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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티타임. 

 

 

어제 푸른난초님께서 보내주셨던 마카롱들 중 2알 개봉. 하나는 꿀고구마 맛, 하나는 딸기우유 맛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름이 너무 귀엽다. 위의 사진 주인공은 꿀고구마 맛 마카롱. 

 

 

 

 

 

 

르 카레 소설들을 다시 읽는 중인데, 순서대로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 -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다시 읽고 나서, 안 읽었던 두 권 중 어느쪽을 먼저 읽을지 망설였다. 둘 다 이번에 주문해 받은 책인데 하나는 추운 나라...의 프리퀄이자 시퀄(말이 이상하지만 하여튼 그렇다)인 '스파이의 유산', 다른 하나는 이번에 번역된 '오너러블 스쿨보이' 이다. 이건 카를라 3부작 중 팅커~와 '스마일리의 사람들' 사이에 있는 책인데 이번에 나왔다.

 

 

애당초 이 다시 읽기는 모두 오너러블 스쿨보이가 번역출간되어 그것을 읽기 위해 시작된 거긴 한데, 추운 나라..는 이번에 다시 읽으니 예전보다 마음에 들기도 했고 또 내가 이 스마일리 시리즈들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 피터 길럼이 주인공이자 회상자로 나오다 보니 스파이의 유산을 먼저 읽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서 어제 스파이의 유산을 먼저 집어들어 좀 읽었는데, 슬프게도 앞부분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길럼이 노인으로 나와서 그런가... 싶었지만 그보다는 이게 르 카레가 노년에 쓴 소설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좀 기운이 빠지는데다 약간 설교조라서 딱히 끌리지 않았다. 길럼은 항상 어딘가 고뇌하고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행동하는 캐릭터라서, 스마일리처럼 너무 브레인도 아니고 오히려 그 지능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때도 많아서 더 인간적이라 내 마음에 드는 인물이기도 했는데 스파이의 유산에선 이미 인생을 다 살아버리고 노인이 되어 옛 기억을 회상하며 그땐 이랬지~ 아니야 모든게 이렇게 바뀌어버렸어~ 운운하는 어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책을 잠시 미뤄두고 그냥 오너러블 스쿨보이로 갈아타서 간밤부터 읽기 시작. 이것도 스마일리가 '작전'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주인공인 제리 웨스터비가 좀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싶다. 중간중간 길럼이 등장해 나를 기쁘게 해주고는 있다만 '날씬한 시중꾼'이라는 묘사로 잠깐 나를 또 슬프게 했다. 왜 갈수록 길럼은 스마일리의 왓슨 - 베이비시터로 변해가는 느낌인 것인가 싶음. 기억을 되살려보니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읽으면서 '아니 왜 길럼 이렇게 조금 나와, 멘델은 또 어디갔어?' 하며 슬퍼했었으니 이나마도 나오는 걸 기쁘게 생각해야 하나. 

 

 

하여튼 오너러블...은 작가가 너무 나이들기 전에 쓴 소설이라 파워도 좀 느껴지고, 또 주인공(..이라고는 하는데 이미 상권 3분의 1쯤 읽었지만 잠깐밖에 안 나옴)인 제리 웨스터비가 좀 단순한 행동파라 마음에 들어서 어서 많이 나와줬으면 하며 읽고 있다. 소설들 읽을 때 지식인 캐릭터들을 싫어하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르 카레 소설들에 나오는 지식인들은 너무 위선적으로 느껴져서 어딘가 좀 마음에 안 든다. 스마일리도 도통 좋아지지 않는다. 

 

 

 

 

 

 

마카롱 색깔에 맞춰서 분홍색 딸기 찻잔 오랜만에 꺼냄. 

 

 

 

 

 

 

칼라풀한 마카롱 두 알. 근데 양이 은근 많았다. 다음엔 한 알만 꺼내 먹어야겠다. 맛있었다. 푸른난초님 감사해요! 

 

 

이제 티타임 사진 여러 장. 

 

 

 

 

 

 

 

 

 

 

 

 

 

 

 

하얀 수국은 엄청 크고 탐스러워서 웨딩드레스 레이스 같다. 

 

 

 

 

 

 

 

 

 

 

 

 

마카롱을 주인공으로 찍은 사진 세 장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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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