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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프라하에 처음 갔던 건 10년 전 겨울이었다. 혼자 가서 열흘 정도 머물렀다. 그때 숙소는 시민회관이 있는 구시가지의 나메스티 레푸블리키(공화국 광장) 근처 거리에 있는 작은 이비스 호텔이었다. 여기 머물 땐 플로렌스 고속터미널까지 걸어가기도 했었다(다리 아팠지만)

 

이후엔 다른 쪽에 묵었는데 특히 이번엔 시민회관과 팔라디움(대형 쇼핑몰) 올 일이 아니면 굳이 여기까지 올 일이 없었다. 그래서 돌아오기 3~4일 전에야 구시가지 산책하다 터벅터벅 여기까지 거슬러내려와 봤다. 그러자 10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고 이곳의 조금 달랐던 풍경도 떠올랐다. 그때는 좀더 순진하고, 뭐랄까, 좀더 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물론 아는 것도 훨씬 없었다. 그리고 그때는 아마도, 지금보다 더 쓸쓸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러시아에서 몇달 동안 혼자 지내다가 다시 혼자 여기 왔었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도시에 혼자. 러시아 외엔 다른 나라 가본 적도 없이. 그때 많이 추웠다는 것, 그리고 많이 걸었다는 것이 생각난다. 그땐 혼자 예쁜 카페에 가는 것도, 혼자 맛있는 걸 먹으러 가는 것도 어려웠다. 거의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정말로.

 

사진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와 10년 전 숙소가 있는 거리에서 포석 위주로 찍은 것들 몇장. 아직은 해가 지기 전이었지만 서서히 햇살이 금빛으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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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