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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월요일 밤 : 아 피곤해, 빡세, 에릭

liontamer 2025. 5. 19. 20:16




디카페인을 배반하고 홍차를 마신 탓인지 시차 부적응인지 늦게 자고 새벽 5시에 깨버려서 매우 수면 부족 상태로 출근. 무척 바쁘게 일했다. 아주 바빴다.


피곤피곤. 내일도 피곤한 일들이 한가득 ㅠㅠ 모레는 내내 면접 심사를 해야 하고(심지어 이 면접은 그룹면접들에 대해 심사위원장 노릇을 해야 함. 토끼가 인간을 면접심사하다니 될 말이야?) 글피는 피곤한 출장과 미팅, 금욜엔 정말 괴로운 갑님 보고회의... 아아아압...



에릭에게서 간만에 연락이 왔다. 이번주말에 베니스에 간다고 한다. (우리는 비슷한 업계에 몸담고 있으므로 내가 출장갔던 것과 유사한 목적이다) ‘야 이 자식아 2주만 빨리 왔어도 날 봤을거 아니야ㅜㅜ’ 하고 슬퍼했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베니스 출장 내내 노동노예 상태라 에릭이 왔어도 얼굴 볼 시간이 없었을 것 같고, 막상 그런 상황이었으면 너무 속상했을 것 같다. 흑흑... 이 정도로 오래 일하고 노화된 토끼라면 이제 베니스쯤에서 오랜 친구 에릭이랑 같이 벨리니에 티라미수를 먹고 운하를 산책하는 것쯤은 당연해야 하는 거 아닌가.. 도대체 이게 뭔가 ㅠㅠ 에릭은 나에게 ‘아니 너는 디렉터라면서 어떻게 아직도 그렇게 온갖 일을 다하고 과로를 하니?’ 하고 진심으로 놀라서 묻는다.  친구야, 그 디렉터가 네가 생각하는 그런 디렉터가 아니여ㅠㅠ 우리 나라 명함은 웬만한 부서장은 다 디렉터야ㅠㅠ (뭔가 참 이상하다) 게다가 우리 회사는 진짜 내가 봐도 넘 심해 엉엉...



하여튼 에릭 보고 싶고 슬퍼진 채 곧 잠자리로 가서 내일의 노동 준비... 흐흑 더 슬퍼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