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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9. 22:24

여행의 저녁 2024 riga_vilnius2024. 11. 9. 22:24

 




한달 가까이 머무른 곳이라 그냥 우리 집, 내 방처럼 친숙한 네링가 5층의 방. 사진은 10월 9일, 아직 빌니우스에 도착한지 일주일이 지나기 전. 이날 나는 필리모 거리를 횡단해 할레스 투르구스 시장과 새벽의 문까지 다녀왔었다. 방에 들어오다가 저녁 챙겨먹는 게 귀찮아 숙소에서 몇 분 거리인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테이크아웃해 와서 방에서 먹었다.



가깝고 편하다 보니 귀찮을 때 이용하느라 이 맥도날드에서 서너번이나 먹은 것 같은데... 통틀어 이 빅맥이 제일 맛있었다. 빅맥은 잘 안먹는데 드물게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아마 오랜 옛날 러시아 시절에 대한 추억 때문인가보다. 그러면 또 추억보정 때문인지 이 드문 빅맥은 항상 맛있게 먹는다.




내 경우 여행의 저녁식사가 근사하고 화려할 때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다. 그런데 또 이렇게 방에서 먹었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애용했던 게디미나스 대로의 리미 수퍼에서 사왔던 체리복숭아(였던 것 같다. 그림을 보니) 탄산수와 함께. 캔은 참 이쁜데 사실 탄산수를 그리 즐기진 않아서 절반도 안 마셨던 듯. (이때는 아직 리미에서 사과복숭아 팀바크를 재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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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어제 너무너무 컨디션이 안 좋았다. 내리누르는 듯한 두통, 숨이 꽉 막히고 답답한 느낌 등등... 수면부족과 머리, 눈, 코, 입 전체를 꽉 채우는 압력으로 진짜 힘들었고 새벽 5시에 깨버려서 한참 뒤척이다 간신히 다시 잠들고 꿈도 이것저것 꿨다. 그러더니 아침에 꽃 다듬어놓고 다시 누우려는데 역시나 붉은군대의 도래. 그래, 몸은 정확해... 이러려고 어제 그렇게 힘들었던 거였어 ㅠㅠ 그래도 주말에 와줘서 다행이다. 월요일에 왔으면 더 힘들었을테니... 어쩐지 어제 너무 괴롭더라... 

 

 

중간에 깼다가 새잠 들어서 전체적 수면 시간은 벌충했지만 그리 개운하진 않았다. 하여튼 아침에 도착한 꽃과 식료품을 정리해놓고 도로 침대로 들어가 정오 무렵까지 누워 있었다(아, 그러다 또 2~30분 정도 깜박 잤던 것 같기도 하다) 억지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청소를 하고 밥을 먹고 나니 어느덧 2시가 다 되어서야 오후의 차를 마시게 되었다. 차도 엄청 느릿느릿 마셨고 펠레빈의 P세대를 재독한 김에 가장 좋아하는 그의 소설인 '오몬 라'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중간에 분리수거를 하러 다녀왔고... 하여튼 모든 게 느릿느릿 지나간 하루였다. 

 

 

그러다 8시쯤 부모님과 통화를 했는데 다음주에 친구들과 내장산 쪽에 단풍놀이를 가신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다가... 숙박은 어떻게 하시냐고 물어보니 가서 돌아다니다 아무데나 잡아 주무신다고 한다. 으악, 단풍시즌이라 그렇게 가시면 방도 없고 있어도 바가지 요금... 부모님이 검색을 제대로 하실 줄 아는 것도 아니고 ㅠㅠ 그래서 또 막 앱으로 그나마 괜찮은 숙소를 찾아서 예약해드리느라 조금 전까지 정신없었음. 친구분들 방까지 잡아줘야 해서 생각지 않게 좀 출혈 ㅠㅠ 그렇지만 나이드신 부모님이 돌아다니다 바가지 쓰거나 방 못구하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어쩔수 없었다. 그리고 최근 엄마가 나 없는 동안 집에 오셔서 오래된 밥솥을 새 밥솥으로 바꿔주셨는데 그게 30만원이 넘는 거라서 그냥 밥솥값 드린다 생각하고 방 잡아드림. 부디 단풍 구경가시는 날 날씨가 좋기를. 그래도 기차타고 가신다 해서 다행이다. 첨에 아빠가 차로 가시겠다고 해서 너무 걱정했음. 이제 연세가 있어 장거리 운전은 정말 안하셨으면 좋겠고 또 항암치료 마친지 얼마 안되는터라... 가실땐 즐거우셔도 올라오실땐 힘들거고 귀가하면 몸살날게 뻔할뻔자라 엄마도 차 가져가면 안가겠다고 엄포를 놔서 그나마 ktx로 가신다고 함. 

