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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3. 16:44

폴란드 3대 유명인과 피에로기 2023 warsaw2023. 10. 3. 16:44

 
 
 

폴란드는 뭔가 예쁘게 꾸며서 잘 팔아먹는 자본주의 상술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것 같다. 곳곳에 예쁜 것들도 아예 없지는 않은데 기념품들은 어딘가 허술하다. 나도 이제 나이도 먹고 매사 귀차니즘이 발동되어 예전처럼 이것저것 귀여운 것들을 사오는 일도 거의 없어졌고 또 이곳의 가장 유명한 기념품이라면 역시 폴란드 도자기겠지만 이건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구할수 있다보니 '찻잔 사야 해' 하고 악착같이 찾으러 다니지도 않았다(그런데 결국 우연히 발견한 가게에서 이쁜거 하나 사긴 했음)
 

 
어쨌든 명소나 기념품을 이쁘게 포장해 팔아먹는 기술이 별로 없는 동네라, 기념품 쇼핑이라고는 마지막날 산 그나마 귀여운 스케치 엽서 두장, 그리고 위에서 얘기한 찻잔 하나가 전부였다. 이 사진은 첫날 구시가지 기념품샵에서 발견해 좀 우스워서 찍어둔 양말들. 폴란드에서 그나마 가장 메인으로 밀고 있는 게 바로 이것들이다. 즉, 유명인은 3명이다. 쇼팽, 퀴리부인, 코페르니쿠스. 그리고 저 폴란드 만두, 피에로기. 맨 아래는 문화과학궁전 그림 양말인데 이건 호불호가 갈리니 패스. 영원한 휴가님은 나에게 저 양말 3종 사가라고 했는데 좀 웃기고 귀엽긴 했지만 위대하신 분들을 양말로 신고 깔아뭉개려니 뭔가 쉽지 않았다 ㅎㅎㅎㅎ
 
 


쇼팽이야 원체 유명하니 좀더 노력해서 멋지게 팔아먹어도 될텐데 너무 제대로 된 물건이 없어서 뭔가 홍보와 디자인을 좀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런게 폴란드의 매력인가 싶다. 너도나도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는 것보다는. 그리고 피에로기는 사실 좀 우스운 느낌이 많이 든다. 왜냐면 저거 그냥 만두라서 ㅠㅠ 어느 나라에 가도 웬만하면 자기네 식 만두가 있는데 유독 폴란드는 이 피에로기야말로 폴란드의 전통음식이라고 엄청 밀어붙이는 느낌이었다. 맛은 러시아 펠메니나 우리나라 만두와 크게 다르진 않고, 필링이 좀더 다양하다. 과일 들어간 디저트용도 많고(근데 이건 러시아도 그렇다. 러시아에서는 고기 든 건 펠메니, 과일 든 건 바레니키라고 한다만) 찐 것과 기름에 구운 것 둘다 있는데 나와 영원한 휴가님은 첫날 전문점에서 두가지를 다 시켰다가 양이 너무 많아서 배가 터지는 줄 알았음. 그날 우리는 점심땐 피에로기를 먹고 저녁엔 베트남 식당에서 스프링롤을 먹고 이틀후엔 그루지야 음식점에서 그동네식 만두인 힌칼리를 먹어서 사흘 동안 만두 파티였음. 아마 앞으로 한동안 만두는 못 먹을 것 같다. 그리고 러시아어로 피로그는 속이 든 파이이고 만두는 펠메니인데 폴란드에서는 만두를 피에로기라고 해서 첨엔 좀 헷갈렸다. 
 


 
 

 
 


 

심지어 만두모양 냉장고 자석까지. 근데 이것도 잘 보면 정말 대충 만들었다. 아니, 만두 자석 만들 거면 좀 윤도 내고 더 귀엽게 만들 수도 있을텐데 그냥 밀가루 반죽 색깔로 철푸덕...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인 폴란드 :) 근데 이런게 또 어쩐지 귀엽다. (하지만 예쁘지 않아서 결국 하나도 안 샀다. 미감 앞에선 냉정한 토끼의 마음 ㅋㅋ) 저 만두 자석은 아예 글씨가 하나도 씌어 있지 않은 민자도 있다. 그건 아마 구매자가 직접 쓰라는 건가 싶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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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