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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들어서 맨 위로 올려본다. 스티클류 거리. 옛날에 유리세공사의 거리였다고 한다. 지난 일욜에 영원한 휴가님과 이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미메지 라는 이름이었음, 오늘 정확히 확인함 ㅋㅋ), 거리 이름 보고서 노어로 유리가 스쩨끌로인데 단어가 비슷해서 '어, 유리?' 하고 때려맞췄었다. 건물들 사이에 걸려 있는 다색의 장식과 앞서 걸어가는 분의 빨간 치마의 색감이 마음에 드는 사진. 

 

 

어제 좀 늦게 잠들었고 7시간 정도 정신없이 잤다. 더 자고 싶었지만 조식도 먹어야 했고 머리도 감고 말리고 오전에 좀 분주했다. 조식을 추가하면 밖에서 밥 챙겨먹는 일이 좀 줄어드니 편하긴 한데(원래 카페에는 여기저기 잘 다녀도 먹는 건 꼬박꼬박 챙겨먹기가 어려움) 대신 아침에 마음껏 늦잠자고 게으름피울 수가 없다. 주말엔 조식 두시까지라는데 내일 나는 아침에 공항 코로나 검사소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해서 그냥 아침 일찍 일어나 먹고 나갈 생각임. 어제 저녁에 자가진단키트 해봤고 오늘도 좀전에 해봤는데 계속 음성이긴 하지만 역시 좀 불안하다. 실컷 잘 놀다가 막판에 검사를 받아야 하니 헉헉... 

 

어제의 시르니키 충격으로 오늘은 버섯과 치즈 넣은 오믈렛만 주문했다. 그런데 어제 아무 것도 안 넣은 오믈렛에 비해 그 양이 두배는 되었다. 그래서 오늘 접시엔 덜 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엔 너무 배불렀음. 조식 부페를 좋아하는 쥬인이랑 같이 왔어야 하는건데 ㅠㅠ 

 

트라카이를 포기한 대신 오늘의 미션은 1. 빌니우스 대학 교정 거닐고 종탑 전망대 올라가기, 2. 시내의 화장품 매장에서 바디 제품 새로운 것 사보기 두가지로 정했다. 오늘도 날씨가 어마어마하게 더웠다. 습기와 더위! 29도까지 올라갔는데 땡볕과 습기 때문에 엄청 더웠다. 그래도 한국의 본격 더위에 비하면 걸어다닐 만은 했다. 

 

빌니우스 대학은 지금 묵고 있는 켐핀스키 호텔에서 매우 가까웠다. 이 호텔에서 지척에 대통령궁이 있는데 그 바로 옆이다. 여기는 대통령궁이 아주 탁 터진 곳에 있는데 어제는 들어오다가 저녁에 국기 게양/하강 절차를 구경하기도 했다(군인들이 행진하는데 줄도 하나도 안 맞추고 팔도 다 틀리고 어정어정 쫄래쫄래 마실 가는 모양새라 좀 우스웠음) 일요일에 영원한 휴가님께서 구시가지 구경시켜주실 때 대학 교정 안에도 잠깐 들어갔는데 그때가 일요일이고 시간도 저녁이라 종탑 전망대 등이 닫혀 있었다. 그래서 오늘 와보았다. 빌니우스 대학은 오래되고 유서깊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여행서에서 읽고 왔다. 대학 안에 들어오니 건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미로처럼 이어졌으며 궁륭과 안뜰이 계속해서 나왔다. 먼저 어문학부 입구 안쪽에 있는 성당(성 요한 성당인 것 같은데 내 기억을 믿을 수가 없음. 대학교 성당으로 각인됨) 종탑 전망대에 갔다. 티켓 가격은 5유로였고 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했다. 

