기로 했는데 걔 오기 전에 방에 가서 가방 좀 대충 싸놔야겠다



으앙앙 휴가가 끝났어 흐앙 낼 떠나야 해 앙앙...


:
Posted by liontamer






아스토리야 호텔 빨간 차양들. 브레이브버드님과 엽님 첨 뵐때도 저 빨간 차양 아래서 만났음.



좋은 호텔이다. 역사적이기도 하고 (러시아 기준으로 보면) 서비스도 좋고 예쁘고... 비싼거 빼면 이 동네에선 완벽... 로비 카페도 레스토랑도 방 인테리어도 딱 내 취향이다. 빨강과 터키블루. 나무 바닥 등등..







여기는 거장과 마르가리타에서 흡혈귀에 놀란 극장 간부 림스키가 혼비백산해 레닌그라드행 기차를 타고 내빼서 덜덜 떨며 숨어 있었던 곳이다.



오래전 그 장면 읽으며 ‘오와 아스토리야 호텔 되게 좋은가봐 꼭 가보고 싶다.. 근데 가난한 유학생이니 꿈도 못꾸겠지’ 하고 슬퍼했었다(그 책 첨 읽은 때가 바로 러샤 기숙사 시절이라 ㅋㅋ) 그러니 그랜드 호텔 유럽과 함께 여기도 소녀의 꿈이 이루어진 경우라고 해야 할것 같다.





:
Posted by liontamer
2018. 9. 10. 22:05

레트니 사드 2017-19 petersburg2018. 9. 10. 22:05


​​





레트니 사드 다녀옴.






날씨 좋을땐 무조건 공원 산책가야 함. 벤치에 드러누워 좀 졸았고 책도 읽었음. 광합성은 좋았는데 여기는 차 없음 걸어가야 하는 곳이라 다리도 아프고 판탄카 운하 따라 걸어나오는 길이 더웠다.



낮 두시에 숙소 돌아와 컵라면 끓여먹고 뻗음... 눈 좀 붙이고 저녁에 나가야겠다

:
Posted by liontamer
2018. 9. 10. 16:46

레냐의 장미 2017-19 petersburg2018. 9. 10. 16:46





그저께 레냐가 선물해준 하얀 장미. 호텔 방은 커튼 쳐놓고 볕이 안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꽃송이가 너무 컸는지 줄기가 시들어 축 처져버림 ㅠㅠ



그래서 대를 자르고 꽃송이만 살려서 유리잔에 띄워두었다. 잔에 띄우려고 사이즈 맞추느라 꽃잎 여러장 떼어낸 게 못내 아쉬워 걔들도 컵 안에 넣어둠





방에 비치된 술잔인데 나름 유용.. 나는 보통 호텔 방에 있는 유리잔들은 술 마실 때 쓰는 게 아니라 꽃 띄워놓거나 각종 섀도 /블러셔 브러쉬들 따위 꽂아두는데 쓰는 편이라...


료샤는 자고로 호텔 방에 있는 잔은 술마시라고 있는건데 이것을 화장품 수납용으로 전락시키는 내가 웃기다고 한다. 야! 호텔 방에 있는 술들은 비싸단 말이얍. 글고 술 마시지 말라며!

:
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루빈슈테인 거리 초입에서 찍은 것. 이 도시의 힙스터들이 몰려드는 곳이지만 이땐 이른 오후라 한적했다.


..



어제 여독과 그간 노동착취로 누적된 피로 때문에 10시 안되어 잠들었다. 새벽 5시쯤 깨서 두어시간 뒤척이다 다시 잠들었고 앞서 남긴 메모와 같이 괴기스러우면서도 격렬하고 재밌는 꿈을 꾸었다. 이런 꿈들 다 모아서 나중에 단편들 쓰고 싶은데 쓰고픈건 넘쳐나지만 맨날 노동착취당하느라 에너지 안 생김 ㅠㅠ



조식 먹었다. 오늘은 치즈와 버​섯 든 오믈렛을 부탁해 먹었는데 유럽호텔보단 아스토리야가 오믈렛을 더 잘 만듬 ㅠㅠ



날씨가 흐리고 어제보다 선선했다. 낮에 비온다는 예보가 있어 망설이다 그래도 수도원 가고 싶어서 료샤, 레냐와 같이 갔다. 다행히 오늘도 비는 안 왔다.


