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창가에서 마지막 티타임, 티포트와도 작별인사
2집 창가 티테이블에서의 마지막 티타임.
액자와 엽서와 아스토리야의 방해하지 마시오 태그 등이 모두 사라지고 벽과 테이블이 휑해졌다. 좀전까지 계속 물건들을 버리고 짐을 정리했다. 본격적 이사는 집이 나가면 하겠지만, 일주일 후 이 동네로 이사오시는 선배가 이 티테이블과 의자를 가져가실 것이다.
2집에서 3년 4개월을 보냈다. 이 창가와 테이블이 나에게 정말 많은 위안을 주었다. 일 때문에 잡은 기숙사 같은 집이었지만 휴일이나 아파서 쉴때 이 창가의 빛 들어오는 작은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신 순간들 덕분에 나는 2집을 사랑하게 되었다.
양죽이. 있다 기차 타러 갈때 챙겨가려 한다.
2집을 떠나고 새 부서에서 새 일을 시작하게 되니 기운내기 위해 수탉 찻잔으로 여기 창가 테이블에서의 마지막 티타임을 갖는다.
이 아주 좁고 작은 구석 공간 하나가 이곳에서의 힘든 나날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었다.
창가 티테이블과 함께 헤어져야 하는 티포트. 오래전에 샀던 건데 왜 이걸 골랐는지 기억이 안난다. 전혀 내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 발령받은 후 처음엔 집2, 그다음에 여기 2집으로 옮겨올때 가지고 와서 몇년 동안 내내 차를 우려 마셨다. 용량이 작아서 불편했지만 그래도 잘 썼다. 그래서 2집 티타임 사진엔 항상 얘가 등장했다.
그런데 인사발령 나기 직전 주말에 설거지하다가 주둥이 끝이 깨져버렸다. 수명이 다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발령이 났다. 뭔가 상징적이란 생각이 든다. 부서진 주둥이가 불편하지만 그래도 오늘까지는 이 포트로 차를 우려 마신다. 다 마신 후에는 이 포트는 버리고 가야 한다. 꼭 인사를 해줘야 하는 고맙고 기특한 티포트이다. 고마워, 그동안 참 좋았어. 잘 가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