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riga_vilnius

후라칸과 몬

liontamer 2024. 10. 29. 06:13





오늘 비행기도 연착되어 바르샤바에 늦게 도착하고 노트북도 부쳐버려서 폰으로는 하루를 차분하게 차근차근 정리하기가 어려워 조금씩 나누어 별도로 올린다.



오늘 몬, 엘스카, 후라칸에 갔다. 후라칸은 내가 22년에 영원한 휴가님과 댓글로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빌니우스로 여행오게 된 포스팅의 일등공신이라 그때도 마지막 날 보키에치우 후라칸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오늘은 토토리우 후라칸에서 석별 직전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여기서 무슨 얘기를 했나... 책, 옛날 이야기, 지금의 이야기, 가족, 친구, 여행? 후라칸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자 곧 내가 이곳을 떠나고 이제 거의 매일같이 중간지점 어딘가(주로 보키에치우 거리)에서 만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전혀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 느낌 없이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지나치게 달착지근한 시나몬티, 영원한 휴가님은 점원이 토닉워터를 왕창 붓고 섞어서 맛이 이상해진 토닉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여기 내가 말차토닉 폭망한 데인데ㅠㅠ’ 하는 나의 한탄을 들으시면서.



우리는 아마 다시 빌니우스에서 만나 또다른 후라칸에서 조우할거에요, 실내든 야외테이블이든. 보키에치우든 토토리우든 새벽의 문이든 바닥분수든 혹은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후라칸, 그 어디라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토닉 에스프레소 (나쁜 예)






시나몬 티(나쁜 예)



음료는 둘다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이곳에서 함께 보낸 시간은 좋았다.








그리고 mon. 몬. 여기는 영원한 휴가님이 아침에 아이들 등원을 시킨 후 잠시 쉬어가는 카페였다. 오늘 아침에도 여기서 만났다. 나는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몬으로 갔다. 영원한 휴가님은 제일 좋은 자리를 잡고, 나에게 창이 보이는 편한 자리를 내주시고 기다리고 계셨다. 여기는 레몬맛 에클레어가 맛있다고 하셨다. 정말 그랬다. 달지 않고 맛있었다. 전에 내가 ‘이런 대화를 꼭 해야 한다!’ 라고 얘기했던 에클레어에 대한 심도있는 롱테이크 대화까진 못 나눴지만 레몬 에클레어도 초코 에클레어와는 또다른 존재감을 지닌다는 것을 증명했다.



몬은 아침에 만나는 곳. 후라칸은 함께 쉽게 가던 곳, 떠나기 전에 가는 곳. 그런 곳들이 생긴다는 것은 즐겁고 소중한 일이다. 그런 기억을 남길 수 있는 분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은 더욱!


몬 사진 두장 더. 아 어떡하지, 계속 아침에 몬으로 갈 것 같아. 몬은 특히 서울에 있는 카페들이랑 느낌이 비슷해서 더 그런가보다.






나의 홍차. 영원한 휴가님은 내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에스프레소를 드셨음.








맛있었던 레몬 에클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