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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골목'에 해당되는 글 62

  1. 2018.12.19 프라하 파편들, 어둠과 빛, 결론은 모던 러브(응?) 4
  2. 2018.12.18 12.17 월요일 밤 : 베이컨 빼달랬더니, 쇼핑쇼핑, 오랜만에 간 나메스티 미루 등 4
  3. 2018.12.17 골목에서 보위님 발견~ 2
  4. 2018.11.28 5월의 프라하 골목들 2
  5. 2018.11.04 빨강으로 넘쳐나는 도시 2
  6. 2018.10.26 2년 전 프라하 풍경 몇 장
  7. 2018.07.25 강렬한 색채들, 나의 소확행 중 하나 2
  8. 2018.06.28 6월의 프라하 사진들 몇 장 2
  9. 2018.03.26 빛 그림자들, 요세포프
  10. 2018.03.08 푸른 유리병 2
  11. 2018.01.31 초여름 프라하 조각들 2
  12. 2017.11.22 두개의 closed
  13. 2017.09.26 색채들 6
  14. 2017.08.28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채의 프라하 8
  15. 2017.07.12 프라하 구시가지 골목 파편 몇 장 6
  16. 2017.07.07 작은 골목들의 작은 풍경들 4
  17. 2017.07.03 프라하 골목과 파란 하늘 4
  18. 2017.06.18 타는 듯한 색채들 6
  19. 2017.06.09 요상하게 료샤를 연상시키던 분 6
  20. 2017.06.05 6.4 일요일 밤 1 : 비 옴, 맥주 때문에 왕고생, 일하는 꿈 싫어라, 레냐 앞에서는 말조심해야겠다, 료샤랑 레냐 먼저 떠남, 23번 전차
  21. 2017.06.04 6.3 토요일 밤 : 조식 먹다가, 커피 고르기, 와이파이 천국이었던 코스타 커피, 보위님 발견, 결국 굴복, 아이 짜 10
  22. 2017.05.28 5.27 토요일 밤 : 프라하 다시 산책, 뜨거운 햇살, 터미널 가서 표 끊고, 구시가지, 이른 저녁 먹고 들어옴, 많이 걸었음 2
  23. 2017.04.19 여름에 다시 가서 걷고 싶다 2
  24. 2017.03.15 말라 스트라나, 프라하 6
  25. 2016.12.04 하얀 장화 문양 4






프라하는 여전히 어딘가 차갑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도시이다. 이전에 몇달 살았던 골목과 주변을 돌아다니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느낌이 엄습하곤 한다.
이 도시는 역시 겨울보단 여름과 가을이 더 좋다. 빛이 많아야 한다.


나 역시 그렇다. 나이가 들고 자신의 인생에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퇴적층이 높아질수록, 어둠보다는 빛이 더 필요하다. 예전에는 어둠 속에서 글을 잘 쓸 수 있었다. 지금은, 덜 그런 것 같다. 빛이 필요하다.






...





그건 그렇고, 어째선지 구시가지 광장과 골목을 걸으면 보위의 modern love를 흥얼거리게 된다. 반복되는 church 단어 때문인가.. 이 노래 꽤 불경스러운데 성당들로 가득한 골목과 광장에서 자꾸 떠오르네.. 뭐 명곡이지... 그렇고말고... 오늘 종일 입 안으로 이 노래 흥얼거리고 다녔다.






그냥 가기 아쉬우니 모던 러브와 렛츠 댄스 당시 보위님 사진 한장. 그리고 모던 러브 가사. 나도 다 외지는 못해서 한번 전체 올려봄. (이 메모는 결국 기승전보위님이었다...)



"Modern Love"

I know when to go out
And when to stay in
Get things done

I catch a paper boy
But things don't really change
I'm standing in the wind
But I never wave bye-bye

But I try
I try

There's no sign of life
It's just the power to charm
I'm lying in the rain
But I never wave bye-bye

But I try
I try

Never gonna fall for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gets me to the church on time

Church on time terrifies me
Church on time makes me party
Church on time puts my trust in God and man

God and man no confessions
God and man no religion
God and man don't believe in modern love

It's not really work
It's just the power to charm
Still standing in the wind
But I never wave bye-bye

But I try
I try

Never gonna fall for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gets me to the church on time

Church on time terrifies me
Church on time makes me party
Church on time puts my trust in God and man

God and man no confessions
God and man no religion
God and man don't believe in modern love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gets me to the church on time

Church on time terrifies me
Church on time makes me party
Church on time puts my trust in God and man

God and man no confessions
God and man no religion
God and man don't believe in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Modern love walks beside me
Modern love walks on by
Never gonna fall for
Modern love
Modern love

:
Posted by liontamer





(사진은 신시가지의 융만노바 광장. 오후 늦게 테스코 수퍼 가다가 찍음. 프라하에도 이런 풍경 있습니다)


..


어제 배가 고파서 동물성 단백질을 갈망하느라 믈레니체에 가서 잘 먹긴 했는데 역시 육류와 흑맥주는 나에게 잘 받지 않았다. 일찍 누웠다가 너무 어질어질하고 울렁거려서 도로 일어났음. 살짝 체한 느낌이어서 결국 일어나 소화제를 한 알 먹고 방 안을 돌아다니다가 좀 소화가 되기 시작했을 때 다시 누웠다. 그래서 새벽 1시쯤 잠들었다. 중간에 한두번 깼다.



욕실 세면대 마개 막힌 것 때문에 구글링을 좀 해서 영작을 하여 쪽지를 남겨놓음. 이게 뭐든 러시아어가 먼저 나오고 영어는 잘 생각이 안 나서 이번 프라하 와서는 계속 버벅거리고 있음. 그리고 ‘세면대 마개가 막혔어요 빼내 주세요’ 를 도대체 영어로 쓸 일이 언제 있었겠냐고... 자꾸 노어만 먼저 떠오르니... (열악하게 살아본 것도 러시아였고 논쟁하고 싸워본 것도 러시아라서 이런 생활의 자질구레함이나 투쟁적 회화는 노어가 더 먼저 떠오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노어를 지금 잘 하는 것도 아님. 크흑 언어능력 퇴화, 망각!!!!) 하여튼 나중에 돌아와보니 마개는 깨끗이 고쳐져 있었다.



