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화요일 밤 : 으악 바빠, 떠넘겨진 일들,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들, 설탕을 챙겨두었지만
굉장히 바쁜 하루였다. 아침엔 우리집에서 아주 먼 곳까지 업무 출장을 가야 했다. 이게 모두 최고임원의 마음속 로망에서 시작된 과제 때문이다. 원래 담당은 다른 부서였으나 내가 없는 동안 우리 부서로 내깔겨졌고 그 결과 지난주부터 여기저기 현장 시찰과 미팅으로 정신이 없다. 우리 부서와는 맞지 않는 사업인데 윗분과 나를 보고 떠넘긴 게 분명하다. 사업이 업무의 성격과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사람을 보고 넘어오는 이 꼬라지가 너무 짜증난다. 작년부터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어 지치고 화가 난다.
하여튼 그래서 멀리멀리 다녀왔고 돌아와서는 빡센 회의도 두 개 진행했다. 헥헥... 어제 쉰 탓에 오늘 일이 당연히 두배로 늘어나 있었다. 나 없는 동안 일을 대신해줄 우렁이는 없으니... 내일도 오전에 피곤한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 부서가 맡고 있는 업무의 범위가 넓다 보니 각 업무에 따라 직원 역량과 자세의 편차가 상당히 크다. 특히 올해 떠넘겨진 사업(위의 이번 신규과제와는 또 다른 사업이다)을 맡고 있는 직원이 연차에 비해 역량이 모자라고 너무 찡찡대서 피곤하다. 내가 보기엔 이 사람이 이 사업을 다 해낼 능력이 안되는데 추가로 투입할 자원도 없고... 그런데 이 사업은 회사에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이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같아선 담당자를 갈아치우고 싶은데 대체인력도 없다. 흑흑, 뭐 이건 10월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으니 푸념해봤자... 최소한 지금 나를 갈아넣고 있는 이 망할놈의 신규과제라도 없다면 인력을 조금 재배치라도 해보겠는데 지금은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일 생각 자꾸 해봤자 답이 없으니 이건 내일 출근해서 고민하는 것으로 하고...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내일 회의에도 들어가려면 기운을 모아야 함. 해야 할 일들도 엄청 많고.
** 사무실 근처에 커피가 맛있는(...그렇다고들 한다. 모두의 평이 좋은 곳임) 카페가 있어서 거기서 한번 라떼나 카푸치노에 도전해보려고 봉지설탕을 1개 지퍼백에 넣어서 가방에 휴대하고 있는데 막상 점심 먹으러 나갈 때면 조그만 에코백이나 핸드백을 들고 나가는 터라 맨날 까먹는다. (설탕 없이 마실 용기는 없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