수도원에 갔는데 마침 교회 종 연주 축제가 있었다! 종소리를 좋아하는 날 위한 선물인가! 한시에 도착했는데 딱 한시에 시작! 자리 없어서 저만치 떨어진 화단 귀퉁이에 레냐랑 앉아서 몇곡 들었다. 행복... 근데 난 종 연주만 계속 했음 좋겠는데 중간에 자꾸 독창, 합창이 있어 아쉬웠다. 좀 듣다가 사원에 들어갔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예배 마친지 얼마안된 시각이라 그런지 어수선했다. 원래 이곳은 경건하고 어두컴컴하고 고요해서 좋아하는 곳인데.. 초 켤 자리도 간신히 찾음...



사원 나와서 검고 축축한 흙을 밟으며 묘지 사이를 거닐었다. 네프스키 수도원 묘지는 무섭거나 괴기스럽지 않고 무척 평화롭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반지하의 소박한 수도원 티룸(진짜 소박함) 갔다. 목이 말라서 모르스를 마셨고 전에 본적 옶던 서양배 절임 든 빵을 한개 먹었다. 역시 수도원 빵이 제일 맛있다.. 근데 40루블이라 전보다 가격이 약간 오른 듯.. 하긴 올때마다 버스요금 오르는걸 보면 그럴만도 하다. 그치만 우리 돈으로 800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이런 빵을 먹을수 있는 것이다...



내가 서양배 절임 빵을 먹으며 맛있다 하자 사과빵 먹던 료샤가 내 빵 절반 쪼개갔음. 강탈자! 하고팠지만 얘가 원래 서양배 좋아하니 그러려니..



‘왜 애초부터 서양배빵 안시킨겨?’ 하고 묻자 료샤는 ‘난 네가 사과빵 먹을줄 알았단 말이야! 넌 배보다 사과 더 좋아하자낫’ 한다. 그건 서양배가 맛이 없으니 그렇지 나도 우리 나라에선 배 더 좋아하는데!!!


그동안 레냐는 버섯빵 먹음. 어른 둘은 달달한 서양배빵 사과빵 먹는데 열살 레냐는 버섯빵 먹었다 ㅋㅋ



수도원에서 나와 루빈슈테인 거리에 차 세워 놓고 골목 거닐었다. 그 사이에 도블라토프 동상이 생겨서 너무 반가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 러시아 작가이다. 루빈슈테인 거리에 이 사람이 망명 전까지 살았던 집이 있다. 그렇게 일찍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도블라토프 동상의 손을 어루만지며 사랑과 존경을 담아 소원을 빌었다. 어째 수도원 촛불 앞에서 기도했을 때보다 더 경건하게.


료샤는... 이넘 누구냐고 했다 ㅠㅠ 야 해도 너무해 ㅠㅠ너 뻬쩨르 토박이자나 ㅠㅠ 이 도시가 낳은 최고 작가 중 하나인데 정말 너무해 ㅠㅠ 아무리 문학과 담쌓아도 그렇지 엉엉...


오히려 레냐는 ‘알아! 세르게이 도블라토프! 여행가방!’ 하고 외침. 여행가방은 도블라토프의 유명단편집이다. 물론 레냐도 안 읽었지만(10살짜리가 읽긴 아직 도블라토프는 무리) 그래도 누군지도 알고 책 제목도 안다! 아이고 기특해!!!



전에 bravebird님 소개로 알게 되어 종종 갔던 우크라이나 음식점 쉬녹에 가려 했는데 문닫았는지 그 자리에 딴 식당이 있었다 ㅠㅠ 흑, 음식 맛있었는데.. 하긴 갈때마다 넘 한적했어... 아님 우크라이나 음식점이라 닫았나 엉엉..



실망한 우리는 이쪽에 오면 항상 들르는 대형 수퍼마켓 랜드가 있는 쇼핑몰 감. 2년 전 6월에 지치고 괴로운 상태로 머무르던 무렵 몇번 갔던 브리티쉬 베이커리에 가서 좀 쉬면서 티백 차 마시고 까르또슈까 먹음. 그리곤 수퍼마켓 가서 먹을거 조금 샀다.


레냐는 이모 생일이라 저녁 같이 먹기로 했기 때문에 집에 먼저 가야 했다. 이모보다 쥬쥬가 더 좋다고 찡찡대는 레냐를 집에 데려다준 후 료샤랑 나는 호텔로 돌아왔다.



