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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8. 14. 21:37

그리운 풍경, 모이카 운하 2017-19 petersburg2022. 8. 14. 21:37






최근 오랜만에 다녀온 여행이 빌니우스라 틈날 때마다 빌니우스 사진을 한둘씩 올리고 있는데, 빌니우스도 그립지만 실은 요 며칠 문득 너무나도 페테르부르크가 그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페테르부르크는 코로나 직전인 19년까지 다녀온 후 못 갔다. 올해 다시 해외에 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전쟁 때문에 러시아에 가는 것이 어려워졌고, 설령 갈 수 있다 해도 마음이 내키지가 않는다. 어서 전쟁이 끝나고 더 이상의 희생과 끔찍한 일들이 없기만을 바란다. 내년쯤 일종의 안식휴가 같은 개념으로 한두 달 가량 무급 휴가를 쓸 수가 있는데(제도적으로만 그렇고 실제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음), 이런 일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당연히 페테르부르크에 가서 머무를텐데...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든다. (근데 아마 갈 수 있게 되어도 결국 일하느라 그 휴가를 쓰는 건 어렵겠지 싶다만 ㅠㅠ)



사진은 2019년 7월, 모이카 운하. 아마도 밤 10시~11시 사이였던 것 같다. 아직 백야 시즌에 걸쳐진 시기. 나는 마린스키 구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발레 돈키호테를 보고 나와 천천히 모이카 운하를 따라 걸어오던 길이었다. 이 길은 내가 좋아하는 산책로이다. 오른편 운하 너머, 이삭 성당의 황금빛 돔 위로 백야의 석양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무척 그리운 풍경, 그리운 순간이다. 이때만 해도 다시 이곳을 거닐게 되는 것이 어려워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언제나처럼 매년 한두번은 다시 와서 걷겠지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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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