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s

7.5 화요일 밤 : 더위, 일하다 방전, 노동의 나날, 차단기, 여름 싫다

liontamer 2022. 7. 5. 21:43

 

 

 

아침에 한창 곤하게 꿈을 꾸다가 알람에 깜짝 놀라 깨어나서 잠시 너무 졸려서 '아, 휴가...' 하고 고뇌하다가 오늘 해야 할 일들이 떠올라서 어쩔 수 없이 괴롭게 일어나 준비를 하고 출근을 했다. 

 

 

오늘도 정말 많이 더운 날씨였다. 어쩌면 이렇게까지 더운지... 지하철 시위할까봐 오늘도 일찍 나왔는데 사무실은 역시나 사우나. 한시간 정도 냉방을 해야 그나마 습기와 더위가 좀 가시게 된다. 보통은 내가 제일 먼저 출근하고, 직원들은 10시 다 되어 나오는 편이라 결국 나 혼자 더위 속에 앉아 일을 하는데(뭐 대신 먼저 퇴근한다), 이렇게 오전 노동 시간이 길기 때문에 점심 때가 되면 이미 지치고, 밥을 먹고 나면 체력이 방전됨. 

 

 

윗분은 오늘 외부 관계자 때문에 쓸모없는 호들갑을 떨며 안 그래도 매우 바쁜 나를 귀찮게 구셔서 속으로 굉장히 울컥하는 일이 있었지만 오후에는 '그래도 저분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덕에 내가 아직 서울 근무를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그리고 몸이 안 좋은 직원이 둘이나 있어서 한 명과는 오늘 면담을 했고 다른 한 명은 내일 따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일과 회사보단 당연히 개인의 안녕과 삶이 중요하므로 도와주고 싶고 이것을 우선으로 하려고는 하는데, 그러면 그 이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좀 걱정이 되기는 한다. 방법을 짜내야 한다 ㅠㅠ 

 

 

더위 때문에 너무 지친 채 퇴근했다. 그냥 더운 게 아니고 찌는 듯한 습기 때문에 정말 괴롭다. 내일은 심지어 아침부터 외근이라 많이 걸어야 해서 좀 걱정임. 날씨만 괜찮으면 걷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 길에 정말 그늘이 하나도 없어서 진짜 괴로운 루트라서. 차라리 지하철을 한 정거장 먼저 내려서 택시를 탈까 생각 중이다 ㅠㅠ 

 

 

오늘은 귀가해서 에어컨을 틀고 인덕션으로 음식을 데웠더니 차단기가 내려갔다. 다행히 잠시 후 다시 올렸더니 정상 가동되었다. 여러 집에서 전기를 한꺼번에 많이 써서 그런 건지... 예전에 오피스텔에 살 때는 원체 많은 가구들이 밀집해 있고 전기용량이 적어서 걸핏하면 차단기가 내려갔지만 이사온 후에는 이런 일이 거의 없었는데. 원래 인덕션과 오븐렌지가 전기를 많이 잡아먹어서 두 개는 절대로 한꺼번에 돌리지 않는데, 그래도 에어컨, 인덕션 조합까진 작년에 괜찮았는데... 조마조마.... 그래서 덜 데워진 국이랑 밥을 먹었음. 

 

 

아아 정말 여름은 싫다. 습기만 없어도 버티겠는데 흑흑... 하여튼 늦지 않게 자야겠다. 내일 땡볕과 습기를 뚫고 걸어갈 기력을 충전해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