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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6. 12:24

슬프게도 공연은 하나밖에 못 봤다 russia2012. 11. 6. 12:24

다른 나라도 비슷하겠지만 러시아는 보통 여름에 유명 극장이 해외 투어를 떠나거나 백야축제 등 페스티벌 공연이 종종 있을 뿐, 진짜 시즌은 가을부터 시작된다. 물론 정말 볼만한 공연들은 한겨울에 많다.

공연 때문에 사실 10월에 가고 싶었지만 우중충한 날씨를 견딜 자신이 없어 9월에 갔었다. 역시나 날씨를 위해 공연을 희생한 결과가 되었다. 마린스키 시즌도 9월 중순에 시작했고(이건 모스크바의 볼쇼이도 마찬가지) 발레는 듬성듬성 있기 때문에 일정이 맞는 게 '라이몬다'와 현대발레 모음 밖에 없었다. 후자를 선택했다. 출연진도 좋았고 젊은이와 죽음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튼 그래서 공연은 아주 잘 보고 왔는데 너무 아쉬웠다. 가는 곳마다 여기저기 붙어 있는 공연 광고판. 석유재벌의 후원으로 엄청나게 삐까해진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의 새 공연들(마린스키, 힘내!!),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의 새 공연들, 그 외에도 신문과 잡지 문화면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어느어느 극장들의 새 공연들. 무엇보다 마린스키 공연들... 모두가 그림의 떡이었다. 뭐 계속 남아 있었어도 티켓값이 이제 너무 비싸서 몇개 보지도 못했을 것 같기도 하다만..

위의 사진은 그리보예도프 운하변에 붙어 있는 공연 광고들. 저 운하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미하일로프스키 극장과 루스키 무제이 등이 있는 예술광장이 나온다. 하염없이 침만 흘렸다.

 

이건 마린스키 극장 벽에 붙어 있는 광고. 뭐냐면... 바로 니벨룽겐의 반지 시리즈!!!

9월 26일부터 4일간 연달아 올라가는 공연이었는데 물론 일정이 맞지 않았다. 그리고 멋있는 바그너 오페라이긴 하지만 저질 체력으로 4일동안 앉아 볼 자신은 차마 없었다. 발레라면 보겠는데 역시 오페라는 계속 앉아 보는게 좀 힘겹다 :)

그래도 너무 아까웠다.

 

페테르부르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연 광고 원주. 이건 마린스키 앞에 있던 것. 물론 마린스키 공연 일정표가 붙어 있다. 이번 가을이 230번째 시즌이었다. 위의 파란색 커튼 문양이 바로 마린스키 극장 상징. 팸플릿에도 저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그래서 저 그림만 보면 가슴이 뛴다.

 

 

230번째 시즌이라고 붙어 있다. 내가 본 것은 3번째에 있는 '카르멘, without, 젊은이와 죽음' 이었는데 젊은이와 죽음은 롤랑 프티의 초연을 그대로 재현했고 슈클랴로프와 콘다우로바가 정말 멋지게 춤춰서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중에 리뷰를 따로 올려보겠다. 사실 젊은이와 죽음이야말로 필름이긴 하지만 내가 제일 처음 본 발레다. 영화 백야 때문에 :) 그때 엄청나게 충격받으며 봤었는데, 지금은 바리시니코프 버전보다는 누레예프 버전과 이번에 본 마린스키 재현 버전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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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