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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 해당되는 글 386

  1. 2022.12.09 물들
  2. 2022.12.09 두 개의 카페에서 쇼핑 에세이, 나보다 멀리 간 책 4
  3. 2022.12.08 기차역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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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22.11.28 11.28 월요일 오전 : 체크아웃, 프라하 공항
  11. 2022.11.28 11.27 일요일 밤 : 파란 하늘 출현, 여행 막날은 느릿느릿, 카페 두 곳, 폴, 가방 꾸림
  12. 2022.11.28 결국 현장에선 미니멀리즘이 되는데…
  13. 2022.11.27 융만노바 별다방
  14. 2022.11.27 IPPA 카페, 서양배 케익 2
  15. 2022.11.27 11.26 토요일 밤 : 이번 여행은, 커피, 쇼핑 실패, 릴리오바와 레테조바, 인파, 차, 지난한 도전 2
  16. 2022.11.26 러시아 음식점, 집밥 보르쉬 4
  17. 2022.11.26 11.25 금요일 밤 : 로레타, 흐라드차니, 푸른 하늘, 김치찌개, 에벨, 헤드 샷 1호점, 번잡한 이 동네, 플롬비르, 인후통 안되오 2
  18. 2022.11.25 11.24 목요일 밤 : 비, 헤드 샷 커피 다시, 쇼핑 약간, 물에 대해, 사보이, 아티잔, 추억의 루트, 방에서 2
  19. 2022.11.24 11.23 수요일 밤 : 숙소 옮김, 안 해봤던 것, 새로운 것들, 다른 러시아 식당, 에릭은 못옴, 에클레어 카페, 트라이앵글 이동, 피곤
  20. 2022.11.24 헤드 샷 커피
  21. 2022.11.23 11.22 화요일 밤 : 추움, 처음으로 버스! 카페 4곳 클리어, 토바타의 모험, 거리와 시간 사이의 교차점, 예기치 않은 즐거움 2
  22. 2022.11.23 카페 에벨, 드디어 다시 6
  23. 2022.11.22 우 크노플리치쿠 2
  24. 2022.11.22 11.21 월요일 밤 : 트램 잔뜩, 내가 말라 스트라나에서 헤매다니, 카피치코, 보르쉬, 의외로 좋아져버린 요앞 별다방 4
  25. 2022.11.22 뭔가 먹는 것만 가득 4
2022. 12. 9. 21:28

물들 2022-23 praha2022. 12. 9. 21:28






첫번째 숙소에 머무를 때 매일 샀던 물들. 전에 프라하의 물 얘길 쓰기도 했다. 아마 11.24 메모였을 것이다.

 

 

사진의 왼쪽부터 순서대로.


맛없는 물. 무난한 물. 맛있는 물. 그럭저럭 좀 싱거운 물.





그리고 이것이 또 가격과도 일치함 ㅠㅠ 맨 왼쪽 물은 숙소에서 제일 가까운 큰 수퍼인 Lidl에서 엄청 저렴하기에 샀던 건데(게다가 2리터였고. 의외로 물들이 1.5리터는 많아도 2리터는 별로 없다) 진짜 수돗물 냄새가 나고 맛이 없어서 누룽지 따위 먹을 때만 끓여서 먹고 저만큼 남은 건 결국 버림. 역시 비싼 물이 맛있었다 흑흑 입맛이 왜 이리 간사한 것인가ㅠㅠ

 

 

 

얼마 전 프라하에서 쓴 물에 대한 메모 링크는 여기 : moonage daydream :: 11.24 목요일 밤 : 비, 헤드 샷 커피 다시, 쇼핑 약간, 물에 대해, 사보이, 아티잔, 추억의 루트, 방에서 (tistory.com)

 

11.24 목요일 밤 : 비, 헤드 샷 커피 다시, 쇼핑 약간, 물에 대해, 사보이, 아티잔, 추억의 루트, 방

여행 와서 처음으로 거의 8시간 가량 잤다. 새벽에 깼다가 다행히 다시 잠들었다. 베개가 너무 높고 커서 목이 뻐근해 고생하다 쿠션으로 바꿔 베고 잤음. 유럽인 사이즈인가... 종일 비가 주룩주

tvey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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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책은 무라카미 류의 쇼핑 에세이로 쏜살문고에서 나왔다. 이 문고에서 나온 책이 가벼워서 여행 다닐 때 들고 다니기 좋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무라카미 류도 소설가로는 취향에 맞지 않지만 전자의 에세이들은 좋아하고, 후자는 에세이조차 읽어보지 않았는데 지난 프라하 여행 때 들고 갈 책을 고르다가 목차와 책 소개를 보고 궁금해서 모험하는 셈 치고 사보았다. (제목 때문에 오글거린다고 생각하며) 

 

 

 

그런데 정말 예상외로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 그야말로 여행 가서 읽기 딱 알맞는 책이었고, 대책없는 맥시멀리스트에 쇼핑광인 이 사람의 글이 얄밉지 않고 귀여워서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계속 웃게 된다. 셔츠 수십벌, 넥타이 수십개, 젓가락 20벌 등등 일단 꽂히면 정신없이 사대고, 새로 산 멋진 셔츠를 입고 싶어서 방송 출연을 해야겠다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등등... 짧은 글들에 유머가 가득해서 읽는 것이 즐거웠다. 그리고 읽는 내내 '당시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는 정말 수입이 많았나 보구나, 저렇게 명품을 마구마구 질러대네' 라는 생각도 들었다 :)

 

 

 

원래 이 여행 때 읽으려고 주문했던 에세이가 이것과 사노 요코의 에세이집이었다. 그런데 가기 며칠 전 국내 어느 일본문학 번역가가 쓴 에세이집을 읽고 너무 실망한 나머지 '아 저 두권도 딱 이런 스타일이면 너무 싫을 것 같다' 하고 고민하다 후자는 빼놓고 '그래도 뭔가 쇼핑 얘기면 재밌지 않을까' 하며 무라카미 류의 책만 챙겼다. 이 책은 조그맣고 가볍고, 사노 요코 책은 상대적으로 두껍고 무겁다는 것도 크게 한몫 했다. 결과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라하 여행이 중반부에 접어들었던 날, 두 개의 카페를 오가며 이 책을 읽었다. 조그맣고 가벼운 책이니 가방에 집어넣고 다닐 수 있었다. 오전엔 헤드 샷 커피의 파란 테이블에 앉아 역시 파란 이 책을 펼쳐들었고, 생각보다 재미있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전날 저녁 새로 발굴해 너무 맘에 들어 오전에 다시 들른 헤드 샷 커피도, 통창 너머로 비가 조금씩 오는 가운데 사람들이 지나가는 풍경도, 테이블 두어 개 뿐인 카페의 한적함과 조용한 앰비언트 음악도, 그리고 재미있고 가벼운 책도 모두 좋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구시가지 골목들을 걷다가 예전에 종종 들렀던 아티잔 카페에 갔고 떠들썩하게 수다떠는 외국인 관광객 아주머니들 바로 곁 테이블에 앉아 계속해서 책을 읽었다. 맨 위 사진이 아티잔 카페에서 찍은 것. 그래서 카페 명함을 책갈피로 잠깐 사용했다. 저 명함은 집으로 가져와 다른 책 읽을 때 다시 책갈피로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 남은 부분은 숙소에 돌아와 밤에 자기 전에 마저 읽었다. 

 

 

이 책은 떠나기 이틀 전에 영원한 휴가님께 우편으로 보내드렸다. 그리고 나는 돌아와서 이 책을 다시 주문했다. 그러니 사진 속의 책은 한국에서 핀에어를 타고 인천에서 북극해를 지나 헬싱키로, 헬싱키에서 프라하로, 프라하 중앙우체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빌니우스로 나보다도 먼 여행을 한 셈이다. 영원한 휴가님께서도 재밌게 읽으시는 것 같아 뿌듯했다. 

 

 

 

 

 

 

 

헤드 샷 커피에서. 여기는 테이블 색깔, 커피잔의 색깔마저도 책 색깔이랑 절묘하게 같아서 이것도 또 좋았고 나의 하찮은 미감을 만족시켜 주었다. 

 

 

 

 

 

 

 

읽다가 재밌었던 문단이라서. 여기서 재밌었던 포인트는  '이런 셔츠는 외국인이 산다' 라고 해맑은 얼굴로 대답하는 주인에 대한 문장임 ㅎㅎ 그리고 역시 헤드 샷 커피의 푸른색이랑도 어우러져서 그 즐거움도. 

 

 

 

 

 

 

 

이 문단을 읽자 쥬인 생각이 났다. '고급 베이커리에서 파는 온갖 곡물과 씨앗이 들어있는 비싼 흘롑(흑빵) 말고, 수퍼에서 파는 그냥 슬라이스되어 있는 흘롑이 좋아' 라고 한결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어 러시아에 가면 반드시 수퍼에 가서 쥬인 주려고 흑빵을 사곤 했다. 이번 프라하에서도 러시아 식품점을 발견해서 그런 흑빵을 사왔다. 

 

 

 

 

 

 

헤드 샷 커피 사진으로 마무리. 커피 안 마시는 나로 하여금 커피 마시게 해준 드문 곳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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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 2 2022-23 praha2022. 12. 8. 20:36





프라하 마사리크 기차역 두 장 더.



지방 본사에서 일하던 몇년 동안 매주마다 몇번이나 기차를 타고 오가며 길 위의 인생을 살아서 나는 기차와 기차역에 대한 모든 로망을 잃어버렸다. 고된 기억만 떠오를 뿐.




대체로 기차역 풍경은 스타일과 색감, 디자인만 약간 다를 뿐 어디를 가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아마 기차역이란 그 기능과 상징 두 가지로 작용하는 공간이라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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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 2022-23 praha2022. 12. 8. 08:35






프라하 마사리크 기차역.


그간의 수차례 여행과 체류에도 불구하고 프라하에서 단 한번도 기차를 타본 적이 없고, 심지어 이 역에 가본 적도 없었다. 언제나 플로렌스 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탔다. 기차보다 버스가 빠르다고 했기 때문에.


숙소를 옮기던 날, 나 포르지치 거리에서 시민회관 뒷길로 빠져서 예전에 가보지 않았던 길로 쭉 걷다가 기차역을 발견했다.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기차역은 작았고, 겨울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출발지와 도착지 목록을 보면서 잠시 어디 다녀올만한 곳이 있나 생각했다. 그런데 게으름의 결과 결국 여기서 기차를 타지도 않았고 여행 내내 프라하에만 머물렀다.



