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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2. 4. 23:17

겨울, 2년 전 2016 petersburg2018. 12. 4. 23:17




이건 재작년 12월 초에 찍은 것. 이때 복직을 앞두고 너무 심란해서 즉흥적으로 페테르부르크로 날아갔었다. 돌아와 이틀만에 복직을 했다. 당시 너무나도 마음이 힘들었다. 페테르부르크는 몹시 추웠다. 네바 강은 얼어붙어 있었고 중간중간 녹은 얼음 사이로 살을 에는 듯 차가워보이는 코발트색 푸른 물이 넘실거렸다. 날카로운 유빙이 떠다녔다. 나는 네바 강을 따라 혼자 걷기도 하고 료샤와 같이 걷기도 했다. 이 사진들을 찍을 땐 아마 료샤와 같이 있었던 것 같다. 료샤는 나에게 '가지 마. 회사도 나쁘고 다 나빠. 그냥 가지 마' 라고 했었다. 때로 나도 강렬하게, 남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자면 '남고' 싶었다기보다는 '돌아가기 싫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고민이나 괴로움과는 관계없이 유빙과 검푸른 물결과 창백한 석양으로 물든 오후의 이 도시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은 위안을 주는 동시에 마음을 산란하게 했다.



겨울의 페테르부르크는 사실 여름 백야 시즌보다 더 아름답긴 하다. 살기도 힘들고 돌아다니기도 힘들어서 그렇지... (너무 춥고 해 떠 있는 시간도 겨우 4~5시간 밖에 안되니까)



작년과 올해에는 가을에 갔었다. 매년 이 도시에 간다. 겨울에 가는 경우는 별로 없다. 혹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콧속이 얼어붙는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파랗고 붉고 창백한 하늘을 보며 겨울 페테르부르크를 쏘다니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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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12. 22:21

한겨울 해질 무렵의 페테르부르크 2016 petersburg2018. 3. 12. 22:21





석양 무렵, 한겨울의 페테르부르크. 오후 3~4시 즈음이다.



2016년 12월. 료샤와 함께 석양 보려고 네바 강가로 걸어면서 찍은 사진 몇 장. 이삭 성당. 천사. 나무들. 해군성. 청동기사상. 가로등 램프. 네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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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4. 22:16

얼어붙은 도시의 석양 2016 petersburg2017. 1. 4. 22:16


한겨울, 오후.

석양 보러 해군성 공원을 가로질러 네바 강변으로 나갔다. 

이 도시의 겨울 석양과 어스름을 렌즈에 담는 데는 아무런 필터도 필요없다. 사실 어떤 렌즈와 어떤 필터도 그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청동기사상을 지나서..


안녕, 표트르. 안녕 황제. 환상의 도시를 세운 사람, 지나간 시대의 제왕.





서서히 몰려드는 석양과 줄지어 늘어선 기다란 가로등 램프들은 이 도시를 더욱 환상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네바 강은 얼음과 흰 눈으로 두텁게 뒤덮여 있고..


얼음과 눈과 추위, 물과 돌의 도시. 북국의 싸늘한 아름다움. 이것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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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왔습니다.

약 8일 중 하늘 파랬던 날은 이틀 정도. 그 드문 날 저녁에 모이카 운하랑 네바 강변 거닐며 찍은 사진 몇장.

 

꽁꽁 얼어붙은 운하. 그래도 다리 밑은 안 얼어서 그쪽에 오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얘는 혼자 얼음 위에 떡하니 올라와서 폼잡고 있음.

얘 보고 내가 료샤한테 '너 닮았다!~' 라고 했음. 추워죽겠는데 얇은 비니에 청바지 입고 허세부리는 이 녀석이랑 어쩐지 허세 폼잡고 있는 것 같은 이 오리랑 닮았음.

 

그러자 내 친구(라고 쓰고 허세남이라 읽는다) 료샤는 '야! 하필 오리야! 독수리쯤은 돼야지!' 하고 다시 허세를 시전하였습니다.

 

난 청둥오리가 독수리보다 더 좋은데 :0

 

 

거의 얼어붙은 네바 강. 쿤스트카메라 박물관.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사원, 궁전 다리 풍경.

 

네바 강변 풍경. 청동사자상 멀리서.

 

그리고 청동사자상 가까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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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흑 얼마만에 보는 파란 하늘이냐)



피로가 쌓이고 또 쌓였는지 정신없이 잤다. 아무래도 해도 일찍 지는데다 두꺼운 옷에 두꺼운 부츠를 신고 걸어다니다 보니 같은 거리를 걸어도 체력 소모가 심한 것 같다. 회사 꿈을 계속 꿔서 피곤했다... 마음속엔 여전히 아직 고민과 괴로움이 남아 있나보다.


