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

« 2024/5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백야의 판탄카 운하 사진 몇 장. 작년 7월에 찍은 사진들이다.

 

 

최근 몇년 간 나는 숙소나 극장 등 각종 동선이 모여 있는 곳인 모이카 운하를 따라 가장 많이 걷는 편이다. 하지만 판탄카 운하는 이곳만이 갖는 정취가 있다. 나에게 판탄카는 언제나 트로이와 알리사의 운하이다. 이 운하를 따라 걷고 있으면 난간에 기대어 운하 수면을 바라보면서 어쩐지 부루퉁해져 있거나 공연히 눈물을 몇방울 떨구는, 모피 목도리를 두르고 당시로서는 상당히 유행에 잘 맞는 세련된 차림을 하고 있는 알리사를 떠올리기도 하고, 수면 가까이 돌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병나발을 불면서 상념에 잠겨 있는 트로이의 구부정한 어깨와 뒤통수 한가운데가 특히 헝클어지며 곱슬거리고 뭉치는 어두운 잿빛 금발머리를 떠올리기도 한다.

 

 

 

 

 

 

 

:
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