기차역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이게 가장 맘에 들어서 올려봄. 뭔가 내게 <전형적>으로 각인된 동유럽 영화 스타일로 찍힌 듯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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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오바 2022-23 praha2022. 12. 7. 20:16







릴리오바 거리. 간판에 씌어 있는 초코 카페는 내가 13년 2월에서 4월까지 머물렀던 집에서 1분 거리에 있었다. 처음엔 동생과 가서 진한 쇼콜라 쇼를 마셨고 이후엔 가끔 케익을 테이크아웃하러 갔었다. 다른 가게들은 문을 닫았는데 저 카페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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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들 2022-23 praha2022. 12. 4. 21:50







로레타 사원 가는 길목에 있는 기념품 가게. 머그컵이 옹기종기 달랑달랑 벽에 줄지어 달려 있었다. 취향에 맞는 컵이 없어 다행이라 생각하며 사원으로 종소리를 들으러 갔다. 지나칠 땐 몰랐는데 사진으로 아래 조그만 간판을 보니 따뜻한 음료도 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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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레타 차가운 햇살 아래 2022-23 praha2022. 12. 3. 17:27

 

 

 

흐라드차니, 로레타 사원 앞 광장. 

 

 

정오의 명종곡을 듣기 위해 차디찬 날씨에 포호젤레츠 정류장에 내렸고. 포석이 깔린 광장을 지나 돌계단으로 가 앉아 종소리를 들었다. 종이 다 울린 후 계단에서 일어나 천천히 광장에서 빠져나오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런 장면이 담겼다. 그 다음 컷에서 둘은 포옹을 하고 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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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 2022-23 praha2022. 12. 2. 22:46

 

 

 

바츨라프 광장 근방의 어느 거리. BRIT 간판과 저 여자분의 눈이 시릴 정도로 선명한 와인색 패딩이 잘 어울려서 찍었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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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라드차니, 그림자 나무 2022-23 praha2022. 12. 1. 21:26





돌아오자마자 곧장 출근해 일하고 있는데다 여독도 안 풀리고 몸도 안 좋아서 허덕대느라 사진 정리는 하나도 못했다. DSLR은 트렁크에서 한번도 안 꺼내서 폰으로만 대충 편하게 찍고 다닌지라 별로 건질만한 사진은 없지만, 그래도 구글에서 내려받아보니 이럭저럭 1500장 가까이 찍었는데 이 중에는 같은 구도의 사진을 두세번 찍은 것도 여럿이라 대충 천 장 이내 정도인 것 같다. 그렇다고 건지는 게 그 정도는 당연히 아니고.




사진은 로레타에 갔다가 흐라드차니 고갯길 따라 내려오며 찍은 것. 사진 자체는 별것 아니지만 나무 그림자들이 마음에 들어 올려본다. 저 길 따라 산책하는 거 좋아하긴 하는데 사실 겨울엔 춥다. 그리고 역시 동행이 있을 때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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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피곤했는데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어째 잠이 잘 안와서 몇시간 못자고 8시 좀 안되어 체크아웃했다. 잘 쉬었다 가요, 아르누보 팰리스 호텔! 방이 아늑하고 편했어요 :)




볼트로 택시 불러 타고 공항에 왔는데, 무려 650코루나! 택시비 비싼 프라하ㅠㅠ 하긴 그래도 인천공항에서 화정 우리 집 가는 택시비보단 싸구나.




8시 40분쯤 공항에 왔는데 핀에어 카운터가 9시 10분에 연다고 해서 30분 기다리고 곧 수속을 마쳤다. 지금은 게이트 근처 코스타 커피에 앉아 폰을 충전하며 간단하게 진저 티(매우 묽음)와 사과케익(맛이 없음. 그나마 젤 작은 거라 고름) 먹으며 기다리는 중이다. 2-30분 후면 탑승한다. 헬싱키까진 두시간 정도 걸린다. 경유가 두시간 반 가량이니 이 헬싱키행 비행기가 연착이 안되고 정시에 뜨길, 그리고 비행기 안 흔들리고 편하게 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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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가 되니 갑자기 말갛고 파래진 하늘! 진작 좀 이랬으면 얼마나 좋아! 그런데 바람이 불고 공기는 좀 싸늘했다.




어제보단 좀 더 잤지만 결국 6시 되기 전에 깼다. 뒤척이다 9시 반 넘어서 조식 먹으러 갔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내가 좋아하는 곳, 혹은 다시 가고 싶거나 궁금했던 곳들 대부분이 영업을 하지 않았다. 우하 먹으러 그 멀리 있는 러시아 식료품점에 갈까 했는데 역시 오늘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근처 산책 좀 하고 선물용 초콜릿을 사는 정도로 좀 살살 지냈다. 어제 너무 많이 걸었고 우체국 모험(나한테는 모험 ㅋ) 때문에 지쳤고 내일 장거리 비행도 기다리고 있으니.





다리 아파서 트램 90분 짜리(40코루나) 티켓을 사서 두 정거장 떨어진 보디치코바에 내렸다. 거기 있는 좀 이름있는 빵집에 가서 포피씨드 빵이 있으면 사보려고. 근데 요즘 프라하도 크루아상 붐인지 죄다 패스트리만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하긴 예전에 지냈을 때도 여기는 흑빵도 싱겁고 전반적으로 기본 빵은 맛이 별로라 폴이나 구르망 등 프랑스풍 베이커리에서 뺑 오 쇼콜라 같은 걸 주로 사먹긴 했다. 포피씨드도 베이글이나 모닝롤 따위에만 올라가 있어 포기하고 나와서 융만노바 쪽으로 걸어갔다. 헤드 샷은 오늘 둘다 영업을 안하니 그쪽에 찍어두었던 별다방 리저브 매장이나 눈에 띄는 카페 아무 데나 가려고.





그렇게 해서 오전에 따로 올렸던 IPPA 카페에서 서양배 케익과 얼그레이 티로 당분과 카페인을 섭취. 트램 90분이 끝나기 5분 전에 다시 트램을 타고 한 정거장 가서 숙소 근처의 러시아 식품점(그저께 흑빵과 아이스크림 산 곳)에 들러 까르또슈까 두 알을 샀다. 하나는 내 거, 하나는 쥬인 주려고. 락앤락에 이 두 알과 흑빵, 미니 알룐까를 빼곡하게 넣은 후 뽁뽁이로 쌌는데 부디 뭉개지지 않고 무사히 가져갈수 있길.









티켓 만료 5분 전 트램 기다릴 때 찍음. 여기는 바츨라프 광장 정류장.











까르또슈까, 물과 티슈, 선물용 초코를 수퍼에서 사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비둘기들이 엄청 통통해서 찍어봄. 겨울이라 지방질을 축적했나보다.





오늘은 손님이 많은지 2시 즈음 들어갔더니 아직 내 방 청소가 안 되어 있었다. 그런데 바로 옆방 청소 중이라 곧 내 방에도 올 것 같아 물 등 짐만 내려놓고 다시 나갔다. 그래서 결국 오전의 카페에서 가까운 융만노바 광장으로 다시 가서 요 며칠 지나갈 때마다 눈여겨봤던 별다방에 갔다. 일요일 오후였고 자리가 하나도 없었는데 마침 안쪽 널찍한 테이블에 앉았던 남자가 일어나서 얼른 거기 앉았다 :) 콘센트도 있고 좋은 자리였다.











차이 티 라떼를 마셨고 아이패드로 스케치도 하고 이번 여행을 천천히 마무리했다. 이번 프라하에선 첫 숙소 앞 별다방과 이 융만노바 별다방 둘 다 마음에 남을 것 같다. 별다방이 갖는 어떤 특성이 있다.











카페에서 나와 광장을 가로질러 돌아왔다. 서점에도 들렀지만 맘에 드는 엽서가 없어 그냥 나옴. 그 아르누보 포스터 가게에 이쁜게 많은데 아쉽다. 하지만 프라하엔 워낙 여러 번 와서 이것저것 사온 게 많은 터라 굳이 아까운 정도는 아니다.





내일 8시 쯤엔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가야 하니 시간도 빠듯하고 여기 조식이 그리 훌륭하진 않아서 그냥 광장에 있는 폴에 가서 뺑 오 쇼콜라를 한 개 사서 들어왔다. 예전에 지낼 때 많이 사먹었던 터라 폴에서 이걸 사면 항상 릴리오바 아파트의 창가가 생각난다.









이렇게 내일 조식 준비 완료. 티백은 내가 화정 집에서 가져온 것, 꿀은 오늘 조식 테이블에서.




방에는 5시 전에 돌아왔고 가방을 느릿느릿 꾸렸다. 이번엔 에벨을 제외하곤 찻잔을 안 샀고 먹거리와 바디제품 서넛 외엔 별로 쇼핑을 안해서 가방 꾸리기가 어렵진 않았고 어제부터 미리 반쯤 챙겨두기도 했다. 근데 그래도 역시 가방 꾸리는 건 너무 싫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중간에 게으름 피우고 씻고 그 와중에 앞머리고 자르고 배고파서 밥도 먹느라 다 챙기니 어느덧 7시 반이 넘었다. 이 메모를 적고 나니 8시 반이다. 이미 너무 졸린다.




오늘은 4.7킬로, 8,214보. 대폭 줄었음.




내일은 여기 시간으로 11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헬싱키에서 경유, 우리 나라엔 화요일 낮에 도착한다. 그런데 막 비오고 엄청 추워진다고 한다. 패딩을 입고 가야겠다. 오늘 밤은 푹 자고 내일 비행기 잘 타고 무사히 집에 돌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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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오늘 융만노바 별다방에서 퀵 퀵 퀵 크로키 세 컷.






짐 챙길 때도 항상 최소화해서 옷을 꾸린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도 여지없이….














스스로 교훈 : 생각하는 것보다 옷을 절반만 챙기자.





(심지어 속옷과 양말도 절반만 챙겨도 된다 ㅠㅠ 보통 밤에 빨아서 라디에이터에 말리며 자기 때문이다. 빨래 쌓아놓는 거 싫어하는 피곤한 성격이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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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2. 11. 27. 23:19

융만노바 별다방 2022-23 praha2022. 11. 27. 23:19







방에 잠깐 들러 물과 초콜릿 따위를 내려놓고 다시 융만노바 광장 쪽으로 와서 지나다니며 눈에 담아두었던 별다방에 들어와 이번 여행의 마지막날을 정리 중이다. 이 별다방이 은근히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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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7. 23:02

IPPA 카페, 서양배 케익 2022-23 praha2022. 11. 27. 23:02






오늘은 일요일이라 헤드 샷 커피 포함 카페들이 영업을  안 하는 곳이 많다. 여행 막날이라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근처만 슬렁슬렁 거닐다 들어가려 한다.