료샤는 레냐가 평소엔 의젓한데 나만 나타나면 어리광쟁이가 된다고 투덜투덜.. ‘근데 너야말로 애 어리광 다 받아주는 아빠임! 레냐가 의젓한건 전부 무서운 엄마 이라 때문임!’ 해주고팠지만 료샤는 여전히 전부인 이라를 무서워하므로 그 말 안함 ㅋㅋ



쉬녹 문 닫았다는 슬픔에 잠긴 나에게 료샤는 비프 스트로가노프를 먹으면 기분이 나아질거라고 꼬셨다. 그래서 유럽호텔 바에 내려가 칵테일이랑 비프 스트로가노프 시킴.



여기 비프 스트로가노프는 시그니처 메뉴이고 공작의 오리지널 레시피대로 만든다고 하는데 나도 무척 좋아하지만 꽤 비싸다. 그런데 일이년 전 마지막으로 먹었을때보다 가격도 훨씬 올랐기 때문에 칵테일 한잔, 비프 스트로가노프 한접시 합치면 무려 3천루블이 넘어서 아무리 그랜드호텔유럽이라도 너무 비싸단 생각이 들었다. 루블 쓰는 동네에서 유로 쓰는 동네 비싼 식당 가격이라니 ㅠㅠ



근데 막상 비프 스트로가노프 나오자 역시 무지 맛있어서 그냥 가격을 용서했음. 이렇게 만드는 비프 스트로가노프는 다른데선 먹을 수 없다. 진짜다...






그리고 안나 아흐마토바 이름 붙은 칵테일 마셨는데 이게 쫌 셌다. 내 칵테일 한모금 마셔본 료샤는 얼굴 찌푸리며 내게 ‘또 기절하면 어쩔겨! 이번엔 방에 안 업어다줄거야!’ 하고 투덜댔음. (몇년 전 이 바에서 낮에 복숭아 벨리니 마신후 필름 끊겨서 료샤가 방까지 업어다준 적 있는데 그후부터 칵테일 한잔만 마시려 하면 엄청 잔소리한다 ㅠㅠ 내가 너니까 그나마 같이 마시지ㅠㅠ)



다 먹고 마신 후 역시나 내가 노곤해하자 료샤는 거보라는둥, 못마시는 술 왜 마시냐는둥 잔소리하며 방까지 데려다줌. 그래도 내발로 걸어왔음!!! 단백질 가득한 비프 스트로가노프랑 먹어서 별로 안 취했음. 유럽 호텔 로비 바는 다 좋은데 김릿이 없다. 칵테일 종류가 15개 뿐이라 아쉽다.



료샤는 내가 곧 맛이 갈거라 지레짐작하고 툴툴대며 ‘에이 오늘도 윷놀이는 글렀구만. 빨랑 자, 이 알까골릭아!’ 하며 집에 감.



아니 내가 왜 알까골릭(알콜중독자)인가.. 칵테일 한잔 마셨고만 ㅠㅠ 술도 일년에 서너번 마실까말까에 회식할땐 윗분들이 줘도 안 마시는데!!!! 이럴때나 한잔 마시는데 서럽구나 엉엉 ㅠ 넌 나보다 윷놀이가 더 좋냐 흐앙... 윷놀이 괜히 가르쳐줬어 엉엉...



하여튼 목욕을 하고 소파에 앉아 방에 비치된 잡지를 좀 보고 나니 술기운도 가셨다. 료샤 이 바부팅이 왜 갔냐 나 안 취했는디.. 윷놀이 할수 있는디.. (해봤자 내가 지니까 재미없긴 함. 얘 윷놀이 너무 잘함 ㅠㅠ)



내일 날씨 좋으면 뻬쩨르고프 가고프긴 한데.. 화욜부터 비온대서 내일이 적시이긴 한데 자봐야 알겠음. 즐거운 하루였다. 회사 안가면 이렇게 좋은 것을 ㅠㅠ

:
Posted by liontamer






일요일이고, 흐리긴 해도 비가 안 와서 겸사겸사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다녀옴 :)


:
Posted by liontamer
2018. 9. 9. 18:16

커피가 아닙니다 + 꿈 메모 2017-19 petersburg2018. 9. 9. 18:16





커피처럼 보이지만...



​​




뜨거운 물에 홍삼액 탄 것 ㅋㅋ


간밤에 마시고 잤음. 이 방에 무려 캡슐 커피머신이 있다만 난 커피 안 마심..



시차 때문에 9시 반 즈음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에 깨어 두어시간 뒤척인 후 또 잤다.