간밤에 미리 '나 늦게 일어난다'고 선포했지만... 정오까지 자는 걸 보고 결국 레냐는 찡찡대며 나를 깨우러 왔다. 료샤는 내가 불면증이 있는 편이라 한번 잠들어서 오래 잘 수 있을땐 그냥 놔둬야 하거니 하고 있었지만 레냐는 '쥬쥬는 다음주에 또 한국에 가버릴 건데 우리는 조금밖에 같이 못 있는데 저렇게 잠꾸러기처럼 잠만 자면 언제 나랑 놀아' 하면서 반쯤 울먹거리며 나를 깨웠다. 흑, 난 더 자고 싶었는데 ㅠㅠ


료샤와 레냐는 이미 일찍 일어나 아침도 먹고 셰퍼드 네바 데리고 산책도 다녀오고...


샤워를 하고 머리 말리고 있는데 레냐가 오더니 '쥬쥬 머리 곱슬곱슬해서 좋아' 라고 한다. 파마는 거의 풀렸지만 그래도 감고 나면 아직 웨이브가 남아 있다.


나 : 어쩌지, 나는 원래 곧은 머리인데 레냐는 곱슬머리가 좋은가보구나.

레냐 : 곧은 머리도 좋아. 나는 긴 머리가 좋아! 울 엄마는 자꾸 머리 짧게 해서 안 예뻐져.

나 : 너네 엄마 되게 예쁜데. 엄마가 원래 세상에서 제일 예쁜 거야. 

레냐 : 아니야! 울 엄마가 예쁘긴 하지만 머리 길때가 더 예뻐. 머리 짧아서 지금은 덜 예뻐. 지금은 쥬쥬가 더 예뻐.


(이걸 고마워해야 되나, 아님 레냐 엄마인 이라를 불쌍해해야 되나... 아들이 이런 말하는 거 알면 또 나보고 '여우같은 기집애!' 하면서 폭발할텐데 ㅠㅠ 이라가 나 싫어한다 엉엉... 근데 객관적으로 보면 이라는 키크고 늘씬하고 멋있는 미인이라 내가 동경하는 스타일인데 ㅋㅋ)


..


간신히 씻고 화장을 대충 하고 나자 레냐가 배고프니 점심먹자고 난리였다. 나는 오랜만에 본 네바랑 좀 더 놀고 싶었지만... 료샤도 배고프다고 했다. 분위기를 보니 이것들이 또 내가 밥해주기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 전에 료샤네 가면 두세번 한식으로 밥해줬는데 둘다 좋아했었음. 그래서 내가 잽싸게 '나 피곤하다~ 우리 나가서 먹자~' 하고 선수쳤다. 나도 피곤하지만 않았으면 장봐서 밥이랑 레냐가 좋아하는 찜닭이랑 미역국 끓여주고 싶었지만 가뜩이나 해도 짧은 겨울인데 오늘 오랜만에 날씨가 맑아서 너무 아까웠다.




나는 옷도 갈아입어야 했고 료샤랑 레냐에게 줄 먹거리도 가져와야 했으므로 일단 료샤 차로 우리 호텔에 갔다. 차를 거기 세워놓고 가까이 있는 일식덮밥과 라멘집에 갔다. 여름에 생겼는데 저렴한 편이고 그나마 우리 나라나 일본에서 종종 먹을수 있는 라멘과 덮밥 맛이 나는 곳이다(일본사람들이 함) 료샤랑 레냐는 처음 와본다고 했다. 나는 텐동을 시켰고 레냐는 가라아게동, 료샤는 차슈라멘을 시켜서 먹었다. 여기 와서 첨으로 흰밥을 먹어서 살거 같았지만 역시 일어나자마자 튀김덮밥은 좀 거해서 약간 남겼다.


..