에벨에서 아침 먹을까 하다가 낮에 케익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다른 데 가기로 함. 전에 자주 가곤 하던 프랑스식 카페인 구르망에 갔다. 예전에 머무를 때 여기서 포레 느와 케익이나 크루아상, 뺑 오 쇼콜라를 사먹곤 했고 작년엔 아침으로 오믈렛을 먹기도 했다. 여행 왔으니 간만에 오믈렛 먹을까 하고 들어갔는데 조식 메뉴가 여럿 있었고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세트가 오믈렛, 베이컨, 에멘탈과 고다 치즈, 바게트, 오렌지 주스와 커피 혹은 티 로 꽤 괜찮은 구성이라 이거 주문함.


그런데 여기서 베이컨 빼달라고 했는데 점원이 계속 되묻고 심지어 나중엔 요리사도 나와서 재차 확인함. 흑, 그렇지... 여기는 소시지와 돼지고기의 천국인 프라하... 그런데 여기서 베이컨을 빼달라고 하는 토끼 한 마리... ‘대체 그 맛있는 것을 왜 뺀단 말인가 그것이 메인인데! 우리가 잘못 들은 거겠지?’ 하는 표정의 점원과 요리사... 요리사 아주머니까지 나와서 재확인한 게 좀 우스웠다.


바게트 대신 토스트한 베이글이 나왔다.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니까 베이글이 나오는 게 더 어울리긴 하지만 오믈렛이랑 버터, 진짜 치즈들이랑 먹기엔 사실 바게트가 더 잘 어울리는데 ㅠㅠ 프랑스 빵집인데 왜 바게트 안 주고 베이글 주시나요 엉엉... 하여튼 치즈도 많이 줘서 좀 남기긴 했지만 잘 먹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를 시켰는데 찻잎을 빼낼 수가 없어서 막판엔 넘 진해진 게 옥의 티긴 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구르망은 들로우하와 리브나 거리 쪽에 있다. 예전에 쥬인이랑 묵었던 아스토리아 프라하 호텔 근처이다. 몇년 전 지낼 때에 이쪽 동네도 원체 많이 돌아다닌 곳이고 꼬불꼬불하긴 해도 새끼치지 않고 쭉 이어지는 거리라서 숙소랑 구시가지 광장 쪽보단 훨씬 지리도 쉽고 길 잃을 일도 없다(나 아직도 후소바랑 질스카 등등 숙소 근방의 좁디좁은 골목들이 헷갈린다 릴리오바 골목 아파트에 살 때 그렇게도 많이 다녔는데도!!!!!)


천천히 그쪽 거리 걷다가 새로운 teashop 발견. 프라하에선 원래 신시가지 쪽의 티숍에 자주 가서 찻잎을 사곤 했는데 여기 티숍은 전에도 스쳐 보기만 하고 막상 들어가본 적은 없었다. 오늘 들어가보니 전에 가던 데보다 구색이 더 다양해서 다즐링만 10가지 이상 있었다 :) 무게를 달아서 파는 전형적인 티숍이다. 여기서 다즐링 3종(하나는 디카페인) 쥬인 주려고 애플티 한 봉지 샀다.


그리고는 돈 찾으려고 근처의 코트바 백화점에 갔다. 여기는 사회주의 시절의 백화점으로 건물도 우중충하고 좀 촌스러운 곳이었는데 예전에 쥬인이랑 간 적이 있다(그때가 여름이라 숏팬츠 잠옷만 챙겨갔는데 밤에 추워서 파자마 사려고 갔었음. 그 파자마 한동안 잘 입었는데 지금은 뚱그래져서 못 입는다 ㅠㅠ)


돈 찾은 김에, 그리고 홍차로 물꼬를 튼 마당에 오늘 지름신 영접. 건너편의 팔라디움 백화점에 가서 다시 세포라 매장에 감. 여기 세포라가 어제 갔던 나로드니 트르지다 쪽 매장보다 컸다. 내년에 우리 나라에도 세포라가 들어온다고도 하고 다른 브랜드들이 딱히 싸지도 않아서 세포라 자체 브랜드인 세포라 콜렉션의 하이라이터/블러셔/브론저 팔레트와 새빨간 매트 립틴트, 그리고 별 모양의 조그만 샤워 젤리를 샀다. 여기 립틴트가 의외로 가성비가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사본 건데 발라보니 지워지지도 않고 발색도 잘 되어 만족함. 나중에 핑크 계열로 하나 더 살지도... 아, 안돼애애... 게다가 종종 잘 이용하고 있는 이브 로셰 매장에서 우리 나라에 안 들어온 사과 핸드크림과 립밤을...


그리고는 쫌 돌아다니다가 마뉴팍투라 매장에 가서 카를로비 바리 장미 목욕소금과 조그만 배스밤 두개를 샀습니다... 아, 아아.... 아아...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으니 중간에 잠깐 카페 에벨 가서 케익 먹으며 쉬다가 숙소에 이 물건들을 내려놓고는 ‘그래, 지름신은 하루에 다 해치우자!’ 하며 지하철을 타고 나메스티 미루 역까지 가서 둠 포르첼라누(쯔비벨 무스터 등 체코 도자기들을 왕창 파는 곳이다. 관광지보단 좀더 저렴하다) 갔음. 여기서 체코 공화국 100주년 기념접시가 한정판인데다 색과 무늬가 이쁘다는 이유로 지르고 그외 찻잔과 접시를 하나씩 더.... 꾸아...


그래도 오늘은 질보단 양으로 다들 하나하나 따져보면 비싼 건 없으니 괜찮다고 스스로 정당화함. 차는 다 마실 거고, 찻잔과 접시는 주말마다 티타임에 쓸 거고! 화장품은 다 쓰는 거고, 다라이 장만 후 화정 집에 가면 항상 목욕이 힐링타임이니 배스솔트나 밤은 심신을 위한 것이고 등등등.... (아아 아아 나는나는 지름토끼 아아 아아 유리지갑 아아 아아)


하여튼 오늘 중간중간 많이 거닐고 쏘다녔지만 기본적으론 전부 쇼핑에서 쇼핑으로 이어지는 동선이었다. 오늘 메모를 적고 있자니 역시 그랬다. 7킬로 가까이 걸어서 다리랑 발바닥이 빠져 달아나는 것처럼 아프다. 내일은 좀 살살...


..



