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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뻬쩨르 갔을 때는 단 하루도 햇살이 나지 않았다. 주로 비가 오거나 아주 흐렸다. 



비오던 날, 그리보예도프 운하 따라 걸으며 폰으로 찍은 사진 몇장. 왼편 상단에 보이는 사원은 카잔 성당. 






이 날은 비가 와서 여기 쭈그려 앉아 술 마시거나 담배피우고 얘기나누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건 또 아닌게 운하가 원체 길게 이어지는데다 저런 계단이 군데군데 있어서 가다 보면 또 한둘씩 비를 맞으며 음주를 하거나 얘기를 나누거나 혼자서 운하를 바라보거나 통화를 하고 있거나 그렇다. 옛날부터 그런 광경을 워낙 많이 봐와서 글을 쓰면서도 트로이가 저런 곳에 쭈그려 앉아 혼자 병나발을 불거나 운하를 내려다보거나 하는 장면들을 집어넣었다. 사실 이 도시 토박이라면 익숙한 일이기도 하고. 



그런데 내가 쓴 글들은 대부분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등장인물들도 일린 같은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가 레닌그라드 토박이들이라 트로이 뿐만 아니라 미샤나 알리사, 심지어 지나도 포함해 다들 저런 계단에 쭈그려 앉거나 운하를 내려다보거나 했을텐데 보통 나는 저런 공간이 나오면 트로이를 떠올리는 편이다. 






이것도 이 도시의 전형적인 풍경 중 하나. 이 도시에 대한 일러스트나 엽서, 만화 등을 보면 재빠르게 운하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보통 이 난간을 휘리릭 그려놓곤 한다. 나도 이해가 감. ㅋ온갖 종류의 난간들 중 이 난간 그리는 게 제일 쉬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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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러고 출퇴근하는 계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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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