날씨가 확 추워졌다. 그래서 어제 눈녹아 엉망이었던 진창은 도로 얼어붙어서 그나마 길은 좀 깨끗해졌고(미끄럽지만) 하늘이 맑았다. 차라리 이런 날씨가 낫다. 내가 늦게 일어난 결과... 해질때까지 시간이 얼마 없어서 우리는 운하와 강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레냐는 나보다 훨씬 잘 걷고 미끄러지지도 않고 팔짝팔짝 뛰어댕긴다. 내가 가끔 뒤뚱거리면 내 손을 잡아주려고까지 한다!!!! (그러다 둘다 자빠질 뻔해서 료샤가 툴툴거리며 뒤에서 우리 둘을 한꺼번에 잡아줘야 했음)


차갑고 쨍한 날씨였다. 바람이 찼다. 나는 짚엎 후드에 패딩 후드까지 두겹을 덮어썼고 목도리로 입과 코 절반을 감쌌다. 레냐는 털방울모자를 썼고 빨개진 뺨으로 좋다고 뛰어댕기고(안 춥다고 한다. 부럽다),


료샤는 분명 추울텐데도 얇은 비니 하나만 쓰고 패딩점퍼에 붙어 있는 털후드를 절대 쓰지 않는다. 사실 얘는 보통 차를 몰고 다니기 때문에 옷을 그리 두껍게 입지 않는 편이다. 기모스타킹에 기모바지 입은 나와는 다르다 ㅠㅠ


그 비니 얇아서 하나도 보온 안되는데... 사내랍시고 안춥다고 얇은 비니에 내복도 안입고 청바지를 입고 으쓱거리며 걷는다. 내가 '분명 추울텐데... 그 후드 쓰는 게 어때, 강바람 찬데' 라고 하면 이놈은 사내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나는 페테르부르크 토박이다! 안춥다!' 하고 허세를 부린다. 뻥치시네, 페테르부르크 사람들은 원래 좀 바람불고 추우면 모자부터 쓰는데! 머리에 바람들어간다고!! 우산은 안써도 모자는 쓰는데!!


하여튼 우리는 모이카 운하를 따라 산책했고 해질 무렵 청동기사상과 네바 강변을 따라 걸었다. 내가 네바 강변에서 석양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고마운 녀석들... 그리고 에르미타주와 궁전광장을 지나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료샤가 재채기를 했다.


나 : 거봐!!! 비니랑 청바지 때문이야!

료샤 : 재채기 하면 '부찌 도브리!' 해줘야지 왜 타박이야!

(러시아에선 재채기 하면 저 말 해줘야 함. 영어로 블레스 유랑 비슷)


하여튼 나때문에 산책하다 재채기하고 있으므로 좀 미안해져서 방에 같이 가서 비장의 무기인 맥심 화이트골드를 주었다. 얘가 맥심 모카골드를 너무 좋아하니 쥬인이 새로 나온 화이트골드 한반 가져다줘보라 해서 사온 것이다.


레냐가 양갱과 붕어빵 과자를 껴안고 좋아하는 동안 료샤에게 화이트골드를 한잔 타주었다. 료샤는 엄청 좋아했고 '하쟈이까(쥬인)에게 축복 있으라!' 하며 덕담을 했다. 몸이 녹는다고 좋아하더니만... 결론은 그래도 맥심 모카골드가 낫다는 것이다. 화이트골드가 맛있고 달달하긴 한데 뭔가 좀 다르다면서 노란 맥심이 클래식이라 한다. 나는 커피 안 마시니 도대체 그게 정말인가 싶어 쥬인에게 톡으로 물어보았다. 그러자 쥬인이 화이트골드는 좀 부드럽고 달달하니 노란 맥심이 클래식이란 료샤 말이 일리가 있다고 한다 ㅋㅋㅋ


..




호텔 로비의 카페에 내려와 레냐는 핫초콜릿, 나와 료샤는 홍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레냐가 어제 늦게까지 연주회도 다녀오고 오늘 산책하며 너무 방방 뛰어다녀서 피곤했는지 깜박 잠들었다. 그래서 료샤가 레냐 안고 내 방에 올라갔다. 그동안 나는 카페에 앉아 오늘의 메모 적고 있음. 근데 레냐 내 방에서 저렇게 재우면 자고 간다고 또 찡찡댈텐데 ㅋㅋ 내 약혼자 아직 미성년자(8세)인데 내 방 더블침대에 같이 재워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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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

이날 bravebird님과 하루종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백야의 석양과 황혼을 보기 위해 네바 강변을 함께 산책했다. 그리고 금빛과 붉은빛을 내뿜으며 날아가는 연등을 보았다.

 

카메라 줌을 당겨도 원체 멀어서 콩알만하게 나왔지만... 변화무쌍하게 물든 페테르부르크 백야의 하늘과 네바 강물 위로 날아가는 연등은 불타는 나비처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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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이니 근 한달 전. 이날 엽님과 페테르부르크의 아스토리아 호텔 빨간 지붕 아래에서 처음 만났다. 함께 늦은 점심을 먹고 엽님은 마린스키로, 나는 미하일로프스키로 각자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 끝나고 나와서 청동기사상 앞에서 다시 조우했고 네바 강변을 거닐며 함께 석양을 보았다. 즐거운 기억이다.