... 둠 포르첼라누는 나메스티 미루 쪽에 있는데 앞의 바구니 가게 포스팅에서 적은 것처럼 여기는 관광지는 아니어서 로컬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선지 나메스티 미루 광장의 크리스마스 노점들엔 로컬들이 많았고 먹을 것들보단 물건들이 더 많아서 훨씬 재밌었다. 좀 밝을 때 왔으면 나도 이것저것 좀 샀을지도 모르겠는데 짐이 무겁고 또 어두워져서 그냥 좀 구경만 했다. 주민들도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엄청 사갔다. 내 생각에 이런 좌판에서 파는 것들은 비싸지 않을까 했는데 주민들이 사가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나도 크리스마스 오나먼트 조그만 거 두어개 살까 했지만 여태 돌아다니며 본 것들 중 딱히 맘에 드는 게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하철 타고 무스텍 역에서 내려 테스코에 갔다. 나로드니 트르지다에서 내리면 바로 옆이라 편한데 호선이 달라서 환승 귀찮아서 그냥 걷고 말지 했는데 지금 쫌 후회 중. 다리 넘 아프다. 테스코 지하 수퍼에 가서 생수와 딸기 등 먹을 걸 좀 사서 걸어 돌아옴. 예전에 거의 2-3일마다 여기 수퍼에 장 보러 가던게 떠올랐다. 여기 마트가 꽤 커서 애용했었다. 특히 야채와 과일 코너에 가니 더욱 그랬다. 프라하도 내륙이라 야채와 과일이 부실한데 오늘도 역시 마찬가지... 하여튼 딸기 한팩을 샀다. 예전에 여기서 감자랑 물이랑 잔뜩 사서 낑낑거리며 걸어 돌아가는데 료샤가 감자 들어주며 자기 힘 자랑하던 게 문득 떠올라서 슬며시 미소가 나왔다. 료샤 보고프다.


그건 그렇고 쇼핑 얘기 마친 후 추가로 더 적은 건데 적고 보니 이것도 다 쇼핑이랑 이어지는 얘기네.


방에 돌아오니 완전 녹초가 되었다. 학학.... 동물성 단백질이고 뭐고 나는 김치와 국물과 밥이 필요하다... 이 방은 레지던스 아파트라 전자렌지랑 가스렌지가 있다. 컵라면이랑 햇반이랑 볶음김치랑 참치통조림으로 저녁 먹음. 흑, 한국에 있을땐 컵라면 먹지도 않지만(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또 좀 비참한 기분이 들어서) 오늘은 국물을 먹으니 정말 살 것 같았음 ㅋㅋ 내일 아침은 테스코 수퍼에서 사온 딸기랑, paul 빵집에서 사온 뺑 오 쇼콜라, 오늘 티숍에서 산 다즐링으로 먹고 나가야겠다. 그리고 오늘은 좀 일찍 자야겠음.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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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2. 17. 23:20

골목에서 보위님 발견~ 2017-18 praha2018. 12. 17. 23:20



구시가지 돌아다니고 화장품이랑 홍차랑 막 지르고 지름길의 좁은 골목들을 따라 카페 에벨 오는 길에 구석 골목의 타투/음반 가게 벽에서 발견한 보위님~~ 이 골목은 예전에 머무를 때도 자주 지나다녔는데 그땐 이 사진 없었음. 보위님 반가워요오오!!!!

:
Posted by liontamer
2018. 11. 28. 21:15

5월의 프라하 골목들 2017-18 praha2018. 11. 28. 21:15




작년 5월말. 프라하 구시가지 골목들 따라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 몇 장.

















이때만 해도 나의 저 빨간 샌들은 거의 새 것이었음. 올 여름까지 줄창 신고 다녀서 지금은 색이 많이 바랬다.






이건 카페 에벨 야외 탁자 :) 






에벨 맞은편 건물. 창문에 카페 에벨이 비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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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1. 4. 00:31

빨강으로 넘쳐나는 도시 2017-18 praha2018. 11. 4. 00:31

 

 

 

프라하는 색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도시이다. 페테르부르크를 가장 사랑하긴 하지만 안개와 물과 돌의 도시라서 역시 다양한 색채들로는 프라하를 따라갈 수 없다. 프라하에 갈 때마다 다색의 파편들을 보고 즐기고 사진으로 남기곤 한다. 특히 맘에 드는 것은 빨간색이 많다는 사실이다(빨간색 제일 좋아함 ㅋㅋ)

 

 

2017년 5월 31일 사진 폴더에서 꺼내본 프라하의 가지가지 빨강들.

 

 

 

 

 

 

앞에 걸어가고 있던 어떤 여인이었는데 완벽하게 심플한 블랙 & 레드로 배색이 완전 내 스타일이라 뒷모습만 살짝 찍었다. 죄송합니다...

 

 

 

 

 

 

 

이 쇼윈도 앞에 서서 '아아 길쭉길쭉하게 태어나 저 빨간 드레스를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잠시 슬퍼했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은 내 까만 운동화와 포석에 떨어진 조그만 빨간 장미 꽃잎 :)

 

 

저 운동화 저땐 새것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낡았다. 너무 줄창 신고 다녔더니 ㅠㅠ 역시 가죽운동화는 한계가 있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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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10. 26. 21:25

2년 전 프라하 풍경 몇 장 2016 praha2018. 10. 26. 21:25





프라하. 2016년 9월에 3주 가량 머물던 당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말라 스트라나를 쏘다니며 찍은 사진 몇 장. 작년엔 5월말에서 6월초에 갔었는데 휴가가 짧아서 이때만큼 실컷 쏘다니진 못했다. 하긴 예전에 두어달 살때 많이 쏘다니기야 했다만.



이 당시엔 몸과 마음이 무척 힘들 때였다. 몇달 동안 일을 쉬었다. 6월엔 도망치듯 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갔었고, 8월에 다시 너무 피폐해져서 9월에 프라하로 갔다. (그 결과 적금 하나 깼다) 페테르부르크에서는 거의 움직이거나 숨을 쉬거나 먹기가 어려웠었다. 그래서 2년 전엔 페테르부르크보단 프라하에서 훨씬 많이 걸어다녔다. 하긴 프라하가 산책하기엔 더 편한 곳이다. 골목도 많고 길을 잃기도 좋다. 날씨도 더 낫고. 그래도 여전히 나는 페테르부르크에 더 끌리지만. 어쨌든 이 당시 프라하를 쏘다니며 생각도 많이 하고, 또 동시에 생각을 덜 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도시이다. 지낼 때보다는 떠난 후 더 생각이 나는 곳. 그리고, 카페 에벨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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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나는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들을 좋아한다. 탁색 계열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회색이나 겨자색 계열을 싫어한다. 신기한게 이것들은 자신에게도 실제로 잘 안 받는 색깔이기도 하다.



