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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내의 다른 사무실에서 퇴사 직원 송별 겸 새로 오는 직원 환영, 인수인계, 업무 점검 등 각종 업무가 있어 그쪽으로 출근해 종일 일했다. 송별회나 환영회라 해봐야 이쪽 사무실에는 직원 수가 매우 적고 또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도 겹쳐 있어 4명 정도였다. 밥 잠깐 먹고 그냥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고 이야기 나누고, 다른 미래를 위해 떠나는 직원을 배웅해주고, 나중에 따로 작은 선물을 보내주었다.  

 

 

 

 

 

 

점심 먹고 잠시 아름다운 고궁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서 직원들과 차를 마셨다. 오늘은 날씨가 좋았고 하늘이 무척 파래서 한순간은 코로나도, 대선도, 전쟁도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에도 같은 하늘 아래에서 폭격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고 국내외 막론하고 혐오와 선동이 도처에 퍼져 있다고 생각하니 다시금 마음이 착잡해진다. 

 

 

그외에는 굉장히 바빴다. 숨돌릴 틈이 없을 정도로 바빴고 오전과 오후 줌 회의를 두개나 들어갔다. 이쪽 동네 출장을 가면 좀 많이 걸어야 하고 오늘따라 출퇴근 지하철에서 자리도 안 나서 다리가 매우 아팠다. 

 

 

그나마 이번주는 목, 금은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너무 심각해 그간 상당히 방역을 잘 해왔던 우리 회사도 결국 여기저기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나 같은 경우는 맡고 있는 부서의 규모와 특성 상 특히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면 안되기 때문에 임원 보고와 인사부서 협의를 마친 후 이번 한 달만이라도 윗분과 교대로 출근하기로 했다. 한명이 유사시 확진이 되거나 함께 근무한 사무실 직원이 확진되어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다른 한명이 남아 지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2년 전부터 내가 그토록 부르짖었건만 조직 내에서는 '부서장 이상 간부들은 재택근무 제외' 원칙을 고수해서 채택이 안됐는데 지금 상황은 너무 심각하다 보니 우리 부서만이라도 살 길을 강구하기 위해 따로 보고를 드리고 허가를 받았다. 즉 '기장과 부기장' 이지.

 

 

하여튼 심각한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택한 방법이긴 하지만 재택근무를 하면 지하철 출퇴근을 피할 수 있고 아침 잠을 좀 더 잘 수 있고 편한 옷 입고 근무를 할 수 있으니 '모든 나쁜 일엔 일말의 작은 좋은 점이 있다' 라는 나의 좌우명과도 일치한다. 원래 나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매사를 사서 걱정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이 말을 항상 되뇌며 스스로를 다독이곤 한다. 이것과 더불어 간부 승진을 하고 일이년 지난 후부터는 '저질러진 건 어쩔 수 없으니 남은 걸 해결하자. 더 잘 될지도 모른다' 라는 말을 같이 쓴다. 사적 인생에선 이 좌우명들이(...이라기보단 주문이라 해야 할듯)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일할 땐 확실히 도움이 됨.

 

 

잠이 많이 모자란다. 일찍 자야겠다. 내일 한시간 더 잘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내일도 할 일이 무지무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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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