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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4. 04:54

헤드 샷 커피 2022-23 praha2022. 11. 24. 04:54








이번 프라하 여행에선 전에 가보지 않은 곳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유적지와 관광지 대신 주로 카페와 가게 등등.




여기는 근처 카페들 검색하다 찾아낸 곳인데 융만노바 광장 안쪽 골목에 있다. 예전엔 못 봤던 곳이라 생긴지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 이쪽으론 전에도 그냥 산책만 잠깐 하던 곳이라 아닐지도...




여기는 재치있는 이름과 내부의 환한 민트 블루 색상 때문에 궁금해서 와봤다. 커피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어야 저런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유머와 재기가 느껴지는 이름, 약간 공작새처럼 당당한 이름을 보면 좀 끌린다(이건 오글거리는 표현과는 다르다) 리뷰를 보니 커피가 맛있다고 한다.




이미 해질 무렵(5시 다 될 때쯤)이어서 어둑어둑했고 잠깐 앉아 있는 동안 황혼도 다 스러들어서 점점 검푸른 빛으로 변했다. 아마 낮에 오면 더 이쁠 것 같다. 저녁에 왔더니 어딘가 두 데이빗 감독들 영화 샷처럼 나왔지만 실제로는 아주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곳이었다. 아마도 주인(으로 추정되는데 알바는 아니겠지?)젊은 남자가 매우 친절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어를 아주 잘했고 단골인 듯한 영어권 아가씨가 오자 먼저 ’커피 샷 많이, 맞죠?‘ 하며 친근하게 얘기를 나눴다.




내가 체코어로 인사하며 들어가자 이분도 체코어로 이야기하려 했으나 밑천이 바닥난 나는(ㅎㅎ) 영어로 메뉴에 적힌 most(s 아니면 c인데 기억 안남)가 뭔지 물어봤다. 아마 모르스랑 같지 않을까 해서. 주스 비슷한 거라고 하는 걸 보니 맞는 거 같긴 한데 긴가민가해서 그냥 레모네이드를 주문. 블러드 오렌지와 라즈베리 중 하나를 고르라 해서 후자를 골랐다. 헤드 샷 커피니까 커피를 마셨어야 하는데 나는 뭐 커피 못 마시고 또 이때 방 옮긴 후 너무 목이 말라서 차 대신 시원한 걸 시켰다. 의외로 시원하고 맛있었다.




여기는 밝을 때 다시 들러보고 싶다. 새로 옮겨온 숙소에서 가깝기도 하고 이쁘고 주인(추정) 청년이 친절한데다 목소리가 조용해서. 나는 언제나 조용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끌린다. 그는 예전에 내가 페테르부르크에서 좋아했던 두셰브나야 꾸흐냐의 데니스, 그리고 수프 비노의 알렉세이를 떠올리게 했다. 아니 그럼 결국 조용한 목소리의 남자가 마음에 들어서 다시 가고 싶다는 건가 :) 커피 마셔봐야 하나 ㅎㅎ (근데 커피에 대해선 전적으로 이름 때문에 궁금해서)

























그런데 다 마시고 나왔더니 조명 대비 때문에 이렇게 어둠의 소굴처럼 나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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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