 

그런데... 아아 나는 엄청난 고소공포증이 있는 자... 비행기도 무서워하는 인간. 그래서 웬만하면 전망대에는 안 올라간다. 특히 무슨 건물의 전망대는.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자연스럽게 좀 멀찍이서 아래 전경을 보는 것까진 어찌어찌 나은데(그래도 난간에 절대 안 다가감), 교회 종탑은 정말 무서운 곳이 아닌가. 오랜 옛날 처음 뻬쩨르 갔을 때 멋모르고 이삭 성당 전망대 올라갔다가(그땐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뻥뻥 뚫린 나선계단 타고 올라가야 했음) 너무 무서워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왜 호기있게 티켓을 끊었는지... 2층까지는 경사가 낮은 나선 돌계단이라 그냥 올라갔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너무 무서웠다. 버튼이 달린 한 면을 빼고는 모두 유리로 되어 밖이 훤하게 보였다. 종탑 올라가는 사다리 계단 사이로 얼기설기 나무와 돌 구조물이 보였고 다 뻥뻥 뚫려 있고.. 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다 중간에 멈추면 어떻게 되나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더 높은 건물 엘리베이터도 잘만 타고 다니면서 우스운 일이지만 하여튼 종탑에서 이런 거 타면 무섭다! 아아 내가 왜... 하고 후회하며 막혀 있는 쪽 벽에 달린 손잡이(나같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놨나??)를 꼭 잡고 올라갔는데 손바닥에 땀이 났다. 헉헉... 

 

 

간신히 전망대 층에 도착해서 후들거리는 다리로 내렸는데 이것은 또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방에 있는 창문에 철망이 쳐져서 덜 무섭긴 했지만 전경이 모두 격자무늬 사이로 보여서 탁 트인 구경은 하지 못함. 이럴 거면 5유로를 내고 올라올 가치가 있나 싶긴 했지만 하여튼 그래도 4면을 다 돌아보았다. 잘 보니 각 창문마다 빌니우스 지도 안내판이 있고 어느어느 방향에 어느 랜드마크가 있는지 적혀 있었다. 이것조차 좀 무서워서 게디미나스 타워와 대성당 종탑 등 몇개밖에 못 찾고.. 내가 가보지 않은 강건너에 고층 빌딩들이 서 있는 것도 봤다. 아, 나 원래 여기 머물면서 '어차피 리가도 가려던 거 포기했으니까 하루쯤 강 건너서 신시가지 가서 놀아야지' 했었는데 이미 내일이 마지막 날이고... 아마 그냥 구시가지 계속 있을 것만 같다 ㅠㅠ 

 

 

 

 

 

이것이 그 엘리베이터. 4명밖에 못 탄다고 되어 있음. 조그만 엘리베이터임. 

 

 

 

 

 

 

창문에 이렇게 격자 철망이... 근데 예전엔 철망은 없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전에 구글맵 리뷰에 올린 사진들 보면 철망 없음. 위험해서 철망을 끼웠나... 아니면 나처럼 겁많은 자가 항의를 했나???

 

 

 

 

 

 

후들거리는 다리로 하여튼 다시 내려왔다. 종탑 2층엔 진자가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푸코의 진자. 그 소설은 싫어했지만 하여튼 진자 운동을 구경한 후 대지로 귀환. 시원한 성 요한 교회(..로 추정)에 들어가서 안을 좀 구경했다. 여기는 대성당보다 훨씬 화려했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름다웠고 파이프오르간도 있어서 오르간 연주회 듣고 싶었다(하지만 교회에서 하는 파이프오르간 연주회는 갈 때마다 추워서 덜덜 떨었던 기억만...)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비춰진 무지개 빛살 한 컷. 

 

 

그리고는 대학 교정을 거닐고 건물 안을 좀 구경했다. 빌니우스 대학은 2층 프레스코화가 유명하다고 하여 그곳을 열심히 찾아보았다. 나는 원체 길을 못 찾아서 입구가 어디 있는지 우왕좌왕하다가 어찌어찌 찾아서 올라갔다. 프레스코화가 있는 곳은 생각보다는 협소했다. 사진 아래 한 컷. 페트라스 렙쉬스라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함(역시 영원한 휴가님이 알려주심. 빌니우스에 대한 나의 모든 지식 출처는 영원한 휴가님 + 발트3국에서 교편 잡고 계신 교수님이 쓴 여행서 + 구글맵 3단콤보이며 그 중에서도 전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 엄청나게 의지하며 심지어 추천해주신 카페들도 여럿 갔음!)

 

 

 

 

 

이것이 그 프레스코화 일부. 