바깥을 돌아다니다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깔들을 발견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평소에야 일과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쳐 그럴 여유가 별로 없지만 여행을 가면 거리를 쏘다니면서 별다른 것도 아니고 그저 강렬한 색채 한조각을 발견한 것뿐인데도 좀 행복해진다. 아마 이것이 나의 소확행 중 하나인 것 같다. 거리에서 맘에 드는 색깔들을 발견하는 것, 눈에 담고 사진을 찍는 것.



프라하가 은근히 산책하면서 그런 색채들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물론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는 페테르부르크이지만 이런 색깔들 발견하는 건 프라하가 좀더 앞선다. 베네치아도 그렇긴 했지만 거긴 가서 일만 줄창 하던 곳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추억과 재미가 덜하다. 스페인 같은 데에 가야 마음껏 눈호강하며 멋진 색깔들을 보고 즐길텐데!!! 



지치고 피곤한 수요일이니 작년 6월초에 프라하 쏘다니며 발견했던 색채들 사진 몇 장으로 눈을 식혀본다.



맨 위 사진은 우예즈드의 페트르진 공원 벤치에 앉아 료샤랑 나눠먹은 바질 올리브유 아이스크림이랑 초콜릿 아이스크림. 전자는 내가 고른 거, 후자는 료샤가 고른 거였는데 내가 주문을 하면서 몇백원 아껴보려고 싱글컵 2개로 주문하는대신 더블스쿱을 골랐음. 그래서 한컵에 퍼줬고 료샤가 엄청 툴툴댔다. 자기 초코 아이스크림에 파스타 소스 냄새 뱄다고 ㅋㅋㅋ 난 맛있었는데 ㅎㅎㅎ (억지로 료샤에게 한입 먹이기까지 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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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6. 28. 00:47

6월의 프라하 사진들 몇 장 2017-18 praha2018. 6. 28. 00:47





잠들기 전, 작년 6월초 프라하 거닐며 찍은 사진 몇장. 구시가지, 신시가지, 도브라 차요브나 카페, 숙소 등등. 전부 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라 심도는 얕다.



아아 여름 휴가 내고 여행가고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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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8. 3. 26. 22:02

빛 그림자들, 요세포프 2017-18 praha2018. 3. 26. 22:02




작년 5월말에서 6월초. 프라하.



작년에 열흘 가량 프라하에 갔었는데 이때 첫 숙소는 요세포프, 두번째 숙소는 말라 스트라나에 잡았었다. 이건 요세포프 쪽 숙소에 머물 때. 날씨 좋은 날 산책하며 찍은 빛과 그림자들. 유대교 회당과 다윗의 별, 골목들, 건물들, 오래된 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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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8. 21:23

푸른 유리병 2017-18 praha2018. 3. 8. 21:23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의 어느 골목. 작년 6월. 이른 저녁 산책하다가. 



산책하는 사람들 몇몇은 담배를 피웠고, 꽁초를 저 병 안에 버리고 다시 가던 길을 갔다. 



나였다면 향을 피웠겠다 싶은 아름다운 푸른색 유리병이었다. 아니면 초를 하나 넣어두었을 것이다. 아까웠다. 하지만 동시에, 저렇게 담배꽁초 버리는 용도로 길거리 골목에 아무렇게나 놓여진 채였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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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31. 20:43

초여름 프라하 조각들 2017-18 praha2018. 1. 31. 20:43




작년 6월 5일. 신시가지, 그리고 말라 스트라나를 산책하며 폰으로 찍은 사진 몇 장. 거리. 트램 안에서. 그리고 카피치코. 비를 피해 뛰어들어갈 수 있는 곳. 언제나 아늑하고 따스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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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22. 22:25

두개의 closed 2017-18 praha2017. 11. 22. 22:25





지난 6월초, 프라하 골목에서 발견한 두개의 clo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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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26. 22:23

색채들 2017-18 praha2017. 9. 26. 22:23






6월초.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 골목들에서 발견한 색채들.



비둘기조차도 색채와 돌을 딛으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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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28. 22:26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채의 프라하 2017-18 praha2017. 8. 28. 22:26






지난 5월말에서 6월초에 여름 휴가를 당겨서 프라하에 다녀왔었다. 날씨가 꽤 더웠지만 근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돌아왔다. 사실 진짜진짜 돌아오기 싫었다. 프라하는 여러번 가서 익숙하면서도 갈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더 정이 들어가는 도시이다. 예전 겨울에 두어달 살았을 때는 오히려 '왜 여기는 정이 안 들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이미 담뿍 정이 들어버렸다.




쨍한 햇살 아래 밝고 선명하고 칼라풀하고 아름다운 프라하 사진들 몇장. 모두 도착한 바로 다음날 구시가지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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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12. 21:53

프라하 구시가지 골목 파편 몇 장 2017-18 praha2017. 7. 12. 21:53






지난 5월 26일 아침. 프라하 도착 바로 다음날. 카페 에벨 가려고 숙소에서 걸어가던 길에 찍은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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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7. 20:42

작은 골목들의 작은 풍경들 2017-18 praha2017. 7. 7. 20:42

 

 

 

지난 5월말. 프라하. 구시가지 요세포프 지역에서 카페 에벨 쪽까지 걸어가면서 폰으로 찍은 골목 사진들 몇 장.

 

 

이건 숙소 근처에 있던 인테리어 가게 쇼윈도. 소위 프로방스 풍의 자잘한 꽃무늬와 회색, 베이지 톤의 색조 때문에 전혀 내 취향은 아니었기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지나갈때마다 저기 저렇게 앉아 있는 토끼 인형 쓱 쳐다보고 가곤 했다 :)

 

 

 

 

 

이건 빛이 좋아서 :)

 

 

 

 

 

 

 

 

 

 

 

비행기 타러 가다 면세에서 질렀던 빨간 가죽 샌들 :)

 

 

 

 

 

아악... 모양새는 러버덕 같긴 한데... 안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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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3. 21:13

프라하 골목과 파란 하늘 2017-18 praha2017. 7. 3. 21:13

 

 

6월 초. 프라하 흐라드차니와 말라 스트라나 쪽 골목들 산책하다 찍은 사진 세 장. 하늘이 파랗고 아름다웠는데 같은 날이었지만 찍은 장소와 빛에 따라 파란색이 조금씩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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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18. 22:13

타는 듯한 색채들 2017-18 praha2017. 6. 18. 22:13







나는 불타는 듯한 색채들, 쏟아지는 듯한 색채들, 선명하고 대조적으로 모여들고 확장하는 다색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변화하는 색채들을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정말 끌리는 것은 완벽한 열대의 색채들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색채들에게는 저마다의 이름이 있고 어울리는 장소와 시간이 있는 것 같다.



