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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4. 21:45

쓰는 중 - 쿠폴과 별들 about writing2021. 4. 24. 21:45

 

 

 

 

 

 

 

 

주말마다 조금씩 쓰고 있다. 속도는 별로 붙지 않지만 가벼운 소품이고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었으니 5월 안으로는 다 쓰지 않을까 싶다. 

 

 

글의 앞부분 일부 발췌. 루키얀은 지난번 발췌문에 덧붙였듯 키로프 극장 마사지사이다. 

 

 

 

 

맨 위는 Andrei Mikhailov의 사진.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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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날씨로 따뜻했던 전날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온이 15도 가까이 급강하하며 엄청난 눈보라가 몰아쳤던 3월의 어느 목요일이었다. 정말 최악의 날씨였다. 운하를 따라 걷기에는 더욱 그랬다. 얼음처럼 딴딴한 눈발과 칼바람이 마구 휘몰아쳤다. 대체 왜 이런 데로 이사를 왔느냐고 툴툴대다  ‘하긴 차가 두 대나 있는 사람에게 버스 정류장이니 지하철역이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담’ 하고 자가 결론을 내리려는데 미샤가 언제나처럼 농담인지 진담인지 도대체 알아먹을 수 없는 어조로, 망할 놈의 라디오 방송 아나운서처럼 명확한 발음으로 대답했다.  ‘창밖으로 트로이츠키 사원이 보이거든요’

 

 

 

그 어처구니없는 대꾸에, 그리고 반쯤은 그 말투 때문에 부아가 치민 루키얀은  ‘그게 안 보이는 데가 어디 있어! 로모노소프 다리 쪽에서도 보이는데! 우리 극장 옥상에서도 보여!’ 하고 버럭 소리쳤다. 미샤는 웃지도 않고 찬찬히 덧붙였다.  ‘하지만 정면으로 보이는데. 쿠폴 네 개가 다 보인다고요. 얼마나 가까운지 몰라요. 이쪽으로 와서 한번 보세요. 별을 만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트로이츠키 사원 풍경 두 장 더. 

 

 

 

 

 

 

 

 

사진은 @kopinoo_piter 

 

 

러시아 정교 사원은 한겨울에 흰눈으로 쿠폴이 반쯤 뒤덮였을 때가 가장 예쁜 것 같다. 트로이츠키 사원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별들이 좀 가려지긴 하지만 :) 판탄카 운하도 꽁꽁 얼어붙어 눈으로 새하얗게 뒤덮여 있으니 더욱 아름답다. 

 

 

 

 

 

 

 

 

이건 밤 풍경. 사진은 @photo_surkhaev

 

 

이삭 성당 꼭대기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함. 트로이츠키 사원은 쿠폴이 상당히 거대하기 때문에 도심에서는 좀 높이 올라가면 웬만하면 눈에 잘 보인다. 이삭 성당과 카잔 성당의 쿠폴도 그렇다. 하여튼 이렇게 여기저기서 잘 보이니 루키얀이 '그게 안 보이는 데가 어딨어!' 라고 할만도 함^^; 

 

 

이 사원에서 도스토예프스키가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와 결혼했다. 원래 이름은 이즈마일로프 사원이지만 트로이츠키 사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2006년인가 2007년에 화재가 나서 쿠폴과 성당이 불탔는데 그때 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이 울부짖으며 너무나 슬퍼했었다. 이후 다시 복구되었다. 저 쿠폴 불타는 걸 당시에 라이브저널에서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이 사진과 글로 생중계를 해줘서 나도 그거 보며 엄청 안타까워하며 발을 동동 굴렀었다.

 

 

내가 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원 중 하나. 아마 미샤도 그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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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