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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4. 16:51

빌니우스 카페 4 : 카페인 Caffeine 2022 vilnius2022. 9. 4. 16:51

 

 

 

 

빌니우스에는 스타벅스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데, 그건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카페 문화를 지닌 곳이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훨씬 우리나라와 비슷한 스타일의 카페들이 많았는데, 그래서 오히려 스타벅스 같은 브랜드들이 들어오기 쉽지 않나 했는데 인구나 관광객 수가 적어서 그리 수지맞는 장사가 아니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타벅스, KFC, 버거킹 등속이 없었고 중앙역 근처에 맥도날드가 하나 있다고 했는데 거기에도 가보지는 못했다.

 

 

대신 로컬 카페 체인이 몇개 있었다. 카페인, 후라칸 커피, 베로 카페 등이었는데 나는 전자의 두 군데에 가보게 되었다. 카페인은 영원한 휴가님(나의 영원한 빌니우스 가이드)의 말씀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에 거의 제일 처음 생긴 커피숍 체인이며, 그 당시에 다른 카페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치즈케익'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에 아마 경영자나 소유자가 바뀌었는지 스타일이 좀 달라졌다고 한다. 카페인은 빌니우스 여기저기에 정말 많았다. 서울에 스타벅스가 여기저기 있는 것만큼 자주 눈에 띄었다. 

 

 

이 카페인은 빌니우스의 가장 중심지인 게디미나스 대로(우리나라의 종로나 강남, 페테르부르크의 네프스키 대로 같은 곳이다) 31에 있는 지점이다. 이 대로도 워낙 길다 보니 지점이 여럿인데, 이곳은 내가 처음에 며칠 묵었던 네링가 호텔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이 날은 오후에 숙소로 돌아와 잠깐 쉬다가 나갔다. 경유 비행기 놓친 것부터 시작해 피로가 쌓여 있었던 터라 '아 오늘은 가까운 카페에서 늘어져 있다가 들어와 쉬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때였다. 그래서 편한 옷차림에, 아주 편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문고판 책 한권을 들고 호텔을 나와 위로 몇분 걸어올라가 이 카페인에 갔다. 영원한 휴가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그러면 치즈케익을 먹어야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진열대에 라즈베리, 피스타치오, 초콜릿 에클레어가 가득한 것을 보고 '치즈케익은 무슨!' 하며 에클레어를 주문했다 :0 이런 체인점은 사실 별로 기대를 안 하기 마련인데 의외로 에클레어가 맛있었다. 다만 냉장보관이 되어 있지 않아 초콜릿이 녹아내렸고 손에 자꾸 묻었다. 어째서인지 포크를 주지 않았고 혹시 냅킨 쌓여 있는 곳에 포크가 있나 보러 갔지만 없었다 ㅠ 그래서 냅킨으로 싸서 먹긴 했지만 손에 초코를 묻히게 되었다... 

 


차는 티백이었지만 이곳의 티샵인 스코니스 이르 크바파스에서 나온 차였기 때문에 '오 그래도 뭔가 기본은 하는구만~' 이란 생각에 뿌듯해졌다. (이때까지 스코니스 이르 크바파스를 찾아내지 못했던 터라 여기서 첨으로 티백으로 조우함 ㅋ) 

 

 

창가에 앉아 게디미나스 대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책도 읽으며 편안한 오후의 티타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래서 내게 카페인은 한가로운 휴가(=다른 사람들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평일 오후에 여행 가서 외국 길거리의 체인 카페에 앉아 쉬는 것)의 이미지로 남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름답고 근사한 카페'가 아니라 그냥 일반적인 시내의 수수한 체인 카페라는 점임. 아름답고 근사한 카페가 되는 순간 방점은 '카페'에 찍히기 때문에... (이게 내 기분은 그렇다 ㅎㅎ) 

 

 

다 좋았는데 딱 두가지 아쉬웠던 점은 1. 에클레어 냉장을 안 해줘서 손에 초코 아이싱이 묻은 것 2. 창문을 제대로 닦지 않아 먼지가 너무 많이 앉아 있었던 것이었다. 흑흑... (문득 몇년 전 드레스덴에 갔을 때 너무 이른 아침 버스로 도착한 탓에 아무 곳도 열지 않아 스타벅스에 앉아 머핀인가 뭔가를 먹었던 기억이 났다. 그 스타벅스도 유리문을 제대로 닦지 않아 희끄무레하고 뿌연 먼지 얼룩이 많았다)

 

 

게디미나스 대로 31의 카페인 사진 몇 장으로 마무리. 이 포스팅을 거의 며칠 전에 시작했는데 너무 바빠서 오늘에야 마저 써서 올린다. 또 틈틈이 시간나면 빌니우스 카페 5를... 

 

 

 

 

 

 

 

 

 

 

 

 

 

 

 

 

이 색채는 어딘가 나에게 블라디보스톡의 카페마를 떠올리게 했다. 아마 목재와 색채 때문인 것 같다. 그리운 카페마. 

 

 

 

 

 

 

 

 

 

이렇게... 창문이 깨끗하지 않아 좀 슬펐음 ㅜㅜ 그리고 날이 더워서 자꾸 파리 한 마리가 와서 앉았다. 에클레어의 유혹이 강렬하긴 했을 듯. 

 

 

 

 

 

 

 

 

 

 

 

 

 

 

 

티백에 스코니스 이르 크바파스 로고가 있음. 그냥 납작티백이 아니라서 좋았다 :)

 

 

 

 



 

 

 

 

 

 

막상 바깥에서 찍은 사진은 없어서, 이 사진은 내가 찍은 게 아니고 구글링으로 찾은 바깥 사진. 간판이랑 모양은 딱 이렇게 생겼다. 이 카페는 외관보다는 안쪽이 훨씬 좋았다. 후라칸 카페도 그랬다. 빌니우스 체인 카페 특징인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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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