 

사진은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에서 잠자는 미녀 보고 나와서 엽님과 다시 만나기 위해 청동기사상 있는 쪽까지 걸어가며 찍은 것들. 주로 창문과 간판 사진들이다.

 

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었지만 백야의 페테르부르크답게 저녁의 빛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막 빠르게 걸어가다가..

여기가 아마 발샤야 코뉴셴나야 아니면 말라야 코뉴셴나야 거리 쯤인데.. 여기서 밴드가 음악 연주하고 사람들이 춤추고 즐겁게 놀고 있어 나도 잠깐 구경했는데... 이러다가 옆에서 어떤 술취한 아저씨가 자꾸 집적거려서 짜증낸 후 씩씩대며 빠져나오느라 좀 늦었다 ㅠㅠ 취객 싫어...

 

 

잰걸음으로 걷다가 모이카 운하에서 석양을 보며 사진 한장 찍고..

 

 

 

역시나 모이카 운하에서 내가 좋아하는 창문과 빛, 수면 사진 한장 더 찍은 후 길을 건너 부지런히 걸었다.

 

네프스키 초입에 있는 버거킹. 레냐가 좋아하는 곳... 맨날 여기 지나갈 때마다 료샤에게 애교부리며 '빠빠, 부르게르낑, 부르게르끼이이잉...' 하고 조른다. 부르게르낑은 버거킹의 러시아식 발음이다 :)

 

 

 

 

그리고 여기서 다시 엽님과 만났다. 내가 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 :) 이곳의 석양은 언제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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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이 늦어서 오늘은 짧은 메모만..

늦게 일어나 어제 부셰에서 사온 빵과 체리로 아점 먹고 오후 2시쯤 버스 타고 판탄카 근방의 시티은행에 가서 돈을 좀 찾았다.

 

 

 

..

 

그리고는 이삭성당 근처 아스토리야 호텔 앞에서 블로그 이웃님이신 엽님과 반갑게 조우했고 함께 청동기사상을 보러 간 후 어제 예약해둔 고스찌에 가서 점심 겸 저녁을 먹고 차를 한잔 마셨다.

 

엽님은 페테르부르크에 처음 오셨기 때문에 운하 따라 마린스키까지 데려다 드렸다.

 

..

 

그리고 나는 버스를 타고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으로 갔다. 나는 오늘 잠자는 미녀 공연이 있었다.

 

 

 

안젤리나 보론초바와 이반 자이체프가 주역이었는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파루흐 루지마토프가 카라보스를 추심!!! 그런 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기원했는데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짐 :)

 

 

 

 

리뷰는 나중에 따로 쓰려고 한다만... 일단 아주 짧은 메모만 남기자면.

나초 두아토 안무의 잠자는 미녀는 동작이나 안무가 꽤 다른 부분도 많았다. 오로라의 춤이 특히 그랬는데 의외로 난 나쁘지 않게 봤다(원래 오리지널 잠자는 미녀의 오로라 춤을 별로 안 좋아함 ㅜㅜ) 다만 데지레 왕자가 조금 더 병풍처럼 처리되고 결혼식 솔로도 덜 화려해서 그건 아쉬웠다. 두아토의 잠자는 미녀는 오로라가 소녀에서 성인 여성이 되는데 더 초점을 맞추었고 그래선지 오로라가 완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가뜩이나 분량 적고 병풍 같은 왕자는 더 병풍이 되어 아쉬웠고... 제일 아쉬운 건 파랑새 솔로를 대폭 축소하고 그냥 2인무로 만든 거였다. 이럴수가.. 파랑새를 그렇게 만들면 어떡합니까 허헝...

 

하지만 다 떠나서 어깨 드러나는 드레스 입고 카라보스 추신 파루흐 루지마토프!!!! 당신을 다시 무대에서 보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고 행복했어요... 어흑, 너네 카라보스 왜 초대 안했니! 저렇게 멋있는 카라보스를 초대 안했으니 오로라 따위 물레바늘에 찔려도 괜찮앗!

 

 

 

루지마토프를 거의 십년만에 다시 무대에서 보니 너무 반갑고 행복했다. 고마워요 파루흐... 엉엉..

 

그래서 커튼콜 때도 왕자고 공주고 다 필요없이 오로지 루지마토프만 열심히 찍음. 1야루스(3층) 사이드라 멀긴 했지만... 아아, 저분이 나오는줄 알았다면 유리지갑 먼지가 되어도 앞줄 끊었을 것을 허헝..