5월말에서 6월초.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던 프라하 거리들에서 발견한 색채들 사진 몇장.































그리고 카페 에벨은 내가 좋아하는 색채들로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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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6. 9. 17:19

요상하게 료샤를 연상시키던 분 2017-18 praha2017. 6. 9. 17:19

 

 

 

신시가지에서 구시가지의 에벨로 걸어갈때 지나가던 어느 골목에서 발견한 카페인데 묘하게 맘에 들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저기 떡하니 서 있던 남자...

 

이 남자 아무리 봐도 료샤를 좀 연상시킨다. 딱히 얼굴이 닮았다기보다는 저 부루퉁하고 금방이라도 투덜댈 듯한 표정이 어딘가 비슷...

 

이 사진을 보내주면서 너랑 좀 비슷한 느낌... 이라고 했더니 료샤는 짜증을 내며 '어째서!! 뭐가!!! 내가 백배 잘생겼잖아!'라고 했다... 뭐 네가 키는 조금 더 큰 거 같다만... 옷도 저런 스타일로는 잘 안 입고...

 

미안해요 사진에 나오신 분 ㅠㅠ 근데 료샤 말이 꼭 맞는 것 같진 않거든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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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맥주 한잔은 역시 나에게는 독이었으니... 마실 때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고 의외로 취기도 별로 오르지 않았지만 밤에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본시 맥주 마시면 잠을 잘 못 잔다. 첨엔 졸리다가 술이 딱 깨는 순간이 오고 나면 그때부터는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다. 그나마 몸을 데워주는 독주 같은 경우는 뒤끝이 적고 저렇게 잠 못 자는 경우가 드문데 차가운 맥주가 뒤끝이 안 좋다. 생각해보니 마지막으로 마셨던 맥주도 작년 9월에 프라하 왔을때 어제의 그 콜코브나에서 마셨던 마스터 세미다크 맥주였다. 그때는 오전에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밤에 엄청 열나고 아프고 고생했었지...



그런데 어제 나는 유혹에 굴복해 마셔버렸고... 술을 마셨으니 어제 저녁이랑 오늘 아침 약은 안 먹었고... 하여튼 잠을 잘 못 잤다. 새벽이 되었는데도 잠이 안 오고 몸이 너무 쑤시고 기침이 자꾸 나왔다. 이 방이 에어컨 시설이 없고 카펫이 깔려 있어서 먼지가 좀 많은 편이긴 하다.




알고 보니 간밤부터 비가 왔었다. 어쩐지 몸이 쑤시고 무거우면서도 괴롭더라니...




하여튼 그래서 잠 설치고, 아침에 깜박 잠들어 꾼 꿈에서는 회사의 다른 부서 사람들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예전예전 상사와 업무 때문에 부딪치고 설전을 벌였다. 내용마저 너무나 자세하고 현실적이었다. 다른 부서들과 얽힌 일들에 대해 감사가 나왔는데 분명 우리 부서는 총괄부서도 아니고 그 업무의 극히 일부만 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예전예전 상사(꿈속에서는 지금의 상급상사로 탈바꿈해 있었음)가 우리 부서의 업무분장표에 그 모든 일들을 집어넣으라고 하고 자료도 다 만들어내라는 거였다. 심지어 그 업무들은 전부 현실에서 우리가 실제로 맡아서 수행하고 있는 골치아픈 기획사업들이었음. 꿈도 어쩜 이렇게 현실적으로 꾸누...



꿈속에서 나는 이것은 불공정하며 비효율적이라는 점, 왜 다른 부서의 책임을 우리가 떠맡아야 하느냐, 우리보고 징계까지 받으라는 거냐 등등 엄청나게 항의를 하였는데 그게 너무 심했는지 잠결에도 내가 조목조목 소리내어 따지는 소리를 들었다! 잠꼬대도 완전 리얼하게 업무 항의!!!



으윽, 돌아갈 때가 다 되긴 한 거야... 수요일부터 다시 업무 복귀를 해야 하니 이렇게 적나라한 꿈을 꾸지...



그 꿈 때문에 너무너무 피곤하게 깨어났다. 꿈속에서 왕창 일하고 왕창 싸운 느낌이었다. 커튼을 젖히고 창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맥주 뒤끝 때문에 조식이고 뭐고 다 귀찮았다. 계속 누워 있고 싶었지만 오전에 료샤와 레냐가 돌아가기로 되어 있었으므로 슬퍼하며 그들의 방으로 갔다.


료샤와 레냐는 이미 돌아갈 준비를 다 마친 후였다. 나와 함께 아침 먹은 후 가려는 참이었는데 내가 아침은 못먹겠지만 옆에 같이 있어주겠다고 하자 료샤가 뭐라고 비웃기도 전에 레냐가 선수를 쳤다.


레냐 : 알아! 쥬쥬는 게을러!! 아침 원래 잘 안 먹어!!! 작년에 프라하 왔을 때도 그랬고 뻬쩨르에서도 그랬어! 쥬쥬는 열두시에 아침 먹어!!!


으흑... 료샤는 신나게 웃고... 나는 슬픈 눈으로 레냐를 쳐다보았다. 차마 숙취 때문에 암것도 먹기 싫다는 말을 어린애 앞에서 할 수는 없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나 : 으응... 그래도 오늘은 일찍 일어났잖아. 아침은 좀 있다가 먹을 테지만 네가 밥먹고 가는 거 옆에서 봐줄게.


레냐 : 여기 흑빵 맛없어서 안 먹는 거지? 아, 나는 미역국이 먹고 싶다~


뜬금없이 갑자기 미역국 타령을 하는 레냐 때문에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예전에 료샤네 집에 갔을때 미역국, 카레, 찜닭 따위를 해준 적이 있는데 레냐가 미역국을 엄청 좋아했다. 서양인들은 그 미끈미끈한 식감 별로 안 좋아하는데 레냐는 미역국도 좋아했고 양갱도 무지 좋아한다... 아빠 료샤는 맥심 좋아하는 아재 입맛이고 아들 레냐는 양갱 좋아하는 할배 입맛이다!!!


료샤랑 레냐가 조식을 먹는 동안 나는 생수와 오렌지를 약간 먹었다. 어제 맥주랑 맛없는 비프 버거 콤보 때문에 밤새 너무너무 목마르고 괴로웠다. 그나마 아침이 되자 갈증이 좀 가셨다. 이제 맥주 안 마셔 크흑...


