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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17. 22:45

쓰는 중 : 대문자 T의 극장 about writing2021. 4. 17. 22:45

 

 

 

 

 

 

 

 두어 달 전부터 조그만 단편을 하나 쓰고 있다. 내내 바쁘고 집중하기 어려워서 시작한지는 꽤 됐지만 막상 진도는 잘 나가지 않는다. 내용은 아주 가볍다. 애초에 구상했던 글이 있는데 예전에 써온 글들과는 시간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새 인물도 나오기 때문에 워밍업으로 더 짧은 글을 먼저 쓰게 된 것이다. 

 

 

 

 어제랑 오늘 계속 마린스키가 그리워져서 마침 기분과도 잘 맞는 것 같아 글의 일부를 발췌해 본다. 아주 조금. 시간적 배경은 이제 90년대 후반이다. 루키얀은 키로프 극장에서 한때 미샤와 같이 일했던 마사지사이다. 예전에 쓴 글에 몇번 이름이 나온 적이 있다. 

 

 

 

* 이 글을 절대로 무단 전재, 복제, 배포,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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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째선지 루키얀은 미샤가 극장 바로 근처에 살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것도 지나이다와 함께 살았던 그 아파트에. 대체 언제 이사를 간 거냐고 투덜댔을 때 미샤는 어이없어하거나 짜증을 내지도 않고  ‘81년이요. 그때 가브릴로프에 갔잖아요’ 라고 대꾸했다.

 

 

 루키얀은 잠시 침묵했다가  ‘난 어쩐지 자네가 계속 극장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라고 불쑥 말했다. 미샤는  ‘있었죠. 계속. 레닌그라드에’ 라고 대답했고 루키얀은 기분이 나아졌다. 그가  ‘레닌그라드’라고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극장에 돌아오지는 않았는데’ 라고 덧붙이지 않았기 때문에. 크류코프 운하와 니콜스키 사원을 끼고 서 있는 에메랄드 녹색 건물. 대문자 T의 극장. 루키얀에게는 여전히 하나뿐인 극장. 분명 미샤에게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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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