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일요일 밤 : 진짜 독감 맞나봐ㅠㅠ

눈이 많이 왔다.
새벽에 악몽을 꾸고 식은땀을 흘리며 깼다. 침입자들에 대한 꿈이었고 심지어 가위에 눌렸다. 컴컴한 방에서 깨어나선 꿈에서처럼 창가 커튼 아래 침입자가 숨어 있을까봐 한동안 무서워하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물을 마신 후 도로 잤다. 어젠 밤에 빨리 잠들지 못했다.
오후에도 약을 먹고 또 두시간 가량 쓰러져 잤다. 자고 나니 열이 오르고 또 식은땀이 남 ㅠㅠ
약이 독해서 입에 쓴맛이 감돌고 온몸에 기운이 없다. 목소리도 여전히 간 상태고 목도 아프고... 약기운이 떨어질때쯤 되면 열이 후끈후끈 오른다. 정말 이거 독감 맞나봐 엉엉... 약으로 눌러놔서 기침은 좀 잦아들었지만 코가 막히고 숨이 너무 답답하고 목도 계속 아프다. 금요일에 재택근무를 하고 주말 내내 아무데도 안 나가고 쉬었는데 아직도 낫지 않다니. 왜 독감 진단 받으면 5일 병가인지 알거 같다ㅠㅠ 근데 이미 진단받기엔 늦었고...
내일 하루 더 재택근무 신청을 했다. 연초 간부회의가 있고 할 일도 많아서 차마 휴가는 내지 못하고 줌으로라도 접속해 보고를 해야 한다. 아니면 아예 휴가를 내고 회의에만 들어가는 방법도 있는데 그러느니 그냥 재택으로 일을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음. 아 힘들어라. 정말 이게 고베에서 걸린건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가기 전부터 몸은 안 좋았기 때문에...
부디 내일까지 집에서 일하고 몸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재택신청도 사실 엄청 눈치보임 ㅠㅠ 평직원들은 쉽게 낸다만 난 또 그게 아니어서... 내일도 계속 이 모양이면 병원에 한번 더 가야겠다. 오늘 메모는 이걸로 줄인다. 날이 어두워서 티타임 사진도 없음. 대추차만 즐창 마셔서 어차피 티타임의 낙도 없었다.

예쁜 카네이션 사진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