헤드 샷 커피 2호점 가는 길에 있는, 역시 융만노바 거리의 IPPA 카페라는 곳에 들어가 케익을 먹었다. 정교하고 예쁘고 맛있고 엄청 비싸다. 내가 시킨 서양배 케익 한 조각에 209코루나, 거의 12000원 가까이 한다. 정말 비싸다. 그런데 정교함과 맛을 놓고 보면 비싼 값 하긴 한다.











정말 서양배랑 똑같음.









화이트 초콜릿 코팅 안에 바닐라 크림과 배 콤포트가 들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아스토리야 호텔의 디아나 비슈노바와 파베르제 디저트가 좀 생각나는 맛.










설탕 봉지에 요런 문구가 적혀 있어 귀여워서 :)










julius meinl 찻잔은 이렇게 잔 위에 차망 받침접시를 줘서 좋다. 이거 때문에 가끔 이 찻잔 세트 사고 싶다(별로 이쁘진 않은데)










비싼 케익들 사진으로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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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 하루만 지나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간다. 일상과 노동이 기다리고 있다. 언제 일했냐는 듯 매일 쏘다니며 좋았는데... 진정 좋은 것은 프라하라는 특정한 도시, 기억이 머무는 공간에 다시 왔다는 사실이 아니라 노동의 일상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어 그저 골목을 걷고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하고, 오늘은 무엇을 먹을지, 어제 갔지만 맘에 드는 카페에 또 갈지 다른 곳을 찾을지 등 극히 눈앞의 순간들만 생각하며 걷는 것 그 자체였다.




오히려 이번 프라하는 예전과는 다른 장소들에 머무르며 새로운 거리들을 돌아다녔고, 기존의 추억이 남아 있는 곳들의 감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마치 서울 어딘가 잘 모르는 골목들을 돌아다닌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이번 프라하의 휴가는 그저 카페들과 새로운 장소들을 오가는 순간들이었고 거기에 옛 기억과 아름다운 풍광들, 끊임없는 사진 촬영은 더 이상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이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여행 내내 잠을 충분히 못 자고 있어 휴식이 별로 없는 것만 슬프다. 원래는 중간에 드레스덴이나 카를로비 바리, 혹은 체스키 크룸로프나 브르노 중 한곳쯤 다녀올 생각이었으나 모두 버스를 최소 왕복 합쳐 4시간 이상 타야 하는데 겨울이라 낮이 너무 짧고 날씨도 궂어서 그냥 포기했다. 사실 카를로비 바리엔 오랜만에 다시 가고 싶긴 했는데... 에릭이 왔다면 옛 기억을 되살려 같이 갔을지도 모르지.




오늘도 자정 넘어 잠들고 새벽 6시에 깨서 더 못 잤다. 조식을 포기하고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하여튼 더 못 자고 10시 반쯤 방에서 나섰다. 융만노바 쪽 헤드 샷 2호점에서 아침을 먹었다. 라떼와 애플 스트루델을 먹었는데 여기는 디저트와 빵류는 별로인 것으로 판명. 라떼는 매우매우 부드러웠다. 이렇게 커피 자주 마신 건 정말 처음이다. 근데 역시 나는 홍차가 더 좋다. (아 근데 요 며칠 커피를 마셔서 잠이 모자라나?!!!)









헤드 샷 가기 전에 먼저 숙소에서 가까운 나 프르지코페 거리에 갔다. 거기 베네통 매장이 크게 하나 있는데,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중이고 우리 나라보단 좀 저렴한지라 전에 찍어놓았지만 턱없이 비쌌던 코트가 있나 구경을 갔었다. 바빠서 백화점 갈 시간도 없었으니 여기서 입어보고 사이즈 확인을 해보고, 상대적으로 많아 저렴하면 여기서 사려고 꿈에 부풀었다. 근데 그 코트는 없었다. 체코 베네통 온라인 샵에도 없는 걸 보니 여기는 안 들어온 모양이다. 뭐 돈 굳었다(조삼모사)





오늘은 생각보다 스산하고 추웠다. 헤드 샷에서 나온 후 추워서 옷 갈아입으러 숙소에 잠깐 들렀다. billa에서 다시 할인하는 에비앙 1.5리터를 사서... (어제 korunni라는 물을 샀는데 체코 물은 스틸워터임에도 이따금 묘하게 가스가 좀 섞여 있을 때가 있어 복불복이다. 괜히 새 물 마셔보려다ㅠㅠ 나는 각종 맛은 괜찮지만 가스는 싫어해서... 하여튼 그래서 물을 새로 사옴.



옷을 조금 더 껴입고 나와 트램을 타고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내려 좀 걸어서 전에 살았던 릴리오바 거리에 갔다. 그쪽에 괜찮은 바가 있다고 해서 김릿이나 마실까 했는데 공사 중이라 실패했다.











전에 살았던 아파트 문 앞에서 잠시... 그게 벌써 9년 전이라니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나는 관광객으로 혼잡한 카를로바 골목을 싫어해서 뒷길인 레테조바 쪽으로 빠졌다. 에벨이 있던 자리엔 갤러리가 들어섰는데 영업하는 것 같진 않았다. 릴리오바와 레테조바는 다시 오지 않았던 게 나았을 것 같다.




하여튼 전에 산책하던 작은 골목들을 지나 구시가지 광장을 가로질렀다. 오늘밤 트리 점등식이라 하는데 트리와 마켓이 빽빽하게 들어차서 관광객 인파로 도떼기 시장 같았다. 지름길이 아니었으면 여기로 안왔을 듯...













드글드글....




어제 가려다 못간 아르누보 포스터 가게에 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ㅠㅠ 주말엔 쉬나... 상당히 멀리 돌아서 많이 걸었던 터라 기운이 빠졌다ㅠㅠ




대충 늦은 점심을 먹은 후 하벨스카 거리를 통과해 바츨라프 광장 쪽으로 돌아와 도브라 차요브나에 갔다. 여기서 네팔 쿠와파니 라는 또 새로운 차를 마시며 좀 쉬었다. 그리고 며칠 전 셨을때 무척 좋았던 네팔 일람을 100그램 사서 나왔다.











마음의 평화 :) 오늘도 손님이 엄청 많아서 자리가 없을 지경이었다.











이번에 산 홍차들. 사진엔 없지만 에벨에서 그루지야 홍차도 100그램 샀다.





저녁엔 내게 엄청난 도전, 즉 프라하 우체국에서 소포 부치기를 했다. 나는 러시아 시절부터 우체국에 대한 공포가 생겨서 예전에 프라하에서 지낼때도 우체국엔 안 갔다. 근데 지금 숙소 맞은편에 중앙 우체국이 있었고 마침 보낼 물건도 있었다. 각종 어려움을 뚫고(박스 구하는 것부터 힘들었음, 플라잉 타이거 가게에서 버리는 박스 하나 간신히 주워옴 ㅠㅠ), 또 우체국에서 일하시는 영어는 못하지만 친절한 아저씨가 발벗고 도와주셔서 하여튼 발송 성공은 했는데 과연 이게 잘 도착할지 모르겠다 흑흑 우편의 성인이여 도와주세요. 우체국 얘긴 나중에 시간 나면 자세히 올려보겠다.





방에 돌아오니 7시가 다 되었다. 오늘은 한 게 별로 없어보이지만 사실 8.7킬로, 거의 15000보 가까이 걸어서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발목이 시큰거린다. 이것저것 주워먹은게 많은 터라 씻고 첫날 리들에서 사와서 아직도 남아있는 감자칩과 어제 사서 실패한 가스 흔적이 있는 물로 저녁 먹음. 가방도 반쯤 싸 두었다.




재채기가 나와서 인후통 약을 방금 두알 먹었다. 어젯밤에도 목이 붓는 듯해서 그 약 먹고 괜찮았는데...




흐흑 내일만 지나면 돌아가야 한다. 내일은 많이 안 돌아다니고 조금만 걸어야지. 오늘은 제발 중간에 안 깨고 푹 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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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6. 19:31

러시아 음식점, 집밥 보르쉬 2022-23 praha2022. 11. 26. 19:31

 






여기는 월요일에 가서 보르쉬를 맛있게 먹고는 따로 올려야지 하고 사진만 갈무리해두고 그날그날 쏘다니느라 놓쳤던 그 러시아 식품점이다. 가는 길은 전혀 관광지 쪽이 아니고 심지어 좀 황량한 동네라 블라디보스톡이나 뻬쩨르 외곽 동네 느낌이 났다. 트램을 환승해 타고 여러 정거장을 가서 디바들로 나 피들로바체라는 이름도 어려운 정류장에서 내렸다.












바로 이런 썰렁한 정류장. 구글 맵을 켜고 길을 건너 아주 썰렁하고 작은 공원을 지나 이런 이끼 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설마 문 닫진 않았겠지? 이렇게 멀리 왔는데’ 하고 불안해함 ㅎㅎ
















요렇게 가게가 나타나고, 아이들 몇명이 우르르 들어가 초콜릿을 고르고... 키 높은 간이 테이블이 딱 둘 있는데 그 중 하나엔 척 봐도 곰같은 러시아 남자가 앉아 보르쉬를 드시고 있었다. 그냥 식품점, 매점 같은데 펠메니, 바레니키, 보르쉬, 우하 등의 메뉴가 있었다. 이날 아주 스산하고 추웠다. 나도 보르쉬를 시키고 연어 든 조그만 삐로슈까를 시켰다. 삐로슈까는 데워줘서 물렁해져서 좀 별로였지만 보르쉬가 너무 맛있었다. 테이블이 높아서 힘들게 걸터앉아 정신없이 흡입. 인생 보르쉬에 들어감! 비트와 감자 등 건더기를 아끼지 않았다.





내가 잘 먹자 카운터의 주인 아주머니가 좋아하셨다. 냉장고에서 조그만 유리 종지에 든 차갑게 식힌 고기를 가져다주었다. 육수 내고 발라놓은 소고기를 결대로 찢어놓은 건데, 나는 비위가 약해서 조금만 잡내가 나면 고기를 못먹는다. 그래서 어떻게 먹은 척 조금만 먹지 했는데 아니 이것이 또 너무 맛있는 거였다! 결국 고기도 수프에 다 빠뜨려서 끝까지 다 먹음! 꼭 엄마가 육개장 끓이실때 고기 삶아서 결대로 찢어놓은 걸 나중에 넣어주시는 느낌이었다.




