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부르크.
엄밀히 말해 정교 신자도 아니고 카톨릭 신자도 아니지만, 부모님 덕에 모태 신앙이라고는 하지만 날라리 신자인데다 몇 년 동안은 교회에 발도 들여놓지 않았고 종교적 신념도 희박하지만 그와는 별도로 사원의 첨탑과 종을 보는 건 좋아한다. 그리고 사원 종 소리 듣는 걸 좋아한다. 길을 걷다가 종 소리가 들리면 멈춰서곤 한다. 때로 그렇게 고요함 속에서 종이 울리는 걸 듣고 있으면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사실 그래서 작년 초에 프라하로 떠나 두 달이나 머물렀을 것이다. 오로지 도처에서 사원의 종 소리를 듣고 싶어서.
요즘 심신이 피로하고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 보니 그런 종 소리가 그립다.
사진은 페테르부르크. 카잔 성당 옆의 공원에 앉아 있다가 줌 당겨 찍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