조식을 먹은 후 료샤와 레냐는 가방을 쌌고 체크아웃을 했다. 나는 너무나도 섭섭했다. 계속 날씨가 좋더니만 오늘은 비온 직후라 하늘이 우중충했다. 료샤와는 그래도 며칠 봤지만 레냐는 금요일에 왔다가 오늘 아침에 가는 거라 너무 조금만 같이 있었기 때문에 더 섭섭했다.



레냐는 밥먹다가 조금 울음보 터뜨리면서 '쥬쥬도 우리랑 지금 비행기 타고 뻬쩨르 가면 좋겠다' 라고 했다. 내가 '다음에 꼭 갈게. 나는 이제 다시 일하러 가야 해' 라고 말했더니 레냐가 훌쩍훌쩍 울면서 '쥬쥬는 왜 맨날 일만 해?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쥬쥬가 제일 바빠, 쥬쥬가 제일 일 많이 해, 그런데 일도 많이 하면서 돈은 많이 못 받나봐. 뻬쩨르까지 오는 비행기 자주 없고 비싸서 프라하 왔댔어' 라고 하소연했다. 헉, 아이 앞에선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되는구나... 어젠가 그저께 내가 '뻬쩨르 오는 비행기 적고 더 비싸서 프라하 왔어'라고 했더니만!!! 그리고 료샤랑 얘기하면서 '일하다 나 죽을 거 같아' 라고 한 것도 다 듣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따라 많이 섭섭했다. 날씨 때문인 것 같기도 했고 나도 내일 돌아가기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레냐와 뽀뽀를 하고 올해 가기 전에 꼭 뻬쩨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레냐는 '그래애애!!' 하고 빽 소리를 지르더니 다시 한번 뽀뽀를 하고 차에 탔다. 료샤는 언제나처럼 한번 세게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돌아가서 어떤 변화가 있든 너무 쫄지 마라.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해 왔으니까' 하고 갑자기 멋있는 척하는 대사를 읊었다. 엥?!!!



그러더니 역시 이놈다운 대사를 덧붙임.



료샤 : 근데 잘하는 건 잘하는 거고, 그깟 일은 그냥 때려치우는 게 제일 나아!!! 개새들!!! 나 같으면 작년에 이미 때려치웠지!!!!



(... 너는 누구에게 개새들이라고 욕을 하고 있는 거니 ㅠㅠ 레냐도 듣고 있는데 ㅠㅠ)



그리고 료샤랑 레냐가 공항으로 떠났다.



나는 매우 섭섭한 채로 방에 올라와 대충 화장을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23번 트램을 타고 카페 에벨에 아점을 먹으러 갔다... 22번과 23번은 노선이 비슷하다. 그런데 23번이 좀더 헌 전차이다. 옛날 생각나고 페테르부르크의 전차도 좀 생각난다.











.. 어쩐지 소련 시절 떠오르는 전차였다. 삐까번쩍한 요즘 트램 타다가 이거 타니 정감 있었다..


..



오늘의 메모가 꽤 길어져서 일단 여기까지 1부. 2부는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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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워서 이곳에 있으면서도 이미 향수병에 걸릴 지경이다!!!



오늘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더니 스크램블드 에그 대신 포리지와 노른자 거의 안 익힌 달걀 프라이만 있었다. 흑, 나는 아침마다 스크램블드 에그로 단백질 보충하고 있었는데... 비위가 약해서 안 익은 노른자 무지 싫어하는데... (그래서 반숙 달걀도 안 먹고 순두부찌개 시키면 계란 빼달라 하는 경우가 더 많음)


하는 수 없이 달걀 프라이에서 흰자만 찢어내서 접시에 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료샤가 혀를 찼다.



료샤 : 어휴 그러니까 비실거리지! 건강에 좋은 것 좀 먹으란 말이야!


나 : 웃기시네! 지는 소시지에 햄이랑 베이컨 잔뜩 담아놓고서 건강 타령하고!!!!! 난 소시지 햄 베이컨 안 먹거든요! 짠 것도 안 먹거든요!


료샤 : 너는 불닭볶음면 먹잖아!


나 : 나도 그거 안 먹어! 너보단 잘 먹는다는 거지 좋아한다는 건 아니얏!!


레냐 : 아빠, 여기 흘롑(흑빵)은 싱거워...


료샤 : 체코라서 그래! 러시아 흘롑이 최고 맛있어, 여긴 전부 이 맛도 저 맛도 아니야!


ㅠㅠ 근데 최소한 흑빵에 대해선 료샤 말이 맞다... 프라하는 일반 빵은 맛없다. 흑빵도 러시아 흘롑이 훨씬 시큼하고 촉촉하다.






..



(료샤랑 레냐는 친척집 가고 나 혼자 남았을 때 낙서하고 놀았음)



오전에는 같이 에벨에 갔다. 료샤는 카푸치노, 나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 레냐는 핫초콜릿. 그리고 메도브닉을 시켰다. 료샤는 카푸치노에 설탕을 두봉지나 투하했다. 저러니 노란 맥심을 좋아하지... 레냐는 에벨의 메도브닉보다는 자기 동네의 메도빅이 더 맛있지만 핫초콜릿은 에벨이 더 맛있다고 매우 객관적인 판단을 했다. 참으로 크게 될 아이로구나~ 무조건 뻬쩨르가 최고라 우기는 지 아빠보다 훨씬 더 공정하구나~~~



카페에서 얘기하고 놀다가 료샤와 레냐는 잠깐 프라하에 있는 친척집에 갔다. 그리고 나서 나 혼자 좀 놀다가 쥬인 주려고 커피를 한봉지 샀다. 지난주에 영원한 휴가님 만나러 갈때 여기서 원두를 추천받아 한봉지 사갔었는데 이제 집에 돌아갈 때가 다 되었으니 쥬인을 위해서도 한봉지...



근데 작년에 뻬쩨르에서 쥬인 주려고 커피 샀을 때 '제 친구는 고소하고 초콜릿 향이 좀 감도는 견과 아로마의 커피 좋아해요' 라고 했다가 값비쌌지만 알고보니 헤이즐넛 커피를 추천받아 사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좀 걱정이 되었다. 구구절절 쥬인의 취향을 설명하자(쥬인은 콜럼비아 수프리모를 제일 좋아하고 블루마운틴 같은 시큼한 커피를 싫어한다) 점원이 안타깝게 콜럼비아 수프리모는 없다면서 다른 것을 추천해주었다. 온두라스 마살라 어쩌고 하는 거였다. 견과와 황설탕, 캐러멜, 밀크초콜릿 느낌의 마일드하면서도 향이 좋은 커피라고 했다.