며칠 후 제대로 된 러시아 식당 가서 또 보르쉬를 먹었지만 여기 것이 더 맛있었다. 그건 식당 보르쉬, 이건 엄마 집밥 느낌. 아주머니에게 너무 맛있다고 하자 엄청 좋아하시며 또 오라고 했다.




사실 우하도 먹고프고 또 진열대에 까르또슈까도 팔아서 막바지에 한번 더 갈까 했는데, 옮긴 숙소 바로 근처에도 러시아 식품점이 있어 아무래도 멀어서 안 갈 것만 같다. 우하는 먹고픈데 이제 여행이 다 끝나가니 저 먼곳에 다시 가기가 좀 어려워짐.









맛있었던 집밥 같은 보르쉬.









삐로슈까는 좀 실패. 근데 여기는 러시아어 리뷰들을 보면 펠메니가 또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아 좀 가까우면 좋울텐데 ㅠㅠ











원래 러시아 식품점이었으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삭품점으로 바꾼 듯하다.










고려인 당근 샐러드, 비네그레트, 올리비에, 까르또슈까 등도 있고...










요런 매점 같은 곳인데 저 안 주방에서 음식이 나옴 :) 좀 학교 앞 수퍼 겸 간이분식집 같은 느낌.










도시락 컵라면도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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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가 아니라 노화의 문제인지 매일 새벽 4시에 깨는데 어젠 운이 좋아서 다시 잠들었지만 오늘은 실패했다. 살풋 약간 졸았지만 결국 업무 전화 때문에 깼고 매우 수면 부족...





프라하 온지 일주일 만에 첨으로 푸른 하늘을 봤다. 완전히 쨍한 건 아니었지만 잠시나마 파란색을 본 걸로 위안을... 그래서 피곤했지만 트램을 타고 로레타에 갔다. 숙소에서 나로드니 트르지다로 걸어가서 타면 되는데, 내가 이쪽 동네엔 묵어본적도 없고 예전에도 신시가지는 나로드니 트르지다를 기점으로 돌아다녔던 터라(바츨라프 광장은 번잡해서 도브라 차요브나 갈때만 왔었다ㅠ) 아침에 완전히 길을 잘못 들어서 삥 돌아서 갔다. 로레타는 전적으로 명종곡만 들으러 가는 거라 매 정시에 가지 않으면(특히 정오) 한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맘이 급해서 막 빨리 걸었더니 다리가 너무 아팠다.




하여튼 11시 46분에 포호젤레츠 정거장에 내려서 로레타에서 정오의 명종곡을 들을 수 있었다. 하늘도 파래졌고 차가운 공기를 뚫고 울려퍼지는 종소리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고생하고 온 보람이 있는 아름다움, 겨우 2분도 안되지만 최상의 순간이다.


다시 정거장으로 가서 트램 타려다 하늘 파란 게 아까워서 스트라호프-프라하 성-네루도바로 이어지는 길로 걸어내려왔다. 오랜만의 산책 코스였다.










이 사진은 맨첨 프라하 왔을 때부터 항상 이 길을 지나갈 때마다 찍는다 :) 그래서 이번에도.











파란 하늘 흑흑..




이 사진 찍은 곳에서 좀 걸어올라가면 저 전망을 보며 야외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는 레스토랑이 있다. 십년 전 쥬인과 거기 앉아서 엄청 맛없는 커피, 무슨 식빵에 아이스크림 적셔놓은 듯한 끔찍한 티라미수와 사과주스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회사 친구는 따로 갔을 때 거기서 사슴고기 요리를 먹었는데 무지 맛없었다고 한다. 전망 보는 값인가보다.











프라하 성엔 안 갔기 때문에, 그쪽으로 최소한 좀 올라갔어야 뒷길을 타고 말로스트란스카 역으로 갈수 있는데(여기도 좋아했던 산책로), 다리 아파서 그거 조금 올라가기 싫어서 번잡한 네루도바 거리 따라 내려왔다. 그나마 겨울이라 관광객이 별로 없었다. 더 내려가서 캄파에 갈까 하다 다리도 아프고 너무 피곤해서 그냥 말로스트란스카 역으로 가서 지하철 1정거장 타고 스타로메스트카에서 내렸다. 에벨에 가려고.





그러나 에벨의 테이블 두 개는 꽉 차 있었고 손님도 있었다. 슬퍼하며 ‘에이 엽서나 사러 갈까’ 하는 마음에 들로우하-리브나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그 동네에 전에 가끔 가던 아르누보 포스터 가게가 있음) 그러다 중간에 나오는 두슈니 거리에서 한국 식당을 발견, 아 모르겠다 밥을 먹자 하고 들어가서 난데없이 김치찌개를 먹었다. 여기도 비싸긴 했지만 며칠전 그 한국식 중국집보다는 쌌다. 김치보다 파랑 양파가 더 많이 들어 있어 슬펐지만 그냥 먹었다. 난 여행 나와서 한국식당 찾아가는 타입이 딱히 아니었고 김치찌개는 우리나라에서도 식당에서 안시키는데(울 엄마 김치가 맛있어서 식당 김치찌개 안 좋아함) 하여튼 힘든 상태라 맛있게 먹고 몸이 좀 따뜻해져서 나왔다.





그리고는 포스터 가게고 뭐고 그 사이 에벨에 자리가 났으려나 싶어 도로 돌아서 가보았다(10분 거리)










이렇게 구시가지 광장을 가로질러서... 파란 하늘이라 찍어놓음. 카메라 가지고 나왔어야 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내 dslr은 내내 트렁크 안에서 잠자고 있음. 이제 갈수록 큰 카메라 못 들겠고 예전처럼 사진 열심히 찍지도 않아서 모든 것은 폰으로 해결 중인데 그래도 다녀오고 나면 가끔 심도 얕은 폰 사진이 좀 아쉽긴 하다.





하여튼 에벨에 갔더니 중간 휴식 시간이라고 문이 닫혀 있었는데 두시에 연다고 적혀 있어 5분 정도 서서 기다렸더니 문이 열렸고 행복하게 테이블에 앉음 :)












이번 프라하 여행에서 커피를 3번이나 마시는 대기록 달성. 김치찌개 때문에 맵고 짜서 부드러운 카푸치노로 입안을 달래는 게 가능했다. 확실히 어제 헤드 샷 커피보다 여기 카푸치노가 조금 더 진하고 풍미가 깊다. 그런데 나는 본시 커피를 거의 못 마시는 자라, 어린이처럼 카푸치노보단 라떼가 더 낫다는 결론 ㅎㅎㅎ




테이블 두개 뿐이고 계속 손님이 오니 도저히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카푸치노 마신 후 초콜릿을 사서 구냥 나왔다. 여기는 레테조바의 옛 에벨과는 영영 같아질 수 없겠지 ㅠㅠ


코로나 이후 다시 돌아온 프라하에는 이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레테조바의 에벨이 없지만, 새롭게 발견해 무척 맘에 드는 카페가 하나 생겼으니 그래도 위안이 된다. 바로 헤드 샷 커피. 여기는 에벨처럼 아기자기 따스하기보단 모던하고 작지만 에벨이 붉은색으로 날 사로잡았듯 근사한 민트블루와 깔끔하고 간결한 디자인으로 내 마음에 들어왔다. 알고보니 내가 어제와 그저께 갔던 곳은 2호점이고 융만노바에서 프란치스코 공원 쪽으로 가면 조금 더 큰 1호점이 있었다. 심지어 거기가 숙소에선 약간 더 가깝다!




그래서 에벨에서 나와선 지하철을 또 1정거장 타고 무스텍에서 내려 조그만 프란치스코 공원으로 갔다. 여기는 쇼핑몰 주랑이나 작은 골목을 통과해야 나오는 좀 비밀스럽고 작은 공원이라 관광객들은 별로 안온다. 나도 예전에 살 때만 몇번 산책온 게 전부다. 가게가 별로 없는 쇼핑몰 한쪽에, 창가 자리 하나를 공원에 면한 채 헤드 샷 커피 1호점이 있었다. 여기는 테이블이 그래도 예닐곱 개는 됐다. 지금 생각하니 이 카페는 어쩐지 내게 뻬쩨르의 본치 카페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아마 색채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단숨에 마음에 들었나...




창가 자리는 차 있었지만 구석 테이블이 하나 비어 있어 거기 앉아 얼그레이와 크림롤 과자를 주문해 먹었다. 차는 잘 우려 주었고 크림롤은 에클레어 같으리라 생각했으나 소련 과자 같았다 ㅎㅎ 바닥에 콘센트도 있어 폰 충전도 하고 쥬인과 잠시 통화도 했다. 아 이제 토, 일 이틀 남았는데 1호점 2호점 번갈아 가야 하나 ㅠㅠ 그리고 첫날 봤던 조용한 목소리의 친절한 남자분이 카운터에 있는 걸 나중에 발견함. 역시 주인인가?











탐나는 그 창가 자리. 돌아가기 전에 저 자리에 꼭 앉아보고픈데 가능하려나...


4시 좀 안되어 나와 숙소로 걸어 돌아왔다. 이미 어둑어둑한데다 오늘 많이 돌아다녀서 그냥 쉴까 하다 돌아갈 날이 다가오니 너무 아까워서 책을 들고 다시 나감. 그런데 이 숙소는 제일 번잡한 바츨라프 광장 바로 뒤에 붙어 있어서 편하게 책 읽을 저렴한 체인 카페가 의외로 없다(광장 위로 쭉 올라가면 코스타와 별다방이 있는데 오르막인데다 사람 엄청 많음) 이것만 보면 첫 숙소 앞 별다방이 좀 그립다(이미 마음의 카페임 ㅋ 3번이나 갔음!) 그래서 주변 나 프르지코페 거리, 광장 등을 그냥 빙 돌며 야경 구경하다(이미 야경임) 5시 좀 넘어 방으로 돌아옴.





그렇게 걷던 사이에 며칠전 들렀다가 그냥 나왔던 근처 러시아 식품점에 갔다. 알룐카 미니 초코 몇알, 쥬인을 위한 흑빵 한 덩어리, 그리고 플롬비르 아이스크림이 있어 그것을 사서 걸어오며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정말정말 러시아 것이 제일 맛있다. 추억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정말이다. 크렘 브률레 맛으로 골랐는데 역시 맛있었다. 초코 입힌 에스키모가 없는게 슬프다. 체코도 에스키모가 있지만 맛이 미묘하게 다름.









이 녀석. 내게 있어 플롬비르와 에스키모는 러시아 마로제노예의 최고봉.




