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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맘때, 9월에 페테르부르크 가서 찍은 사진들을 들춰보다가. 이때 첫 며칠은 그랜드 호텔 유럽, 그 다음은 아스토리야에 머물렀다. 한동안 그랜드 호텔 유럽, 내 입에는 에브로파가 더 익숙한 이곳에 머무르곤 하다가 나중에 동선을 비롯해 이런저런 이유로 아스토리야를 더 선호하게 되었는데(게다가 갈수록 에브로파가 더 비싸지고 할인률도 낮아져서), 이때는 오랜만에 다시 이곳에 묵은 거였다. 아스토리야가 인테리어 등 전반적으로 좀 더 내 취향이긴 하지만 에브로파는 이곳만이 갖는 매력과 아름다움이 있다. 아마도 가난한 연수생 시절 소녀의 로망을 담았던 첫번째 장소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사진들을 발췌해 올려보는 이유는, '아아 에브로파 그립다'도 있지만 이 면세 결과물 사진을 보고 새삼 '아 몇년 전만 해도 이랬군' 싶어서이다. 이때만 해도 색조 화장품을 엄청 이것저것 사곤 했다. 지방 본사에서 서울을 오가며 너무 빡세게 일했고 주중엔 지방에 있는 2집에서 지낸데다 일이 너무 힘들어서 스트레스가 엄청났고 그것을 툭하면 온갖 립스틱과 아이섀도를 비롯 나중엔 하이라이터, 블러셔까지 종횡무진 이것저것 막 사는 것으로 풀었다. 그래서 이 당시 면세쇼핑을 하면 이렇게... 아마 화장품만 뜯어서 테이블에 펼쳐놨던 사진인가보다. 딱 보면 명확한 컬러 취향이 보인다 :) 나중에 서울 발령을 받아 올라오면서, 그리고 몇달 후 이사를 하면서 화장품을 몽창 정리했는데 미묘하게 톤과 색이 조금씩만 다른(그 립스틱들을 보고 경악한 엄마는 네 눈에만 다르지 엄마 눈엔 다 똑같다고 하심 ㅜㅜ) 온갖 핑크와 빨강 립스틱과 틴트들이 마구마구 쏟아져나왔다. 백화점 브랜드고 로드샵이고 외제고 국산이고 가릴 것 없이 하여튼 막 쏟아져나왔다. 흑흑... 

 

 

그러고보니 저 스틸라 리퀴드 아이섀도도 두 개나... 심지어 하늘색도... 저땐 반짝이 눈화장도 참 많이 했다! 코로나와 마스크 탓도 있지만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 포함 20분 내에 모든 것을 마치고 집을 나서는터라 저런 화장은커녕, 정말 최소한의 기초와 선크림, 쿠션팩트, 파우더로 끝내고 출근해서 사무실 도착했을 때 대충 콤팩트 거울 보면서 아이라인과 눈썹, 간단한 립스틱으로 슥슥 끝내는데... (블러셔도 이것저것 모았는데 막상 내 얼굴과 피부 톤은 블러셔가 딱히 어울리는 편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음. 그저 눈과 입술임) 미니어처 향수는 아마 공항 면세점에서 향수 사고 받았던 게 아닌가 싶다. 향수도 요즘은 거의 안 사고 쓰던 것만 씀. 립스틱도 맨날 쓰는 것만, 눈화장도. 이게 역시 노화로 인한 귀찮음 지수 상승 때문인가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에브로파 호텔은 다 좋은데 사실 이 꽃무늬 인테리어는 내 취향과 너무 안 맞아서... 아마 그래서 좀더 모던한 아스토리야로 옮겨타게 된 거 같다 ㅜㅜ 그러나 에브로파는 서비스나 건물의 아름다움 측면에서 아스토리야보다는 좀더 고전적으로 품격 있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저 램프는 지금도 생각나고, 하나 갖고 싶다. 

 

 

 

 

 

 

개봉 전의 화장품들. 아,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테이블 때문이다. 방도 그렇고 메조닌 카페도 그렇고 근사한 대리석 테이블이 놓여 있다. 나도 이런 테이블 갖고 싶은데 ㅠㅠ (그런데 대리석 테이블 좋아하면 노티나는 감각이라고들 한다 흑흑 그런가보다 내 감각이 ㅜㅜ)

 

 

 

 

 

 

 

 

 

예쁜 하얀 장미. 이건 네프스키 대로를 함께 산책하던 중 레냐가 호텔 근처 지하도 앞에서 꽃을 팔던 할머니에게서 사서 내게 준 것이다. 소중한 하얀 장미였다 :)

 

 

 

 

 

 

하얀 장미는 이 호텔과도 잘 어울렸다. 

 

 

 

 

 

 

그런데 여기는 책상이 너무 작다는 단점이 있었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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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