엄청 스펙터클한 꿈 이어서 꿨는데 회사 동료(지금은 휴직중인 선배), 의사의 탈을 쓴 반미치광이 과학자, 사이코패스 어린이, 엄청난 성깔의 그 아이 엄마, 다른 세계들과 차원이 왜곡되며 스며나오는 공간, 분홍색 샤워타월 조각 같지만 사실은 차원과 이세계 존재의 일부와 구토물질의 응축체, 도주, 택시, 지붕 없는 택시, 공중화장실로 도망쳤다가 잠긴 문 안에 끔찍한 뭔가가 있다는 걸 알고 뛰쳐나옴, 경찰관, 바스커빌의 개 비슷한 미친 개 등등등... 안 까먹으려고 일단 간단하게 메모 남김. 세가지 정도의 이야기가 혼재된건데 다 엮여 있음. 오늘 시간 나면 이 꿈 노트 다시 정리해놔야지.



이제 료샤랑 레냐가 올 시간이당. 오늘은 어제보단 안 덥고 흐리네.. 곧 나간다.

:
Posted by liontamer





일주일 동안의 고된 노동과 아홉시간 비행의 여파로 무지 피곤하게 잠들었다가 새벽에 시차 때문에 깨어나 뒤척거리다 간신히 다시 잠들었다.



조식 먹어보려고 끙끙대며 아홉시에 일어남. 주말은 그래도 11시까지 조식이라 머리감고 욕조에 몸 좀 담가서 근육통 풀고 나서 부스스한 몰골로 우아한 아르누보식 식당에 내려가 밥 먹음. 보르쉬가 있어서 너무 좋았다 ㅠㅠ 뜨끈한 보르쉬 반접시 퍼먹으니 몸이 노곤해졌음.



방에 돌아와 짐을 조금 풀고 화장을 하고 등등, 열두시 반 정도에 나섰다. 레냐랑 료샤가 호텔 로비로 왔다.



간밤에 료샤가 공항 픽업을 나와줘서 무지 고마웠다. 전엔 비행 직후의 초췌한 몰골이 쫌 그래서 숙소에 별도픽업을 신청했는데 이제 같이 노화하는 처지에 뭐 어때. 하여튼 료샤가 와줘서 호텔 픽업은 취소하고 돈을 좀 아낌 ㅋ



어젯밤엔 너무 지친 상태라 료샤랑 얘기도 별로 못했다. 료샤는 내가 방전상태인 걸 보고 방까지 데려다 준 후 집에 갔다. 그래도 나 그 피곤한 상태에서도 트렁크 열어서 료샤를 위한 맥심모카골드 100개들이는 챙겨줬었음!




레냐 보고 깜놀놀! 진짜 나보다 더 큰 거 아닌가 했으나 키 대보니 아직 나보다 작다. 하지만 하지만 곧 커질 거야아 ㅠㅠ



근데 레냐 머리가 밤송이가 되어 있었다. 레냐는 엄마가 미용실 데려가서 짧게 잘라달라 해서 그렇다고 울상이었다 ㅋㅋ 근데 귀여웠음. 그렇게 보송보송 짧은 머리 레냐 본 적이 없어서. 금색 밤송이 ㅋㅋㅋ



같이 예술광장에 가서 푸쉬킨 동상에게 인사하고,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걷다가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산책하고 그늘 벤치에 앉아 좀 쉬며 얘기 나눔.



레냐는 확실히 크긴 했는데 여전히 귀염폭발. 료샤는 어젯밤엔 분명히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면도를 해서 멀끔해졌다. 레냐가 아빠 수염 안 어울린다고 돌직구 던져서 아침에 깎았다 함 ㅋㅋㅋ 그래 맞아 너 수염 안 어울려 ㅋㅋㅋ



쭉 걸어가 말라야 모르스까야 거리까지 갔다. 거기 있는 러시아 숄 가게에서 까만 숄을 샀다. 파랑과 빨강이 있으니 이제 까망 차례였음. 화려한 것이 꽤 잘 어울렸다.



그리고 고스찌에 가서 차 마시며 쉬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었음.



호텔로 돌아왔다. 이번 방은 업그레이드 안해줘서 싱글 수페리어라 조그맣기 때문에 셋이 앉기엔 의자도 모자랐지만 나는 침대에 앉아서 어찌저찌 둘러앉아서.. 우리는 컵라면을 먹었습니다 ㅋㅋ 료샤는 사랑하는 볶음너구리, 나랑 레냐는 유부유동 먹음. 레냐가 이게 일식집 우동보다 더 맛있다 함!