근데 확실히 ‘외국 식료품’이라 비싸긴 했다. 저 소박한 플롬비르 러시아에선 저렴한데 여기선 30코루나, 1800원이나 했다. 아마 코루나 환율이 예전에 내가 지내던 때보다 올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나 싶다(뻬쩨르도 물가가 꽤 오르긴 했다)




방에 돌아와 씻고 대충 저녁 때우고(안 먹어도 될만큼 오늘 이것저것 먹었기에 조금만 먹음), 이 메모를 엄청 오래 적고 있음. 아 왜 이렇게 힘들지 헉헉 오늘따라 길다. 근데 오늘 8.3킬로, 13000보 넘게 걸어 최고치를 경신했으니 메모가 긴 것도 당연하다 ㅠㅠ 토, 일 이틀 남았어 흑흑. 밤부터 또 비온다고 한다. 제발 내일도 파란 하늘이 나오게 해주세요. 그리고 새벽에 안 깨고 길게 푹 자게 해주세요.





너무 많이 돌아다녔는지 목이 아프기 시작해서 황급히 인후통 약을 두 알 먹었다. 약기운에 지금은 좀 가라앉았다만... 낼 조식 때 홍차에 꿀을 더 타야겠다 (도착 후 내내 아침마다 홍차에 레몬, 꿀 넣어 마시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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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와서 처음으로 거의 8시간 가량 잤다. 새벽에 깼다가 다행히 다시 잠들었다. 베개가 너무 높고 커서 목이 뻐근해 고생하다 쿠션으로 바꿔 베고 잤음. 유럽인 사이즈인가...




종일 비가 주룩주룩 와서 우산을 써야 했다. 후드로 막을 수준이 아니었다. 우산 살대 하나가 빠져나왔는데 끼워넣을 수가 없다ㅠㅠ 제일 작고 가벼운 걸 가지고 다니는 대가... 일욜까지 여기서 이걸로 버텨보고 돌아가서 새로 사야겠다. 그래도 3년쯤 잘 가지고 다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여태 프라하에 왔을때 이렇게 비가 자주, 많이 왔던 적이 없는데 뭔가 이상하다 ㅠㅠ 11월에 안 와본 것도 아닌데.






새 호텔의 조식은 그럭저럭, 그래도 계란을 두개만 써서 오믈렛을 조그맣게 만들어주고 간도 잘 돼 있는 건 좋았다(오믈렛이 너무 크면 부담스러움)



원래 오늘 로레타에 종소리 들으러 갈까 했지만 비오는 날이라 멀리 가기도 어렵다 싶어 ‘그래 오늘은 카페와 쇼핑이다!’ 하고 결정. 오전엔 어제 저녁에 발견한 헤드 샷 커피에 가서 카푸치노를 마셨다. 즉 내 마음에 많이 든 카페라는 뜻이다 :) 카푸치노는 부드러웠고 에벨만큼의 풍미는 덜했지만 그래도 마실만 했다. 무엇보다 저 청록빛 민트블루 컬러들 때문에 좋았고 음악도 좋았다(약간 앰비언트 계열이었고 나중엔 그냥 조용한 팝이 나왔다)



그런데 어제 본 남자 대신 다른 남자가 카운터에 있었다. 이 분이 주인인가? 아님 둘다 그냥 점원? 하여튼 이 분도 친절하셨다. 비가 오는 아침에 작은 카페의 높은 테이블에 걸터앉아 창 밖을 보며 가벼운 책을 읽고(심지어 책도 기대 안했는데 재미있었음), 앰비언트 음악을 듣고, 출근 안하고(매우 중요), 돌이켜보면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건 바로 이런 순간들이다.



챙겨온 바디 로션이 떨어졌고 호텔에서 주는건 너무 작아서 융만노바/나로드니 트르지다 쪽의 쇼핑몰에 갔다. 마뉴팍투라에서 전에 가끔 쓰던 바디 로션을 사고 지하의 Billa 수퍼에서 에비앙 1.5리터들이를 29코루나로 할인하고 있어 물도 샀다.


나는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고 여행 가면 물 이것저것 마셔보는 걸 좋아하는데 프라하는 사실 맛있는 물이 별로 없다. 6월 빌니우스 여행때 생각지 않게 맛있는 물을 발견했는데 그건 켐핀스키에서 방에 놔주는 생수였다. 티셰라는 브랜드였는데 이것이 참 맛있어서 수퍼에서도 사 마셨다. 돌아와서 이 물을 구해보려 했으나 수입을 안한다. 검색해보니 리투아니아 브랜드로 맛있는 물인가 뭔가 상도 받았다고 함(그래서 내겐 리투아니아에서 제일 좋은 아이템은 바로 이 생수가 되었다 + 팅기니스/키비나이 ㅎㅎㅎ) 하여튼 29코루나면 다른 1.5리터 생수보다 여전히 비싸지만 그래도 여기 다른 물들에 비하면 에비앙이 확실히 더 맛있고 1800원 가량이라 우리 나라보다도 훨씬 싸므로 좋아하며 샀다. 프라하에서 무슨 기념품도 아니고 1800원 주고 1.5리터 에비앙 샀다고 기뻐하는 나...


바디 로션에 생수까지 가방이 무거워져서 일단 숙소로 돌아옴. 오는 길에 어제 찜만 해뒀던 티샵에 들러 시향 후 다즐링 한 봉지, 네팔 히말라야 부케 한 봉지도 샀다. 쇼핑의 날! (근데 그래도 이 정도면 옛날과 비교해서 많이 안 샀다. 일단 이번엔 장식품, 찻잔, 기념품 등을 안 사고 있음)









방에 돌아오니 청소도 말끔히 되어 있어 매우 만족함. 첫 숙소보다 훨씬 낫다. 바디로션, 할인해서 득템한 에비앙, 그리고 홍차 두 봉지 나란히 :)



좀 쉬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1시 반쯤 방을 나섰다. 숙소 근처에 아시아 음식점이 정말 많은데 태국, 베트남 음식들이다. 거기 갈까 하다가 단백질 부족인 것 같아(햄과 맥주와 돼지고기의 나라에 왔지만 육류를 계속 안먹었음), 트램을 타고 우예즈드의 카페 사보이에 갔다. 여기는 항상 복작대고 서비스도 그냥 그렇고 또 많이 비싸다. 그래도 간만에 왔으니까 그냥 가서 비엔나 슈니첼을 먹었다. 맛있긴 했는데 예전의 그 맛은 좀 안 났다. 그리고 역시 비싸...


하여튼 슈니첼 덕에 매우 배가 불러진 채 나와서 소화를 시키려고 레기 교를 걸어 건넜다. 비는 좀 그쳤으나 날씨는 아주 우중충. 원래 이 다리 건너며 프라하 성과 캄파 구경하는거 좋아했는데 오늘 날씨는... 이랬다.










잿빛.... ㅠㅠ



레기 교를 건너오면 대로를 따라 국립극장-나로드니 트르지다로 이어진다. 예전에 살았을 때 아파트가 릴리오바 거리에 있었는데 이 대로 중간의 골목으로 들어가 바르톨로메이스카, 베틀렘스카 거리를 거쳐 돌아가곤 했다. 거의 항상 걸어다녔다. 테스코에 장보러 갈 때도 그 루트를 탔다. 그리고 그 루트 주변의 후소바, 베이보도바 등등 여러 골목들을 많이 산책했었다. 오늘은 돌아오는 길에 그쪽으로 다시 가보았다. 그러나 릴리오바로는 가지 않았다. 거기 가면 레테조바 거리가 나오는데 이제 거기 에벨은 문을 닫아서.




대신 베이보도바 거리 모퉁이에 있는 아티잔 카페에 다시 갔다. 여기는 고풍스럽고 예쁘고 아늑해서 좋아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들러서 시끄럽긴 하지만 회전이 빠르고 한순간 텅 비며 조용해지곤 한다. 여기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잠시 고민했는데 사실 4년전 여행 막바지에 대차게 아파서 체크아웃 후 이 카페에 와서 빈사 상태로 앉아 있었던 기억 때문이었다. 그래도 안 들르면 아쉬울 것 같아서 들어갔고 홍차랑 라즈베리 무스 치즈케익을 먹으며 책을 읽었다. 단체 관광객이 엄청 시끄러웠지만 얼마 후 나가면서 카페가 텅 비어 매우 평화로웠고 책도 재밌게 읽다가 4시 해질녘이 되어 나도 나왔다.




사진 한 장.












어차피 여기선 트램을 타려 해도 앞뒤로 걸어야 하는터러 천천히 숙소까지 걸어갔다. 너무 친숙한 거리들이라 옛 생각이 많이 났다.











바츨라프 광장에 접어들자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중이었다. 구시가지 광장은 토요일 밤에 점등식이 있다고 한다. 옛날 맨첨 왔을때 아무것도 모르고 밤에 광장 갔다가 점등식 때문에 인파에 떠밀려 혼비백산한 기억이 있다(그때 메모를 찾아보니 압사 공포 얘길 썼었다)












근처 마트에서 휴대용 0.5리터짜리 물을 사서 들어오면서 숙소에서 좀더 거슬러 가보았지만 딱히 코스타나 별다방 같이 편하게 잠깐 앉을 곳이 보이지 않아 그냥 방으로 돌아왔다(책이 조금 남아서 읽고 들어갈까 했고 방에 가려니 좀 아까워서. 지금 숙소에선 도브라 차요브나가 가까운데 슈니첼에 치즈케익까지 너무 배가 불러서 또 티룸에 갈 엄두가 안 났음. 내일 가야지)




방에 돌아와 목욕을 하고, 수퍼에서 사온 벨리니(짝퉁) 한 잔과 조식 테이블에서 집어온 서양배를 먹으며 오늘 가지고 나갔던 책을 마저 다 읽고 다른 책도 좀 읽며 쉬었다. 폰으로 메모 적는 것만 힘들다. 아이구 손가락 아파. 오타도 많이 나온다. 보이면 고친다만 하여튼 이번 프라하 여행 메모에 오타가 많다면 그건 다 폰으로 적고 있기 때문임.












이 서양배가 의외로 맛있었다!





내일 비가 안 오면 로레타에 가서 종소리를 들어야겠다. 이제 여행도 사흘밖에 안 남았네. 왜 이렇게 휴가는 빨리 지나가는 걸까.



... 헉 근데 오늘 6.8킬로, 11,078보나 걸었네?!!! 역시 다리 건너고 많이 걸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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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잘한 것들 이것저것 하느라 많이 지친 하루. 오늘로 여행 딱 절반이 지나가서(토욜은 도착해서 그냥 뻗었으니 안 치고ㅠㅠ) 이제 벌써 아쉽기 시작...




