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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종일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공휴일이라 이런 날씨에 집에 있을 수 있어 다행이다. 이런 날씨에는 기분이 차분해지고 또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사실 뭔가를 집중해서 쓰기 좋은 날씨이다. 이것도 때에 따라 다르지만. 

 

 

 

 

 

 

 

베란다 창의 방충망에 빗방울이 커다랗게 송알송알 맺혀 있어 찍어봄. 그런데 오래된 아파트라 베란다의 파이프 사이로 약간씩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다 ㅠㅠ 일단 타월로 물이 스며나오는 쪽을 덮어두었다. 

 

 

 

 

 

 

 

 

 

비 때문에 너무 어두워서 오전부터 내내 불을 켜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티타임 사진은 어두침침하게 나옴. 연휴 동안 기분 전환으로 오랜만에 반지의 제왕 다시 읽는 중. 최근 3인공역본이 재단장해 출간됐는데 너무 비싸서 그건 살 엄두가 안 난다. 좋아하는 소설이긴 하지만 그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니어서. 그래도 옛날에 그 번역자들의 초기 버전으로 제일 처음 읽었는데 좀 아쉽긴 하다. (반지전쟁 시절) 

 

 

 

이 소설 읽을 때마다 눈물 찔끔하는 장면이 두 개 있는데 1. 보로미르 죽을 때 2. 세오덴 왕 죽을 때. 흐흑 보로미르... 나는 보로미르를 좋아했건만... 불쌍한 인간... 그리하여 오늘도 보로미르가 화살 맞아 죽어가며 아라고른과 마지막 대화를 나눌 때 눈물이 났음. 아라고른은 너무 고결하고 완벽한 영웅이라 나로서는 별로 맘이 안 가고, 오히려 참으로 인간답고 욕망에 흔들리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싸우다 죽은 보로미르가 항상 맘에 밟혔다. 그에 비해 이 사람의 동생 파라미르는 너무 흐릿해서 별로 맘에 안 들었음. 게다가 영화판에서도 보로미르를 연기하신 분이 무려 숀 빈이라 더더욱 멋있게 보정되어버렸음(흑흑 영화 볼 때도 보로미르 죽을 때만 울었지...)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예나 지금이나 펠렌노르에서 에오윈이 악령 영주와 대결하는 장면이다. (영화에선 그 장면이 내가 원하는 만큼 멋있지 않아 매우 실망했음) 그리고 반지 들고 왕고생하는 프로도에게는 맨날 대왕 이입이 되고... 프로도 쫓아가며 온갖 충성 다 바치는 샘을 언제나 좋아했다. (뭐야, 결국 나는 충실한 집사를 원하는 것인가!) 

 

 

... 그런데 MBTI도 그렇고 심리테스트, 영화 테스트 같은 거 하면 맨날 간달프가 나옴. 나 간달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흐흑... 난 메리나 피핀이 되고픈데 ㅜㅜ 

 

 

 

 

 

 

 

 

 

조드쳬고 로시 거리와 바가노바 발레학교 그려진 찻잔 꺼내서 차 우려 마심. 어젯밤에 첫문단부터 완전히 새롭게 고쳐 쓰기 시작했는데 그러고 나자 인물도 이야기도 손에 잘 붙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차 마신 후 잠시 반지의 제왕을 미뤄두고 페테르부르크 운하와 강을 다룬 여행서 두 권을 뒤적여보았다. 쓰기 시작한 글 때문에 지도 보느라고. 나는 그렇게도 자주 페테르부르크를 드나들었고 두번이나 살았는데 아직도 머릿속에 전체 지도가 잘 안 그려짐. 그렇게 복잡한 도시도 아닌데! 하긴 서울을 머릿속에 그려봐도 강서 강북 강남 강동이 마구 뒤엉키니 애초부터 지리 감각이 형편없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줄기가 짧아서 따로 잘라내어 작은 화병 두개에 소분해 서재에 가져다 둔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들도 이제 활짝 피기 시작했다. 

 

 

 

 

 

 

 

 

이반 왕자와 미녀 옐레나, 회색 늑대도 꽃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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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