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vilnius

네링가 호텔

liontamer 2024. 1. 8. 09:04

 
 

 

네링가 호텔은 빌니우스의 가장 중심가인 게디미나스 대로에 있다. 여행을 앞두고 대충 검색을 했고 제일 중심가에 있다는 점, 최근 리노베이션을 했으니 깔끔하다는 평, 나무 바닥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첫 숙소로 골랐다. 막상 묵어보니 위치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주로 돌아다니게 되는 구시가지까지는 좀 걸어야 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다른 나라 다른 도시와 비교하면 그리 멀지는 않았다. 그외에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 청소를 좀 늦게 해줬다는 것이 단점임)

 
 
전형적인 4성 비즈니스 호텔 느낌이었지만 방이 널찍했고(내가 스탠더드보다 하나 더 위를 고르긴 했다) 매우 깔끔했다. 그리고 침대가 아주 편했다. 볕이 잘 들었고 노르딕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리노베이션했다는 호텔의 자랑은 좀 낯간지러웠지만 하여튼 미니멀리즘으로 단순해서 나쁘지 않았다. (나는 노르딕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나무를 많이 쓰는 건 좋다) 
 
 
처음 온 나라, 처음 온 도시. 코로나 이후 몇년만의 여행. 낯선 도시에서 재회한 친구. 초여름의 좋은 날씨. 아마도 이 모든 것 덕분인지 네링가는 나에게 매우 좋은 인상으로 남은 숙소였다. 두번째 숙소인 켐핀스키가 물론 훨씬 고급호텔이었고 예뻤지만 의외로 돌아온 후에는 이곳이 더 기억에 남고 이따금 그리워진다. 언젠가 다시 며칠 묵어보고 싶은 곳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막상 이 네링가는 건물 전면 사진도, 로비 사진도 한 장도 안 찍었다.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커다란 방과 창가의 기다란 의자만 기억난다. 그리고 여기 욕실에 비치되어 있던 바디로션과 샤워젤 향이 상당히 좋아서 그 제품을 구해보고 싶었지만 호텔용 주문제작품인지 아무리 뒤져도 못 구했다는 것도. 로비는 가물가물. (아마 별 특색이 없었던 모양이다) 이곳은 사실 호텔 레스토랑이 아주 유명한 곳인데(소련 시절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나는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했고 결국 거기서 저녁도 먹어보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그래서 그냥 방 사진 몇 장들. 아마 이곳은 나에게 <휴식>과 <여행>의 기억으로 각인되어 여전히 좋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진짜 더도 덜도 없이 널찍한 비즈니스 호텔 느낌.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유럽 호텔들 중 이런 곳이 의외로 별로 없다. 
 
 
 

 
 
 
둘째날 밤. 영원한 휴가님과 구시가지를 실컷 쏘다니고 게디미나스 대로를 횡단해 아이스크림 사먹고 나서 방에 돌아와 함께 도라지차를 우려 마셨다. 그 흔적. 
 
 
 

 
 
 
 

 
 
 
숙소를 옮기기 전날. 방에 들어오다가 게디미나스 대로에서 꽃 파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을 발견. 수레국화 한다발을 싼 값에 득템해 행복해하며 돌아왔었다. 
 
 
 

 
 
 
평범해보이지만 의외로 매우 편했던 침대. 이 침대보다 편했던 건 지난 바르샤바 여행의 래플스 정도였던 것 같다. 하지만 래플스는 비싼 곳이고... 여기는 훨씬 저렴한 곳이니 상대적으로 아주아주 기특한 침대임. 
 
 
 

 
 
 
 

 
 
 
두번째 숙소로 옮기던 날. 짐 다 챙겨서 나가면서 마지막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