숙소 옮기는 날이었다. 처음 묵었던 임페리얼 호텔은 유서깊기만 하지 호텔 자체는 딱히 좋은 느낌이 없었고 방도 불편하고 어둡고 테이블조차 없어 이래저래 좀 맘에 안 들었는데 오늘 옮겨온 곳은 비슷한 타입일 거라 생각했으나 의외로 무척 마음에 들어 다행이다. 어쩌면 첨에 별로인 데 묵어서 상대적으로 더 좋은지도 :) 하여튼 체크아웃할 때 찍은 예전 방 한 장.




계속 잠을 충분히 이루지 못한다. 오늘도 새벽 네시에 깼고 한참 뒤척이다 약을 조금 더 먹었는데 아침 일찍 줌 회의 참관할 게 있어 결국 많이 못 잤다(시차 때문에 나만 아침 일찍)




열한시 즈음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후 근처를 산책했다. 전에 안 가봤던 쪽들을 골라서 걸었는데 결국 그게 새 숙소로 향하는 길이었다.







오늘은 덜 추웠다. 다행이다. 그래서 오후엔 코트로 갈아입고 나갔다. 하긴 안에 더 껴입긴 했다.



안 가봤던 동네 사진 두 장.








벽화 잡으려고 조도를 확 낮춰 찍었다. 맘에 드는 사진.




저 벽화 찍은 거리의 정류장에서 트램 6번을 타고 I.P.Pavlova 정거장까지 갔다. 비노흐라디 동네는 힙한 도시인들의 동네인데 나는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내 취향엔 좀 딱딱하고 넓어서(좀 페트로그라드스카야랑 비슷함) 정이 안 간다. 하여튼 여기 맛있는 러시아 식당(우크라이나 식당으로 광고 중임)이 있다 해서 가봤다. 며칠전 러시아 식료품점과는 달리 제대로 갖춰진 레스토랑이었다. 프라하에 와서 맥주고 체코 음식이고 다 안 먹고 러시아 식당들 찾아가는 중(체코 음식은 케익 빼곤 안 좋아하는 자 ㅋ)











수프가 보르쉬와 살랸카 뿐이라 다시 보르쉬 시켰는데 아주 제대로 잘 만든 빰뿌슈까 마늘브리오쉬에 풍미 있는 마늘 오일이 같이 나옴. 보르쉬도 맛있었다. 근데 며칠 전 매점 보르쉬가 더 풍미 있고 집밥 같았다. 이건 좀 묽었다. 모르스 오랜만에 마셔서 행복... 그리고 연어랑 시금치 넣은 삐로그를 시켰는데 양이 많아서 남겼다 ㅠㅠ 나는 이런 삐로그는 껍질이 바삭한 걸 좋아하는데 이건 좀 두꺼운 빵 같았다. 그냥 조그만 닭고기 버섯 삐로슈까 시켰으면 양이 맞았을텐데. 펠메니와 키예프 커틀릿도 있었으나 당연히 나 혼자라 못 시킴. 에릭이 왔으면 좋았을텐데.





에릭은 결국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했다. 무슨 시험기간이라 도저히 안된다고 한다. 갑자기 오라고 한 내가 너무한 거지 ㅎㅎ 미안해하기에 대신 너는 이제 서울에 와야 한다고 했다 (막상 코펜하겐도 한번도 안가본 주제에 왜 나는 당당한지 ㅋㅋ) 대신 줌으로 잠깐 얼굴 보며 이야기 나눴다. 어머 에릭 정말 날씬해진 거 같다! 그렇게 말했더니 늙어서 얼굴살만 빠진 거라고 자학하기에 ‘야 임마 내가 너보다 두살이나 많다 확!‘ 하고 야단을 쳐줌. 그러자 ’아니야 그래도 넌 언제나 나의 러블리 리틀 베이비야‘ 라고 말하는 에릭 ㅠㅠ 고마워 친구야 허헝 나한테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 정말 태어나 너 하나뿐 ㅠㅠ











밥을 먹고 나니 입가심도 하고프고 새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서 러시아 식당 근처에 괜찮은 카페 없나 검색하자 바로 1분 거리에 심지어 ‘에클레어 카페’ 란 곳이 나왔다! 아니 에클레어를 사랑하는 내가 안 갈 수 없지! 리뷰도 좋았다. 근데 막 가봤더니 10분만 비운다는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그래서 소화도 시킬 겸 근처 공원을 산책했는데 알고보니 이 길은 바츨라프 광장 꼭대기의 국립박물관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트램은 여러 정거장이지만 결국 광장을 가운데 끼고 삥삥 도는구나, 그런데 프라하에 벌써 8번째고 심지어 그중 한번은 두달이나 살았는데 이제야 그런 지리적 그림이 그려지다니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머리가 띵했다.


하여튼 다시 카페에 갔더니 문이 열려 있었고 나는 라즈베리 에클레어를 먹었다. 클래식인 초코 에클레어나 바닐라 피칸을 먹고팠지만 연어 삐로그 때문에 느끼해서 라즈베리.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카페는 인테리어도 좀 썰렁했고 주인 아저씨도 어딘가 정이 안 갔다. 그래서 이 카페는 그냥 이렇게 스쳐가는 곳으로... 30분 정도 앉아 있다가 나왔다. 나는 내부가 너무 하얗고 텅 빈 느낌에 약해보이는 가구가 있는 카페는 별로 취향이 아니다. 내 마음속에 ‘이케아 느낌’ 이라는 선입견이 좀 있음(이케아 안 좋아하는 자)








다시 트램 6번을 타고(이때 새로 3일권을 끊음)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에서 내려 첫 숙소에 맡겨둔 짐을 찾고 볼트로 택시를 잡아서 새 호텔로 옮겨왔다. 아주 가까운 거리인데 차가 곧장 못 들어가서 좀 돌아야 했다. 볼트 기사가 러시아인이라 노어로 얘길 좀 나눴다. 서울과 부산에 가봤다고 한다.




새 호텔은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리셉션도 아주 친절했고 방도 7층을 주었다. (첫 숙소와 비교됨!) 방도 이쁘고 아늑하고 테이블도 소파도, 커다란 캐비닛 테이블과 큰 옷장도 있다. 그래서 다시 좀 행복해짐 :)









사진은 그럭저럭 나왔지만 실제로는 더 아늑해서 맘에 든다. 커피와 차 종류도 아주 여럿이다. 그리고 저 소파가 의외로 아주 편하다 :)











엘리베이터 앞 라운지도 이쁘게 해놓음 :)





짐을 후다닥 풀어놓고, 곧 해가 지는게 아쉬워서 4시 좀 넘어서 나왔다. 근처에 차와 커피 카페가 있대서 찾아갔는데 거기는 완전히 찻잎과 커피 파는 전문점이고 앉아서 마실 자리는 없었다. 찻잎을 내일쯤 사러 가야겠다. 아까는 목이 너무 마르고 정말 앉고파서 그냥 나옴.



그래서 아까 따로 올린 헤드 샷 커피에 갔다. 맘에 드는 곳이었다. 카페에서 나와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서 근방에 있다는 또다른 러시아 식료품점을 찾아가봤다. 이 세 곳이 숙소에선 비슷한 거리인데 사실 다 다른 방향이라 결국 트라이앵글로 걸음 ㅠㅠ 그리고 여기 가는 길은 많이 어둡고 공사 중이라 후회함. 찾긴 했는데 물을 사야 한다는 사실에 더 무거워지면 안되니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다. 내일 밝을때 여기랑 그 티샵에 가야겠다.




좀 돌아서 마트에 가서 1.5리터와 0.5리터 물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너무너무 피곤하다. 오늘은 뭘 제대로 구경한 건 없는데 자잘하게 움직이며 한 게 많다. 오늘도 6.5킬로, 만보 넘게 걸었다. 이제 자야겠다. 제발 오늘은 새벽에 안 깨고 푹, 많이 잘 수 있게 해주세요.










숙소에서 나와 걸어가며 찍은 사진 한 장으로 마무리. 이게 네시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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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4. 04:54

헤드 샷 커피 2022-23 praha2022. 11. 24. 04:54








이번 프라하 여행에선 전에 가보지 않은 곳들을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다. 유적지와 관광지 대신 주로 카페와 가게 등등.




여기는 근처 카페들 검색하다 찾아낸 곳인데 융만노바 광장 안쪽 골목에 있다. 예전엔 못 봤던 곳이라 생긴지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사실 이쪽으론 전에도 그냥 산책만 잠깐 하던 곳이라 아닐지도...




여기는 재치있는 이름과 내부의 환한 민트 블루 색상 때문에 궁금해서 와봤다. 커피에 대단한 자부심이 있어야 저런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유머와 재기가 느껴지는 이름, 약간 공작새처럼 당당한 이름을 보면 좀 끌린다(이건 오글거리는 표현과는 다르다) 리뷰를 보니 커피가 맛있다고 한다.




이미 해질 무렵(5시 다 될 때쯤)이어서 어둑어둑했고 잠깐 앉아 있는 동안 황혼도 다 스러들어서 점점 검푸른 빛으로 변했다. 아마 낮에 오면 더 이쁠 것 같다. 저녁에 왔더니 어딘가 두 데이빗 감독들 영화 샷처럼 나왔지만 실제로는 아주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곳이었다. 아마도 주인(으로 추정되는데 알바는 아니겠지?)젊은 남자가 매우 친절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어를 아주 잘했고 단골인 듯한 영어권 아가씨가 오자 먼저 ’커피 샷 많이, 맞죠?‘ 하며 친근하게 얘기를 나눴다.




내가 체코어로 인사하며 들어가자 이분도 체코어로 이야기하려 했으나 밑천이 바닥난 나는(ㅎㅎ) 영어로 메뉴에 적힌 most(s 아니면 c인데 기억 안남)가 뭔지 물어봤다. 아마 모르스랑 같지 않을까 해서. 주스 비슷한 거라고 하는 걸 보니 맞는 거 같긴 한데 긴가민가해서 그냥 레모네이드를 주문. 블러드 오렌지와 라즈베리 중 하나를 고르라 해서 후자를 골랐다. 헤드 샷 커피니까 커피를 마셨어야 하는데 나는 뭐 커피 못 마시고 또 이때 방 옮긴 후 너무 목이 말라서 차 대신 시원한 걸 시켰다. 의외로 시원하고 맛있었다.