시차 때문에 내가 넘 피곤해해서 료샤와 레냐는 나에게 쉬라고 하고 조금 전에 돌아갔다. 오늘 비온댔다가 안와서 사실 내 컨디션 괜찮았음 뻬쩨르고프 가려 했는데 무리하지 않는게 나을거 같았음.. 오늘은 비는 안왔고 끈적하고 쫌 더운 날씨였다. 내일도 비 안오게 해주세요, 쫌만 선선하길...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수도원 다녀옴  (2) 2018.09.09
커피가 아닙니다 + 꿈 메모  (0) 2018.09.09
레냐의 선물  (2) 2018.09.08
그리고 고스찌  (0) 2018.09.08
당당한 까마귀  (0) 2018.09.08
:
Posted by liontamer
2018. 9. 8. 23:39

레냐의 선물 2017-19 petersburg2018. 9. 8. 23:39




같이 네프스키 대로 걷다가 지하보도 옆에서 꽃 파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내가 ‘오와 꽃 이쁘당’ 하니까 갑자기 레냐가 호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동전들을 꺼냈다. 돈을 하나둘셋 센 후 10루블 동전 일곱개를 모아 아주머니에게 내밀며 ‘하얀 장미 한송이 주세요!’ 라고 함.



우아앙 약혼자(10세)가 꽃 줬어 꺅 사랑해 레냐야!!!



방에 와서 생수병에 꽂아둠. 레냐야 고마워!



그런데 료샤는 옆에서 ‘야, 쥬쥬는 빨간 거 좋아하는데!’ 하고 궁시렁 ㅋㅋ 나 하얀 장미도 좋아!!!







:
Posted by liontamer
2018. 9. 8. 21:37

그리고 고스찌 2017-19 petersburg2018. 9. 8. 21:37






이 동네에서 젤 좋아하는 카페 중 하나인 고스찌에 와서 레냐랑 료샤랑 티타임 중.



역시 고스찌에선 메도빅을 먹어야지~~



료샤는 카푸치노와 스메딴닉, 레냐는 초콜릿 에클레어와 과일차 :) 1인 1케익 중이라 모두 매우 행복 ㅋㅋ

:
Posted by liontamer
2018. 9. 8. 21:32

당당한 까마귀 2017-19 petersburg2018. 9. 8. 21:32





미하일로프스키 공원 산책하다 잠시 앉아 쉬는데 이 까마귀가 옆에 와 앉더니 아주 위풍당당하게 까악까악 우짖어댔다 ㅎㅎ 까마귀가 비둘기보다 예쁨



료샤는 까마귀가 토끼보다 먹이사슬 위에 있기 때문에 날 보며 더욱 당당하게 우짖는 거라 한다. 근데 끄덕끄덕해버렸어 ㅋㅋ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냐의 선물  (2) 2018.09.08
그리고 고스찌  (0) 2018.09.08
첫 인사는 시인에게  (0) 2018.09.08
뱅기 안에서 그린 스케치 1  (0) 2018.09.08
9.7 금요일 밤 : 잘 도착  (0) 2018.09.08
:
Posted by liontamer
2018. 9. 8. 21:29

첫 인사는 시인에게 2017-19 petersburg2018. 9. 8. 21:29





호텔 바로 옆에 예술광장이 있어서 젤 먼저 푸쉬킨에게 인사하러 갔다.


다시 왔어요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이번엔 젤 먼저 인사하러 왔어요.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고 고스찌  (0) 2018.09.08
당당한 까마귀  (0) 2018.09.08
뱅기 안에서 그린 스케치 1  (0) 2018.09.08
9.7 금요일 밤 : 잘 도착  (0) 2018.09.08
탑승 기다리는 중, 인천공항 2터미널  (2) 2018.09.07
:
Posted by liontamer
2018. 9. 8. 06:27

9.7 금요일 밤 : 잘 도착 2017-19 petersburg2018. 9. 8. 06:27





무지 피곤하다. 그나마도 이번엔 모스크바 환승 안하고 직항으로 온게 다행... 이제 뻗는다...







오랜만에 온 호텔. 3년 반 만인데 그간 뭔가 조금 바뀌었다. 근데 저 꽃무늬 커튼은 안 바뀌었네.. 이 호텔 인테리어 중 유일하게 맘에 안 드는 건데 저것만 바꿔주지 ㅋㅋ

:
Posted by liontamer
2018. 8. 7. 21:39

겨울의 네바 강변 2016 petersburg2018. 8. 7. 21:39



어제에 이어, 2016년 12월 페테르부르크. 