 

그리고는 교정을 거닐고 건물 안을 좀 돌아다녔는데, 가고 싶었던 서점은 뭔가 공사를 한다고 닫혀 있었다. 정작 내가 다녔던 대학은 워낙 캠퍼스가 작았던 고로 내 기억 속 교정의 낭만이나 이런 곳에서 떠오르는 추억은 항상 뻬쩨르 국립대학교이다. 처음엔 스몰니 캠퍼스로 다니다가 겨울쯤 네바 강변의 메인 캠퍼스 어문학부로 옮겼었는데 그래선지 열주와 궁륭, 미로처럼 이어지는 건물들과 반지하, 2층, 계단들, 습기, 그림자, 구석의 의자, 나무 등을 보면 항상 그 당시가 생각남. 오늘도 그랬다. 저렇게 공부하던 시절이 너무나도 생생한데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오늘 찍은 사진 중 두번째로 맘에 드는 것. 빛이 너무 강해서 좀 흐릿하게 나오긴 했지만. 안뜰 벤치에서 쉬고 있는 두 학생(...이겠지?)

 

 

 

 

 

학교에서 나온 후, 어딜 갈까 하다가 '아 맞아 새벽의 문을 정식으로 안 봤다' 하는 생각에 거기 가기로 함. 근방에는 여러번 갔고 며칠 전에 영원한 휴가님과 아가들이랑 봤을 때 지나치기도 했는데 생긴 게 기억이 하나도 안 났다. 유적지 박물관 안 가는 여행이지만(그래도 오늘 전망대 하나 갔다!) 그래도 대성당이랑 새벽의 문은 양쪽에서 보고 가야 예의가 아닐까 싶어서 꾸역꾸역 가보았다. 그런데 여기는 시청을 지나 좀 더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이때 너무너무 덥고 또 좀 오르막이라 다리가 정말 아프고 힘이 들었다. 며칠 머무르며 구시가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여전히 방향감각은 없다만, 나는 일단 시청 앞에 오면 확 지치는 것 같음. (그래서 시청과 새벽의 문 근방의 디조이 거리는 그리 즐겁게 못 돌아다님) 여기가 그늘이 없어 땡볕이 들어서 그런가.

 

 

하여튼 위 사진이 새벽의 문이다. 그래도 마침 내가 갔을 때 예배인지 의식인지 신부님과 복사(...로 추정)들이 찬송을 부르고 있었음. 새벽의 문을 통과해 나가보니 구시가지와는 많이 다른 느낌의 도로와 일반적인 도시의 풍경이 펼쳐졌다. 아마 그쪽에서 좀 걸어올라가면 버스 터미널이 나왔을 것 같은데, 덥고 다리 아프지 않았으면 거기까지 가봤을텐데 이때 이미 너무 지쳐 있었다. 그래서 다시 돌아서 내려가기로 했다. 여기에는 카톨릭 성당, 정교 수도원 등이 면해 있었다. 정교 수도원은 며칠 전 뒷뜰만 거닐었는데 오늘은 안에 들어가보았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음. 

 

 

 

 

 

내부가 화려했고 정교 신자들이 들어와 지속적으로 이콘에 입을 맞추고 기도를 했다. 여기도 규모가 좀 컸고 정교 사원인데도 불구하고 의자가 있었다. 카톨릭 문화 안에서 타협을 한 것인가 싶음. 내부 사진도 몇 장 찍긴 했지만, 가장 차분한 사진 한컷만 올려봄. 뻬쩨르나 블라디보스톡에서 정교사원에 가면 저기서 초나 작은 이콘을 사곤 했는데 오늘은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빌니우스에 와서 여기저기 교회에 많이 들어갔는데 아직까지 내 마음에 가장 드는 교회는 처음에 들렀던 가장 작은 곳, 푸쉬킨의 할아버지가 세례를 받았다는 곳이다(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제대로 외지도 못하고 있음) 그곳에는 내일 마지막으로 들러 다시 초를 켜려고 한다. 

 

 

.. 아우 왜 이렇게 메모가 길지... 써도 써도 계속 남아 있다. 이제 좀 짧게... 