여기는 밝을 때 다시 들러보고 싶다. 새로 옮겨온 숙소에서 가깝기도 하고 이쁘고 주인(추정) 청년이 친절한데다 목소리가 조용해서. 나는 언제나 조용한 눈빛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끌린다. 그는 예전에 내가 페테르부르크에서 좋아했던 두셰브나야 꾸흐냐의 데니스, 그리고 수프 비노의 알렉세이를 떠올리게 했다. 아니 그럼 결국 조용한 목소리의 남자가 마음에 들어서 다시 가고 싶다는 건가 :) 커피 마셔봐야 하나 ㅎㅎ (근데 커피에 대해선 전적으로 이름 때문에 궁금해서)

























그런데 다 마시고 나왔더니 조명 대비 때문에 이렇게 어둠의 소굴처럼 나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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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카프로바 거리로 진입하는 골목의 조그만 카페 간판 아래 서서 커피 마시던 분. 왜 이 사진을 찍었냐면 저 간판이 귀여웠고 저때 나는 버스에서 내려 카페 에벨에 자리가 있기만을 바라며 추위에 몸을 움츠리고 종종걸음으로 걷고 있었는데 저 남자의 모습이 어쩐지 나처럼 하염없어 보여서... (뭔가 의식의 흐름) 아마 이때 나는 이미 자리가 없으리라 예상을 했던 것 같다.




...



아직도 시차 적응이 다 안됐다. 며칠째 두시 반쯤 깨고 다섯시반쯤 다시 깬다. 오늘은 다시 잠드는데 실패, 잠이 모자란 상태였고 머리도 아파서 타이레놀도 두알이나 먹고 나갔는데 생각지 않게 카페인을 다량 섭취한 날이었다. (카페 4곳을 갔다!) 졸리긴 한데 이것이 또 잠 못자게 방해하지 않기만 바랄뿐이다.



10시 반쯤 방을 나섰다. 에벨에 평일 이른 시간에 가면 자리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런데 일, 월욜에 추운데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많이 아팠고 특히 안쓰던 허벅지 근육이 저려서 잘때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도 교통 3일권을 적극 활용하기로 함.





사실 에벨까지 1.1킬로라 걸어가는게 더 빨랐으나 문명의 이기를 활용.... 했는데 고생함. 숙소가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와 빌라 라부트 두 정거장 사이에 있는데 후저가 아주 약간 더 가깝다. 구글맵 검색을 하니 거기서 207번을 타고 스타로메스트카 지하철역에서 내리라 한다. 얼추 들로우하를 지나는구나 했다. 그런데 이 207은 트램이 아니라 버스였다! 그렇게 여러번 왔고 살아본적도 있지만 프라하에서 트램, 택시, 지하철, 남의 차만 타봤지 시내버스는 처음이었다(스튜던트 에이전시는 외국이나 교외로 가는 거니까 제외) 버스는 포석깔린 길에선 쥐약이라 엄청 흔들렸고 좁은 도로를 난폭 운전했다. 들로우하에서 대각선 코스를 타야 금방인데 우회하여 강변을 돌아서 역 앞으로 가니 시간도 두 걸렸다. 으윽 이럴줄 알았음 걸어갈걸. 어차피 역에서도 걸어야 하는데.



에벨엔 자리가 없었다 ㅠㅠ 들어갔다가 줄까지 서 있었고 추워서 도저히 테이크아웃은 못할거 같아 도로 나왔다. 오늘은 1도라는데, 비도 안오는데 너무 스산하고 추웠다. 패딩을 입었는데도. 몸이 허한가 ㅠㅠ 추워서 어디든 들어가고 싶었는데 어제 우 크노플리치쿠 생각이 나서 거의 자동적으로 움직였다. 거의 로봇처럼 스타로메트카 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1정거장 가서 말로스트란스카에서 내렸고 지상으로 올라와 22번 트램을 타고 세 정거장 가서 우예즈드에서 내렸다. 여기는 워낙 자주 가던 곳이라 그렇다.



우 크노플리치쿠 얘긴 따로 올렸으니 짧게. 단체 손님이 있어 주인 아주머니와 점원이 너무 바빠서 한참 기다렸다가 주문을 했다. 오랜만에 이곳의 향수 어린 메뉴인 자허 케익 (with 휘핑크림), 그리고 하니 앤 손즈 가향 홍차를 골랐다. 4년만에 다시 와서 좋았는데 여기도 내부가 좀 추웠다.



여기서 좀 내려가면 전에 고기 빼준 마파두부를 먹곤 했던 중국식당이 있어 거기 갈까 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요즘 너무 맛없어지고 최악이란 리뷰가 많아 포기했다. 그런데 날이 스산해 너무 추웠다. 에벨 근처에 지나가다 봐둔 한국식 중국음식점이 있어서(리뷰도 나쁘지 않았음) 또 구글맵 검색을 해서 최소로 걸을 수 있는 루트를 찾아봤다. 22번을 타고 한 정거장 가서 국립극장 앞에서 내려 반대방향에서 2번(? 긴가민가 기억이)을 타고 2정거장을 가면 스타로메스트카 역이라고 한다. 이렇게까지 환승을 해서? 싶었지만 문명의 이기! 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가보았다.



그런데 스타로메스트카 바로 앞이 아니라 건너편 커브 너머 골목에 세워줘서 툴툴대며 내렸다. 식당까진 5분도 안 걸었는데 너무 추워서 온몸이 떨렸다. 정말 왜 그렇게 추웠나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 추위를 못 견디게 된 것 같다. 어릴때 어떻게 영하 20도 뻬쩨르에서 지냈나 싶다. (영하 30도로도 한번 내려갔었는데 꿈만 같다) 몸의 지방질은 분명 그때보다 두배는 더 생긴 거 같은데 왜ㅠㅠ




하여튼 식당에 갔고 마파두부밥과 계란국 콤보, 자스민 차를 시켜서 먹었다. 가격이 매우 비쌌다. 중국식당의 거의 3배 가까이라 너무하다 싶었지만 워낙 추웠고 여태 저녁도 대충 때워왔으므로 그냥 잘 먹고 몸이 약간 데워져서 나옴. 그런데 너무 비싸서 다시 가진 않을 것 같다. 마파두부밥이 350코루나 너무 비쌈. (2만원 가까이! 요리도 아닌데!!! 아무리 프라하라지만)





식당에서 나와 혹시나 실낱같은 기대를 품고 에벨에 갔는데 우와, 자리가 있었다ㅠㅠ 세번만에 성공! 얼른 앉았고 카페 라떼를 마셨고 찻잔과 찻잎 한봉지(그루지야 홍차라 해서 궁금하여 사봄)를 사서 나왔다. 에벨도 따로 올린 포스팅에.













이건 우예즈드에서 발견한 낙서. 존 (레넌)이 보고 계신단다.

(앗 다시 보니 watching 이 아니고 witching 같기도…)










그리고 오늘의 예기치 않은 즐거움. 여행의 묘미. 기억과 우연의 교차. 영원한 휴가님과 톡을 나누다 13년전 프라하에 잠깐 오셨던 얘길 하셨고 그때 사진을 보니 카페에 한군데 갔었다고 하셨다. 어느 동네인지도 기억이 잘 안 나는 곳이라고. 보여주신 사진에 간판이 있어 구글맵에 검색해보니 아직 영업 중인데다 심지어 요세포프에 있었다! 에벨에서 걸어서 10분 이내! 대충 어딘지도 알 수 있었다. 예전에 정말 많이 산책하던 동네였다. 시나고그들을 지나면 나오는 곳!



제가 토바타가 되어보겠어요! (토끼 아바타 ㅋ) 하며 영원한 휴가님의 추억을 따라 그냥 재미삼아 가봤다. 금세 찾았다. Mansson 베이커리라는 곳이었다.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나중에 체코 손님과 관광객 두 테이블 더 들어옴) 주인 아주머니가 오렌지 진저 헤어의 잘 웃는 분이었다. 제 친구가 13년 전에 왔었대요 사진 보내줘서 구글링으로 찾아서 왔어요 라고 하자 엄청 좋아하셨다 :)






친절한 주인 때문에 녹차만 마시려다 심지어 브라우니까지 시켰다. 브라우니를 데워서 휘핑크림에 딸기까지 곁들여 내주는 정성! 이미 나는 조식 테이블에서 레몬/꿀 넣은 홍차 한잔(추워서), 우 크노플리치쿠에서 가향 홍차 큰 잔, 중국집에서 자스민 차, 에벨에서 카페 라떼까지 마신 터라 카페인 과다에 배도 불렀지만 하여튼 브라우니도 거의 다 먹고 녹차도 마심! 오늘 당분과 카페인으로 점철된 날! 갑자기 비엔나 갔을때 세끼를 케익으로 해결했던 날이 떠오름.




정말 기분 좋았던 건 이 카페에서 옛날에 좋아했던 락발라드들을 줄창 틀어준 것이다. 노래를 거의 다 알아서 나도 놀라고 ㅋ 너무 오랜만에 듣는 노래들이라 추억이 되살아나고... 한적한 카페 창 너머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이고, 관광지이지만 혼잡한 거리 바로 안쪽으로 비켜 있고, 십대 때 듣던 락/메탈 발라드가 나오고... 영원한 휴가님과 거리도 떨어져 있고 13년의 시간차를 두고 있지만 어느 순간 함께 앉아 서로가 공유하는 움악을 들으며 이야기하는 기분에 무척 즐거웠다. 노래는 포리너, 스팅, 브라이언 아담스, 스콜피언스, 스틸 하트 등등이 나옴 ㅎㅎㅎㅎ 본 조비만 나오면 완벽했는데 :)










바로 이 창가에 앉아서 :)




그리고는 카페를 나와서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왔다. 4시 좀 안된 시간이었고 이번엔 청소가 되어 있었다. 짐을 내려두고 책을 들고 이제는 마음의 카페로 등극한 ’집 앞 별다방‘에 사흘째 갔다 :) 호텔 방은 조명이 어둡고 좁아서 여기가 좋다! 맞은편 코스타 커피에 가볼까 하다가 충실하게 별다방으로! (그 코스타 커피는 쇼핑몰 안에 있어서 추워보였다)










그래서 오늘도 푸르스름한 별다방 사진. 아 나 돌아가면 여기 그리울 것 같다! 내일 숙소를 옮기니 오늘이 마지막!



5시쯤 물을 사서 방으로 돌아왔다. 씻고는 가방을 대충 꾸렸다. 내일 숙소를 옮기기 때문이다. 새 숙소는 바츨라프 광장에서 가깝다. 아마 거기도 방이 작겠지ㅠㅠ 여기보단 넓었으면 좋겠는데 ㅠㅠ




저녁은 조식 테이블에서 가져왔던 서양배와 오렌지, 그리고 첫날 샀던 감자칩 남은 거 약간. 이미 오늘 넘 많이 먹었음. 오늘 카페를 4곳 갔음. 그나마 별다방에선 비타민 워터 마심.




