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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 강 풍경.

 

네바 강의 넘실대는 수면을 볼때면 종종 떠올리곤 하는 안나 아흐마토바의 시 일부 발췌해 봄. 내 번역 + 원문 병기.


이 시는 3연으로 되어 있는데 별로 좋아하지 않는 1연은 빼고 2-3연만. 이 시는 몇년 전 쓴 단편의 에피그라프로 썼고 소설 후반부에서 미샤가 인용하게 만들었다. 미샤도 2-3연만 읊었고 마지막 두 행은 뺐었다. 이녀석은 좋아하는 시나 노래를 잘 외기는 하는데 내키는대로 앞뒤도 잘라먹고 이것저것 뒤섞는 버릇이 있다.

 

 

..

 

 

그리하여 우리는 사랑하네, 하늘을
가냘픈 대기, 맑은 바람
철제 울타리 너머로
검게 물드는 나뭇가지들을

그리하여 우리는 사랑하네, 엄숙하고
물결 넘실대는, 어둠에 잠긴 도시를
그리고 우리의 이별들과
짧은 만남의 순간들을.

안나 아흐마토바, 1914년

 

Оттого мы любим небо,
Тонкий воздух, свежий ветер
И чернеющие ветки
За оградою чугунной.  

 

Оттого мы любим строгий,
Многоводный, тёмный город,
И разлуки наши любим,
И часы недолгих встреч.  

 

 

.. Анна Ахматова ..  

 

 

 

 

 

 

... 번역의 '물결 넘실대는'은 단어를 직역하면 '물이 많은 / 물로 가득한'이란 형용사이다. 이 도시에 딱 들어맞는 단어인데 우리 말로 바꾸면 좀 꺽꺽해서 시어의 맥락상 내가 좀 의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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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