설명을 듣자 내 느낌에 쥬인 취향보다는 좀 연하고 달거 같긴 했는데 그래도 나보다는 점원이 더 잘 알겠거니 싶어서 그냥 추천받은 대로 샀다. 지난번 영원한 휴가님께 골라드렸던 커피는 원두 향을 맡았을 때 맘에 들었었는데 이번 것은 그것보단 향이 좀 약한 듯 싶기도...


 


..




에벨에서 나와서 테스코에 갔다. 부서 동료들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좀 샀다. 휴가 내서 오면 이런 게 참 하나하나 신경쓰인단 말이야... ㅠㅠ 가격도 그렇지만 짐을 부쳐야 하니까 부피나 무게 덜 나가는 걸 사야 하니 더 피곤하다. 하여튼 립밤 몇개와 초코바 몇개를 샀다. 그리고 내가 마시려고 테스코 옆에 있는 티 숍에 가서 다즐링 세컨드플러쉬와 다즐링 그린을 각각 100그램, 50그램씩 샀다.










추억의 장소인 테스코 코스타 커피에 가서 한시간 즈음 앉아서 낙서도 하고 글도 조금 썼다. 작년에 와이파이 잡으러 여기 자주 왔었는데 그땐 와이파이 천국이라 불렀으나 오늘은 그때만큼 잘 터지지 않았음 ㅠㅠ 그래도 이 코스타 커피는 나에겐 어쩐지 정감 가고 특별한 곳이다. (그런데 여기는 항상 에벨이나 도브라 차요브나 갔다가 다음 코스로 와이파이 잡으러 들르는 곳이라 제대로 된 음료는 시켜본 적 없고 맨날 병에 든 주스 같은 거 시킴... 제일 싼 거 ㅋㅋ)




(이 코스타 커피는 창문 너머로 트램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어서 좋다... 우예즈드에 있는 우 크노플리치쿠도 그렇지만 여기가 특히 통창문이라 트램이 더 잘 보인다. 빨간 트램이라서 좋은 것 같다. 파란 트램이나 녹색 트램, 노란 트램이었으면 그만큼 좋지 않았을듯)



..








밖으로 나왔을 때 테스코 근처의 서점 창 너머로 보위 포스터를 보았다. 영원한 휴가님이 내게 선물해준 알라딘 세인 보위 타일과 똑같은! 포스터였다. 그래서 일주일 전 드레스덴에서 만나 이야기 나눴던 게 떠올랐다. 아아 꿈만 같구나 ㅠㅠ 흑흑...



..




테스코에서 이것저것 사서 짐이 무거워졌기 때문에 트램을 타고 숙소 쪽으로 돌아왔다. 호텔에 돌아와 짐을 좀 풀어놓고 아픈 다리를 쉬고 있자니 료샤와 레냐가 돌아왔다. 셋다 배고파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멀리 가기도 귀찮아서 카페 사보이 옆에 있는 콜코브나 올림피아 펍에 갔다. 여기는 작년에 료샤가 아침에 해장한다고 날 데려가서 맥주랑 굴라쉬 시켜줬던 곳이다. 그때 난 아침부터 빈속에 맥주 마시고 완전 맛이 갔었지 ㅠㅠ



그런데... 나 결국 굴복하였다. 콜코브나에 와버리고 나니 도저히 견딜 수가 없고 또 더워서 그만 맥주 0.3리터짜리 조그만 거 시켜버렸다. 원래 흑맥주 좋아하지만 목이 말라서 다크+라이트 믹스라는 게 있어서 그걸 시켜보았다. 신기방기... 부드러운 거품 아래 흑맥주, 그 아래 필스너... 첫모금은 거품 때문에 엄청나게 부드러웠고 그 다음은 씁쓸하고 깊었고 그 다음은 시원했다.






근데 나의 문제는 맥주는 첫 모금에서 한 서너모금까진 무지 맛있는데 그 다음부턴 시원한 맛도 없고 쓴 맛만 난다는 것이 ㅠㅠ 역시 나는 맥주랑 안 맞아... 게다가 내가 시킨 버거는 너무 퍽퍽하고 또 간이 짜서 목이 메지 않기 위해선 맥주를 마셔야 했다. 그래 역시 이 동네 음식은 간이 너무 짜... ㅠㅠ



그냥 료샤가 시킨 맥주 딱 한모금만 뺏아먹을 걸 그랬어... 난 주스나 시킬 걸 크흑...



맥주와 짠 버거 콤보 때문에 지금 계속 목마르다. 아무리 물 마셔도 목마르고 그때 샀던 체리 남은 거 다 까먹었는데도 목마르다. 매실액 한잔 타서 마시면 딱 좋겠네 흑흑...



..





하여튼 먹고 나서 우리는 말라 스트라나 골목길들을 같이 거닐었다. 그리고 셋다 오늘은 좀 피곤해서 이른 저녁에 호텔로 돌아왔다. 이 메모 남긴 후 료샤네 방에 가서 어제의 윷놀이 패배를 설욕해 볼 것이다 ㅠㅠ 흑흑... 내가 못 이기면 혼신의 힘을 다해 레냐라도 우승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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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너무 피곤해서 밤10시 좀 넘어 정신 잃고 자다 3-4시간 후 깼다.



그리고는 시차 때문에 잠이 안와서 한시간쯤 뒤척이다 안대 쓰고 도로 잤고 두어번 자다 깨며 계속 잤다. 회사 꿈도 꿨고 동료 친구의 등에 찰싹 붙어 매달려 하늘을 날아서 강을 건너가도 했다 (뭐지.. 기생하고 있다는 무의식인가ㅠㅠ)



8시 반쯤 결국 일어나 샤워만 하고 퀭한 얼굴로 조식 먹으러 내려갔다. 어차피 간밤에 너무 피곤해서 짐을 안 풀고 잤으므로 화장을 할수도 없었음.





조식은 그럭저럭. 역시나 프라하 아니랄까봐 샐러드 야채 없고 생토마토 오이 파프리카가 전부임. 그래도 따뜻한 음식은 비슷한 급 호텔보단 나았다. 비록 전부 마요네즈로 버무려놓긴 했지만 콜슬로, 감자샐러드 등도 세 종류 있었다.
(4성이라 돼 있지만 이 동네 4성은 그냥 3성이고 이 호텔은 건물도 내부도 특히 공산주의 시대 느낌 물씬)


그런데 커피와 과일차와 녹차는 있으나 홍차가 없다는 놀라운 사실!!!