아아 뿅 하면 하루의 메모가 다 정리되면 좋겠다. 이렇게 하루를 정리하는 건 좋은데 폰으로 긴 메모 쓰기 너무 힘들어. 이제 침대로 들어가 좀 쉬다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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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23. 00:27

카페 에벨, 드디어 다시 2022-23 praha2022. 11. 23. 00:27





실패를 거듭하다 드디어 이른 오후에 자리가 있어 들어가 앉았다. 감동의 물결... 코로나 때문에 19년에 레테조바 에벨이 닫아서 카프로바의 이 조그만 본점에 와야 했는데 첫날에도 자리가 없고 줄 서 있고, 오늘 오전에도 마찬가지라 실패. 우예즈드의 우 크노플리치쿠에 갔다가 너무 추워서 구시가지로 돌아와 점심 먹은 후 들렀더니 자리가 있었다.



오늘은 주인인 마르골라타가 없었다. 점원에게 코기 얘길 했더니 코기는 요즘 여기로 안 온단다. 카페 라떼 시킴. 나에게 유일하게 커피 마시게 하는 카페... (여기랑 블라디보스톡 카페마) 라떼는 너무 부드러웠고 전혀 쓰지 않았다.



1인 테이블이 두개로 늘어 있었다. 어떤 체코 남자가 에스프레소를 시켰기에 내 테이블에 합석해도 된다고 해주었다. 에스프레소라 그는 나보다 금방 마시고 일어났다. 나는 찻잔과 찻잎을 사서 나왔다.





카프로바 에벨은 확실히 내 추억의 레테조바 에벨처럼 편하게 오래 앉아 글을 쓸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있어줘서 너무 고맙고 다시 찾아오게 되어 행복했다. 돌아가기 전에 또 가야지. 저 자리가 또 나야 할텐데... 하여튼 이렇게 하여 나의 프라하 페이버릿 트로이카(맘대로 이렇게 부름), 에벨과 카피치코, 도브라 차요브나를 하루에 한곳씩 다시 찾아서 많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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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22. 11. 22. 20:20

우 크노플리치쿠 2022-23 praha2022. 11. 22. 20:20






오늘도 카페 에벨에 자리가 없고 손님들이 줄 서 있어 실패하고, 지하철/트램을 타고 우예즈드로 넘어와 어제 영업 중인 걸 확인하고 기쁨에 젖었던 우 크노플리치쿠에 와서 하니 앤 손즈 가향 홍차와 자허 케익 먹고 있음. 이 창가에 앉으면 빨간 트램 지나가는 게 보여서 좋아했다. 글도 쓰고 책도 읽던 곳이다. 약간 이가 나간 빨간 입술 찻잔을 주곤 했는데 몇년 만에 다시 오니 역시 엄청 큰 새 찻잔으로 바뀌었다.









안 닫아서 고마워요!









저렴하고 맛있는 케익들!









여기 자허 케익이 달지 않고 맛있다. 저 크림도 그냥 휘핑이라 달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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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트램을 왕창 탔기 때문에 트램 사진으로 시작. 이것은 아마도 15번 트램(14번인가? 이미 까먹음) 안에서 찍은 것. 마침 트램이 커브 틀고 있던 중.




어제 교통카드 어플로 무려 330코루나를 주고(18천원 내외 쯤) 3일권을 구매했고 도브라 차요브나 다녀오느라 잘 쓴 후 오늘 ‘그래 다리도 아픈데 비싼 교통카드까지 샀으니 트램을 잔뜩 타자!’ 라고 결심. 여러 차례 탔다. 이렇게 하루에 트램 많이 탄 건 심지어 예전에 두어달 살았을 때도 없었음. 보통 걸어다녔고 지하철을 탔고 트램은 22, 23번 정도만 탔다.




이것은 1. 지금 숙소가 원래 잘 다니던 곳과 좀 떨어져 있음 2. 교통카드 어플로 비싼 3일권 구입 3. 구글맵의 공헌이다. 전엔 보통 걸어다니던 것을 이제 구글맵으로 장소 지정을 하고 경로 검색을 하면 몇번 트램을 타고 몇 정거장을 갈지, 어디서 내릴지 알려주니 엄청 편해짐(그러나 이러한 문명의 이기조차도 방향치 앞에선 무용지물이라 어제 나는 트램을 거꾸로 탔지 ㅠㅠ)





오늘의 루트는 이렇다.


트램 15번 : 숙소 근처인 나메스티 레푸블리키에서 말로스트란스케 나메스티까지/5정거장 : 말라 스트라나와 카피치코. (원래 헬리초바에서 내려야 했는데 말라 스트라나 산책해 내려가려고 하나 빨리 내림. 그러나 비도 오고 4년만에 왔다고 길도 좀 헤매서 후회함)




트램 22번(헬리초바-카를로보 나메스티/4정거장) - 환승 트램 24번(카를로보 나메스티-디바들로 나 피들로바체/6정거장) : 카피치코에서 러시아 음식점 가는 길. 24번 루트는 그전에 한번도 안가본 듣도보도 못했던 동네였다 ㅎㅎ




트램 24번(디바들로 나 피들로바체-바츨라프 광장/9정거장) : 러시아 음식점에서 바츨라프 광장 -하벨스카 거리 근방 안젤라또 지점 가는 길.




그러고는 안젤라또에선 15분 정도 거리라 숙소까진 걸어왔는데 그 중간에 팔라디움 알베르트 수퍼에 들르느라 좀더 오래 걸림.


아니 적어놓고 보니 트램을 충분히 뽕을 뽑지 못한 거 같잖아! 하지만 이 정도면 사실 내 반경으로는 상당한 거리였음. 특히 러시아 음식점 동네!




트램 경로를 적고 나니 진이 빠진다. 노트북을 가져왔어야했어 ㅠㅠ 이제 이 경로에 대해 조금 추가.





시차 적응이 안된 거였다. 두시 반쯤 깨어나 두시간 가까이 뒤척이다 약을 반알 더 먹고 살풋 두시간쯤 더 잔 것 같다. 조식을 먹고 어제보단 조금 더 빨리 숙소를 나서서 트램을 탔다.




말로스트란스케 광장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 ㅠㅠ 아아 이게 뭐야. 눈에 이어 오늘은 비. 심지어 꽤 많이 와서 결국 우산을 썼다. 오늘은 어제 떨어서 패딩 입었다. 골목 꺾는걸 잘못해서 결국 캄파 공원을 가로질러 거꾸로 도로 올라가서 카피치코에 갔다.







비오는 블타바 강변. 캄파 공원에서...









딱 요런 날씨.










이런 날씨...










카피치코에서 다즐링, 메도빅 시켜서 먹으며 잠시 몸도 녹이고 쉬었다. 주인인 로만은 자리에 없었지만 예전에도 항상 오던 유로지브이 느낌의 아저씨가 또 왔다. 귀여운 비글 강아지를 데려온 손님과 영어권 관광객 두명도 왔다.




참, 카피치코 가던 길에 우예즈드 쪽에서 우 크노플리치쿠 카페가 여전히 영업 중인 걸 발견해 엄청 기뻤다(구글맵엔 폐업했다고 나왔었다) 한순간 카피치코 미루고 거기 갈까 했었다. 조만간 꼭 가야지.




그리고는 트램 환승을 해서 러시아 식당에 갔다. 여기는 따로 올려보겠다. 이건 내가 너무 러시아 음식이 그리워서 구글맵에서 검색해 찾아낸 곳이다. 프라하에 많이 왔지만 한번도 안가본 동네, 약간 외곽에 있는 곳이라 관광객은 절대 안 갈 동네임. 음식점이라 하기도 애매한 게 그냥 식료품점에 간이테이블 두개 있는 매점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여기 보르쉬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어머나 정말 맛있어서 몸이 다 녹았다. 정신없이 막 흡입했고 그때까지 날 괴롭히던 두통이 사라짐! 진짜 맛있었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너무 맛있다고 하자 좋아하며 또 오라 하신다. 여기는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다시 가서 꼭 우하를 먹어야지! 오늘도 우하 먹을까 하다 보르쉬 먹었다. 붉은 군대 때문에 철분이 더 필요했음. 아 여기 맛있었다. 멀리 간 보람이 있었다!










따로 올리려고 사진 모아뒀지만 아쉬우니 보르쉬 사진만 한 장.








트램 타러 내려가던 길에.











그리고는 다시 트램을 타고 바츨라프 광장에서 내렸다. 보르쉬 먹었더니 또 단게 먹고파서 안젤라또에 갔다. 그 사이 메뉴가 바뀌어 포피 씨드 자두 아이스크림은 없고 포피 씨드 코코넛 맛만 있어 그것을 시켰다. 맛있긴 했지만 전자만큼 상큼한 맛은 없어서 다 못먹음.




여기서는 걸어서 숙소로 돌아갔고(이때도 비가 조금씩 오고 싸늘했음 ㅠㅠ), 수퍼에서 물을 두 병 샀다. 그런데 오늘도 3시 무렵 돌아오자 청소가 안돼 있었다. 이때는 너무 피곤했다. 잠도 모자랐고 사실 말라 스트라나에서 비 많이 올때 쓸데없이 헤매느라 오늘도 통틀어 6.4킬로, 1만보 넘게 걸었다.



그래서 물만 내려놓고 아이패드를 들고 어제의 그 별다방에 감. 이 숙소는 근처에 편한 카페가 없어서 두번만에 이 별다방이 내 마음의 카페가 됨 ㅎㅎ 예전의 와이파이 천국 테스코 코스타 커피랑 비슷한 느낌이라 해야 하나. 호텔에서 3분 거리라 좋다.








어제랑 비슷한 사진 :) 이때가 황혼녘이라 더 푸르스름하다. 아이스 말차라떼를 시켰는데 달지 않아 맛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가 우리 나라 별다방보다 맛있다. 여기 앉아 아이패드로 스케치도 하고 쉬었다. 책 읽고 스케치하기 좋은 곳이라 노트북 가져왔어야 했다고 다시금 후회 ㅠㅠ




5시 즈음 방에 돌아왔다. 씻고 머리도 감고 말리고, 조식 테이블에서 챙겨온 삶은 계란, 자두 따위로 저녁도 먹음. 오늘 계속 케익, 보르쉬, 연어 삐로그, 아이스크림, 심지어 말차라떼까지 먹어서 저녁은 이 정도로 충분했다.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교외 나가는 거 다 포기함. 날씨 성인이 나를 외면하신다. 이번주 내내 날씨 이럴 것 같다. 너무해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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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요약~



메모 적기 귀찮은데 이 그림 한 장으로 때우면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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