 

 

너무너무 덥고 지쳐서 헉헉거리며 무거운 다리로 걷고 있는데 스티클류 거리에 접어들었을 때 요즘 이 동네에서 핫한 곳이라는 아우구스타스와 바르보라의 러브스토리 카페가 보였다. 아까 올라갈 때도 봤는데 그땐 사람이 많았고 이번엔 좀 비어 보여서 아이고 힘들다 하며 들어갔다. 헉, 그런데 엄청 부담스러운 분홍 꽃(조화)들이 주렁주렁 달려서 꼭 웨딩홀 같은 인테리어였다! 우아아아... 힙한 곳이라 그런가 메뉴판도 안 주고 큐알코드를 찍어서 메뉴를 보라고 한다. 흑, 난 카페는 아날로그가 좋은데 메뉴판 안주다니... 하여튼 너무 더웠기 때문에 아페롤 스프리츠를 주문하고 케익을 먹어보기로 함. 아우구스타스 케익도 있고 바르보라 케익도 있는데 후자가 시트러스, 딸기 어쩌고라서 상큼하겠지 싶어 그것을 택했다. 여기는 다른 빌니우스 카페들과 비교하면 케익 가격이 꽤 비쌌는데 막상 나온 것이 너무 콩알만해서 와 정말 힙한 곳이라 그런가보다 하며 다시 놀람 ㅋㅋ 여기랑 슈가무어 두군데가 딱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렇지만 슈가무어는 케익이 맛있었고 여기보단 덜 비쌌단 말이야! 여기는 케익이 심지어 맛이 별로였다. 여기 오실 분은 케익은 시키지 말고 그냥 음료만 주문하시기를 ㅠㅠ 

 

 

 

 

 

분홍 꽃 인테리어 일부. 사실은 더욱 주렁주렁임. 내 맞은편 저 분홍꽃 아래 멋지게 수트 차려입고 계신 저 남자분은... 루이비통 가죽 가방을 옆에 두고 호젓하게 저렇게 뭔가 얼음 넣은 위스키처럼 생긴 주류를 마시고 계셨는데 인테리어와 상당한 부조화가 느껴졌음. (이것도 편견이겠지만 ㅋㅋ 영원한 휴가님이 사진을 보고는 웨슬리 골드버그 주니어라고 이름을 붙여주셨음 ㅎㅎ)

 

 

하여튼 맛없긴 했지만 케익을 클리어하고 스프리츠를 마셔서 수분을 보충한 후 다시 거리로 나왔다. 헉헉, 이제 호텔로 돌아가야겠다. 오늘은 전망대 올라간다고 무거운 dslr을 드디어 들고 나왔기 때문에 어깨가 빠질 것 같았다. 근데 무거운 카메라 들고 나왔지만 창문에 격자 철망이 있어 별다른 사진 못 건짐 흑... 

 

 

너무 힘들게 방으로 돌아왔다. 온몸이 축 처지고 땀도 나서 샤워도 했다. 그랬더니 만사가 귀찮았지만 흑흑 모레 돌아가야 하니까 아까워서 폰이 충전되는 동안 한시간 좀 넘게 쉬다가 도로 나갔다. 게디미나스 대로에 Douglas 라는 화장품 편집매장이 있었는데 온라인으로 보니 바디 제품 등 여러 제품이 많아 보였다. 세포라나 시코르 같은 곳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정말 물건이 너무 없어서 아무것도 못 건짐 ㅠㅠ

 

 

건너편 건물 지하의 Lidl이라는 커다란 마트에 갔다. 혹시 락앤락 같은 커다란 플라스틱 용기를 팔면 키비나이를 좀 포장해 보려고 ㅋㅋ 여기 수퍼는 여태 갔던 이키나 리미보다 훨씬 컸다. 내일 와서 초콜릿이나 뭐 그런걸 좀 사야겠다. 그러나 락앤락 비스무레한 건 없었다. 네링가에 묵을 때 지나쳐갔던 플라잉 타이거 샵에 가봤는데 거기엔 조그만 정방형 도시락 용기는 몇개 있었으나 키비나이가 들어갈 크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에이 그냥 뱃속에 저장하고 가자' 하며 빌니아우스 거리의 피나비야에 다시 갔다. 치킨 들어간 키비나이에 녹차를 먹음. 치킨 들어간 것도 맛있었다. 먹을수록 뻬쩨르의 부셰가 생각났다. 속이 든 삐로슈까... 그리고 서양배랑 cowberry란 게 들어있는 놈도 있어 그건 테이크아웃해 왔는데 이걸 언제 먹을지 계산이 안되네... 내일 아침엔 호텔 조식을 먹고 공항 검사소에 갈텐데. 저녁에 먹기는 불가능했고. 뭐 먹긴 먹겠지. 