얼어붙은 네바 강변 따라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 이편에는 청동사자상이 있고 강 건너편에는 쿤스트카메라 건물과 궁전교각 일부가 보인다.

:
Posted by liontamer





2016년 12월.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 아직 오후 5시가 되지 않은 시각이었다.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는 오후 3~4시면 해가 진다. 그리고 눈보라. 어둠. 바람. 



나는 혼자서 숙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눈을 맞으며. 무척 추웠다. 주위는 어두웠다. 내 양손에는 무거운 짐이 들려 있었다. 이 순간으로부터 한두시간 후 나는 숙소 로비의 카페 창가에서 료샤와 만날 것이고 김릿을 마시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한두시간 후의 일이다. 저때 난 그저 걷고 있었다. 눈이 많이 오고 짐이 무겁고 패딩코트도 무거우니 빨리 숙소로 들어가고 싶다고만 생각하면서. 덕분에 다른 잡생각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복직을 사나흘 앞두고 있었다. 



두 젊은이가 내 앞에서 눈보라를 헤치며 걸어가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눈보라와 바람 때문에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들렸다. 웃음은 단어들보다 더 멀리 퍼져나가기 마련이다.



'2016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동하는 겨울 오후  (0) 2018.08.08
겨울의 네바 강변  (0) 2018.08.07
더위 퇴치용 꽁꽁 운하  (0) 2018.07.30
한겨울 얼어붙은 네바 강변 산책  (0) 2018.07.17
더위 퇴치를 위한 추운 사진 몇 장  (0) 2018.07.14
:
Posted by liontamer
2018. 7. 30. 23:00

더위 퇴치용 꽁꽁 운하 2016 petersburg2018. 7. 30. 23:00

 

 

오늘도 폭염 퇴치용 추운 사진 한 장. 재작년 겨울. 페테르부르크 바실리예프스키 섬. 프리모르스카야 지하철역 근방 운하 따라 걸어가며 찍은 사진. 꽁꽁!!!

 

:
Posted by liontamer
2018. 7. 17. 23:26

한겨울 얼어붙은 네바 강변 산책 2016 petersburg2018. 7. 17. 23:26




오늘도 더위에 허덕이다 추웠을 때 사진으로 눈 식히는 중. 



2016년 겨울. 페테르부르크. 오후 3시 즈음(석양 무렵임 ㅠㅠ) 얼어붙은 네바 강변 따라 산책하며 찍은 사진 몇 장. 강의 얼음을 보니 빙수 먹고프다 ㅠㅠ








꽁꽁꽁! 눈과 얼음의 겨울나라!!!


:
Posted by liontamer
2018. 7. 14. 21:23

더위 퇴치를 위한 추운 사진 몇 장 2016 petersburg2018. 7. 14. 21:23

 

 

 

너무 더우니까 추운 날 찍었던 사진 몇 장. 2016년 12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얼어붙은 운하를 따라 산책하며 찍은 사진 네 장 :)

 

 

 

 

 

 

 

 

다리 아래는 얼음이 더디게 얼고 빨리 녹는 편이라 오리들이 여기 옹기종기 ㅠㅠ

 

 

 

 

꽁꽁꽁!!!

 

:
Posted by liontamer





작년 10월 초. 페테르부르크. 이삭 광장. 니콜라이 1세 기마상. 씽씽 달리며 휙 스쳐지나가던 붉은색 버스.



신호등 기다리며 폰으로 찍었는데 흔들렸지만 맘에 들어서 지우지 않고 남겨둔 사진이다.



'2017-19 petersburg' 카테고리의 다른 글

9.7 금요일 밤 : 잘 도착  (0) 2018.09.08
탑승 기다리는 중, 인천공항 2터미널  (2) 2018.09.07
나의 페테르부르크  (4) 2018.07.03
아치와 램프와 새  (2) 2018.06.14
기마상  (0) 2018.04.26
:
Posted by liontamer
2018. 7. 3. 22:07

나의 페테르부르크 2017-19 petersburg2018. 7. 3. 22:07





작년 10월 초. 페테르부르크. 저녁에 운하 따라 산책하다 찍은 사진 한 장. 운하 너머 가운데로 보이는 둥근 돔과 십자가는 카잔 성당. 나의 도시. 나의 페테르부르크.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