 

..

 

공연 끝나고 나와서 그리보예도프 운하와 스파스 나 크로비 사원 쪽으로 쭉 걸어서 호텔 쪽으로 갔다. 엽님도 공연 끝나고 청동기사상 쪽으로 가셔서 석양 보신다 해서 나도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함께 네바 강변을 거닐고 궁전광장을 지나 네프스키 초입으로 갔다. 전에 bravebird님이랑 같이 산책하던 기억이 났다. 엽님은 숙소가 네프스키 위쪽이라 트롤리버스를 태워드린 후 나도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니 자정이 좀 넘었다.

 

(석양 사진은 오늘 딱 두 장만. 맨 위 사진까지 세 장. 나중에 석양 스페셜로 한번 올려보겠다)

 

..

 

배고파서 남은 체리 다 까먹었다. 이제 자야겠다. 즐겁고 알찬 하루였다.

 

내일도 날씨가 좋기를...

 

.. 근데 너무 걸어서 그런가 오른쪽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잡혀 피얼룩이 져 있었다. 깜놀! 악 ㅠㅠ 연고 바르고 자야겠다. 하긴 구두 신고 돌바닥 많이 걷긴 했지. 내일은 공연도 없으니 운동화 신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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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1. 21:18

백야의 황금빛 석양 russia2016. 3. 1. 21:18

 

 

작년 7월.

네바 강변에 석양 보러 나갔을 때. 료샤와 레냐가 함께 있었다. 석양을 같이 볼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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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9. 23:08

백야의 석양에 잠긴 네바 강 russia2015. 11. 19. 23:08

 

 

2015년 7월, 밤. 페테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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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해지는 시각에 맞춰서 석양 보러 네바 강변으로 나갔다. 구름이 워낙 많이 끼어 있어서 완벽한 석양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황금빛과 희미한 붉은빛이 아름다웠다.

 

밤 9시 40분~10시 즈음.

 

6월에 갔으면 새벽에 이 풍경을 봤을텐데 마냥 아쉬웠다.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을 가로질러 원로원 광장으로 나간 후 청동기사상을 지나 네바 강변으로 갔다. 그 길에 찍은 사진 몇 장. 본격적인 네바 강의 석양 사진은 나중에 모아서 올려보겠다.

 

 

 

 

 

 

 

청동기사상이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고...

 

 

페테르부르크는 빛과 물과 돌의 도시라고 불리는데, 하나 더 추가하자면 구름의 도시이기도 하다. 변화무쌍하고 근사한 구름들이 손에 잡힐 것처럼 낮게 깔린다.

 

 

청동기사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침 점심 저녁 밤의 모습이 전부 다르다. 구름이 몰려드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청동기사상 앞으로 나아가면 도스토예프스키가 왜 이 도시를 환상으로 축조된 도시라고 했는지, 왜 이 기사상이 하늘로 날아올라 사라질 것 같다고 했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논리적인 이해의 영역이 아니라 가슴의 영역이다.

 

 

 

석양의 황금빛 빛이 반사되어 건물들도 놀라운 색깔로 변한다. 가로등 램프의 실루엣은 더욱 우아하게 느껴지고...

 

 

 

네바 강

 

 

산책하러 나온 사람들, 귀가하는 사람들로 네바 강변도 붐빈다.

 

네바 강의 석양 사진들은 다음에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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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7. 27. 20:30

7.27 월요일 밤 : 잘 다녀왔습니다 russia2015. 7. 27. 20:30

 

 

 

일주일은 너무 짧았다..

너무 피곤해서 눈이 계속 감긴다. 일단 자야겠다. 내일 출근하면 산더미 같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빗물 웅덩이에 비친 이삭 성당의 황금 돔.

 

 

 

그리고 황금빛 석양에 휩싸인 알렉산드로프스키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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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4. 21:39

백야, 페테르부르크 russia2014. 9. 4. 21:39

 

백야. 밤 11시 무렵.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이삭 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운하 따라 걸어오면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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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27. 20:40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하늘 russia2014. 7. 27. 20:40

 

 

백야든 겨울이든, 페테르부르크는 언제나 신비로운 빛과 어둠, 물과 돌의 도시이다.

 

백야의 페테르부르크, 해질 무렵 하늘 사진들 몇 장.

 

아직 백야가 끝나지 않은 시즌, 밤 9시~11시 반 즈음 찍은 사진들이다. 대부분 모이카 운하와 네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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