..



먹고 방에 올라와서 드디어 가방을 대충 풀었다. 화장을 하고 열한시 쯤 호텔을 나섰다.

바로 옆에 스튜던트 에이전시 회사가 있어서 드레스덴행 버스표 끊으러 갔는데 토요일이라 노는 거였다!! 악, 그렇구나 오늘 토요일이구나!!!



일단 카페 에벨에 가기로 했다. 이번 숙소는 아녜슈카 수도원 근처인데 중심지에선 좀 떨어져 있고 에벨까지도 꽤 걸어야 하는 거리였다.


햇살이 매우 뜨거웠다. 신기한게 이 동네는 예전에 쥬인이랑 7월에 왔을때보다 작년 9월초와 지금 5월말이 더 더워!! 더워서 긴팔 카디건은 곧 벗어서 가방 속으로...



(걷다가... 딱 내 취향의 풍경이라 찍음. 해골이랑 꽃 ㅎㅎ)



...




구시가지 골목들 여기저기 쑤시고 걷다가 천천히 에벨에 도착했다. 오늘따라 신기하게 사람이 없어서 한적하고 평화로웠다. 다시 에벨에 앉아 차를 마시니 좋았다. 에벨 사진은 앞에 따로 올렸다.



..




차를 마신 후 무스텍 역까지 걸어갔다. 전에 인터넷으로 비엔나행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표를 끊었을때 출력을 안하고 아이패드에 담아 갔더니 확인할때 불편하기도 했고 인터넷 되는 숙소까지 가는것보다 무스텍에서 플로렌스까지 다녀오는게 동선이 나아서.



그런데 내일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드레스덴 아침 버스표는 다 매진이고 새벽 6:30 표만 있었다!! (두시간마다 있음) 본의아니게 일찍 일어나는 새, 아니 토끼가 될 예정! 뭐 드레스덴 안가봤으니 일찍 가서 구경 많이 하지 뭐.

내게 드레스덴은 <1. 도자기, 2. 커트 보네거트의 '제5도살장'> 이 두 가지가 떠오르는 곳이다. 가서 찻잔 지름신 오면 큰일나는데 ㅠㅠ


당일치기 왕복표를 끊은 후 다시 지하철 타고 무스텍역으로 왔고 거기서 천천히 걸어서 숙소까지 오니 오후 두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좀 쉬었고 어제 입고 온 옷 빨래를 좀 했다.





* 대체 물이 몇병이냐~ 라고 하신다 해도... 이 물 이틀도 못갑니다 ㅠㅠ 숙소 근처 가게에는 2리터들이 물을 팔지 않는다. 1.5리터는 너무 금방 마시는데 -_-



..




세시 좀 넘어서 다시 기어나옴. 내일 새벽에 나가야 하니 오후 산책과 좀 이른 저녁 먹고 들어와 쉬려고.



하슈탈스카에서 시작해 요세포프 쪽으로 걸어나와서 좀 돌아다니자 결국 구시가지 광장에 도착. 사람들 바글바글. 오를로이 천문시계는 수리중.


프라하에 자주 온데다 몇달 살기도 해서 바글거리는 구시가지광장, 카를로바 골목, 카를교는 가급적 피하는 곳인데 지금 숙소는 어딜 가려면 이 광장을 통과하는게 빠른 길이네...









광장에서 트르들로 한개 사먹었다. 같은 가판대인데 전만큼 맛있지 않았다. 주인 바뀐듯. 먹다가 목이 메어서(물을 방에 두고 옴!) 비둘기들한테 좀 나눠주었다.



틴광장과 운겔트에 갔다. 예전에 좋아하던 곳인데 거기 있는 보타니쿠스가 이제 중국인들 필수관광코스가 돼버려서 엄청 바글거리고 시끄러웠다ㅠㅠ 작년에 중세 유리잔 샀던 가게도 보타니쿠스가 확장해 접수했다. 슬픈 눈으로 외국 자본에게 잠식당하고 장사 안된다고 중얼대던 그 가게의 키 큰 주인이 떠올랐다.



돌아 나와서 이른 저녁 먹기로 하고 광장 근처의 믈레니체에 옴. 네시 좀 넘어 왔더니 자리 많다. 근데 분명 작년에 난 여기서 치킨 슈니첼을 먹었는데 그 메뉴 없어졌어ㅠㅠ 그거 맛있었는데... 돼지 알레르기 발현 이후 믈레니체의 돼지립도 못 먹고 흑... 그래서 그냥 허브닭가슴살과 야채구이 시켰다. 덥고 목마르고 게다가 프라하니까 엄청 맥주 마시고팠지만 꾹 참고 탄산수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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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나서는 들로우하 거리와 하슈탈스카 거리를 쭉 따라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6.8킬로 걸었다. 그깟 6.8킬로라니 하실지도 모르지만 평소 책상물림 토끼에게는 어마어마한 거리!!!! 다리 욱신욱신!!!!!



씻고 나서 이제 사진 정리하고 있음. 오늘은 9시에 자는 게 목표!!!! 내일 새벽 버스 타러 나가야 한다. 햇볕 많이 받으며(한달 동안 받을 햇볕 오늘 하루에 다 쬔 듯) 많이 걸었으니 꿀잠이 올거라고 최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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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7. 4. 19. 21:08

여름에 다시 가서 걷고 싶다 2016 praha2017. 4. 19. 21:08




프라하. 작년 9월. 말라 스트라나.


요즘 부쩍 그때 생각이 많이 난다. 몇년 전에도 그렇고 작년에도 그렇고 프라하는 내가 무척 힘들때 가서 머물렀던 곳이고 있을 때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실은 알게모르게 무척 위안이 되었던 곳이라 그런가보다. 나에게 프라하는 언제나 머물 때는 모르지만 지나고 나면 치유의 공간이었다.


여름에 다시 가서 저 골목들을 걷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음. 워낙 바쁘기도 하고... 지금 회사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보니 과연 내가 원하는 시기(6월)에 자리를 비울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유리지갑은 뭐 포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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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15. 22:24

말라 스트라나, 프라하 2016 praha2017. 3. 15. 22:24

 

 

 

 

 

작년 9월.

 

아, 너무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는다. 사라지고 싶다. 골목 여기저기 쏘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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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ontamer
2016. 12. 4. 23:13

하얀 장화 문양 2016 praha2016. 12. 4. 23:13

 

프라하, 말라 스트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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