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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 화요일 밤 : 언제 여행갔었냐는 듯 빡세게 일함, 역시 아프구나, 내일 어떻게 해야 하지

liontamer 2022. 6. 14. 20:55



어제 소분해 냉동해두었던 빵 중 두 조각을 아침에 보건소 가기 전 꺼내놨다가 돌아와서 먹었다. 두 쪽은 조금 많아서 반조각은 남겨서 내일 회사에 가져가려고 싸 놓았다. 굳어버리면 안되는데...





까만 부위가 맛있음 :) 그런데 조금만 더 촉촉하면 좋을텐데 역시 빵집에서 사와서 여행가방에 들어가 비행기 타고 오는 동안 비닐과 뽁뽁이 안에서도 좀 마른 것 같다.


어제 너무너무 피곤했던 모양이다. 10시 좀 넘어서 픽 쓰러져 잠들었고 새벽 5시 반 즈음 한번 깼다가 도로 잠들어 8시 다 되어 일어났다. 온몸이 너무너무 쑤시고 아팠다. 그리고 너무 누워 있었기 때문인지 등이 너무 결렸다.


따뜻한 물로 몸을 좀 풀어준 후 대충 선크림만 바르고 보건소에 갔다. 9시 약간 넘은 시각에 도착하자 대기 줄이 전혀 없었고 아마 내가 오늘 첫 검사자인 것 같았다. 그간 운좋게 확진된 적도 없고 이 검사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신속항원검사도 빌니우스에서 비행기 타기 전날 처음 받았음), 어우 이것은 정말 아팠다! 게다가 첨에 왼쪽 비강 검사를 하다가 면봉을 빼서 오른쪽으로 들어갔는데 오른쪽이 훨씬 깊고 아프게 들어갔다. 검사를 하면서 검사관이 뭐라뭐라 말을 했다. 어우 정말 깊게 쑤시는구나 하고 눈물이 찔끔 나서 잘 못알아들었는데 알고보니 검사관께서 나보고 '왼쪽 비강 안이 좀 부어 있으니 앞으로 이런 검사할 때는 오른쪽으로 해달라 말하라'는 것이었다! 왼쪽은 잘 안돼서 쑤시다가 빼고 오른쪽으로 넣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코가 막히면 왼쪽이 더 잘 막히나 싶기도 함) 하여튼 빌니우스에서 받았던 검사는 비록 신속항원검사이긴 했지만 정말 하나도 안 아프고 살살 부드러웠는데 오늘 받은 PCR은 제대로 아팠다. 코가 쌔하고 멍해서 눈물도 나오고 콧물도 나왔다 흐헝. 그래도 검사를 순식간에 마쳐서 도로 집에 왔더니 도합 3~40분 밖에 안 걸렸다.


그런데 아침 일찍 검사를 하면 저녁에는 결과가 나온다고들 하는데(기존의 회사 동료 확진자들은 다 그랬는데) 나는 아직도 결과가 통보되지 않고 있다. 양성일까봐 걱정된다기보다는, 원래 재택근무는 오늘만 하고 내일은 아침에 정상출근해서 당장 오전부터 회의를 진행하게 되어 있으므로 참 난처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ㅠㅠ 난 오늘 저녁이나 밤엔 결과통보를 받을 줄 알았는데... 이러면 내일도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데 ㅠㅠ 내일 오전의 회의와 그 이후 이미 몇개 쌓여 있는 실무자의 보고 건들은 어쩌지 ㅠㅠ 후자는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다지만 회의는... 아마 확진자 수가 적어지면서 선별진료소도 축소되고, 검사인력도 좀 축소해서 결과 통보도 즉시 안 오는 건가 싶기도 하다만, 다른 사례들을 보면 최근 입국한 분들도 당일 검사 당일 결과가 나왔다는데 엉엉... 우리 동네 보건소 인력이 모자라서 그런가... 생각해보니 해외입국자 검사하라는 문자도 심지어 아침에 이미 검사 완료한 후에야 왔다. 난 어제 아침 8시 전에 입국절차를 마쳤는데... 우리 보건소가 좀 느린가보다 싶어짐...






집 들어오면서 찍은 하늘 사진. 아침엔 해가 쨍쨍 나고 이렇게 하늘이 파랬으나 오후가 되자 다시 우중충해지고 습해졌다. 하긴 내내 집에서 일만 했으니 날씨가 중요하지 않음. 내가 행운이었던 것이 빌니우스 여행 내내 날씨가 좋았는데(저녁에 숙소 들어온 후에만 비가 두세번 왔음), 이번주는 귀신같이 추워지고 비가 온다고 한다! 날씨신이 강림해주셨나보다고 영원한 휴가님께 말씀드렸다 ㅎㅎ


집에 돌아와 빵을 먹고 곧장 재택근무에 돌입해 종일 무지무지 바쁘게 일했다. 당연히 바쁜 것이 일주일도 넘게 자리를 비웠으니... 그래도 극심한 문제가 터진 것은 다행히 없었다. 다만 기한이 촉박한 일이 있었는데 이걸 내가 안 챙겼더니 다들 나몰라라 하고 안하고 있었던 것이 있어 종일 이것을 하도록 시키고 내용 검토하고 피드백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일과 모레까진 계속 이 일에 매달려야 할 것 같다. 그외 직원들 몇몇과 연락해 각자의 업무진행상황을 체크하고 내가 검토해줘야 하는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윗분과도 오후 늦게 통화를 했는데 나 없는 동안 얘기할 상대가 마땅히 없었던 윗분께서 봇물터지듯 한시간 동안 말씀을 하심 ㅋㅋ 나 없으니 많이 답답하셨던 모양이다. 난 너무 좋았는데 흐흐흑 ㅋㅋ


빡세게 일하고 그래도 늦지 않게 정시에 업무를 마쳤다. 냉장고가 텅텅 비었고 미처 버리지 못하고 갔던 토마토와 두부가 상한데다 심지어 올리브마저 곰팡이가 가득 피어 있었다 흐흑.. 그것들을 다 버렸다. 먹을 게 없어 오늘은 토끼샐러드 귀환 따위 못하고 아침엔 양귀비씨빵, 점심 저녁은 다 밥먹었다. 그래도 저녁에 마트에 주문했던 것들이 와서 다시 대추방울토마토와 두부가 생겼으니 내일 저녁엔 토끼샐러드로 돌아올 예정(...그러겠지?)


여독도 안 풀리고 시차 적응이 당연히 아직 안되어 종일 피곤하고 졸렸지만 너무 바쁘게 일하느라 그냥 버텼다. 간밤엔 피곤해서 내리 잤는데 오늘 밤에도 제발 쭉 잘 잤으면 좋겠다. 그런데 정말 아직 결과 통보가 안왔으니 나는 내일 아침에도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건가 ㅠㅠ 애매해서 어떻게 하지 흑흑... 평소처럼 8시까지 출근이 아니라 9시까지 출근한다 해도 집에선 일찍 나서야 하는데 아무래도 결과 통보는 아침 9시 넘은 이후에나 올 것 같고.. 어떡하란 말이야 으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