 

 

오늘도 늦지 않게 자야 신체리듬 조절을 하는데(어제는 힘들어서 일찍 누웠지만 결국 꼼지락거리다 열한시 넘어서 잤음) 차를 많이 마신데다 늦게 일어나서 빨리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11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걸로...

 

 

꽃 사진 몇 장. 오렌지색 메리골드와 지난주에 와서 남은 알스트로메리아, 카네이션 몇 송이. 근데 메리골드 다듬는 거 너무 귀찮아서 앞으로는 주문 안할거야... 전에는 믹스에 한두송이 섞여 있는 거라 괜찮았는데 이것만 한단이 오니 잔잎 다듬는 게 너무 귀찮았다. 난 게으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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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토요일 오후. 오늘은 정말 낮의 날씨가 화창하고 따스했다. 찬란한 날씨가 아까워서 첨엔 베란다에서 카페 자이칙을 개장했는데 햇살이 너무 강해서 눈 생각에 잠시 후 거실로 되돌아왔다. 잠깐 개장했던 베란다 카페 자이칙 사진 몇 장. 통창문이면 예쁘겠지만 아쉽게도 생활공간이라 창살과 모기장이... ㅎㅎㅎ
 
 
 

 
 
 
쥬인이 생일선물로 보내준 새 잔에 스코니스 이르 크바파스에서 사온 24년 햇 다즐링.
 
 
 

 
 
 
오늘의 꽃은 메리골드. 사실 그렇게 좋아하는 꽃은 아닌데 시즌 지나면 또 못 보는 꽃이니 주문해봤다. 근데 아침에 이거 다듬으면서 후회함. 잔잎이 너무 많고 다듬을 때 향이 너무 세서 내 취향이 아님 ㅜㅜ 그래도 또 햇살 아래 꽂아두니 이쁘다. 
 
 
 

 
 
 
 

 
 
 
쥬인이 선물을 고르라 해서 이딸랄라에서 에스프레소를 담아주던 킨토의 조그만 잔을 골랐다. 삼색의 그라데이션 잔이다. 이딸랄라에서는 커피를 담아줬기 때문에 블랙과 브라운, 회색 배합 잔이 이뻤는데 나는 막상 홍차를 담아 마셔야 하니 블루 계열을 골랐다. 근데 쥬인이 클릭을 잘못해서 화이트핑크 삼색잔이 왔다. 홍차 수색이랑은 오히려 이 색깔이 잘 어울리니 잘된 것 같다. 이 잔은 받침접시가 없어서 빌니우스 기념품 가게에서 산 자작나무 티코스터에 올려보았다. 
 
 
 

 
 
 
 

 
 
 
이렇게 햇살이 눈부셔서 이쁘긴 했지만 결국 거실로 돌아왔다. 
 
 
 

 
 
 
자작나무 티코스터 이쁜데 이 잔에 비해 약간 작나 싶고, 또 찻물을 엎지르면 얼룩질 것 같아 찬장을 뒤져 이 잔 색깔과 크기에 맞는 다른 받침접시를 찾아냄.
 
 
 

 
 
 
이건 옛날에 샀던 데꼴의 케익 그려진 찻잔의 받침접시. 분홍색 갈색 두개를 샀는데(나는 갈색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땐 왜 샀는지 잘 모르겠다만) 이 갈색 받침접시가 또 나름대로 잘 어울린다. 이딸랄라에서는 러브라믹스 받침접시랑 같이 나왔었다.
 
 
 

 
 
 
 

 
 
 
거실의 빛은 좀더 부드럽다. 
 
 
 

 
 
 
 
 

 
 
 
쿠야를 데려다 앉혀주었다. 쿠야는 '이딸랄라인 척 하지만 카페 자이칙이잖아' 하고 나의 속임수를 간파했다. 
 
 
 

 
 
 
빌니우스의 Local 기념품 가게에서 산 자작나무 티코스터. 쥬인에게 하나 주고 하나는 내가... 나머지 하나는 차석 선임직원에게 주었다. 
 
 
 

 
 
 
이건 리가에서 온 것. 켐핀스키 리가 기념품. 
 
 
 

 
 
 
이건 빌니우스의 리넨 가게에서 나를 위해 샀던 테이블 러너. 기념품 사러 갔다가 또 내것을... 예쁜 거 두개 골랐는데 초록색과 파란색 잎사귀가 그려진 선명한 컬러의 러너는 쥬인에게 주고 나는 아련한 타입의 이것을 가졌다. 몇겹으로 접어둔 상태라 펼치면 꽤 커진다. 
 
 
 

 
 
 
기념품들 함께. 
 
 
 

 
 
 
여행 기념품은 아니지만 이딸랄라인 척 하며 쥬인의 선물 킨토 잔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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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