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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 5. 17:55

옛날엔 이런 거 안 챙겼었지 russia2013. 2. 5. 17:55

 

원래 출장이나 여행으로 외국에 나갈때 김치, 고추장 등을 바리바리 싸갖고 다니는 타입은 아니다. 역한 건 못먹지만 그렇다고 밥 없이 못 사는 사람은 아니라서.

특히 남자분들과 출장을 가게 되면 음식 때문에 무척 괴로워하시는 경우를 많이 봤다. 취사가 가능한 숙소를 잡아 2주 가까이 머물 때면 이분들은 공항에서 사오신 김치와 고추장, 햇반,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셨다. 맛있는 음식들이 천지에 가득한 이탈리아에서도!!

나도 밥이 좋긴 하지만 그래도 아침엔 빵 한조각, 차 한잔 정도로도 거뜬한데다 기간이 길어져서 점점 국물과 밥이 먹고 싶어지면 중국 식당에 한번쯤 가주면 되니 훨씬 수월했다. 그래서 그 남자분들의 식성에 맞춰 같이 차려먹는 게 참 고역이었다. 일이 바쁘니까..

근데 최근 1~2년 사이에 변한 게 있다. 내가.. 컵라면 두어개와 볶음김치 1봉지, 즉석누룽지 두어팩을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음식이 맛없는 곳에 가게 될때 그렇긴 하지만..(러시아!)

나이든 게 분명하다!!

사진은 페테르부르크 앙글레테르 호텔 방. 지난 9월에 러시아 갔을 때.

이날은 새벽에 모스크바에서 고속철을 타고 페테르부르크로 이동했다. 막 호텔 방에 들어오고 나니 너무너무 지치고 힘들었다. 빈 속에 짐가방 끌고 오느라 고생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컵라면에 물 붓고 늘어져 있는 중이었다. 잘 보면 뒤에 누룽지 봉지도 보인다.

나이가 든 거야!!

집에서는 결코 안 먹는 컵라면. 나오면 보양식 :)

하긴 러시아에는 굴지의 '도시락' 컵라면이 있으니 굳이 저렇게 싸오지 않아도 된다. 이때는 이렇게 호텔 도착하자마자 녹초가 될 것 같아서 저렇게 한개 챙겨갔는데 잘 먹었다.

 

역시 앙글레테르 호텔 방에서 그날 저녁 먹은 것.

혼자 가면 딱히 맛있는 음식들을 챙겨먹지 않는다. 게다가 러시아는 자주 갔던 곳이라 더 그렇다. 근처 말라야 모르스카야 거리의 맛있는 빵집 부셰에서 테이크아웃해 온 시저 샐러드. (노어로는 살랏 쩨자리) 그리고 저 컵에 든 것은.. 누룽지 :)

물론 누룽지와 푸성귀는 어울리지 않았다 ㅠ.ㅠ 샐러드는 나쁘지 않았지만 훈제 칠면조 고기로 추정되는 퍽퍽한 조류 고기가 들어 있어 괴로웠다.

.. 갑자기 왜 이런 포스팅을 하냐면.. 낼 비행기를 타야 해서 짐가방 챙기다가 문득 생각나서!

 

* 말라야 모르스카야의 빵집 부셰에 대한 포스팅은 아래를~

http://tveye.tistory.com/706 

http://tveye.tistory.com/648
http://tveye.tistory.com/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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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