 

 

부서원들에게 가져다줄 게 없어서 며칠 전 갔던 1953년부터 시작했다는 그 빵집 분점에 가서 과자 같은 걸 사기로 했다. 그런데 처음에 갔던 리에이클로스 거리의 분점은 너무 작아서 빵들이 다 점원 뒤에 있어 이거 저거 주세요 해야 하는 곳이었고 남은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필리모 거리를 찍고 가다가 거기 대신 며칠전 영원한 휴가님과 아가들과 갔던 루디닌쿠 거리 지점으로 갔다(매일 엄청난 정보를 나에게 제공해주심 ㅠㅠ) 그런데 여기도 내가 생각했던 봉지에 든 과자류는 별로 없었고 빵, 카눌레, 엄청 빵처럼 생긴 에클레어(그러나 먹으면 맛있을거 같다), 슈, 마카롱, 그외 리투아니아 여러 빵들이 있었다. 카눌레나 마카롱은 우리나라에도 있으니까 좀 그렇다 싶어서 한참 고민하다가 게으름뱅이 케익 두쪽과 양귀비빵을 샀다. 사고 보니 이건 다 내가 먹을 것들이지 사무실에 가져가 풀어놓을 종류는 아니네 ㅋㅋ 

 

 

그리고는 이제 다시 호텔로... 헉헉 이제 너무 다리아프고 지치고... 꼭 비올 것처럼 찬바람이 불어와서 치맛자락이 펄럭여서 원피스 한쪽을 부여잡고 걸어왔다. 로비 라운지에서 김릿 한 잔 마시고 방에 가려고 했는데 라운지 소파가 다 차 있었다. 바에 들어갈 수도 있었는데 오늘 너무 더위와 습기에 지쳐서 알콜 섭취하면 맛이 갈 것만 같은 상황이라 그냥 포기함(아무래도 이 호텔의 비타우타스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그랬던 것일수도 있음 ㅋㅋ)

 

 

방에 돌아와 목욕을 하고 간단히 요기를 한 후에 트렁크를 열어서 옷가지들만 먼저 꾸렸다. 옷 몇벌은 남겨두었는데 돌아가는 날 입을 최고 편한 옷과, 내일 날씨를 보고 고를 옷 정도. 요번엔 별로 산 게 없어서 짐 꾸리는 게 그리 어렵진 않을 것 같다. 찻잔을 많이 사면 뽁뽁이 포장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고 엄청 계산해서 가방 가운데 부위에 가장 충격이 적은 쪽에 잘 배치를 해야 하는데 요번엔 그럴 일이 없어서. 찻잔 하나도 안 샀음. 

 

 

아우 이 메모도 쓰는데 한시간 걸렸다... 오늘 근데 엄청 걸었다. 두번 왔다갔다 해서 그런가보다. 10.1킬로, 14,511보! 여기 와서 두번째로 많이 걸었음. 그러니 오늘 김릿 마셨으면 완전 뻗었겠지. 근데 여기 김릿이 별로 기대가 안되네. 역시 비타우타스 때문인가 ㅋㅋㅋ 

 

 

내일은 아침에 볼트로 택시 불러서 공항 검사소에 가서 코로나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가키트는 음성이다만 그래도 막연한 불안감이 좀 있음. 부디 별 일 없길.

 

 

 

 

 

 

오늘의 마지막 사진은 그 큰 수퍼 Lidl 앞에 매어둔 커다란 개. 너무 순하고 이뻤다. 마트에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이 너무많아서 계속 문이 열리고 혼잡한데 너무 얌전하게 이렇게 딱 배깔고 엎드려서 주인 언제 오나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음. 흑흑 주인이 빨리 나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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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